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트리를 꾸며줘!'에 250만 명이 열광한 이유

'내 트리를 꾸며줘!'에 250만 명이 열광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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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트렌드가 된 사이드 프로젝트> 시리즈의 3화입니다.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은 마음을 담은 롤링 페이퍼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할 때 어떤 걸 가장 고민하시나요? 아마 ‘이걸 받으면 좋아할까’와 같은 고민일 겁니다. 산타파이브는 상대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을 온라인 롤링 페이퍼에 담기로 했어요. 상대의 트리를 꾸밀 장식을 고르고 온라인 메시지를 작성하면 상대방이 크리스마스에 확인할 수 있도록요. 마치 선물처럼 말이죠. 

▶ 온라인 롤링 페이퍼 서비스 ‘내 트리를 꾸며줘!’ 


ⓒ 내 트리를 꾸며줘!

 

Q. 예찬 님께서 직접 팀원을 섭외하셨다고요. 어떤 이유로 팀을 만드신 건가요? 

이예찬 기존에 만들었던 ‘빼빼로 선물하기 서비스’를 발전시키고 싶었어요. 이 서비스의 경우 지인에게 빼빼로를 포장해 선물한다는 콘셉트인데요. 선물하는 사람이 포장지를 고르며 원하는 스타일대로 꾸밀 수 있어요. 보통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할 때면 그냥 주는 게 아니라 상대방을 생각하면서 포장지를 고르고 꾸미잖아요. 상대방을 생각하는 그 따뜻한 마음을 온라인에서도 이어질 수 있게 만든 거예요. 마침 크리스마스 시즌도 다가오고 하니 기존 프로젝트를 발전시켜 크리스마스 버전으로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빼빼로 선물하기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포장의 빼빼로를 선물 받은 모습 ⓒ 이예찬  

 

Q. 회사에 다니며 사이드 프로젝트를 한다는 게 쉽지 않았을 거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찬 님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하신 이유가 있나요? 

김다현 ‘빼빼로 선물하기 서비스’를 사용해 봤기에 '내 트리를 꾸며줘!' 또한 어떻게 구현될지 상상이 되니까 자신 있게 합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갈증도 있었고요.  

김예인 평소 편지 쓰는 걸 좋아해 기념일이면 친구들에게 편지를 써주는데, 직접 작성하다 보니 많은 분께 드리기 어려웠어요. 그런데 '내 트리를 꾸며줘!'의 경우 온라인 롤링 페이퍼 콘셉트이다 보니 많은 분께 편지를 보낼 수 있겠더라고요. 따뜻한 메시지를 선물한다는 게 마음에 들어 참여했어요. 

강현우 예찬 님과 같은 회사에 다니며 '내 트리를 꾸며줘!' 프로젝트 진행 과정을 보게 되었는데, 오픈하자마자 반응이 좋아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어요. 그래서 도움을 드려도 되는지 조심스럽게 여쭤봤고 허락을 받아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만난 산타파이브



Q. '내 트리를 꾸며줘!'를 많은 분이 사용하실 거란 예상을 하셨나요? 

김다현 바쁘고 힘들어서 미래를 예상할 여유가 없었어요.(웃음) 오픈 전까지 마무리가 되지 않아  퇴근하고 새벽까지 작업을 했거든요. 그래도 친구와 주변 지인에게 소개하면 천 명은 써주지 않을까란 생각을 막연히 하긴 했네요. 그런데 첫날부터 20만 명이 훌쩍 넘는 분들이 가입해 주셔서 정말 놀랐답니다. 

김예인 맞아요. 저희끼리 SNS 채널에 홍보한 게 다였거든요. 누군가에게 편지를 써주고 선물하는 서비스인만큼 상호작용을 하며 바이럴 될 요소가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많은 분께 닿게 될 줄은 예상 못 했어요. 


누적 250만 명의 가입자와 3,600만 건의 메시지가 쌓인 모습 ⓒ 산타파이브



랜선 산타와 루돌프, 내 트리를 꾸며줘! 


Z세대 사이에서 언제부턴가 꾸미기가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폰꾸(폰 꾸미기)는 물론이고 이제 위꾸(위장 꾸미기=맛있는 걸 먹었다는 표현)라는 단어가 나왔을 정도니까요. 어느샌가 당연해져버린 비대면 일상 속 온라인 롤링페이퍼로 친구의 트리를 꾸며준다는 기획은 요즘 트렌드를 완벽히 관통하는 트렌디함 그 자체였죠.

 
Q. 2022년 1월 1일 기준 250만 명의 가입자와 3,600만 건의 메시지가 작성됐어요. '내 트리를 꾸며줘!'가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예찬 크리스마스 하면 선물이 떠오르지 않나요? 크리스마스에 롤링 페이퍼를 선물처럼 준다는 콘셉트가 잘 통했던 거 같아요. 게다가 받을 상대를 생각하며 카드 디자인을 고르고 꾸미는 과정에서 정성도 담기고요. 그리고 크리스마스라는 특수성도 무시 못 하는 거 같아요. 배포 5일 전이었던 12월 20일은 거리에 캐럴도 퍼지고 크리스마스 트리가 전시되며 축제 분위기가 조성됐어요. 서비스가 많이 퍼져나갈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죠. 

김예인 보통 흥미로운 서비스를 발견하면 ‘이거 봐봐’ 혹은 ‘이거 할래?’라며 공유에서 그쳐요. 그런데 '내 트리를 꾸며줘!'는 다른 서비스와 다르게 ‘나 이것 좀 해줘!’라고 요구하는 반응이 많더라고요.(웃음) 본인의 트리를 많이 꾸미려면 다양한 사람의 편지를 받아야만 하니까요. 편지를 서로 주고받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신 것 같아요. 


'내 트리를 꾸며줘!'의 공식 트위터 계정 ⓒ 산타파이브



Q. '내 트리를 꾸며줘!'의 공식 채널로 트위터를 선택했어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이 아닌 트위터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김다현 '내 트리를 꾸며줘!'에 어떤 채널이 가장 효과적일까 고민해 봤는데 결론은 트위터였어요. 다수가 트위터 유저라 익숙한 채널이기도 했고요.(웃음) 트위터는 유저의 솔직한 반응을 모으기에 최적화된 SNS라 생각해요. '나를 위한 트렌드' '대한민국에서 트렌드 중'처럼 목적에 맞는 트렌드를 보여주고, 검색하기도 쉬워 바이럴 과정을 확인할 수도 있고요. 그리고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의 경우 이미지 한 장에 쏟는 리소스가 큰데요. 트위터는 텍스트 한 줄로도 빠르게 소개해 나갈 수 있는 채널이라 적합했어요. 그러나 트위터가 인스타그램만큼 대중화된 채널은 아니기에 어느 정도 소개한 뒤부터는 인스타그램을 활용해 홍보했습니다. 


트리를 꾸밀 장식 선택부터 디테일까지 취향껏 골라 메시지를 작성할 수 있다. ⓒ 내 트리를 꾸며줘!

 

유명해진다는 건 책임질 게 늘어난다는 것


내가 만든 프로젝트가 유명해진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을 겁니다. 서비스가 유명해진다는 건 책임져야 할 일들도 늘어난다는 거니까요. 크리스마스 날 3,600만 건의 메시지를 배달한 산타파이브는 어떤 어려움을 겪었을까요? 그리고 어떤 성장을 했을까요.


Q. 사이드 프로젝트 경험이 있는 분들도 계시지만 팀을 꾸려 진행한 건 모두 처음이라고 알고 있어요. 아무래도 처음인 만큼 어려움도 컸을 것 같은데요.  

강현우 개인적인 프로젝트를 하며 겪었던 문제들과 차원이 다르더라고요. 초반에는 성능 이슈나 레어한 버그들로 당황하기도 했어요. 혼자 했으면 고려하지 않았을 법한 부분들인데 출시한 서비스라 해결하기 위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급격히 증가하는 동시 접속자로 인해 트래픽이 몰렸다. ⓒ 산타파이브 



김예인 20일 날 마주한 트래픽이 예상보다 커서 서버 유지 비용이 걱정됐어요.* 시간당 몇 만 원씩 오르고 있었거든요. 빨리 광고를 받아 게시해야만 했는데 마케팅 팀원이 없어 모두 예민해지고 고민이 컸죠. 그때 단원 님께서 크리스마스는 아직 안 됐지만 우리끼리 롤링 페이퍼 써보는 건 어떠냐고 제안해 주셨어요. 함께한 날들을 돌아보며 칭찬하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다시 힘을 내 보았죠. 

*20일 가입자 347명, 21일 가입자 20만 명

 
김다현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외부 커뮤니케이션이나 계약서 검토 및 작성, 광고 설치 등 처음으로 한 일이 많았어요. 일 자체가 힘들다기보다는 서버 비용이나 이슈를 해결하지 못하면 재정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혹시나 팀원이 다칠까 걱정을 많이 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잘 모르지만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광고 단가표도 만들어보고, 도움도 요청하면서 해결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컨택하는 업체가 점차 늘어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팀 내에서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더라고요. 계약서도 써야 하고 비용도 오고 가는 중요한 문제라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외부 전문가를 데려오려 수소문하고, SNS 채널을 훑어가며 DM을 드리고 조언을 구했죠. 

 
Q. 사이드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원티드 독자분들께 도움이 될만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김다현 일단 해보는 게 중요해요. 그러려면 생각과 실천의 간극을 최대한 줄여야 합니다. 주변 소리에 휘둘리지 말고 프로젝트를 하면서 본인이 좋아하는 일과 관심 있는 일을 끊임없이 찾고 몰입하세요. 생각보다 첫 프로젝트를 완성할 때 많은 기능과 기술이 필요하지 않아요. 그런데 우리는 항상 부족한 걸 찾아 덧붙이려고 하지 덜어내려 노력하진 않죠. 완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해 보세요. 그리고 하나씩 덜어내 보세요. 

이예찬 ‘Done is better than Perfect’라는 말이 있죠. 오픈했을 때 저희도 완벽히 완성된 상황은 아니었어요. 그래도 결국 크리스마스에 메시지를 보낼 수 있도록 서비스를 오픈하는데 성공했죠. 그러니 공개할 수 있을 정도의 완성만 하고 공개해 버리세요.

김예인 서비스를 처음부터 기획하고 배포하여 운영하는 경험은 흔치 않아요. 디자이너 혼자 작업하면 배포를 못하고 그림이나 기획안까지만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혼자서 하다 보면 마무리를 짓기가 어려운데 팀으로 작업하면 약간의 강제성이 주어져 혼자보다 결과물을 만들기가 수월하고요. 

강현우 저처럼 주니어 개발자에게 조언을 드린다면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여러분들의 실력은 생각하신 것 이상이라고요. 저도 처음에는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도움이 될 수 있을까’하고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도전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본인을 믿고 한번 뽐내 보세요. 


Q. 2022년에도 온라인 산타가 찾아올 예정인가요? 

김예인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찾아가려고 해요. 진짜 산타클로스처럼요.(웃음) MVP*가 아닌 개선된 서비스로 찾아가려 유저의 피드백을 정리하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최소한의 기능을 구현한 제품을 말합니다.


ⓒ 셔터스톡



Q. 올해 크리스마스 때 받고 싶은 선물이 있다면요?

김다현 최근 보컬 레슨을 받기 시작했어요. 음악을 워낙 좋아해 본격적으로 공부해 보고 싶었거든요. 공부하다 보니 장비 욕심도 나기 시작해서 건반이나 스피커 같은 녹음 장비를 받아보고 싶어요.

이예찬 카카오톡 상태 메시지가 ‘예찬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예요.(웃음) 그게 작년 크리스마스에 이뤄진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올해 크리스마스에도 상상한 일들이 이뤄지면 좋겠어요. 

김예인 작년 크리스마스 선물은 '내 트리를 꾸며줘!'였어요. 많은 분이 사랑해 주신 서비스라 너무 행복했지만, ‘조금 더 잘할걸’ ‘더 잘할 수 있었는데’ 같은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올해는 산타에게 팁을 얻어 더 만족스러운 '내 트리를 꾸며줘!'로 돌아오고 싶습니다. 

강현우 올해 말에 나올 최고 사양 맥북 프로 16인치를 받고 싶어요.(일동 웃음) 그리고 산타클로스가 코로나 없이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 주시면 좋겠네요.



▶ <트렌드가 된 사이드 프로젝트> 시리즈 보러 가기



CREDIT


김한나ㅣ원티드 콘텐츠 에디터



발행일 2022.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