명확한 정보 수집만으로도 개선안이 가능하다

명확한 정보 수집만으로도 개선안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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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이 아티클은 <신입 때 키운 기획력이 동기보다 5년 앞선 커리어를 만든다> 시리즈의 2화입니다. 


기획력이란 곧 생각을 정리하는 능력, 종합적인 사고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는 명확한 정보 수집만으로도 개선안이 가능하다. 기획을 잘 하고 싶다면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정보를 수집하라. 마지막으로 구색을 맞추는 사항을 덧붙이지 말고 간단 명료하게 적어야 한다.

기획력에 대한 관점을 바꿔볼까요? 기획은 매일매일 일어나는 거 아시나요? 좀 더 일을 효율적으로 하거나, 무언가 일의 결과를 정리해서 말 또는 문서로 보고하든가, 회의를 통해 아이디어를 내고, 그것을 정리하는 등 우리는 단 하루도 기획을 안 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매일 아침에 일과를 기획하는 15분은 하루의 업무를 성공시키는 매우 중요한 시간이 아닐까 합니다.

많은 기업이 1) 문제 해결/창의력 2) 소통/협업 능력을 인재상으로 내세우고 있잖아요. 실제로는 기획력이 두 가지에 모두 영향을 주게 됩니다. 기획력을 다른 말로 생각 정리 능력, 종합적 사고력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더 쉽게 설명하면 선명하게 정리하고, 문제 해결하거나 개선하는 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 셔터스톡


기획-실행-점검-개선 실행 과정에서 발휘되는 기획력


회사의 경영활동을 보통 Plan(기획)-Do(실행)-Check(점검)-Action(개선 실행) 이렇게 나눌 수 있죠. 신입일 때도 자신이 한 일을 'OOO 결과 보고서'라는 형태로 상사에게 보고할 때가 많습니다. 결과 보고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1) 성과분석/시사점 2) 향후 개선방안입니다. 이런 것들이 모두 기획입니다.

많이 이들이 기획을 어렵게 생각하곤 해요. 꼭 창의적인 것만이 기획은 아닌데 말이죠. 뭔가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것도 기획이고, 상대방에게 좀 더 쉽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기획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이런 활동을 말로 하든, 문서로 하든 나름 선명하고 똑소리 나게 할 수 있다면 주변에서 똑똑하다는 소리, 신입 잘 뽑았다는 소리를 듣게 되는데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다면 기획력이 있으신 겁니다.


명확한 정보 수집만으로도 개선안이 가능하다


제가 경험한 사례를 하나 소개하면 좀 더 쉽게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제 첫 회사는 각종 고객사에 정보시스템을 구축/운영해 주는 회사였습니다.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PM(프로젝트 관리)이었죠. 따라서 PM 교육을 해야 하는데 교육이 회당 600만 원 정도 했어요. 당시 교육비 승인 한도는 300만 원이어서 고가의 교육은 엄두를 못내고 있었죠.

다들 포기하고 있을 때, 저는 한 선배님께 "노동부 환급을 받으면 되지 않을까요?"라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그때 그 선배님이 노동부 환급은 20~30%밖에 못 받아서 안 된다고 딱 잘라 말씀하셨지요. 순간 ‘내가 잘 모르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답답해져서 노동부 환급 규정을 가져다 놓고 읽어 보았습니다. 그때 너무 어렵게 적혀 있어서 소위 말해 ‘멘붕’이 왔었지요.

그렇게 며칠이 지났는데 갑자기 노동부에 환급해달라고 보낸 공문과 받은 공문이 있다는 것이 떠올랐습니다. 보낸 공문, 받은 공문, 규정 3가지를 함께 펴 놓고, 저녁에 회사에 남아 며칠 동안 분석을 해 봤습니다. 실제 사례를 보면서 분석하니 규정이 명확히 이해가 가더군요. 잘 읽다가 보니 우리가 추가해서 신청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1년 치를 역산해 본 경험을 가지고 팀장님께 가서 50% 환급할 수 있어서 PM 교육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팀장님도 20~30%밖에 환급이 안 된다는 말씀을 주셔서 서류를 펴고, 역산했던 것을 몇 개 보여주며 설명해 드렸더니 느낌이 오셨는지 "너 책임질 수 있어?"라고 하셔서 "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품의서로 정리를 해보라고 하셔서 환급이 50%가 되어서 실제 비용은 300만 원이라는 품의서를 써서 올렸더니 결국 승인을 받아 PM 교육을 할 수 있게 되었지요. 그 뒤에 6개월 뒤에 회사의 교육을 제가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명확한 정보만으로도 이렇게 개선안을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정보 수집과 더불어 내가 하는 일을 소비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교육담당자를 맡았을 때, 기술교육 분야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Java가 뭔지, Oracle이 뭔지, 미들웨어가 뭔지 도대체 모르겠더라고요. 저희 선배님들은 HR은 행정 잘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있으셨는데 저는 제가 만들 교육 커리큘럼의 내용을 잘 모르고 과정을 만든다는 것이 싫었습니다. 짜깁기 커리큘럼을 이겨 내기 위해서 저는 2년 이상 매일 회사에서 기술력이 가장 좋은 분들에게 티미팅을 요청해서 계속 물었습니다.

"Java를 잘하는 사람은 무엇을 잘해야 합니까? 어떤 특성이 있어요?"
"이번에 프로젝트 성공시키셨다는데 어떤 능력이 가장 도움이 되셨나요?"
"제가 이런 식으로 과정을 만들려고 하는데 괜찮으신지요?"

나중에 제가 한 방식을 정식 용어로 알아보니 FGI(Focus Group Interview)라고 불린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무튼 현장의 입장을 경청하자 제가 만든 교육과정은 기존에 3.5점이 나오던 것이 4.0 이상의 만족도 평점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과정을 진행하니까 꼭 1/3은 못 따라오시는 거예요. 그래서 왜 그런지 물어봤더니 미리 알고 있어야 할 내용을 잘 몰라 따라오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참여하시는 분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해서 사전에 어떤 경험과 지식을 가졌는지 파악하고 준비가 좀 부족하신 분들은 미리 학습할 것을 학습하고 다음 과정에 들으시면 좋겠다고 하면서 정확히 매칭되는 분들 중심으로 과정을 진행했더니 4.3~4.5점대까지 만족도 평점이 나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교육 운영이 중심이었던 신입 교육담당자였지만 그 속에서도 매 순간 개선 포인트가 있었고, 그것들을 개선해 나가자 저에 대한 평가는 좋아졌습니다. 작은 일이라도 조금씩 조금씩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는 것! 이런 것들이 신입에게 주어지는 기획의 일들입니다.

<그림 1>은 제가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그림을 하나 그려 보았어요. 《누구나 탐내는 생각디자인》이라는 제 책에 있는 그림을 좀 더 개선해서 그려 보았는데 기획을 하시려면 항상 3가지를 생각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림 1 


우선은 무조건 관련된 자료를 읽고 정리하는 정보 수집, 정보 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신입사원들은 자꾸만 컴퓨터 앞에서 워드나 파워포인트를 켜 놓고 뭔가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정보가 부족하니 멍 때리는 시간이 더 많죠.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먼저 관련된 자료들을 열심히 읽으며, 차라리 첨부되는 표나 자료들은 미리미리 정리해 놓는 것이 훨씬 기획이 빠르게 잘됩니다. 투입이 있어야 산출이 있다는 명제를 꼭 기억해 주세요.

두 번째로는 현장에 꼭 물어보세요. 이 정책/제도/서비스의 소비자, 조직 내 이해관계자 등등과 티 미팅, 회의, 전화 통화 등을 통해서 그들의 관점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관점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가볍게 티 미팅/전화 통화를 많이 합니다. 동양에서 최고의 성인이자 왕으로 일컬어지는 순임금은 거리의 비천한 사람에게도 묻기 좋아하셨다는 말이 있어요. 이미 잘 알고 있어도 정책 소비자의 의견을 듣는 것인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적용이 가능한 대안인지 꼭 점검해 보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스스로 이렇게 질문을 해 봅니다.

'너라면 하겠냐?'

대안이라는 것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하는데 나라도 안 할 것 같은 현학적이고 구색을 갖춘 안을 다른 사람들이 좋아할 리는 없을 것입니다. 기획을 잘하지 못하는 이들의 기획안을 보면 단서 조항들이 많이 붙어 있어요. 어떤 것을 해준다고 홍보를 했는데 잘 읽어 보니까 단, 단, 단, 하면서 단서 조항이 많이 붙어 있으면 김새는 경우 많잖아요. 똑같습니다.
확실한 안이 2가지면 2가지만 반영해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자신도 안 할 3가지 대안으로 구색을 맞추죠. 구색 맞춘 대안 때문에 결국 혼도 나고, 기획력 떨어진다는 말을 듣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확실한 것만 넣는 것도 기획입니다.

어떠세요? 기획이라는 것이 그렇게 멀리 있지는 않으시지요? 이렇게 하다 보면 어느 날 홈런 치는 창의적인 Big think가 팍 터져서 큰일을 성공시키는 경우가 생깁니다. 잽을 때리다가 스트레이트를 날릴 수 있고, 안타 치다가 홈런이 나오는 것이지요. 차근차근해 가시면 모두 멋진 기획력을 얻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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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ㅣ이윤석 GS ITM 인사팀 상무
이윤석 상무는 다양한 조직을 성장시키는 Value Creator이자 HR전문가이다. 리더십, 공통역량 분야 13권의 책을 출간했으며 현재 IMM인베스트먼트 Value Creator로 GS ITM을 성장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