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미ㅣ브랜드 캠페인을 시작하기 전 고려할 3가지

밑미ㅣ브랜드 캠페인을 시작하기 전 고려할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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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고객의 마음을 얻는 마케팅> 시리즈 3화입니다. 


최근에는 론칭한 지 얼마 안 된 작은 신생 기업들도 잘 만들어진 브랜드 캠페인 하나로 엄청난 팬층을 만들기도 한다. 론칭 6개월 만에 MZ세대 7천 명을 불러 모은 작지만 강력한 브랜드, 모베러웍스처럼 말이다. 이들은 회사에서 흔히 쓰이는 언어인 ‘ASAP(As Soon As Possible)’를 ‘As Slow As Possible’로 바꾸어 메시지를 전파하는데, 이 메시지가 요즘 세대의 일하는 사람들에게 정통한 것이다. 또한 5월 1일 노동절 행사로 연 팝업스토어에는 무려 1,000명이 줄을 서기도 했다.

이처럼 브랜드 캠페인은 누구를 타깃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하냐에 따라 사람들을 우리 브랜드의 강력한 팬으로 만들기도 한다. 과연 어떻게 브랜드 캠페인을 열어야 사람들을 우리 브랜드 철학에 공감하는 팬으로 만들 수 있을까? 

손하빈 밑미 대표(전, 에어비앤비 마케터)가 원티드의 마케팅 컨퍼런스에서 강연한 내용을 통해 이를 알아보고자 한다. 

*아래 내용은 손하빈 대표의 강연 내용을 그대로 정리한 것이다.
 
손하빈 | 밑미 대표  


현) 밑미 대표 
전) 에어비앤비 마케터
전) 한국IBM 마케팅&비즈니스 컨설팅
저서_ 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 공저 


"이번엔 어떤 브랜드 캠페인을 해볼까요?"

브랜드 마케터라면 회사에서 자주 하거나 듣는 이야기일 것이다. 우리 브랜드를 알리자는 일인 것 같은데, 정확히 정의를 내리려고 하면 다소 모호해지는 경우가 많다. 브랜드 캠페인이란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브랜드 캠페인이란?


'브랜드'는 'WHO WE ARE', 즉 브랜드가 하는 생각과 철학, 정체성을 뜻하고 '캠페인'은 'WHAT WE DO', 브랜드 철학과 연결되어 구체적으로 무엇이 있고, 이게 무슨 가치인지를 전달하는 일이다.  정치인들이 선거 기간에 선거 운동을 하는 것도 흔히 캠페인이라고 부르는데, 자신의 정치 철학을 통해,구체적으로 어떤 공약을 실천할 것인지 알리는 것과 브랜드 캠페인은 닮아있다. 따라서 브랜드 캠페인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브랜드의 철학을 특정 기간 동안에 특정 타겟에게 공격적으로 알리는 활동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단기적'이라는 점과 '특정 타깃'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장기적 효과를 위해서 단기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바로 브랜드 캠페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철학이 기반된 브랜딩이 없는 캠페인은 장기적 효과를 거두기가 어렵다. 1~2년 전쯤 한바탕 세상을 휩쓸었던 브랜드가 있었어도, 그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이었는지 기억에 남지 않는 경우가 있다. 브랜딩이 없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브랜드 캠페인을 위해서는 왜 우리가 이 캠페인을 하는가에 대한 'WHY'를 먼저 세워야 한다. 만약 현재 우리 브랜드에 철학이 없어서 고민이라면, 오히려 우리 브랜드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어떤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을지 생각해볼 기회이다. 브랜드 마케터의 역할 중 하나는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철학과 미션을 계속해서 의문시하고 의사결정권자와 함께 나누는 것이기 때문이다.


'WHY' 가 정해졌다면 그 다음에는 브랜드의 어떤 부분을 집중적으로 드러내고 프로모션할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지금부터 캠페인을 할 때 고려해야 할 세 가지 Target, Message, Measure에 대해 알아보자.


브랜드 캠페인을 시작하기 전 고려할 3가지



1) 우리 브랜드 캠페인의 타깃은 누구인가?
브랜드 마케팅을 할 때 다음의 두 가지 체크리스트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 우리 브랜드가 시장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둘째, 타겟 그룹의 유형이 무엇인지를 파악한다.

먼저, 우리가 브랜드가 시장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부터 살펴보자. 초기 시장과 주류 시장 사이를 'CHASM(캐즘)'이라고 부르는데, 바로 이때가 브랜드 캠페인을 시작하기에 좋은 시기이다. 캐즘을 설명하기에 가장 좋은 예시는 애플이다. 애플은 초기 시장에서 매우 유명했던 브랜드이지만 윈도우os에 익숙한 사람들은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여전히 두려움을 느꼈다. 애플은 바로 이 캐즘 구간에서 브랜드 캠페인을 전폭적으로 시작하였다.  제품의 우수성보다는 인간미에 집중했고, 윈도우 유저보다 맥 유저가 ‘쿨한 사람’의 이미지로 비춰지도록 했다.


그렇다면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줄 사람은 누구인가. 우리 브랜드에 열광할 타깃 유형을 찾아야 하는데, 이는 예상하는 타깃의 행동양식을 고려하여 브랜드의 몽타주를 그리는 일과 같다.

한 예로, 2016년 에어비앤비 브랜드 캠페인의 주 타깃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경험을 중요시하는', '지인의 후기를 참고하는', '취향을 중시하는' 사람들로 잡았다. 계획적이고 대중적인 여행보다는 즉흥적이고 취향 중심적인 여행을 즐기는 여행자들이 에어비앤비에 열광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관광지를 좋아하고 최고급 시설에서의 휴식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은 호텔을 선호하겠지만, 로컬의 경험을 중시하고 일상과 같은 여행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은 에어비앤비를 선호할 것이기 때문이다. 관광 여행이 익숙한 주변 사람들은 이러한 여행 방식을 쉽게 이해하지 못했지만, 편안함을 추구하면서도 일상에서 탈피하고 싶은 이에게는 만족도 높은 여행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브랜드 캠페인을 실행하기에 앞서, 우리 브랜드가 어떤 단계에 서 있는지, 그리고 우리에게 열광할 타깃이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2)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
나이키의 슬로건인 "Just Do it" 은 아마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나이키는 브랜드의 철학을 드러내기 위해서 매년 새로운 캠페인 메시지를 선보이는데, 사람들로 하여금 이번에는 또 무슨 캠페인을 할지 궁금하게 만든다. 2018년에는 가수 박재범을 메인 셀러브리티로 하여 '미친 존재감'이라는 캠페인을 열었고,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는 영상글과 옥외 광고, 그리고 참여 이벤트를 진행했다. 또한 2019년에는 '너라는 위대함을 믿어'라는 캠페인을 열었는데 한창 여성, 성수소수자 등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가 화두로 올랐던 시기에 맞춘, 그야말로 시기적절한 캠페인이었다. 이처럼 캠페인의 메시지를 정할 때에는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캠페인마다 다른 메시지로 다른 타깃을 지정해야 한다.

또한 캠페인 메시지를 정하기 전, 소비자의 언어를 파악해야 한다. 마케터라면 많이들 공감하겠지만 마케터의 입장에서 계속 마케팅을 하다보면 '최고의 혜택', '잊지 못할 경험'과 같은 공급자의 언어를 많이 사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생한 소비자의 언어를 파악하기 위해 소비자가 남긴 후기를 많이 읽어보면 좋고, 서비스의 어떤 지점에서 감동하고 불편함을 느끼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예를 들어,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한 이용자가 '여기 고른 이유는 크리스마스 이브날에 다같이 파티한대서 일로 왔음. 이 식탁에서 하는구나'라며 식탁 사진과 함께 후기를 남겼다. 이 이용자는 여행 중 숙박할 곳을 고를 때 크리스마스 이브날 다같이 파티를 할 수 있다는 경험을 중요시하였고 그 점에서 감동을 느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한 이용자는 '일단 뷰가 좋고 호스트가 친절하니 단점들이 다 보완돼요'라고 적었다. 이 이용자는 에어비앤비에 묵으며 불편한 지점이 있었지만, 그 외 장점으로 단점을 극복했음을 알 수 있다.


자, 이제 당신이 에어비앤비의 브랜드 마케터라면 이러한 소비자 언어들을 종합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 비록 에어비앤비는 호텔과 같이 일관된 경험을 주기는 어렵지만 로컬에서의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된 장점이다. 그렇게 하여 정해진 캠페인 메시지가 바로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였고, 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자신의 소셜 채널에 올리고 싶게 만드는 즉, 소셜 화폐적인 기능이 있는 메시지였기 때문이다. 자발적으로 퍼지는 숫자를 보면 이 캠페인이 성공적인 캠페인인지 아닌지 성과를 측정할 수도 있다.


3) 어떻게 캠페인의 성과를 측정할 것인가?
브랜드 캠페인의 근본적인 성과는 브랜드의 '정체'를 알리고 브랜드를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지만 그 성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직접적, 간접적 성과를 명확히 구분하여 추후 캠페인에 대한 성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서로 다른 기준으로 이야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직접적 성과란, 브랜드의 인지도와 호감도, 디지털 콘텐츠 반응과 같은 것이다. 브랜드 캠페인에서 지정한 해시태그들이 얼마나 자발적으로 많이 전염되는지를 통해 브랜드 켐페인 성과를 측정하는 것이다. 간접적 성과는 유저수의 변화나 비즈니스 성과의 변화를 말한다. 숙박업의 경우라면 숙박수와 같은 것을 통해 측정 가능하다.


브랜드의 팬이 된다는 것


브랜드의 팬이 되는 과정은 어떤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과정과 유사하다. 어떤 사람을 보고 첫인상이 기억에 남고, 이곳저곳에서 소식을 듣고, 잘 아는 사람들로부터 그 사람에 대한 칭찬을 듣고, 공통의 관심사로 대화를 나누며 관계를 맺게 된다. 여기서 핵심은 '칭찬'이다. 브랜드를 칭찬하는 사람이 없다면 브랜드가 많이 알려지기 힘들기 때문이다.

"어느 날 갑자기 우리 브랜드가 사라졌을 때 사람들이 우리 브랜드를 그리워할까?"

브랜드가 하는 활동에 참여를 많이 했던 사람들이라면 무척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그리워할 만한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브랜드 마케터가 브랜드 캠페인을 하는 목적이고, 우리 브랜드가 사랑받는다는 것이 곧 그리움과 연결이 된다고 생각하고 캠페인을 만든다면, 유의미한 브랜드 캠페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위 아티클의 영상은 원티드 플러스 영상을 통해 확인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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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유수진ㅣ객원 에디터
낮에는 마케터로 일하고, 밤에는 작가로 글을 씁니다. 다양한 공기업에 칼럼을 기고하며, <폴인>, <원티드>에서 객원 에디터로 활동 중입니다. 오프라인 커뮤니티 <문토>에서 글쓰기 모임 리더로 활동하는 등 다양한 채널에서 쓰는 것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습니다. (https://brunch.co.kr/@edit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