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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다니엘 핑크(Daniel Pink)는 동기부여를 운영체계에 비유한다. 동기부여 1.0은 인간 초기시대의 동기다. 인간은 생존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 동기는 다른 동물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인간이 진화하고 그보다 복잡한 사회를 구성하면서 동기부여 1.0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었다. 새롭게 개선된 동기부여 운영 체계의 핵심에는 인간이 생물학적 충동의 총합 이상의 존재라는 수정 가설이 자리 잡고 있다. 인간은 보상(당근)을 추구하고 처벌(채찍)은 피하려는 욕구를 갖고 있다는 점이었다. 실제 당근과 채찍으로 상징되는 외적 동기부여 프레임은 지난 19~20세기의 드라마틱한 성장을 이끌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방식이기도 하다.
거대한 기업에서 보통 노동자는 복잡한 기계의 부품과 마찬가지 취급을 받는다. 노동자가 정확한 시간에 정확한 방법으로 정확하게 일하면 기계는 제대로 돌아갈 것이다. 이를 위해선 정교한 룰을 정해 노동자가 이를 지키면 보상해 주고 하지 말라는 행동을 하면 처벌하면 된다. 그러면 사람들은 외적 동기에 이성적으로 반응하고, 인간과 체계는 모두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동기부여 2.0에 담겨 있다. 이 체계는 사실 지금까지 그런 세계를 살던 사회 구성원 거의 모두에게 매우 익숙한 방식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외의 다른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잘 인식하지 못하곤 한다.
1949년, 심리학 교수 해리 할로우(Harry Frederick Harlow)는 붉은털 원숭이 여덟 마리로 학습 능력에 관한 실험을 했다. 연구자들은 간단한 기계장치 퍼즐을 고안했다. 사람들에게는 꽤 간단했지만 실험실 원숭이가 풀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과제였다. 연구자들은 원숭이 우리 안에 퍼즐을 넣고 원숭이들의 반응을 주시하는 한편 2주일 간의 실험기간이 끝난 후에 원숭이의 문제 해결력을 측정해 보기로 했다. 그런데 퍼즐을 넣고 나서 예상치 않은 상황이 벌어졌다. 외부 자극이 전혀 없고 연구자들이 퍼즐을 풀라고 하지 않았는데도 원숭이들이 집중력, 결단력, 흥미를 보이며 퍼즐을 가지고 놀기 시작한 것이다. 실험 13,14일차 영장류는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1분 이내 퍼즐을 해결하는 비율이 3분의 2나 되었다. 이는 기존 과학자들이 동기에 관해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정설, 즉 생물학적 욕구와 외부 환경이 제공해 주는 보상과 처벌에 의한 욕구가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다. 내재적 동기부여, 동기 3.0이 발견된 것이다.
20여년 후 심리학자 에드워드 데시(Edward Deci)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퍼즐 실험을 통해 돈이 어떤 행위에 대한 외적 보상으로 사용될 경우 사람들은 그 행위에 대한 내재적인 관심을 잃는 현상을 밝혔다. 그는 “인간에게는 자신의 능력을 확장하고 수행하며 탐구하고 배우려는 타고난 성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할로우의 제자 아브라함 매슬로우(Abraham Harold Maslow)는 인간의 동기, 욕구를 좀 더 단계적으로 구분해 제시했다.
내재적 동기부여에 대한 연구는 매우 오래 전 연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학에서는 변방 취급을 받아왔다. 20세기 후반까지 세계를 장악하고 있던 주류 고전 학문, 철학 체계, 그리고 상대적으로 예측 가능했던 사회 환경 분위기, 실험 한계 등이 그 원인이었다. 그러나 한 켠에서 인간의 동기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지속되었다. 시간이 흐르며 연구자들은 외재동기와 내재동기 간의 관계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사실들을 밝혀냈다. 듀크대학 행동경제학 교수인 댄 애리얼리(Dan Ariely)는 금전적 인센티브가 단순하고 기계적인 업무에 대해서는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지만, 복합적인 사고를 요하는 문제해결과 같은 업무에 대해서는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것을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