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나를 찾아보는 시간을 갖자! ⓒ 셔터스톡03/ 남이 주는 일 말고 나만의 프로젝트 만들기
갭이어 기간 동안 당신이 실컷 해야 하는 것은 '기존의 일'이 아니다. 이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당신은 기존 일을 하러 갭이어를 갖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목적은 다를 수 있지만, 회사에서 할 수 있는 일이었다면 그건 정말 회사에서 해도 되는 것이다. 그 일을 너무 사랑해서 홀로 서려고 했다면 나오자마자 그 일을 하는 회사를 차리면 될 일이다. 대신 이건 갭이어가 아니라 창업이다. 창업. 그치만 '갭이어'는 '방향성'을 찾는 실험이기 때문에 기존 일과 다른, 하고 싶던 일을 하면서 '자신의 일을 찾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옳다.내가 갭이어 동안 하고 싶던 일은 이러했다.1. 여러 콘텐츠 기획과 제작 프로젝트로 나만의 코어 콘텐츠 갖기
2. 크리에이터와 창작자로의 주제와 결을 찾기
3. 오랫동안 하고 싶은 업의 방향성을 찾기
4. 나의 비전과 미션을 새롭게 정의하고 30대에 집중해야 할 일을 찾기
위의 내용을 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습관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생각하고 얻은 인사이트를 미디어에 기록하는 것이다. 방대하게 늘어난 시간을 컨트롤하기 위해서, 나는 기록에 습관을 들이며 끊임없이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기 위해 여러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월마다 열리는 건강한 기록 체력을 기르는 프로그램 : 건강한 기록 체력을 키우는 뉴미디어 기록 클럽을 3달간 운영했다. 평일간 단 하루도 빠짐없이 미디어에 자신이 하루에 얻은 영감, 아이디어, 인사이트를 기록하고 나누는 모임이다. 이곳에는 카피라이터, 에디터, 마케터, 제작자, PD, 프리워커, 학생 등 다양한 사람들이 동일한 관심사를 갖고 들어와 자신의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모임이었다. 20여명의 사람들의 기록을 보며, 나에게도 동기부여가 되었고, 이들은 나의 든든한 동료가 되어주었다.* 매주 금요일 찾아가는 에세이 뉴스레터 <앤가은 일과집> : 이 프로젝트는 내가 집에서 일하고 일과를 보내는 순간들을 담은 나의 짧은 에세이집이다. 매주 한 편씩 보내드리는 조건으로 나는 구독료 대신에 독자들에게 답장 한 번을 받기로 했는데, 예상보다 더 많은 구독자가 모였고, 이들에게 나의 고민을 문제를 진솔하게 털어놓는 과정에서 나는 해결하지 못했던 숙제들이 하나 둘 해결되었다. 금요일마다 발송 버튼을 누르기 전 얼굴이 퉁퉁 부을 정도로 눈물을 흘렸다. 답장이 띠링띠링 도착할 때마다 나를 응원하고 공감해주고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봐주는 독자들 덕분에 나는 많은 것을 치유할 수 있었다. 이 과정을 통해 '아 나는 이렇게 나의 창작물로 사람과 소통하고, 연대하는 일을 하고 싶구나' 하는 나의 큰 방향성도 깨달을 수 있었다. * 홈오피스 1.zip 만들기 : 자신만의 키워드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갭이어를 통해 추가로 얻은 키워드들은 '일과 집, 홈오피스, 루틴, 비노트'이라고 볼 수 있다. 홀로 일하기 위해서는 작업실이 필요했고, 홈오피스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집으로 이사를 택했다. 일의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콘텐츠에 대한 영감과 자극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집을 꾸미면서, 나의 취향과 새로운 공간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어쩌다 보니 오늘의 집 메인에도 소개가 되면서 관련 브랜드들과 협업과 콜라보, 협찬과 브랜디드 콘텐츠를 많이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이곳에서 나는 외주 일, 내 창작과 영상, 방향성을 확립하며 책도 읽고, 반려견 응구와도 많이 놀며 쉴 수 있었다.그 외에도 여러 유튜브 프로그램, 제작 관련 프로젝트를 월마다 꾸준히 벌리며 이 일이 왜 좋은지, 이 일은 왜 버겁고 힘들었는지, 어떤 포인트가 좋았는지, 이걸 통해 어떤 걸 이루어가고 싶은지를 끊임없이 질문했다.04/ 업무와 창작 사색과 쉼의 루틴 정하기
그치만 나에게 기한을 정해두니 여러 일을 경험하려고 일을 벌리다 망한 것도 많았다. 일도 중요하고, 창작도 중요하지만. 이 기간에는 이후에 집중할 일에 대한 추진력을 얻기 위한 힘을 길러야 하기 때문에 풍부한 휴식을 놓치면 안 된다.나에게 맞는 루틴을 찾느라 고생했는데, 다행히도 나에게는 응구라는 실외배변견이 있었고. 오전마다 응구와 산책을 나가며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었다. 시간을 관리하기 위해서 나는 나의 시간을 기록했고, 기록을 하면서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시간대와 떨어지는 시간대를 보고 쉬었다. 나는 아침 7시에는 일어나 씻고, 아침을 먹고, 산책을 하고 나면, 오전에는 해야 할 일들을 최대한 빠르게 처리하려고 노력했다. 오후 3시쯤 그날 하려던 일을 마무리 짓고 나면 가까운 동네에 있는 작가님 집에 놀러 간다던가, 성수동으로 투어를 간다던가, 새로 생긴 팝업 스토어 전시나,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곳들을 뺀질나게 찾아다녔던 것 같다. 프리의 장점은 낮에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이니까. 이 기간엔 꼭 이걸 놓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 프리랜서들은 밤낮으로 일하기 바쁘다. 명심해야 한다. 낮에 한가롭게 다닐 여유 같은 게 잘 없다. 나는 체험형 인턴 같은 것이 있었으니 조금은 더 여유가 있었다고 봐도 좋다. 나만의 루틴을 갖고 나서부터는 쉼에 대해서 죄책감을 갖지 않기로 했다.
일이 없다면 편히 쉬어라. 놀아라. 제발 놀아라. 그 시간도 일을 위해 나를 준비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잘 자고, 잘 먹고,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를 끼고 살면서 원 없이 콘텐츠도 다 봤다. 새로 나온 책들도 일부로 서점에 가서 여유롭게 보고, 산책을 갔다가, 좋은 곳들을 돌아다니며 행복한 에너지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
8개월쯤 이러고 나면 몰입해서 하고 싶은 일들이 떠오른다. 영영 안 생길 줄 알았는데 정말 생기더라. 그러니 부디 잘 쉬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