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3년 차인데, 오늘부터 제가 리더라고요?

입사 3년 차인데, 오늘부터 제가 리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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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스타트업에서 일하기> 시리즈의 6화입니다. 


어느덧 대기업에서 스타트업 씬으로 들어와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속도로 실행과 피봇(Pivot)을 일삼는 수많은 문제 찾기 전문가와 문제 해결주의자 그리고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하는 목적주의자와 함께 생활한지 4년 차가 되었습니다. 이 시간 동안 스타트업 사람들이 어떻게 성장하는가에 대해 많이 경험할 수 있었다고 할까요?

ⓒ 셔터스톡


스타트업의 흔한 리더십 이슈


스타트업 사람들이 성장하기 위해 가지고 있는 생각과 행동을 크게 3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1)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계획하고, 실행하면 나를 넘어서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
2) 기존에 내가 계획한 것이 실행 과정에서 변화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실패다
3) 30~40% 정도 준비가 되었는데 실행하지 않는다면 타이밍을 놓친 것이다

이 3가지 깨달음을 행동으로 옮기는 스타트업 실무자는 ‘내 생각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동료들과의 수많은 토론과 논쟁,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모은 새로운 방법’을 찾습니다. 그래서 리더들은 ‘어떻게 하면 서로가 심리적 안전감을 가지고 생각을 솔직하게 공유할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하게 되죠. 

또 하나 ‘달성하기 어려운 극단적 목표를 설정하고, 기존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을 찾아서 도전할 수밖에 없는 성과 관리 프로세스’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이 높은 목표는 기존 방식으로 아무리 열심히 해봤자 달성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애초부터 새로운 방식을 찾는 것에 시간을 투자하게 되거든요. 내부에서는 툭 까놓고 토론을 하기도 하고, 외부 전문가나 이미 성공한 회사들을 찾아다니며 질문하고 공부하는 것이 기본이고, 서로가 가진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며 성장하려고 일하는 시간만큼 더 노력을 합니다. 정말 성장이라는 단어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이 문제 때문에 스타트업의 속도와 변화가 갑작스럽게 멈추게 되는데 문제의 원인을 들여다보면 스타트업만이 가지고 있는 ‘성장 문화’를 실행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이슈가 생길 때이더라고요. 그리고 그 상황에서 빠지지 않는 원인이 바로 ‘리더십 이슈’입니다.


스타트업 리더들이 겪는 삼중고


스타트업은 스타트업만의 독특한 특징이 있습니다. 인원이 적고, 나이는 젊고, 경험과 전문 지식은 부족하고, 시간과 리소스는 부족한데 실행하고 결과는 생존을 위해 반드시 만들어 내야 하죠. 

대기업이나 조금이라도 조직이 체계화되어 있는 기업에는 지원 조직과 전문가가 주변에 포진해 있을 뿐 아니라, 팀장과 본부장 등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갖춘 리더가 존재합니다. 반면에 스타트업에는 그런 사람들이 현저하게 부족합니다. 그래서 리더와 팀원은 맨땅에 헤딩하듯 한 땀 한 땀 손으로 만들어 가며 일을 해야 합니다. 

이때 스타트업의 리더들은 3가지 어려움을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어려움이 스타트업의 속도, 실행, 피봇 그리고 학습과 피드백이라는 긍정 문화를 막게 되죠.

ⓒ 셔터스톡


1. 어제까지 주니어, 오늘부터는 리더
어제까지 팀원으로 근무하던 1~3년 차 주니어였는데 오늘부터 갑자기 팀 매니저가 되었습니다. 전문 지식과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선배 팀장이 있어서 그 팀장님의 리더십을 보며 성장한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리고 회사, CEO, HR 부서도 내가 어떤 팀장이 되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잘하는 팀장이 되는지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저 초기 멤버였고, 팀에서 가장 오래 근무했기 때문에 팀장이 되었을 뿐이죠. 맙소사 그런데 디자이너 2년 경력자에게 PO를 맡기기도 하고, 마케터만 경험한 주니어인데 디자인과 상품 MD / 퍼포먼스 마케팅까지 모두 맡아서 하고 있는 있는 경우도 자주 접하곤 합니다.


2. 하고 싶은 일만 하겠다고 주장하는 팀원을 설득해야 하는 리더
수평적 문화는 스타트업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무기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 무기가 역으로 스타트업 성장에 방해가 되곤 합니다. 수평적 문화는 모든 구성원이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관계에서의 동등함이고, 자신의 의견을 누구에게든지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부분을 악용하면서 ‘제가 왜 그걸 해야 해요? 저를 설득해 주세요’라고 이야기하는 팀원, ‘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거예요. 저희는 스타트업이잖아요’라며 심리적 안전감을 달라고 주장하는 팀원으로 인해 팀장은 반드시 해야 하는 고객 조사와 피드백, 변화와 속도를 혼자서 준비해야 하기도 합니다.

 
3. 오늘도 자기 부정을 해야 하는 리더
스타트업이 높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속도전으로 일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일하는 방식이 애자일과 OKR입니다. 이런 애자일과 OKR을 하면서 중요한 것은 바로 ‘피드백’입니다. 결과가 아닌, 과정에서 우리가 잘못하고 있었거나 실패했던 원인을 찾아내는 피드백을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데, 이때마다 ‘내가 이것밖에 안 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지금까지 잘 해왔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팀장이 되었는데 이제는 팀과 팀원에게 피드백을 어떻게 전달할까를 고민하고, 팀원들이 주는 수백 가지의 피드백을 듣고, 개선하는 데 감정 에너지를 과다하게 사용하면서 다른 중요한 과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거든요.

 

삼중고를 해결하는 대안은?


대기업에서는 리더들을 돕는 인재개발팀(HRD)과 HRBP(Business Partner)가 있고, 모르는 것을 알려 줄 선배 팀장과 사수가 있고, 과거해왔던 시스템이 있지만 스타트업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스타트업의 성장 과정에서 리더가 겪는 흔한 이슈를 제거하는 방법도 스스로 찾아서 해내야 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수많은 방법이 있지만, 수능처럼 정답이 있지는 않습니다. 우리 회사의 문화와 업종 그리고 구성원들의 니즈와 CEO의 방향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죠. 하지만 반드시 꼭 해야 하는 것 3가지는 있습니다. 이것부터 시작해 보시면 다음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아보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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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리더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명시
스타트업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일까요? 스타트업은 많은 역할 중에 Connector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회사의 비전과 미션, 목적과 얼라인된 팀의 목표를 설정하고, 팀 목표와 팀원의 과업을 얼라인 시키는 것이 첫 번째고, 그다음은 멘토이자 코치로서 팀원의 성장과 성공을 도와줘야 합니다. CEO는 팀장의 성장과 성공을 돕는 코치가 되고, 팀장은 팀원의 성장과 성공을 돕는 코치가 되는 것이죠.

즉, 돈이나 명예가 아닌 회사와 팀의 성장과 함께 팀원의 성장과 성공을 돕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2. CEO가 참여하는 학습
스타트업에서 학습하는 문화는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입니다. 이를 갖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CEO가 학습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입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외부 전문가를 만나 묻고, 코칭과 피드백을 받고, 커뮤니티를 찾아다니며 학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리더를 보며 구성원들은 지금보다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게 되고, 팀장과 구성원 또한 ‘나도 시간을 내서 성장에 투자해야겠다.’는 마음과 실행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3.  피드백 문화
피드백 문화를 구축할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3가지입니다.

첫째, 결과에 대한 피드백뿐만이 아니라 과정에서의 인정과 칭찬을 함께 해야 하고, 우리가 높은 목표에 도전하는 기간 동안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피드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팀의 목표와 과업의 성공을 목적으로 하는 심리적 안전감을 가지고, 솔직한 의견을 리더와 팔로워, 동료 상호 간에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셋째, 피드백 이후에는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는 학습이 연결되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이렇게 변화하는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이해하는 리더가 있는 스타트업은 참 재미있는 동네입니다. 이곳에서 성장을 한 번 맛본 사람들은 벗어나지 못하거든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변화하고, 대기업에서는 40살이 넘어야 얻을 수 있는 직책을 이곳에서는 20대 후반, 30반 초반의 직원에게 기회를 주기 때문에 성장에 욕심이 있는 사람들은 조직의 성장이 개인의 성장으로 연결되기도 하고, 개인의 성장이 조직의 성장에 영향을 주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경험하기도 하죠. 하지만 성장의 크기만큼 고난의 골짜기도 함께 찾아옵니다. 그러나 그 고난을 회피하기보다, 마주하는 순간 스타트업에서 성장하게 된다는 것을 꼭 기억해 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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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백종화 
필자는 스타트업과 대기업에서 HR Lead, HRD, 경영자 및 신입사원 양성 등 직원과 조직의 성장과 관련된 다양한 영역을 경험했습니다. 지금은 리더십과 조직문화의 성장과 성공을 돕는 그로플 (Growple) 회사를 운영하며 CEO부터 팀장까지 리더들을 위한 코칭, 컨설팅. 강연을 하며 매일 글을 쓰는 작가로 활동 중 입니다. (저서 : 요즘 팀장은 이렇게 일합니다, 원온원_일 잘하는 팀장들의 대화력)



발행일 2022.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