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입사! 인사담당자는 나 홀로?

스타트업 입사! 인사담당자는 나 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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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채용 잘하는 방법> 시리즈의 3화입니다.


채용 시스템 셋팅이 처음이라면? 


Do & Don’t 
스타트업에 착륙한 인사담당자인 나하나 씨는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여러가지 목표에 봉착한다. 스태프 없이 실무팀, 심지어 대표가 나서 근근히 필수 기능만 진행해 오던 환경에서, 서류 양식이며 기존 히스토리가 예쁘게 남아있을 리는 무방하다. 하지만 인담자(인사담당자)를 뽑은 기업에서는 해야 할 일들이 산재해 있는 상황. 특히 채용이 시급하다고 한다. 이럴 때 멋진 프로처럼 막힘 없이 일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회사의 첫 번째 HR로서, 나하나 씨가 맡은 다양한 업무 중, 채용에 대해 이렇게 정리해 본다면 조금 더 프로답게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아래 그림을 참고해 보자.

ⓒ 이은정  


제대로 해야할 일 


① Problem Awareness - 내부와 소통하기
대표가 바라는 방향과 실무팀이 바라는 채용의 방향의 결은 사뭇 다르다. 당장 실무팀에서는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상황이라 내부 교육이나 멘토링, 새로운 신입을 맞이할 여력이 없다. 투자 시장 상황과 조직의 미래에 대해 실시간으로 고민하는 대표의 마음은 미래를 대비하는 교육과 사업 모델을 위한 유망한 신인, 또는 뛰어난 경력직을 뽑고 싶어 한다. 

이런 경우 내부 컨센서스를 맞추는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나하나 씨는 철저하게 실무팀이 원하는 것, 포기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정리하며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여기서 Job description이 출발한다. 그녀는 대표와 직접적으로 소통할 근거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반대 방향의 관점도 마찬가지다. 양식은 중요하지 않다. 어떤 방식이든 정리해가는 과정을 갖자. 이 과정을 통해 조직 내에서 무엇을 같이 공감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지금 할 수 없는지 명확해지고, 비로소 서로 깨달을 수 있게 된다.


② Analyze the Gap – 내가, 우리 회사가 서있는 곳 파악하기
지금 서있는 상태에서 Gap(문제 시발점)을 확인했다면, 채용 시장에서 우리 회사의 위치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회사의 첫 번째 HR로 선발이 되었다면, 현재 너무 산발적인 운영 업무를 감당하며 조직과 함께 성장하기 위한 주니어 레벨의 스타터거나, 또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쌓인 업무를 체계적으로 정돈하고, 다음 단계로 도약하는 조직 성장에 힘을 부여할 경험자일 수도 있다. 나하나 씨의 기대 수준이 조직 내에서 어느 쪽이든 상관 없이 내부와의 소통과 조직을 이해하는 시간에 차이만 있을뿐, 이와 유사한 프로세스를 통해 문제해결 방안을 세울 것은 동일할 것이다. 그리고 나하나 씨는 마침내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어떤 key를 가지고 우리가 고민할 것인지를 말이다. 외부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은 회사에 지원할 지원자를 찾아내는 일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와 비슷한 경쟁력을 가진 회사는 어떤 회사인지, 우리는 어떻게 지원자를 찾아야 할 지 그림을 그려야 한다.


③ Targeting - 외부 표적 시장을 정하기, 누구에게 알릴 것인가?
내부 소통이 끝나면, 현재 우리가 목표로 하는 채용 타깃 그룹은 어떤 사람인지 정해야 한다. 갓 졸업한 신입일 수도, 주니어 2, 3년차 일 수도, 혹은 시니어 레벨일 수도 있다. 세부 그룹군에 따라 모이는 커뮤니티나 접근하는 채널은 매우 판이하게 다르다.

  • 주니어 레벨 – 직군별 소통 커뮤니티(ex. 페이스북[개발 직군의 경우 대다수]), 특정 네임드 커뮤니티 사이트), 교육 아카데미, 스타트업 모임, 창업 모임, 심지어 2-30대 경제 뉴스 모임 등 다양한 SNS에 깨어 있는 신입을 만나보자.
  • 시니어 레벨 – 시니어 레벨인 경우 실무팀을 통한 내부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자. 이미 5년차 이상은 각각의 그룹 방이나 소모임이 유지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스타트업은 외부에도 적극적인 인재를 원하지 않던가. 추천 채용이나 영입 미팅은 이러한 내부 네트워크를 통하면 기본 신뢰도가 확보된 상황에서 채용 담당자가 움직일 수 있다. 외국계 스타트업이나 Tech 기반의 경우 Linkedin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더불어 나만의 Top talent Pool 관리와 당장 지원하지 않아도 정기적인 터치도 필수다.


④ Identify yourself - 우리의 차별화된 채용 아이템은 무엇인가?
채용 정보를 보여주는 것은 조직을 알리는 첫 얼굴이자 이미지다. SNS 특성에 맞춘 글과 영상 콘텐츠, 카드뉴스, 회사 사진, 기업 문화 포스팅, 사업 기사 링크, 제품 소개, 사업 연혁 등 customized contents를 어떻게 배치하고 보여주는지는 나하나 씨의 마케팅적 관점이 필요하다. 특히 채용 정보를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에 알려주는 일도 외부 채용 공고 못지 않게 중요하다. 채용 뉴스레터를 실시간으로 내부에 업데이트할 시간이 없다면, 채용 공고 링크를 회사 내 공지에 항상 올려두자. 접근성은 중요하다. 한국 스타트업 창업 기업수가 부동산업을 제외하고도 1,046,814개에 달한다는 사실은, 회사가 구성원을 대상으로 내부 채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선명하게 보여줘야 하는 이유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구성원들은 잠재적 지원자에게 자연스럽게 채용 정보를 홍보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출처: 20210225, e-나라지표, 2020 창업기업동향)


⑤ Set the Goal – 단기, 중기의 달성목표를 세우기
실무팀과 대표 그리고 경영진과 채용의 우선 순위와 긴급도를 정하고 나면 우리가 당장 채워야 할 인원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볼 수 있게 된다. Priority와 Headcount를 함께 관리하는 대시보드를 만드는 것도 좋다. 나하나 씨는 대시보드를 통해 매주 채용 속도를 한눈에 관리하고 누락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단기 목표와 별개로, 나하나 씨는 중기 목표를 막연하게라도 그려볼 필요가 있다. 스타트업의 변동성을 고려하여 장기 목표를 수립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장기 관점의 비즈니스 목표는 또한 경영진이 먼저 공유할 몫이기도 하다. 중기 목표를 세우는 이유는, 변화무쌍한 스타트업 비즈니스의 조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간 마일스톤의 역할을 해 줌과 동시에, 빠르게 변화하는 운영 업무에 인사담당자 스스로 방향을 잃지 않고 조율하는 지표로서 삼기 위함이다. 

나하나 씨가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6개월, 1년, 3년의 그림을 그려보는 일이다. 6개월의 경우 목표로 하는 채용 숫자 설정, 정돈된 채용 메시지, 타겟군 등을 정리하고, 1년 후의 경우 신입/경력/리더의 조직 구성과 육성 파이프 라인을 세워보자. 3년의 경우 신입사원 온보딩/오프보딩 프로세스를 정립해보는 것이 좋다. 나아가, 조직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체 채용 경험을 내외부 관점에서 선순환시키고 다른 인사제도와 어우러지도록 스케치하는 일이 적합하다. 경영진의 북극성 지표와 유사하게 수립해도 우선은 괜찮다.


무턱대고 하지 말아야 할 일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무작정 따라하지 말자 - 잘못된 목표 설정
탐나는 채용 제도로 운영을 잘 해내는 멋진 조직이 많다. 시간이 가능하다면 모든 것을 다 도입해서 ‘제대로’ 운영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처음 조직에 입사한 나하나 씨도 이러한 열정이 가득할 것이다. 스타트업 채용 기사를 리뷰하고 포스팅에 ‘좋아요’를 누르고 저장한다. 신입사원 환영 케이크도 만들고, 입사 당일에는 1시간씩 온보딩 프로그램을 만들고 멘토와 함께 점심도 먹고 정기적으로 직무 교육도 수행한다. 그리고 입사 1달, 3개월, 1년마다 celebration도 하고, 외롭지 않게 HR 관점에서 정기 미팅도 해낸다. 수많은 포스팅과 기업들의 채용 제도의 좋은 점을 취합 정리해 완벽하게 반짝거리는 제도와 온보딩 프로세스를 만들고 싶고, 우수한 인재들을 빠르게 팀에 모시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이 상황은 처음 시작하는 나홀로 나하나 씨에게는, 운영 과정에서나 채용 규모가 커질수록 난항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


MM을 고려하지 않은 목표
첫 번째 HR로 스태프의 기능 조직을 만들어 가는 회사의 단계는 대체로 기업 규모를 정의하는 스테이지에서 1단계 또는 2단계에 놓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 투자 라운드 시즌과 함께 투자액과 조직 규모, 인원이 늘어나며 수반되는 다양한 운영 업무와 심지어 불쑥 나타나는 노무 이슈까지 해결해 낼 필요성에 봉착한다. 위에서 우리가 언급한 차별성 있는 아이템과, 원하는 타깃군을 정리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나하나 씨는 채용만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다른 운영 업무를 처리하다 보면 새벽 내내 메일을 정리하고 채용 어레인지를 하게 될 것이다. 채용은 외부 지원자에게 보이는 회사의 모습이다. 한정된 시간과 인력 하에서 밝은 모습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업무 우선순위를 효율적으로 정리하는 것도 하나의 직무 역량임을 잊지 말자.


목적 없는 소통은 사공이 많은 배,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들지 말 것
당장 무엇을 하겠다는 목표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단순 의견 수렴으로 채용 방향성을 정하기 시작하면 사공이 여럿인 배에 올라탄 셈이다. 달성 목표를 단순하게 만들자. 내외부에 주는 메시지를 간결하게 만들어 내는 것이 채용 브랜딩의 시작인 것처럼, 담당자 스스로에게 주는 메시지 또한 간결해야 한다. 실무팀은 항상 바빠서 우수한 팀원을 빨리 채용하기 바라고, 경영진은 모든 리스크를 고려하고 있기에 급변하는 전략을 뒷받침 해줄 조직 구성원을 원한다. 단기적으로 지금 우리가 해낼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리스트업하고, 상황에 따라 리스트에 추가하고, 수정하고, 우선순위를 변경해가면서 대응하면 된다. 

처음에 모두가 함께 수립한 공통 지표와 마일스톤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지 스스로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어느 순간 너무 멀리 와 있다면 함께 목표를 재점검하고, 지금 목표를 변경해야 하는지, 아니면 단기 목표 때문에 조직 채용 방향과 목적이 잠시 흐려지지 않았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그 메시지는 나하나 씨가 주도적으로 하면 좋다. 스타트업의 HR은 단순한 기능 부서, 지원 부서로만의 정체성이 아닌 전사 조직을 함께 구축해가고, 더 나은 방향과 기준점이 있으면 의견을 먼저 제안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 셔터스톡 


‘제대로 하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게 된다’ 
<Al Ries, Jack Trout. Positioning: The Battle for Your Mind>

EVP(Employee Value Proposition)의 관점에서도, 나하나 씨는 채용을 시작하기 위한 큰 요소들을 준비했다. 이제 조직과 팀, 그리고 인사담당자로서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내외부 고객(조직 구성원과 잠재적 지원자)들을 위한 시도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채용 브랜딩으로 매력적인 회사가 되기까지 시장의 이해, 기업 가치, 기업 문화, 채용 운영의 묘, 속도, 연봉, 커뮤니케이션, 기타 밸류 등 너무나도 많은 섬세한 작업과 시간, 노력이 필요하다. 언제나 인재가 부족한 채용 시장에서, 우리가 어떤 가치를 지원자들에게 줄 수 있는가,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 가를 판단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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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ㅣ이은정
이 글을 쓰신 이은정님은 SK공채 인사팀으로 시작하여 인사 및 경영전략팀장을 거치며 글로벌과 로컬 환경에서 HR제도를 주도적으로 셋팅하였습니다. 성장하는 조직이 각 단계에 맞는 건강한 제도를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실행 관점의 제도를 통해 구성원과 조직 모두 일에 몰입할 수 있도록 조직진단과 구축 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발행일 2022.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