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턱대고 하지 말아야 할 일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무작정 따라하지 말자 - 잘못된 목표 설정
탐나는 채용 제도로 운영을 잘 해내는 멋진 조직이 많다. 시간이 가능하다면 모든 것을 다 도입해서 ‘제대로’ 운영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처음 조직에 입사한 나하나 씨도 이러한 열정이 가득할 것이다. 스타트업 채용 기사를 리뷰하고 포스팅에 ‘좋아요’를 누르고 저장한다. 신입사원 환영 케이크도 만들고, 입사 당일에는 1시간씩 온보딩 프로그램을 만들고 멘토와 함께 점심도 먹고 정기적으로 직무 교육도 수행한다. 그리고 입사 1달, 3개월, 1년마다 celebration도 하고, 외롭지 않게 HR 관점에서 정기 미팅도 해낸다. 수많은 포스팅과 기업들의 채용 제도의 좋은 점을 취합 정리해 완벽하게 반짝거리는 제도와 온보딩 프로세스를 만들고 싶고, 우수한 인재들을 빠르게 팀에 모시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이 상황은 처음 시작하는 나홀로 나하나 씨에게는, 운영 과정에서나 채용 규모가 커질수록 난항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
MM을 고려하지 않은 목표
첫 번째 HR로 스태프의 기능 조직을 만들어 가는 회사의 단계는 대체로 기업 규모를 정의하는 스테이지에서 1단계 또는 2단계에 놓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 투자 라운드 시즌과 함께 투자액과 조직 규모, 인원이 늘어나며 수반되는 다양한 운영 업무와 심지어 불쑥 나타나는 노무 이슈까지 해결해 낼 필요성에 봉착한다. 위에서 우리가 언급한 차별성 있는 아이템과, 원하는 타깃군을 정리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나하나 씨는 채용만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다른 운영 업무를 처리하다 보면 새벽 내내 메일을 정리하고 채용 어레인지를 하게 될 것이다. 채용은 외부 지원자에게 보이는 회사의 모습이다. 한정된 시간과 인력 하에서 밝은 모습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업무 우선순위를 효율적으로 정리하는 것도 하나의 직무 역량임을 잊지 말자.
목적 없는 소통은 사공이 많은 배,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들지 말 것
당장 무엇을 하겠다는 목표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단순 의견 수렴으로 채용 방향성을 정하기 시작하면 사공이 여럿인 배에 올라탄 셈이다. 달성 목표를 단순하게 만들자. 내외부에 주는 메시지를 간결하게 만들어 내는 것이 채용 브랜딩의 시작인 것처럼, 담당자 스스로에게 주는 메시지 또한 간결해야 한다. 실무팀은 항상 바빠서 우수한 팀원을 빨리 채용하기 바라고, 경영진은 모든 리스크를 고려하고 있기에 급변하는 전략을 뒷받침 해줄 조직 구성원을 원한다. 단기적으로 지금 우리가 해낼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리스트업하고, 상황에 따라 리스트에 추가하고, 수정하고, 우선순위를 변경해가면서 대응하면 된다.
처음에 모두가 함께 수립한 공통 지표와 마일스톤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지 스스로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어느 순간 너무 멀리 와 있다면 함께 목표를 재점검하고, 지금 목표를 변경해야 하는지, 아니면 단기 목표 때문에 조직 채용 방향과 목적이 잠시 흐려지지 않았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그 메시지는 나하나 씨가 주도적으로 하면 좋다. 스타트업의 HR은 단순한 기능 부서, 지원 부서로만의 정체성이 아닌 전사 조직을 함께 구축해가고, 더 나은 방향과 기준점이 있으면 의견을 먼저 제안하는 사람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