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리더인가, 아니면 실무 책임자인가?

나는 리더인가, 아니면 실무 책임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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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요즘 팀장들이 겪는 6가지 어려움> 시리즈 5화입니다.


‘너무 사람이 많아져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너무 어려워요’
‘회의도 많고 소통에 에너지를 많이 쓰는데, 막상 이야기해 보면 뭔가 소통이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성장하는 조직에 몸을 담고 있으면 이런 고민을 자주 하게 된다. 조직은 점차 커지고 구성원은 계속 늘어나 회의도 많고 소통해야 할 사람도 많아진다. 작은 규모의 조직일 때는 같이 모여 30분만 이야기하면 되었던 회의가 조직이 커지면서 1시간 동안 회의해도 충분히 소통하지 않았다고 느껴진다. 문제는 이렇게 급성장하는 조직에서 리더는 자신의 일과 더불어 소통해야 하는 일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일에 야근은 잦아지는데 어디선가 구멍난 일을 발견할 때면 현타가 온다.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는 조직에서 리더는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하고 조직을 잘 관리할 수 있을까?

ⓒ 셔터스톡


리더가 진짜 소통해야 하는 것


사실 급성장하는 조직에서 중요한 것은 리더가 진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을 구분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진짜 커뮤니케이션은 흔히 이야기하는 코칭 & 피드백과 다르다. 급성장하는 조직의 리더는 기존에 학습해온 코칭 & 피드백을 할 수 없다. 솔직히 그럴 시간도 여유도 없다. 물론 바쁜 와중에도 여유를 잃지 않고 충분하게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리더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대부분 리더들에게는 진짜 그럴 여유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로서 자신의 책무를 다하기 위한 구조화된 대화에 집중해야 한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팀원들의 정서적 케어를 위한 고충상담을 하면 안 된다. 이러한 정서적 케어는 리더의 감정을 소모하게 만들고 시간과 여유를 더욱 잃게 만들어 리더의 책무를 다 하지 못하게 만든다.

물론 구성원의 정서적 케어가 중요하지 않다거나 효과성이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여유가 없고 바쁜 리더라면 반드시 해야 하는 목적성 있는 대화를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지치지 않고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할 수 있다. 더욱이 1~2시간 팀원들과 고충상담을 들어 주어도 팀원들은 리더와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된다고 느낄수도 있다.

그렇다면 리더가 팀원들과 나누어야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무엇일까? 리더는 조직과 구성원을 이어주는 존재다. 조직의 방향성과 구성원의 동기를 연결해주는 역할은 리더 외에는 할 수 없다. 팀원들에게는 조직의 방향성을 전달해야 하고, 조직에는 구성원의 동기와 몰입을 공급해야 한다.

사실 리더의 책무는 실무를 잘 하고 못 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팀원들이 조직과 연결되는 역할을 하고 있는가?’ 혹은 ‘그렇지 못하고 있는가?’의 문제다. 실무를 아무리 탁월하게 잘 해도 구성원이 조직의 목표와 연결되어 있지 않다면 리더십은 실패라고 볼 수 있다. 리더가 아무리 탁월하고 개인의 성과를 내더라도 구성원이 조직의 목표를 지향하고 있지 않다면 조직은 성장에 브레이크가 걸릴 것이고 그 리더를 필요하지 않게 된다. 만약 이 역할이 너무 어렵거나 진짜 실무로 바빠서 할 수 없다면 리더가 아닌 실무 책임자를 하는 것이 낫다. 조직은 실무에 탁월한 리더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구성원과 함께 조직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리더는 이 목적성을 유지하기 위한 대화를 해야 한다.

다음 3가지 주제는 이 목적성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이 되는 대화 주제다.

1. 목표 설정
2. 몰입도 유지
3. 성과 리뷰

리더는 이 3가지 주제를 가지고 팀원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다만, 굳이 오랜 시간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괜찮다. 5분, 10분이라도 이 주제에 대해 팀원들과 구조적인 대화를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팀원들은 리더와 소통하고 있다고 느낄 것이다.

ⓒ 셔터스톡


어떻게 대화 할 것인가?


그렇다면 목표 설정, 몰입도 유지, 성과 리뷰 대화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3가지 주제로 대화를 좁혀도 역시나 대화하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구조화된 대화가 중요하다. 대화 주제별로 간결하고 목적성 있는 질문으로 커뮤니케이션을 구조화 시켜야 한다. 이러한 구조화된 대화는 각 주제별로 3가지 질문이면 충분하다. 목적성을 이루기 위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팀원들이 고민하도록 도와주는 대화면 충분하다. 충분하다는 말이 동의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적어도 급성장하는 조직의 여유를 잃어 본 리더라면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1~2시간의 고충상담 대화보다 10분 동안 나눈 구조화된 대화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 목표 설정 대화
  1. (우리가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향후 3개월간 도전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2. 그것을 위해 배우거나 개발해야 하는 강점은 무엇인가요?
  3. 성공적인 성취를 어떤 것으로 증명할 수 있나요? (성과, 관계, 프로세스, 미션 등)

※ 몰입도 유지 대화
  1. 현재 목표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나요?
  2. 어떻게 하면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요?
  3. 내가 무엇을 도와주면 될까요?

※ 성과 리뷰 대화
  1. 지난 3개월간 실행한 것은 무엇인가요?
  2. 그 과정에서 얻은 결과물은 무엇인가요? (성과, 관계, 프로세스, 미션 등)
  3. 그 과정에서 배운 것은 무엇인가요?

적어도 한 분기마다 3가지 대화의 패키지를 한 번씩은 시도해보자. 보통 구성원과 합의한 목표의 결과물을 분기별로 피드백하기 때문에 분기 1회 사이클로 3가지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물론 리더의 역량에 따라 대화의 질문을 바꿀 수도 있고, 시간을 30분 혹은 1시간씩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대화의 주제를 주기적으로 명확하게 다루는 것이다. 그래서 구성원과 조직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상태가 되게 하는 것이 리더의 가장 중요한 책무이자 유지해야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실체다.
 

대화할 때 주의할 점


이렇게 대화의 주제를 좁히고 짧은 시간 대화를 하기 위해서 중요한 것이 있다. 솔직한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솔직한 대화를 한다는 것은 자신의 기분을 필터 없이 쏟아내는 것은 아니다. 나의 감정을 제외하고 리더로서 구성원의 정서적 상태를 충분하게 인지한 상태에서 적절하고 정확한 표현을 하는 것이 솔직한 대화이다. 그래서 이러한 솔직한 대화에는 ‘지지’와 ‘요청’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업무에 몰입하지 못 하는 팀원이 있다면, 몰입도 유지 대화를 해야 한다. 이때 팀원의 상황과 정서적 상태가 어떤지 충분히 이해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팀원에 대해 평가의 잣대가 아닌 ‘왜 이렇게 좋은 팀원이 몰입하지 못하게 되었을까?’라는 궁금증과 지지의 마음에서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그리고 팀원이 스스로 그 상황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팀원은 리더로부터 지지 받고 있다고 느끼고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이다.

다만, 이러한 지지와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면 반드시 다음 단계인 ‘요청’이 따라야 한다. 개인의 판단이나 감정을 배제한 상태에서 구성원에게 기대하는 모습을 정확하게 제시해 주어야 한다. 업무에 몰입하지 못하는 이유들에 대해 정서적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그런 행동 자체가 반복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분명하게 말해 주어야 한다. 대부분 커뮤니케이션에서 리더와 팀원 사이에 소통이 안 되거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경우는 이 두 가지 요소 중 하나가 결핍될 때 나타난다. 커뮤니케이션 안에 지지가 존재하지 않으면 구성원은 피드백을 수용하지 않는 방어 기제를 만들어낸다. 아무리 좋은 조언과 피드백이라 하더라도 방어 기제가 만들어지면 효과성은 제로(0)가 된다.

반대로 충분하게 지지하고 이해하는 대화가 나누어 지더라도 리더로서 명확한 요청을 하지 않으면 팀원은 변화하지 않고 정체된다. 감정적 공감이 중요하지만 팀원의 변화와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요청이 없다면 팀원은 자신의 실수나 개선점을 인식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공감이 때로는 팀원의 성장을 방해하는 파괴적 공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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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하는 조직에서 최선의 선택


리더의 리더십 성향에 따라 커뮤니케이션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어떤 리더에게는 구성원과 더 깊은 이야기를 하거나 상담하는 것이 팀원을 이끌 수 있는 탁월성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급성장하는 조직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적어도 조직의 리더로서 구성원의 성장과 목표 달성을 이룰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리더의 역할은 상담자는 아니다. 물론 방관자이거나 비난자가 되어서도 안된다.

급성장하는 조직에는 커뮤니케이션이 더 많이 필요하다. 조직의 상황과 방향도 자주 바뀌고 다양한 구성원이 계속해서 늘어나기 때문에, 조직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때문에 리더로서 마땅히 해야 하는 중요한 주제에 집중된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그것이 단 5분이라 할지라도 구성원 스스로 목표에 도전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 대화를 해야한다. 그것이 급성장하는 조직이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도록 만드는 리더의 가장 중요한 책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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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ㅣ김봉준 (bjkim@tanagement.net)
이 글을 쓰신 김봉준님은 이랜드그룹 인재개발팀장을 거쳐 리더스레더 브랜드 런칭 및 사업본부장을 경험했고, 현재 태니지먼트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있습니다. 강점검사 도구를 개발하여 강점기반의 조직문화 구축 컨설팅을 하고 있고, 리더십과 인재주의에 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발행일 2022.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