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마흔!

어쩌다 보니 마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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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어쩌다 보니> 시리즈의 2화입니다.


2022년 마흔이 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기대했던 마흔의 모습이 되어 만족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아쉬움을 가진 채 후회하고 있을까요. 어쩌다 보니 올해 '마흔'이 되어버린 다섯 명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2021년 12월 31일 밤 어디서 뭐 했어요? 기분이 어땠나요?

가족과 함께 카운트다운을 하며 1월 1일 해돋이를 보러 가기로 다짐하고 잠에 들었습니다. (막상 1월 1일은 모두 늦잠을 자서 일출을 보지 못했지만요…) 나이 앞자리가 ‘4’자로 바뀐다는 사실에 연말 내내 우울했는데, 막상 1월 1일 0시가 되니 희망차고 설레는 맘이 더 컸어요. 새로운 시작이구나, 무언가 다 잘 될 것 같은 환상이 생기면서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긍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찼습니다. 


마흔이 되면 어떤 사람이 될 거라 생각했고, 지금의 모습이 어느 정도 일치하나요?

구체적으로 그려왔던 마흔의 모습은 없지만, ‘조금 더 성숙한 인간이 되지 않을까’, ‘내면이 조금 더 단단해지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전혀! 아닌 거 같아요. ‘성숙한 인간은 마흔이 되어도 되기가 어렵구나’라는 것만 깨닫게 되었네요.


마흔으로 가장 걱정되는 것과 기대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본격적으로 노화의 시기에 접어든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건강과 주변 사람들의 안녕이 걱정됩니다. 대신 40대에 접어들면서 ‘나이에 점점 무던해지는 자세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점이 기대되는 점인것 같아요.


10년 전, 막 서른이 된 순간으로 돌아간다면 시작해보고 싶은 일(행동)이 있나요?

서른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독서도 많이 하고 재테크를 위한 저축을 열심히 하고 싶어요, 그리고 다짐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여러 가지 일이 아쉬운 것 같아요.(브런치에 글쓰기, 아이슬란드를 가보는 일 등) 그리고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때부터 좀 체력관리를 하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더 드는것 같네요.


나의 40대 가장 이루고 싶은 커리어 계획 있나요?

어느 순간부터 1월 1일에 새해 계획 세우는 일을 하지 않게 되었어요. 특히 올해부터요.(작심 3일을 거의 못 넘긴 이유로) 대신 하루하루 저에게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배우고, 읽고, 다짐한 것 들을 행동으로 옮기려고 합니다. 게으름도 좀 탈피하고요.


2021년 12월 31일 밤 어디서 뭐 했어요? 기분이 어땠나요?

최근에 북한산 자락, 차도 잘 안 다니는 조용한 동네로 이사를 해서 연말 분위기를 느끼지는 못했지만, 전날부터 이틀 휴가를 쓰고 와 집에서 오랜만에 푹 쉬면서 지냈습니다. 자정에는 와이프와 아이가 모두 잠들어서 집 쇼파에서 맥주 한 잔과 함께 티비를 보며 간접적이나마 1년이 지나가는 걸 느낀 거 같아요.


마흔이 되면 어떤 사람이 될 거라 생각했고, 지금의 모습이 어느 정도 일치하나요?

언제를 기준으로 생각했냐에 따라 다른데요. 10대에는 제가 과학자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20대에는 벤처기업 사장, 30대에는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후 변호사로 일하는 걸 기대했어요. 그런데 뭐 지금은 평범한 직장인이네요.(웃음)


마흔으로 가장 걱정되는 것과 기대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가장 걱정되는 것은 저와 가족의 건강입니다. 일단 아이가 아직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못하는데 혹여나 ‘제가 바깥 활동 중에 바이러스를 옮겨 오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되어서 집에 돌아가면 바로 샤워하고 매일 옷들을 소독하고 있어요. 그리고 주변 많은 분들이 40이 되면 갑자기 몸이 훅 간다는 조언을 해 주셔서 영양제를 좀 더 챙겨 먹고 있습니다. 사실 운동을 해야 하는데 말이죠.(웃음)


10년 전, 막 서른이 된 순간으로 돌아간다면 시작해보고 싶은 일(행동)이 있나요?

막 서른이 되어서 다시 무언가를 시작한다면, 회사에 들어가기 전 1-2년 만이라도 창업을 해서 제 사업을 해 보고 싶어요. 젊은 시절에 무모하다 싶을 정도의 도전을 못 해본 게 아직도 조금은 후회가 됩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 일단 안정을 찾게 되더라고요.(웃음)

그리고…일단 비트코인부터 좀 사두고, 테슬라에 주식 투자를 좀 하고, 영끌해서 집 하나 마련해두는…그런 소소한(?) 활동도 병행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웃음)


나의 40대 가장 이루고 싶은 커리어 계획 있나요?

일단 지금의 일과 역할에 충실하면서, 꼭 임원은 아니더라도 억대 연봉자 (성과급 제외) 가 되어보고 싶기는 합니다.(웃음) 굳이 커리어와 관련된 목표를 정한다면 해외 법인의 법인장 정도랄까요. 저는 해외에서 좀 더 경력을 쌓고 싶네요. 

아이 교육을 위해서도 좋지 않냐 물으신다면…네, 맞습니다. 제가 20살까지 해외 한번 못 나가보고 영어에 대한 울렁증도 아직 좀 있어서 제 아이에게는 조금 더 일찍 외국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네요.


2021년 12월 31일 밤 어디서 뭐 했어요? 기분이 어땠나요?

미국 애틀랜타 다운타운에 있는 한 호텔의 44층에 잠들어있었습니다. 마지막 30대의 밤은 반드시 화려하게 보내리라는 포부와는 달리, 침대에 앉은 채 졸다가 밖에서 들리는 자동차 경적과 사람들의 함성 소리에 깨서 창밖을 보니 도시 곳곳에서 폭죽 불꽃이 올라오고 있었고, 12시는 이미 지나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정확히 일 년 전 12월 31일에도 같은 애틀랜타의 같은 호텔에서 혼자 새해를 맞았던 것이 기억났습니다. 기분이 매우 묘했습니다. 지난 일 년이라는 시간이 삭제된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모든 건 그대로인데 나만 한 살을 더 먹은 건가 싶기도 하더군요. 저의 삼십 대와 준비되지 않은 이별을 당한 것 같았달까요.


마흔이 되면 어떤 사람이 될 거라 생각했고, 지금의 모습이 어느 정도 일치하나요?

딱히 어떤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서른이 됐을 때, 저는 단지 나이가 든다고 자동으로 현명해지는 것도 뭔가가 명확해지는 것도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다만, 유니폼을 입고 일할 때를 제외하면 저는 종종 철이 없고, 도전이나 모험을 즐기는 편인데요. 마흔쯤 되면 어느 정도는, 아주 조금은 성숙해지지 않았을까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마흔이 되고 보니 역시 별로 그렇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마흔으로 가장 걱정되는 것과 기대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제가 요즘 가장 걱정하는 것은 부모님과 주변 어른들의 건강입니다. 저만 나이가 들어가는 게 아니니까요. 직업 때문에 한국을 자주 떠나있으니, 가족들과 더 자주 시간을 갖기 위해 올해는 좀 더 부지런해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기대되는 것은 40대로서의 제가 경험하게 될 새로운 도전과 경험들입니다. 노인에게는 신발 끈 묶는 것도 스포츠라고,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것이 전에 비해 더 두려워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것 또한 지금이니 느껴볼 수 있은 스릴이라 여기고 즐겨볼 생각입니다.


10년 전, 막 서른이 된 순간으로 돌아간다면 시작해보고 싶은 일(행동)이 있나요?

만약에 그 즈음에 결혼을 해서 평범한 가장이 되었다면 내 인생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저는 서른에 파일럿이 되기로 결심했고, 안 그래도 단순 무식한 저에게 그때는 그것만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여사친(여자 사람 친구)들을 포함, 모든 인간관계를 정리하고 비행 훈련에만 몰두했었습니다. 다시 시간을 돌린다고 해도 결정에 달라질 것은 없겠습니다만, 내가 가지 않은 길이 가끔 궁금하기도 합니다.


나의 40대 가장 이루고 싶은 커리어 계획 있나요?

파일럿으로서는 당연히 안전운항입니다. 승객과 승무원들의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운항이라는 가치는 모든 파일럿에게 언제 어디서든 가장 우선하는 목표일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동안은 너무 나 자신을 위한 목표만을 바라보고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부족하지만 앞으로도 많이 배우고 노력할 생각입니다.


2021년 12월 31일 밤 어디서 뭐 했어요? 기분이 어땠나요?

식구들 모두 여행을 보내고(?) 아무도 없는 집에서 홀로 조촐하게 TV에서 하는 새해 카운트다운을 보며 봉지 과자와 함께 캔맥주 한 잔을 했습니다. 해가 바뀌거나 앞자리가 바뀌는 해라고 해서 사실 특별한 기분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길어진 코로나와 다시 강화된 생활 속 거리 두기 지침으로 연말인지도 모르고 12월을 보냈던 것 같아요.


마흔이 되면 어떤 사람이 될 거라 생각했고, 생각했던 것과 지금의 모습이 어느 정도 일치하나요?

학생 때도 그렇고 삼십 대에도 마흔이라고 하면 나이가 많은 아저씨, 아줌마로 생각을 했어요.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는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고 안정이 될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네요. 여전히 생각은 어리고 성숙되지 않은 느낌이어서 40이라는 숫자가 마음에 와닿지가 않아요. (개인적으로 20대 초반 군 입대 훈련소 입대 첫날도 생생히 기억나는데 마흔이라니 믿기지가 않습니다…)


마흔으로 가장 걱정되는 것과 기대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가장 걱정되는 것은 저와 제 주변 사람들의 건강입니다. 주변 친구들만 보더라도 하나 둘 병원 약을 챙겨 먹는 친구들도 생기고 부모님들도 예전과는 다르게 나이가 들어가시는 모습이 보이면서 다른 것보다 건강한 사십 대, 그리고 주변 사람들 모두 건강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가장 기대되는 것은 '삶의 올바른 방향성'입니다. 마흔이 되기 전까지는 앞만 보고 하루하루 전력 질주를 했다면 마흔부터는 전보다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중간중간 점검도 해 보고 차분히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아요. 


10년 전, 막 서른이 된 순간으로 돌아간다면 시작해보고 싶은 일(행동)이 있나요?

서른이라는 나이에 맞게 철 없이(?) 하고 싶은 것들을 최대한 많이 해보고 싶습니다. 여행, 구직, 연애, 게임, 운동 등 그 대상이 어떤 것이든지 말이죠. 사십을 맞이한 저에게도 해당되는 말일 수 있겠지만 서른이라는 나이는 돌아보니 아직 너무 어린 나이이고 한참 실패를 해야 하는 나이인데 경제적인 성공 한 가지에만 초점을 맞추고 서른을 맞이한 것 같아요.

조금 천천히 걸어도 되는 나이가 서른인 것 같은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경험이 많은 사람은 내공이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 무엇이든 많이 도전하세요!


나의 40대 가장 이루고 싶은 커리어 계획이 있나요?

올해로 14년 차 금융상품 영업이라는 업무를 하고 있는데요. 건강관리를 잘 해서 20년, 30년 오래도록 일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 것이 첫 번째 목표입니다. 그다음은 고객분들의 소중한 자산을 내 돈처럼 관리하자는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두 번째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전문가답게 고객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줄 수 있도록 꾸준한 공부도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무지한 것보다 위험한 것은 없는 것 같아요. 구체적인 숫자로 보여지는 목표, 계획도 물론 중요하지만 내 자신이 옳은 지식과 올바른 마음가짐으로 살아간다면 숫자, 위치로 보여지는 내 커리어 계획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2021년 12월 31일 밤 어디서 뭐 했어요? 기분이 어땠나요?

집에서 조촐하게 지인들과 홈파티를 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집에만 있다 보니 해가 바뀌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더라고요. 현재 거주 중인 베트남은 락다운으로 인해 활동 제약이 많아 더욱 집에만 있다 보니 2022년에는 한국도 가고, 외출도 자유롭게 하고, 여행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매우 컸습니다. 2년을 이렇게 보냈으니 새해에는 좋은 일만 가득할 것 같아요.


마흔이 되면 어떤 사람이 될 거라 생각했고, 생각했던 것과 지금의 모습이 어느 정도 일치하나요?

불혹이 될 줄 알았는데, 전혀요. 여전히 흔들리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다만 크고 작은 일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이 된 것 같아 ‘조금 어른에 가까워졌나?’라는 생각은 들어요. 어릴 때부터 나는 할머니가 되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와서 그런지 ‘여전히 나로 살고 있구나’ 싶습니다. 사람은 잘  안 변하지요.(웃음)

 
마흔으로 가장 걱정되는 것과 기대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걱정되는 것은 역시 건강이에요. 오장육부가 튼튼한 건강 체질이지만 주변 지인들, 부모님, 친지분들의 안부를 묻기가 무서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때문에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기대되는 것은 이제 더 많은 것을 해볼 수 있는 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뭔가 또래보다 항상 무게감과 책임감 있는 포지션을 수행하다 보니 ‘여성’이라는 점과 어린 나이가 종종 걸림돌이 되었는데 저도 이제 마흔이니 자신감 있게, 뻔뻔스럽게 뭔가 하고 싶네요.(웃음) 인생 장기전에 돌입했다는 기대감이 가장 크고, 완성을 추구하는 인격체가 되고 싶다는 철학적인 생각도 종종하게 됩니다. 이제서야 저라는 인간을 만들고 다듬고 있는 것 같아요. ‘정말…인생 끝이 없구나!’


10년 전, 막 서른이 된 순간으로 돌아간다면 시작해보고 싶은 일(행동)이 있나요?

저는 그 당시에 저 자신을 너무 채찍질하면서 살았던 것 같아요. 조그만 과업에도 혼자 나의 거름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의미 부여하며 열심히 했는데요. 그런 답답한 시간들이 쌓인 것이라 사실 돌아가고 싶진 않아요. 그래도 돌아간다면 여러 가지를 하기보다 완전 지금과 완전히 다른 커리어를 선택해서 채찍질을 해보고 싶긴 하네요.

 
나의 40대 가장 이루고 싶은 커리어 계획이 있나요?

일은 너무 힘들었지만 운 좋게 회사가 돌아가는 생리도 경험했고, 해외 셋업도 해봤고, 해외 법인장도 해봤고 너무 크지 않은 조직에 있었다 보니 많은 기회들이 주어졌던 것 같아요.

조직을 벗어난 이후에도 법인 셋업, 컨설팅 등으로 바쁘게 지냈고요. 현재는 원격근무를 하면서 지내는데요. 역시 내가 열정적인 일을 찾아 내가 주인인 일이 하고 싶어졌어요. 40대에는 의미 있는 일을 찾아 한 번 더 뭔가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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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