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티클은 <고객의 마음을 얻는 마케팅> 시리즈의 1화입니다.
우리는 여러모로 ‘넘치는 시대’를 살고 있다. 필요 이상의 물건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고, 인터넷에 접속하면 언제든지 넘쳐나는 콘텐츠를 접하게 된다.
수많은 물건 속에서 ‘우리 제품’을 알려야 하는 마케터들은 어떻게 일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고객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하고, 그들과 꾸준히 연결되고, 소통할 수 있을까.
하태희 29CM 마케팅팀장은 “고객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제안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라고 말한다.
하태희 29cm 마케팅팀장
현) 29CM 콘텐츠 마케팅 팀장
전) 더블유컨셉 콘텐츠팀 팀장
전) 라이프 아카이브 브랜드 마케팅 팀장
전) 탐스 코리아 브랜드 마케팅 팀장
전) 크래커랩 AE
전) 모라비안바젤 컨설턴트
본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 29CM에서 콘텐츠 마케팅팀을 리드하고 있습니다. 고객들과 소통하기 위해 재미있는 기획을 만들고 실행해 나가는 과정들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늘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 마케팅 영역 외에도 음악, 전시, 공간, 아트 등 다양한 영역에 관심이 많습니다.
‘29CM’라는 이름이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온라인 셀렉트숍 ‘29CM’는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 즉 설렘을 주는 거리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C는 Commerce, M은 Media를 뜻해요. 마치 잡지를 보는 듯한 콘텐츠로 상품을 소개한다는 의미가 담고 있죠. 29CM는 그 이름처럼 고객에게 설렘을 주고, 고객과 꾸준히 교감하는 방법으로 서비스를 펼쳐가고자 합니다.

29CM는 ‘Guide to Better Choice’ 미션을 실현해가고 있는데. 이 문장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말 그대로 고객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제안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29CM가 추구하는 가치이기도 합니다. 29CM는 매년 200% 이상씩 성장하고 있고, 올해도 작년보다 두 배 더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어요. 하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 단순히 할인행사를 하거나 이런저런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을 선호하지 않아요. 그보다는 고객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29CM만의 방식으로 제안하여 우리만의 방법으로 성장해가고자 합니다. 즉, 좋은 브랜드와 좋은 상품을 발굴하여 그들이 가진 스토리와 가치를 먼저 이해하고, 이를 고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이죠.
29CM만의 방식으로 보여준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인가요?
단순히 제품에 대한 소개글을 통해 판매하는 것은 29CM의 방식이라고 볼 수 없어요. 제품의 성능과 기능은 물론 제품을 통해 달라질 삶의 모습까지 보여주는 것이 바로 29CM가 지향하는 방향이죠. 한번은 직원들과 함께 ‘선데이 집밥일기’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어요. 직원들이 직접 주말에 한 요리를 29CM의 공식 SNS와 웹사이트에 올리는 것이었는데, 이때 29CM의 제품들을 자연스럽게 소개했어요. 고객들은 ‘이 그릇이 예쁘다’라는 콘텐츠보다는 ‘이 그릇에 파스타를 담아 주말 아침의 여유를 즐겨보세요’ 라는 콘텐츠에 더 공감하고 이를 통해 더 나아질 나의 라이프 스타일을 꿈꾸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제안은 고객들의 취향이 잘 반영됐을 때 성립될 수 있는데, 사람마다 다른 취향을 어떻게 다 반영할 수 있을까요.
맞습니다. 사람마다 라이프 스타일이 다르듯, 그 취향도 매우 세분화되어 있어요. 더 나은 제안은 결국 이러한 취향이 잘 반영되어야 해요. 이를 잘 이해한 제안이 중요한 시대죠. 한 가지 사실은 제안의 주체가 판매자일 때보다는 나의 친구나 지인, 내가 팔로우하고 있는 사람일 때 그 힘이 더 강력하게 발휘된다는 것이에요. 따라서 저희는 오피셜 채널로만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로 제안하고자 했고, 이는 고객들의 마음을 저격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매일의 가이드’라는 캠페인이에요.
매일의 가이드라는 캠페인은 처음에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나요?
처음에는 단순히 요즘 사람들이 장바구니에 담는 물건은 무엇일까, 제일 많이 쓰는 물건은 뭐지? 자주 듣는 음악이나 자주 가는 곳은 어딜까 라는 궁금증에서 시작됐어요. 사람들의 생김새가 다르듯, 사는 집의 형태나 만나는 사람, 취향, 곁에 두고 쓰는 물건도 모두 다를 것이라는 호기심이 생겼죠. 사람들이 각자 곁에 두고 사용하는 물건을 추천하고 제안한다면 새롭고 다양한 제안이 나올 것이라고 봤고, 매일 한 명씩, 멋진 취향을 가진 100명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큐레이션을 이야기하자는 목표로 캠페인이 시작됐어요.
매일 한 명씩, 100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취향을 소개한다는 거군요? 그만큼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였겠네요.
최대한 다양한 취향을 담고 싶었어요. 그래서 100명의 큐레이터를 선정할 때 최대한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찾는 데에 집중했죠. 본인만의 확실한 취향을 가진 사람을 찾았고, 실제로 다양한 직업, 연령, 생활 방식의 사람들이 선정됐어요. 또한 캠페인의 확산을 위해 본인만의 스토리로 팬덤을 가진 사람을 찾았어요. 캠페인에 참여하는 사람은 100명이지만, 이들을 팔로우하는 사람까지 합치면 캠페인을 통해 소통하는 사람이 무궁무진해지는 거니까요.

매일의 가이드 캠페인을 통해 다양한 카테고리 제품이 추천됐다. 29CM는 주로 패션 아이템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 캠페인을 통해 홈, 테크, 푸드, 뷰티, 컬처 등 다양한 카테고리 제품이 소개됐다. 커머스 플랫폼 특성상 메인 기획전에 제품이 노출되지 않으면 고객에게 발견될 가능성이 낮은데,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캠페인 전용 노출 페이지를 따로 생성해 매일 새로운 콘텐츠를 노출하고 동시에 소셜 채널을 통해서도 매일 한 개씩 콘텐츠를 업로드했다. 덕분에 숨겨져 있는 제품을 새롭게 조명할 수 있었다. 큐레이션의 순기능을 제대로 발휘한 것이다.
매일의 가이드의 어떤 점이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보시나요?내가 평소에 자주 쓰는 물건을 소개하고 추천하는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보여주려면 콘텐츠 제작 자체도 큐레이터가 직접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큐레이터들은 각자의 개성대로 콘텐츠를 만들었죠. 덕분에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그림, 사진, 모션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쌓이게 됐어요. 결과적으로 신선하고 재미난 콘텐츠를 통해 고객들과 소통할 수 있었죠. 또한 콘텐츠를 29CM의 오피셜 계정뿐만 아니라 큐레이터 개인 계정에 동시에 노출하면서 큐레이터를 팔로우하는 이들을 29CM의 새로운 고객으로 유입할 수 있었어요. 인지도가 있는 셀럽을 활용한 것도 비슷한 이유였죠. 실제로 가수 선우정아 씨는 29CM를 자주 애용하는 고객이었는데 그 이미지가 29CM와도 잘 맞아서 큐레이터를 선정했어요. 그 결과 바이럴 효과가 높았고, 선우정아 씨가 추천한 제품이 베스트 상품이 되기도 했어요.

매일의 가이드에 29CM 직원들도 많이 참여했더라고요
100명 중 20명 정도를 29CM 직원으로 했어요. 29CM 직원들은 사이트를 자주 방문하는 해비 유저이기도 했고, 내부 직원들이 외부 채널에 많이 노출되지 않다 보니 이들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그래서 직원들의 장바구니 털기라는 컨셉으로 영상을 제작해 공개했어요. 실제로 해당 콘텐츠는 내부에서 가장 반응이 뜨겁기도 했고, 재밌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습니다.
매일의 가이드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만든 캠페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맞아요. 따라서 선정된 큐레이터 이외에도 29CM 고객들도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시태그 이벤트를 함께 진행했어요. ‘당신의 매일의 가이드’라는 타이틀로 29CM에서 구매한 제품 중 내가 추천하고 싶은 물건에 대한 콘텐츠를 올리는 거예요. 예쁘게 디자인하거나, 재밌는 영상이나 사진으로 스토리를 들려주는 이들도 많았어요. 이러한 고객들의 콘텐츠를 통해 다양한 피드백과 플랫폼에 대한 생각을 들을 수 있었고 해시태그를 통해 자연스럽게 바이럴 효과를 얻을 수 있었어요. 우리가 고객과 제대로 소통하고 있는지, 우리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 등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죠.
매일의 가이드 캠페인을 종료하면서 ‘당신의 취향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던졌고, 100명의 큐레이터를 통해 추천된 100개의 아이템 중 15개를 엄선해서 고객들이 제품을 가질 수 있도록 응모이벤트를 진행했어요.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100명의 사람들이 추천한 다양한 아이템을 통해 29CM 고객들도 숨겨진 취향을 만들어보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었죠. 응모이벤트 역시 매일 하루씩 콘텐츠가 바뀌는 캠페인을 그대로 적용해서 매일 경품을 다르게 진행했습니다.
굉장히 성공적인 캠페인이었네요.
정량적으로는 직접적인 매출 증가, 팔로워 증가, 신규 유저 확보 등의 효과를 얻었고, 정성적으로는 매일매일이 기다려진다, 신선하다, 추천하는 아이템들이 취향저격이다 라는 등의 피드백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마케터로서 고객들의 이러한 피드백에 보람을 느끼곤 합니다.

다양한 제품과 다양한 플랫폼의 시대에 살고 있어요. 이러한 시대에 마케터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플랫폼이 넘치는 지금 시대에는 취향에 맞는 제품을 제안하는 능력이 필요해요.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로 큐레이션을 하면 그만큼 공감을 이끄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죠. 살면서 나와 이야기가 잘 통하고 공감대가 형성되는 사람을 만나면 되면, 일단 관심이 생기잖아요. 그럼 그 사람과 더 자주 소통하고 결국 친구가 될 수 있죠. 이런 선순환 구조가 생기면 마케팅의 최종 목표인 고객들과 친구가 될 수 있어요. 결국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 이런 선순환 구조를 잘 만드는 것이 요즘 마케터의 역할입니다.
플랫폼은 이제 고객들의 취향과 입맛에 맞는 제안을 하고, 공감 가는 콘텐츠로 소통하는 곳이 되었어요. 사람들은 플랫폼을 통해 나만의 취향을 찾을 수 있고 더 나은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 수도 있죠. 마케터가 좋은 제안을 하려면 호기심 많은 헌터의 자세를 가져야 해요. 일상 속에서 호기심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길 바랍니다.
*위 아티클은 원티드의 마케팅 컨퍼런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 내용을 정리, 취재하여 작성하였습니다.
▶ <고객의 마음을 얻는 마케팅> 시리즈 보러 가기CREDIT
정은혜ㅣ원티드 콘텐츠 에디터 (eunhye@wanted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