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디자인 | 익선다다로 보는 앞으로의 BX와 디자이너의 역할

iF 디자인 | 익선다다로 보는 앞으로의 BX와 디자이너의 역할

일자

상시
유형
아티클
태그
이 아티클은 <브랜드 가치를 더하는 디자인 세계> 시리즈의 3화입니다.


* 해당 아티클은 wanted+ 영상 도시를 바꾸는 스몰 브랜드, 익선다다 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주제 / 기획 의도
브랜드에 어떤 이야기를 담아야 오래 사랑받을까? 어떻게 하면 보다 높은 차원의 가치를 더할 수 있을까?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고민을 할 것이다. 거리 기획팀 ‘익선다다’ 역시, 브랜드에 문화를 담아내고 대중이 그 문화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오랫동안 고민해왔다. 브랜드의 역할은 무엇인지, BX디자이너는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그동안 익선동과 소제동의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익선다다가 얻은 대답을 전한다.

이런 분이 읽으면 좋아요 
  • 오랫동안 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으신 분
  •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한 기업은 어떻게 일하는지 궁금하신 분
  • BX디자이너로서의 역할과 영역을 고민하고 계신 분

이런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어요
  • 지역재생 프로젝트의 기획 및 개발 과정
  •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하는 브랜딩 프로세스 
  • 브랜드 콘셉트를 디자인에 표현하는 방법


The More, The Better. 거리 기획팀 ‘익선다다’ 


‘익선다다’는 노후된 지역에 남겨진 이야기를 기반으로 거리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합니다. 서울 종로구 익선동 ‘근대한옥마을', 대전 동구 소제동 ‘철도관사촌'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소제동 프로젝트로 레드닷 어워드와 iF 어워드를 수상했습니다.

ⓒ 박지현 

Work flow : 익선동 프로젝트를 기준으로


먼저 익선동이 언제 생겼고, 어떤 인물이 있었으며, 시대적 흐름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조사했습니다. 그 내용을 토대로 이야기를 만들고,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설정했습니다. 지역의 특징적인 소재, 이야기의 키워드가 따로 튀지 않고 지역 전체가 하나의 브랜드로 인지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그 다음 브랜드 콘셉트를 정했습니다. 이는 거리 이야기, 남겨진 것을 기반으로 새로운 의미를 불어넣는 작업입니다. 여기까지 정리한 후 디자인 작업을 상세하게 나눴습니다. 크게 공간 디자인, 브랜드 디자인, 그리고 그 안에 들어갈 콘텐츠 디자인으로 구분하는데, BX팀에서 초반 리서치부터 브랜드 콘셉트까지 주로 진행하고, 공간・브랜드・콘텐츠 디자인 단계부터는 각 영역의 여러 디자이너와 연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울 4대문 안에 남은 유일한 한옥섬, 익선동


종로구 익선동의 역사는 1920년대에 시작합니다. 정세권 선생이라는 분이 익선동의 부동산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당시에는 집 장사를 한다고 손가락질 받았지만, 사실 한국적인 것을 남기려고 굉장히 노력한 인물이었어요. 익선동은 위치 덕분에 80년대까지 번성했지만 2013년에는 아주 낙후되어 있었어요. 철거하려고 벽을 뜯을 때 벽지가 5겹 이상 나왔습니다. 20년 넘게 재개발 예정 지역으로 묶여 있었으니 계속 덧붙여 사용했던 거죠. 빈 집도 더러 있었고, 동네에 가로등 하나 없었습니다.


익선동 프로젝트 : Back to Analogue


동네에 남아 있는 아날로그적 형태는 유지하되 더 많은 사람이 찾아와서 익선동의 이야기와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전체 프로세스를 잡은 후에 각 콘텐츠가 들어갈 시점, 시기, 위치, 점유 시간 등을 정했습니다. 익선 거리를 폴 4갈래로 나누어서 24가지 콘텐츠가 6가지씩 들어가도록 설계했습니다. 되도록이면 사람이 해야 하고, 또 손이 많이 가고, 천천히 흘러가는 콘텐츠로 채우려고 했습니다.

이 거리들이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하나의 문화가 되었으면 했습니다. 식(食) 거리에서는 문턱이 높은 문화권의 음식을 대중적인 브랜드로 만들어 선보이고, 견(見) 거리에서는 책과 그림 같은 문화 콘텐츠를 보다 쉽게 풀어냈습니다. 청(聽) 거리에서는 1960년대 디스코 음악을 끌어와서 새로운 콘텐츠로 만들었어요. 감(感) 거리에서는 시간을 오래 향유할 수 있는 콘텐츠로 편집샵을 기획했습니다.

ⓒ 익선다다


만화 큐레이션 카페 ‘만홧가게’


익선동의 입지와 큐레이션이라는 형태를 활용해 한국에서는 아직 비주류인 그래픽 노블(Graphic Novel), 애니메이션 창작자들이 뭔가 더 보여줄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 싶었어요. 입구에서부터 보이는 사이니지, 카운터 주문 방식, 만화책 큐레이션 방식 등을 모두 디자인의 일부로 보고 BX 관점에서 풀어갔습니다. 공간을 2층으로 분리해 눕혀서도 세워서도 쓸 수 있는 소파와 쿠션을 놓아 내부 동선을 만들었죠. 만화를 읽고 나면 독자들이 리뷰를 써서 책 표지에 붙이는데, 이 메모를 통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 익선다다


마켓&다이닝 ‘열두달’


그동안 그로서란트(grocery+restaurant)의 주요 요소는 유기농, 생산자 정보 노출, 높은 소비자 가격이었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고려해서 어떤 식재료를 누가 만들었는지에 따라 섹션을 나누었습니다. 매장 안은 뿌리 채소, 국물, 전통주, 맥주, 수제 햄 등을 다루는 7개 브랜드를 만들어 실제로 운영할 팀을 섭외했습니다. 그리고 가운데 공간에서 셰프님이 서로 다른 파트의 메뉴들을 조합해 새로운 요리를 만듭니다. 시즌 메뉴를 선정하거나, 명절 선물 꾸러미를 기획하기도 했습니다. 식재료 키트를 매개로 소비자 인식을 확장시키고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게 목적이었습니다. 합리적인 가격대로 음식을 즐기며 지역 농산물을 접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 익선다다


부티크 호텔 ‘낙원장’


브랜드 휘발 기점이 워낙 빨리 돌아오다 보니, 외부 자본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브랜드를 직접 운영하는 방안을 고민하던 중이었어요. 그래서 낙원장은 무주택 청년들에게 총 36억 원을 투자받아 개발 전에 매입을 진행했습니다. 익선동은 서울의 중심부이고 트리플 역세권이라 지방 여행객들이 돌아다니기에도 편하고, 외국인들에게 한옥 단지를 보여줄 수 있어 문화적으로도 굉장히 좋은 위치입니다. 이런 지역 특성을 낙원장에 잘 살리고 싶었어요.

객실 19개의 디자인을 모듈화하고 가구 디자이너, 패브릭 디자이너, 태피스트리 등 디자이너분을 총 8팀 정도 섭외했습니다. 각 객실에서는 서울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의 제품을 사용할 수 있고, TV 대신 LP와 턴테이블을 시집과 함께 놓아 음악과 문학을 즐기는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객실 중 3분의 2 정도에서 한옥 120채 지붕이 내려다보입니다. 1층에서는 카페와 리셉션을, 2층에서는 다이닝을, 옥상에서는 루프탑 바를 운영했습니다.

ⓒ 익선다다


시네마 카페 ‘엉클 비디오 타운’


비디오방은 이제 많이 사라진 공간이라 요즘 분들은 아마 잘 모르실 겁니다. 그래서 콘셉트를 ‘삼촌이 조카에게 영화를 추천해주는 공간’으로 잡았습니다. 두 달에 한 번씩 상업 영화, 독립 영화 또는 옛날 영화를 큐레이션 했어요. 보통 비디오방 공간은 칸칸이 막혀 있지만, 저희는 벽 높이를 낮춰서 개방성을 높였습니다. 디귿자 형태인 좌석을 서로 교차되도록 놓아서 각자 보는 영화를 다른 시선에서, 한 공간에서 모두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죠. 일반적으로 6명 정도 들어가는 면적을 4명, 6명 단위 공간으로 나눠서 총 32명까지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했습니다. 


한국에 남은 마지막 철도관사마을, 소제동


익선동에 이어 소제동을 선택한 이유도 ‘이야기’ 때문이었어요. 소제동은 1920년대 경부선 철도를 만들기 위해 소제호라는 호수를 메워 만들어졌습니다. 한때 굉장히 부흥했지만 점차 쇠락해 빈 집 비율이 46%에 가까운 상태였습니다. 대전역에서 겨우 2~3분 거리인데도 역 뒤쪽이라 그다지 시선을 받지 못했습니다. 소제동 프로젝트는 빈 집을 채우는 방식, 소제호라는 호수 이야기를 문화적 물줄기로 삼아 이야기를 펼치는 방식을 기준으로 시작했습니다. 관광 형태로 도시를 재생시키려면 어떤 메시지를 보여줘야 할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전수 조사에만 2년, 개발에 1년 반 걸렸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단 1년 만에 300명 안팎이었던 연간 방문자 수가 60만 명이 되었습니다.

 

소제동 프로젝트 : [빈 집을] 채우다


일반적으로 브랜드를 빨리 만들어 매출을 내야 하기 때문에 이야기를 배제하고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소제동 프로젝트에서는 대부분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이야기를 함께 만들며 디자인했습니다. 익선동에서는 전체적인 기획을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라 ‘새로운 아날로그를 발굴하자’라는 목표 아래, '뉴 아날로그'를 슬로건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소제동에서는 좀 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문화를 아카이빙하는 기록의 공간, 지역적 기반인 충청도를 담은 공간, 브랜드 이야기를 담은 공간, 이렇게 세 가지 방식으로 빈 집을 채워나갔습니다. 디자인 원칙은 호수 이야기를 바탕으로 설정했습니다. 이 자리에 있던 소제호, 그 위에 쌓인 흙과 콘크리트, 그리고 다시 쇠락한 마을에 대한 콘텐츠와 소재에서 산출되는 물리적 요소와 이야기를 재료로 삼아 컬러, 인포그래픽, 사이니지 규범을 만들었습니다.

소제동 관광 지도에는 동선이 세 갈래 있습니다. 관사촌을 기점으로 둘러볼 수 있는 동선,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잘 구축되어 상점만 방문해도 많은 이야기를 흡수할 수 있는 동선, 충청도 식재료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풀어가는 동선. 소제동 프로젝트에서는 익선동과 달리 상업시설과 공공시설인 전시관을 구분해서 개발했습니다.

ⓒ 익선다다


디저트 카페 ‘오아시스’


처음 발견한 소제동은 정말 회색빛 도시였어요. 색깔 없는 서까래, 회벽, 석기와 빈 집들. 물이 있던 자리 위에 세운 마을 특유의 분위기가 있었죠. 그래서 샘물을 다시 끌어올리자는 의미를 담아 '오아시스'라는 브랜드로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아가는 경로와 과정을 공간으로 표현하고 서로 대립하면서도 어울리는 소재를 발견해나가면서 메뉴를 개발했습니다. 프로젝트 초기 작업이었던 오아시스는 낙후된 동네에 갑자기 생겨난 카페였는데요. 따로 마케팅을 하지 않았는데도 20~30대 여성분들이 많이 찾아오셔서 굉장히 놀라웠습니다. 그렇게 입소문을 타면서 많은 분들이 소제동의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 익선다다

그로서란트 ‘파운드’


‘지역 안에 있는 장인과 개념을 찾다’라는 콘셉트로 대전과 충청도의 소도시에서 나는 식재료와, 그 식재료를 새로운 이야기로 해석해 내는 셰프가 있는 레스토랑을 기획했습니다. 지역 명인을 총 32팀 찾아 편집샵처럼 구성했습나다. ‘찾다’라는 콘셉트를 살리기 위해 사이니지도 돋보기 방식으로 확대해 찾아들어가는 형식으로 만들었습니다. 메뉴판에는 브랜드 소개와 명인이 음식에 활용한 식재료를 이야기로 풀어냈습니다.

ⓒ 익선다다


티룸 ‘풍뉴가’


풍뉴가는 원래 약 20년 정도 비어 있던 집이었습니다. 처음 방문했을 때 길이 없어서 담을 넘어 들어갔는데, 입구에 키 큰 대나무가 빽빽히 서 있어서 정말 놀랐습니다. 대나무를 스치는 바람 소리가 좋아서 음악이 따로 필요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장사익 선생님이나 씽씽밴드의 음악을 이 공간에 틀 수 있다면 어떨까 상상했습니다. 그래서 젊은이들에게 이 시대의 풍류를 소개하는 집이라는 콘셉트로 기획했습니다. 차, 다도 문화를 젊은이들이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차를 에이드로, 술로, 일반식으로 즐길 수 있는 메뉴를 만들었습니다. 디자인 무드는 동양의 풍류, 서양의 풍요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동서양의 스타일을 혼합하며 대나무 숲을 재해석했습니다.


앞으로의 BX, 그리고 디자이너의 역할은


익선다다가 F&B 브랜드를 많이 만들다 보니 앞으로의 사업 방향성이 그쪽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기보다는 저희가 하려는 역할에 필요한 브랜드를 계속 만들고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브랜드에 문화적 가치를 담아내는 방법, 그리고 문화 소비의 문턱을 낮추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익선다다에는 BX팀에서 나온 브랜드 기획을 실제로 구현하는 R&D팀이 있습니다. 두 팀이 호흡을 맞춰 대중을 만나는 기점을 어디로 선정할지 논의합니다. 

R&D 단계에서도 디자이너는 소비자 동선을 계산하고 사운드・텍스트・메뉴・플레이팅이 브랜드에 어울리는지 등을 컨트롤해야 합니다. 그래야 디자이너가 소비자 접점에 더 수고를 들이게 되고, 또 영역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브랜드를 바라보는 관점부터 규정해야 하는 지금의 환경에서는 이야기의 흐름, 개연성을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정 범위 안에서 일하던 예전과는 달리 더 넓은 영역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디자이너와 기획자의 구분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 박지현  


익선다다 박지현 대표와의 일문일답



Q1. 브랜드의 중심이 될 이야기를 정하고 나서, 핵심 가치를 표현할 재료가 될 이야기와 소재는 주로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시나요?
익선동과 마찬가지로 대전 소제동 역시 원래 노후된 지역이기도 했고 많은 사람이 방문하지 않았었던 공간이어서, 단순한 브랜드로서의 접근이 아니라 면 단위 안에서 거리가 활성화 되는 것들을 접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 다음 단계로 그 거리에 대한 특성과 과거 어떤 역사가 있었는지 등 땅이 가진 이야기들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게 되었습니다. 그 지역에 맞는 어떤 역할을 해나가면 좋을지에 대한 상위 단계 카테고리를 선발하고 선발한 카테고리를 기준으로 브랜드를 풀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브랜드 자체가 독립적으로 발휘되기보다, 공간이나 거리 안에서의 역할과 기능을 고려하며 만들게 된 방법으로 브랜드에 대한 새로운 콘셉트가 펼쳐지게 되었습니다.


Q2. 개성이 강한 브랜드가 많은데, 그럼에도 거리 전체가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되도록 하기 위해 마스터플랜 단계에서 가이드를 어떤 내용으로, 어느 정도로 상세하게 설정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카테고리마다 받을 수 있는 영감이 다른데, 먹거리의 경우는 여행지에서 영감을 받았던 경우가 많고, 지역이 가지고 있는 특성상 어떠한 브랜드와 식재료를 많이 소비하는 가를 판단하면서 만들어간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익선동의 르블란서, 동남아, 동북아 그리고 소제동에서는 슈니첼, 파운드 등의 매장 메뉴는 그동안 외국 식재료를 기반으로 했던 음식들에 대한 문턱이 너무 높아서 비싼 소비를 계속 할 수밖에 없었는데 익선다다만의 브랜드를 통해서 문화적 문턱을 낮춤으로써 저렴한 가격대에 다양한 문화의 소비를 할 수 있게끔 풀어가는 것들이 각각 다른 부분으로서 비춰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익선다다가 대중들을 만나는데 있어 접점이 확대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답변을 추가하자면, 익선동과 소제동은 1920년대부터 건축이 시작되었는데, 이 두 곳 모두 일제강점기의 문화적 영향을 받았던 곳입니다. 익선동은 독립군들을 후원하기 위해 정세권 부동산 디벨로퍼가 서민들을 위한 한옥 타운을 만들었던것이 건립의 시작이었고, 소제동은 서울과 부산 사이에 밀을 보급하는 철로를 건립하기 위해 중간 지점인 대전에 있는 철도 노동자들을 위한 쉼터이자 숙소로 건립되었습니다. 소제동은 원래 소제호라는 큰 호수로 구성된 동네인데 철도 관사촌을 만들기 위해 그 옆에 있는 매봉산을 깎아서 호수를 메꾼 곳입니다. 그 일을 우리 선조들이 일제 강점기 하에서 노동자가 되어 고된 노역을 한거죠. 

그러한 이유로 익선다다는 기획하는 과정에서 우리 선조들의 상처가 있던, 아니면 어떠한 역사가 있었던 큰 틀에서 그 구조나 역사적 가치가 남겨져야 되는 부분들은 최대한 보존하면서 디자인을 했습니다. 이렇게 익선동과 소제동은 인테리어보다는 가구와 소품의 영역에서만 최대한 바꿔 오랜 시간이 지나더라도 역사적인 고증을 계속 향유하거나 인지하거나 공부할 수 있게끔 만들려고 했었습니다.


Q3. 하나의 프로젝트를 함께 하더라도 직무에 따라 브랜드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씩 다른데요. 그중에서도 특히 BX디자이너가 발휘할 수 있는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브랜딩 안에서 디자인은 성격을 표현하는 것 그 이상으로 감정에 대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를 분석함으로써 그 캐릭터가 말하고자 하는 언어, 몸짓, 표정이나 행동까지 감정 표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자의 쓰임에 있어 굉장히 정교하게 신경을 쓰기도 하고, 정적으로 표현을 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서두에 드러낼 이름과 본문에서 보여질 차분한 말은 글자나 폰트를 통해 언어를 전달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러한 부분이  BX디자이너가 발휘할 수 있는 강점과 해나가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 <브랜드 가치를 더하는 디자인 세계> 시리즈 보러 가기



CREDIT


이동은ㅣ객원 에디터



발행일 2021.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