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고객 접점에 최적화된 '쿠팡' 글쓰기

다양한 고객 접점에 최적화된 '쿠팡'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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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쿠팡 X 원티드> 시리즈의 2화입니다. 


고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파악하려면 고객이 겪는 문제와 원인을 파악하는 ‘문제 정의’ 과정이 필수다. 문제 정의란 고객이 겪고 있는 상황을 분석해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정의하는 과정이다. UX 라이팅에 앞서 문제 정의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그에 맞는 솔루션을 도출할 수 있다.


프로덕트 안에서 글쓰기, UX Writing


사례) ‘알림 받기’ 유도 팝업 메시지 (Opt-in Pop-up Message)

실제 쿠팡 사례를 살펴보자. 쿠팡 앱 화면에 최초로 진입하면 ‘앱푸시 수신 여부’를 묻는 팝업이 노출된다. 기존 팝업에는 단순히 앱푸시에서 무슨 정보가 제공되는지 나열되어 있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더 많은 고객이 앱푸시를 받아볼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했다. 콘텐츠 전략가는 ‘고객이 앱푸시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을 강조하면서, 공급자 입장의 표현을 고객 입장에 가깝게 고쳐 썼다. 이미지도 메시지와 어울리는 일러스트로 교체했다. 테스트 결과 ‘알림 받기’ 버튼 클릭률이 50% 이상 높아졌다.

A) 개선 전, B) 개선 후 ⓒ 쿠팡


로켓프레시는 쿠팡의 유료 멤버십인 쿠팡와우 회원에게 제공되는 혜택 중 하나로 신선식품을 당일 또는 다음날 새벽에 배송해 주는 서비스다. 처음엔 로켓프레시 상품 화면에 ‘로켓프레시 무료 체험하기’ 버튼 문구가 노출되어 있었다. 로켓프레시를 이용하려면 멤버십에 가입해야 하고, 가입하면 첫 30일 동안 무료로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체험 혜택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다. 하지만 쿠팡와우 가입률과 로켓프레시 구매율이 높아질 거란 예상과는 달리, 많은 고객이 버튼을 누르지 않고 페이지를 이탈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깊이 파고들어보니 '고객이 로켓프레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의 원인이었다.

콘텐츠 전략가는 로켓프레시가 어떤 서비스인지 알려 주면서, 쿠팡와우 가입 시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직관적으로 드러나도록 버튼 문구를 ‘신선식품 새벽배송 받기’로 변경해 실험에 나섰다. 그 결과, 와우 가입률이 이전 대비 무려 20% 이상 상승했다. 고객 경험에 충실한 UX 라이팅이 비즈니스에 기여하는 바를 수치로 증명한 것이다.  단순히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데서 카피라이팅과는 접근법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다.


사례) 로켓배송 상품 상세 화면 속 ‘쿠팡와우 멤버십’ 가입 유도 메시지

복잡한 문제 상황에서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기 위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Why’를 던져야 한다. 고객이 5,000원짜리 로켓배송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았지만 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가정해 보자. 로켓배송 상품은 19,800원 이상부터 주문 가능하다. 19,800원 미만 상품을 구매하려면 쿠팡와우 멤버십에 가입해야 한다. 그렇다면 주문하지 못하는 상황은 두 가지로 좁혀진다.

1) 고객이 쿠팡 멤버십 서비스 ‘쿠팡와우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았다.
2) 로켓배송 상품을 19,800원 이상 담지 않았다. 

두 가지 상황에서 아래 이미지와 같이 ‘Why’를 던지며 문제를 파고들면 근본 원인을 발견할 수 있다.

‘5Whys’ 방법론을 활용한 문제 분석 ⓒ 쿠팡


1) 장바구니에 오기 전까지 멤버십 혜택을 안내받지 못했다.
2) 장바구니에 오기 전까지 구매 조건을 안내받지 못했다.

문제의 근본 원인이 좁혀진 뒤에는 문제의 중요도와 비즈니스 임팩트에 따라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한다. ‘장바구니에 오기 전까지 멤버십 혜택을 받지 못했다’는 원인을 먼저 해결하기로 했다면, 솔루션을 만들기 전에 문제 상황과 원인, 가설, 염두 해야 할 사항을 정리한다. 여기까지가 바로 문제 정의 과정인 것이다.


문제가 잘 정의되고 나면, 솔루션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고객에게 쿠팡와우 멤버십 혜택을 인지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고객의 상황에서 필요한 정보를 정리하고 중요한 우선순위에 따라 배치해 솎아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장바구니에 가기 전, 어느 단계에서 메시지를 노출해 정보를 전달할 것인지, 고객에게 필요한 정보는 무엇인지 정리하고 나서, 우선순위에 따라 배치했을 때 정보 유형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 많은 정보를 한 화면에 모두 담을 수 없으므로, 고객의 인지 단계에 따라 정보를 분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1, 2번은 상품을 구매하는 데 필요한 정보, 3~5번은 쿠팡와우 멤버십 가입에 필요한 정보다. 고객에게 멤버십 가입에 앞서 멤버십 혜택부터 인지시키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1, 2번의 정보만을 추려 메시지에 활용할 수 있다. 

이렇게 메시지에 필요한 정보를 추렸다면, 초안을 작성한 뒤 메시지를 다듬어 전달력을 높인다. 앞서 추린 정보를 바탕으로 쿠팡에서 정해놓은 상황에 맞는 말투에 따라 초안을 쭉 작성한 뒤, 핵심 키워드를 살려 간결하게 다듬는다. 고객의 상황에 몰입해서 표현을 바꿔보기도 한다. '19,800원 채우기 힘드셨죠?'라는 메시지에 고객은 한층 더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객이 메시지를 이해하는 데 문제가 없는지 UT(Usability Testing)를 통해 확인한 후, 최종 메시지를 가지고 A/B 테스트로 솔루션을 검증해 나간다. 


콘텐츠 전략가는 고객 경험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비즈니스 목표에 따른 고객 문제 해결을 위해 프로덕트 디자이너, PO, 리서처와 긴밀하게 협업하며 프로덕트 안에서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있다. A/B 테스트로 성과를 검증한 뒤에도 Winner Case를 모아 왜, 어떻게 고객 경험을 개선할 수 있었는지 분석하며 러닝 포인트를 얻는다. 이렇게 도출된 글쓰기 방법, 용어, 효과적인 표현으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새로 세우거나, 이전에 세운 전략을 보완한다. 글쓰기 기본 원칙, 상황별 글쓰기 가이드, 용어집 등은 이런 케이스들이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전략가가 제작한 모든 가이드는 쿠팡 임직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배포하고 있다. 디자이너, PO, 리서처 등 고객 경험을 만드는 담당자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모든 임직원들이 동일한 기준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가이드 관련 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콘텐츠 전략가는 문제 정의를 통해 솔루션을 제안하는 것 외에도 여러 프로젝트를 아우르는 거시적인 관점과 체계적인 사고로 글쓰기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여러 팀에 적용시킬 수 있어야 한다.


프로덕트 바깥에서 다양한 고객 접점에 최적화된 글쓰기


콘텐츠 전략가는 프로덕트 외에도 다양한 고객 접점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연구하며 각 접점마다 가장 적절한 전략을 찾아 고객과 소통한다. 프로덕트 안팎의 고객 경험을 모두 고려한 '콘텐츠 전략'을 주관하는 셈이다. 프로덕트 바깥에서도 쿠팡의 쉽고, 믿음직스럽고, 명확한 목소리를 유지하면서 고객 접점에 따라 다른 말투로 접근해야 한다.

쿠팡, 쿠팡플레이, 쿠팡이츠와 같은 패밀리 서비스가 생겨나고 기업이 성장해 나갈수록, 고객이 접하는 채널 또한 늘어나기 때문에 콘텐츠의 유형도 점점 다양해진다. 지속적으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더 많은 전문 인력을 채용해야 하는데, 콘텐츠 전략가는 이 과정에서도 쿠팡의 쉽고, 믿음직스럽고, 명확한 목소리를 활용해 채용 문제를 해결하는 콘텐츠를 기획한다. 프로덕트 안에서 UX 리서치를 하듯 프로덕트 바깥에서도 문제를 명확하게 정의하기 위해 업계의 동향을 살피며 잠재적 후보자와 팀 리더, 리쿠르터를 인터뷰하기도 한다. 또 후보자 외에도 잠재 고객, 즉 기업의 비전을 궁금해하는 IT 업계 전문가를 대상으로 쿠팡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한다. 이러한 고객 접점에서도 콘텐츠 전략가는 해당 직종 사람들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톤앤매너를 구사하며 그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테크 조직의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쿠팡 테크 컨퍼런스 'Reveal'의 브랜드 카피를 작성하거나, 기업의 채용 사이트를 기획하고 그 안에 필요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식이다.


대표적으로는 브런치 '쿠팡디자인' 채널을 담당하고 있다. 쿠팡 UX 팀 지원자와 잠재적 후보자가 겪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만들어진 채널이다. 지난 해 쿠팡이츠에서 시니어 프로덕트 디자이너를 채용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 이때에도 프로덕트와 마찬가지로 후보자들이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부터 들여다봤다. '외부 시니어 디자이너들은 왜 쿠팡이츠 UX 팀에 지원하지 않을까'와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 크게 두 가지 문제를 발견할 수 있었다.

1) 현재 회사에 만족해 이직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2) 쿠팡이츠에 대한 정보/신뢰가 부족하다.

앞선 문제는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에, 두 번째 문제 상황에 초점을 맞춰 외부 디자이너와 쿠팡 리쿠르터, 이츠 UX 팀 매니저를 인터뷰하며 구체적인 원인을 더 파악해 나갔다.


문제의 근본 원인을 정리한 뒤에는 가설과 솔루션을 세워 후보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방법을 모색했다. 보도자료, 웨비나, 온∙오프라인 이벤트 등 여러 형식 중 '아티클'을 활용해 쿠팡이츠의 능동적인 조직 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담기로 했다. 쿠팡이츠 UX 팀의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를 소개한 '쿠팡이츠 디자이너' 아티클은 이와 같이 문제 정의에서 시작해 명확한 타깃과 가설, 솔루션을 전략적으로 기획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콘텐츠 전략가는 브런치 아티클 외에도 온라인 사이트, 온∙오프라인 이벤트, 콘퍼런스, 온라인 광고 캠페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며 UX 팀의 채용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이 밖에도 콘텐츠 전략가는 내부 구성원의 커뮤니케이션을 돕기 위해 인터널 브랜딩 목적의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한다. 소속감을 높여주는 웰컴키트, UX 팀 신규입사자들의 적응을 돕는 온보딩 가이드, 쿠팡 용어집이 대표적인 사례다. 

서비스에 대한 고객 경험은 프로덕트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고객 접점에 걸쳐 완성된다. 그래서 콘텐츠 전략가는 서로 다른 고객의 관점을 이해하고 프로덕트 UX 라이팅부터 장문의 아티클까지,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를 기획할 수 있어야 한다. 프로덕트 안팎의 다양한 고객 접점에서 쿠팡의 콘텐츠 전략가가 추구하는 끝그림은 결국, 더 나은 고객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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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ㅣ쿠팡 UX 콘텐츠 전략가

기획ㅣ박효린 에디터



발행일 2022.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