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 이제는 지원자를 감동시킬 차례

면접관! 이제는 지원자를 감동시킬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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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채용 잘하는 방법> 시리즈의 4화입니다.


지원자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은 무엇일까? ‘지원자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은 이제 회사도 고객의 범위를 확대하여 ‘지원자 감동’까지 가능하도록 채용 과정을 구축해야 하는 엄청난 과제를 우리에게 던져 주는 말 같다. 고객의 드러난 욕구뿐만 아니라 숨은 니즈를 발견하고, 분석하고, 충족시킬 전 과정을 설계하고 적용하는 과정이 ‘Customer Insight’라는 용어로 마케팅 분야에서 회자되었던 것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이제 인재전쟁 속에 인사 분야에서도 ‘Candidate Insight’에 대한 고민을 이미 시작하고 있는 것 같다.

ⓒ 셔터스톡 


지원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핵심은 지원자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다. 특히, ‘숨은 니즈를 파악하여 지원자와 회사의 접점에서 그것이 충족되도록 채용 과정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은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내릴 수 있는 결론일 것이다.

그러면 ‘지원자의 숨은 니즈’는 무엇일까? 물론 회사의 사업 분야와 지원자의 경험 및 경력에 따라 세부적으로 차이가 있겠지만, 채용 과정을 운영/관리해 본 경험에서 오는 통찰(Insight)은 핵심적으로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단계에 기반한다는 것이다. 

매슬로우(Maslow)의 욕구 5단계 (생리-안전-소속-존중-자아실현)를 기준으로 생각할 때, ‘감동’의 수준으로 가기 위해서는 채용 과정에서 존중과 자아실현에 대한 욕구가 충족될 수 있는 Touch Point 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채용 절차에 임하는 지원자들의 공통적인 숨은 니즈를 정리해 보면 결국 3가지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존중과 인정 그리고 성장이다. 

1) 지원자인 나도 선택권이 있는 존재로 존중받고 싶다.
2) 합격 여부에 상관없이, 내가 지금까지 쌓아온 노력에 대해 있는 그대로 인정받고 싶다.
3) 지원한 회사가 나의 미래 가치를 어떻게 상승시켜 줄 수 있을지(성장)를 미리 확인하고 싶다.


▲ Touch Point 1. 

지원자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작은 배려

채용 과정은 회사와 지원자가 서로를 선택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종종 지원자의 선택권을 존중하지 못할 때가 있다. 채용의 전 과정을 운영하는 회사의 입장이 우선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수 있다. 하지만 채용 과정에서 우리(면접관)의 소소한 소통 노력은 지원자로 하여금 본인의 선택권도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①채용 과정이 길어진다면, 중간중간 소통을 통해 업데이트해주자!
신입사원 공채처럼 일정 기간을 미리 세팅하고 채용을 하는 경우와 다르게, 보통의 중견 기업, 특히 경력사원 채용에 있어서는 미리 면접 및 채용 확정 일정을 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후보자와 1차 면접을 진행한 후, 추가 후보자 확보, 타 후보자 면접, 면접관 일정 등으로 1차 면접과 2차 면접 사이의 간격이 예상치 못하게 길어지는 경우가 있으며, 면접을 완료하고도 채용을 확정하기까지 시일이 소요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특히 중요한 포지션일수록 더욱 지원자를 ‘기다리게’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 같다. 회사 입장에서도 숙고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지원자는 회사의 연락만 하염없이 기다리는 경우가 많고, 정말 기다리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조심스레 언제쯤 2차 면접이 있을 것인지, 언제쯤 채용 확정이 되는 것인지를 묻는 메일이나 문자를 채용담당자에게 보내게 된다. 채용담당자 입장에서도 본인의 노력으로 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난감한 경우가 생긴다. 일정을 정확하게 알려줄 수 없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지금 무엇 때문에 일정이 늦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지원자들에게 주기적으로 진솔하게 소통해 줄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보자. 요즘 제품을 주문하고 나면, 우리는 그 제품이 어떤 배송 과정에 있는지를 매우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배송이 늦어지는 경우, 무엇 때문에 늦어지는지, 그래서 언제 도착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알려주는 시스템 덕분에 조급하게 주문취소를 하지 않고, 늦은 배송으로 인한 화를 조금은 누그러뜨릴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채용 일정이 신속하게 진행되지 못한다면, 그 과정을 계속 알려주어 지원자가 불필요한 심리적 소모를 하지 않게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 주 이상 지원자를 방치하지 말자는 이야기이다. 채용담당자의 한 통의 메일이나 문자가 ‘이 회사가 나를 신경 써주는구나’라는 느낌을 갖게 해 줄 것이다.


②면접관도 자기 (경력)소개하기
면접을 시작하면, 면접관이 ‘저는 00팀 000팀장입니다’로 자기소개를 끝낼 때가 많다. 보통의 경우, 면접관이 지원자의 상사가 될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는 지원자도 면접관을 잘 알 수 있도록 자신을 소개해 보자. 지원자 또한 회사를 고를 선택권이 있다는 걸 알려주며 배려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안녕하십니까? 우리 회사에 지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우리 회사에 입사한지 00년이 되었고, 000와 000를 거쳐 지금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와 같이 말해주자. 혹여나 면접관이 지원자와의 공통점이 있다면 ‘저도 지원자님처럼 사업 분야를 바꾸는 경험을 했습니다’ 와 같은 멘트를 추가해도 좋다. 

실제로 ZEISS Korea에서는 대표이사가 면접을 시작할 때 위와 같이 자기소개를 한다. 1분도 채 안 걸리는 면접관의 자기소개는 지원자에게 1분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준다. 본인이 면접관과 대등한 관계로 존중받는다는 느낌은 물론이고, 대화의 물꼬를 자연스럽게 열어 편안한 면접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에도 일조를 하는 것 같다.


③지원자에게 충분한 질문 시간 제공하기
면접은 회사가 지원자를 평가하는 자리임과 동시에 지원자도 회사를 알아가는 자리다. 지원자에게도 회사나 면접관에게 궁금한 것을 질문한 권리가 있고, 이미 많은 회사가 이 과정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 시간을 충분히 제공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지원자의 질문 시간은 회사 입장에서도 지원자의 숨은 니즈를 찾을 수 있는 의외의 좋은 기회가 된다. ‘회사나 직무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으시면 편하게 질문해 주세요’라는 말과 함께 2~3개 정도까지 질문을 받다 보면 세 번째 질문쯤에서 지원자들이 진심으로 궁금한 질문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보통 회사의 전략 방향, 이 포지션에서 채용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역량 정도의 일반적인 질문이 끝나고 나면, 지원자가 정말로 궁금해하는 질문이 나온다. 면접관은 왜 지금의 회사를 선택하게 되었는지, 나에게 정말 어떤 성장의 기회를 줄 수 있는지, 나에게 어느 정도의 업무 강도가 요구되는지, 이 포지션을 새롭게 채용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실제로 Work & Life Balance는 가능한지 등등 지원자가 우리 회사를 선택하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인의 가치가 질문이 되어 나오는 것이다.

형식적인 질의응답이 아니라 충분한 시간과 ‘또 궁금하신 점이 있으세요’ ‘또 편하게 질문 더 하셔도 됩니다’라고 말하는 면접관의 배려는 지원자들이 두려움 없이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꺼내 놓고 확인하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이것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게 해주어야 지원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 셔터스톡 


▲ Touch Point 2. 

자세히 보는 노력과 과정에 대한 인정

채용 과정은 우리 회사에 ‘Fit한’ 인재를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다. 이 말은 경험과 역량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우리 회사와 지원한 포지션에는 ‘Fit’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모든 지원자는 자신의 기준에서는 열심히 살아왔고, 그렇게 만들어진 경험과 역량이 우리 회사에 ‘Fit’하지 않다고 해서, 그가 쌓아온 노력의 과정이 무시되거나, 자존감 상하게 되는 일이 면접 과정에서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합격 여부에 상관없이, 지원자가 지금까지 쌓아온 노력에 대해 있는 그대로 인정받는 것은 면접을 서로 미련 없이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나태주 시인의 ‘자세히 보아야 이쁘다’라는 말이 여기에 필요한 것 같다. 면접이란 짧은 시간 안에 해당 포지션에서 요구되는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를 속도감 있게 확인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속도도 중요하지만, 조금은 자세히 더 자세히 들여다보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마음을 움직이려면, 마음으로 다가가야 하지 않을까?

필자는 이러한 면접을 경험한 적이 있다. ‘나도 내 이력서를 저렇게 상세하게 읽어 본 적은 없는 것 같은데’라는 반성이 들 정도로, 내 이력서를 너무나 상세히 검토하고 낯선 전문용어에 대한 질문, 각 경력 단계마다, 그리고 그 세부 업무나 프로젝트마다 내가 제일 고민했던 부문에 대해 질문해 주고, 성공했던 부문에 대해서는 ‘이런 부문은 어려웠을 텐데 참 잘 진행하였었네요’라고 말해줬었다.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도 똑같은 고민이 있는데, 정말 쉬운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와 같은 공감과 위로를 하며 내 노력의 과정에서 얻어진 나의 역량이 이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것인지의 여부를 떠나서, 그래도 내가 열심히 잘 살아왔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해주었던 것 같다. 이 면접 과정에 감동해 내가 지금 ZEISS Korea와 함께 하고 있는 게 아닐까.

면접은 평가를 하는 자리이지만, 지원자의 경험과 경력에 대해 인정과 그 노력의 과정에 대해 공감하는 표현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것을 이 면접을 통해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지지와 인정의 표현이 ‘Fit’하지 않아 합격하지 못한 지원자가 다음의 도약을 준비할 때 자신감을 갖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회사에 지원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한 지원자에게 그 정도는 해주어야 하는 것 아닐까?


▲ Touch Point 3. 

미래 성장 기회에 대한 큰 그림 보여주기

요즘 면접을 진행하다 보면 많이 받는 질문이, ‘교육 프로그램은 어떤 것이 있나요?’ ‘체계적으로 교육을 제공해 주나요?’와 같은 질문이다. 이 질문의 숨은 니즈는 ‘나를 성장하고 발전하게 도와주면 나도 회사가 성장하고 발전하게 돕겠다’라는 의미가 아닐까란 생각을 해본다. 즉, 지원자는 회사가 나의 미래 가치를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상승시켜 줄 수 있을지 가장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면접은 CDP(Career Development Plan)를 논의하는 완벽한 조건을 갖춘다. 과거 경험과 현재의 역량이 논의되기 때문이다. 현재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지원자가 궁금한 것은 결국 미래다. 지원한 포지션을 통해 내 미래 가치를 얼마나 상승시킬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면접을 통과해 제시될 Salary Offer 만큼이나, 아니 오히려 더 큰 가치를 지닐 수 있다.

그래서 ZEISS에서는 면접 과정에서 본인의 경력 목표에 대한 질문과 함께 직무에서 중장기적으로 어떠한 경력 기회들이 주어질 수 있는지 대략의 경력개발경로를 간단히 설명하는 시간을 가진다. 매니저 또는 전문가로의 성장, 해외 근무 등 해당 지원자가 가질 수 있는 선택지와 그중에서도 가능성이 높은 경력 경로를 제시하는 것은 지원자가 우리 회사에서의 구체적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그리고 만약 제약사항이나 한계점이 있다면 분명히 공유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Global Function으로의 경력 확장이 어려운 포지션의 경우, 이 한계점을 분명히 알려줄 필요가 있다. 핑크빛 미래를 약속하자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최선의 노력을 다했을 때 가질 수 있는 선택지와 제약사항들을 분명히 함으로써 상호 신뢰를 쌓고 함께 미래를 그려 나가보자는 제안을 하는 것이다. 신뢰가 있어야 그쪽으로 마음이 움직여지지 않을까?

ⓒ ZEISS


ZEISS Korea가 신규 입사자에게 제공하는 Welcome Kit에는 위와 같은 메시지가 담겨있다. 지원자가 기대하는 것도 이와 같지 않을까 싶다. 나의 도전과 경험이 빛날 수 있는 기회가 어떤 것일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줄 수 있다면, 지원자의 발걸음은 이미 그 기회로 향하고 있을 것이다.

자이스는 독일의 광학 및 광전자 공학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175년 동안 '이론과 실천의 결합'이라는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전체 매출의 12%를 매년 R&D에 투자하며, 망원경, 카메라 렌즈, 천체 투영기, 수술용 현미경, 측정 장비, 반도체 장비, 시력교정술 그리고 안경 렌즈 등의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9400 여개의 특허권을 보유 있습니다. ZEISS Group의 한국법인인 ZEISS Korea는 의료기기 사업부, 품질 및 연구 사업부, 반도체 사업부, 그리고 비전 케어 사업부에서 세일즈와 서비스를 제공하며 매년 두 자릿수에 가까운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러한 성장을 함께 이끌어갈 우수한 인재 채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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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ㅣ서현경
ZEISS Korea의 서현경 상무는 LG전자 본사 리더십개발팀 및 인사기획팀을 거쳐, 인사컨설팅기업인 Willis Towers Watson, 엘리베이터 글로벌 1위 기업 OTIS의 한국법인을 거쳐, 독일계 광학선도기업인 ZEISS Korea에서 HR을 이끌고 있습니다. 조직문화 및 인재육성 전문가로 조직문화 활성화 프로그램 개발 및 경력개발 코칭, 리더십 코칭 등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발행일 2022.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