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티클은 <리더가 된 MZ세대> 시리즈의 2화입니다.밀레니얼 세대와 Z 세대는 비슷한 성장 환경을 공유해온 것으로 분석되며, ‘디지털 세대'라는 공통점에 의해 한데 묶어 MZ 세대로 표현되곤 하는데요. 우리가 흔하게 사용하는 ‘MZ 세대’라는 용어는 한국에서만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MZ 세대를 최대한 넓게 보면, 1981년생부터 2010년생까지를 포괄하는데요. 우리는 지금까지 MZ 세대라는 말로 마흔 살이 넘어 대기업 차장급까지 진급한 1980년생부터 아직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2010년생을 함께 묶어 이야기해온 것입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조금은 이상하게 느껴지죠?세대 구분이 통상적으로 적게는 10년에서 많게는 15년까지의 시간을 포괄하다 보니 사실상 세대 안에서도 차이가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MZ 세대라는 이름으로 밀레니얼 세대와 Z 세대가 함께 자주 묶이는 것을 보면 우리는 그동안 두 세대의 공통점에만 초점을 맞췄던 것 같습니다.밀레니얼 세대로 구분되는 저만하더라도 Z 세대와 함께 일하다 보면 참 비슷하면서도 명확한 차이점이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Z 세대와 가깝고도 먼 밀레니얼 세대에 속한 한 사람으로서, Z 세대와 일하며 느꼈던 특징과 함께 그들과 일하는 방법에 대해 말해보려 합니다. 
ⓒ 셔터스톡우리는 남이다! 일한 만큼 돈 받자!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 스타트업 대표로 나오는 인물이 회식 자리에서 이렇게 외칩니다.우리는! 남이다!
일한 만큼! 돈 받자!
저는 이 말을 듣자마자 이게 바로 Z 세대가 회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아닐까 생각했는데요. 누군가는 이 대사를 듣고 너무 삭막하다고 느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회사라는 집단은 사람과의 관계로 이어져 있는 곳이라 ‘나는 받는 만큼만 일할 거야'라는 생각만 가지고는 함께 일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니까요.제가 저 대사에서 Z 세대가 가지고 있는 회사에 대한 가치관을 느꼈던 부분은 ‘자신이 올린 성과에 알맞은 보상을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밀레니얼 세대인 저만하더라도 이 부분이 참 낯설게 느껴지는 부분이에요. 사람의 성향과도 연관이 있는 문제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아직도 연봉 협상과 같이 제 가치를 제 입으로 이야기하고, 그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일이 굉장히 어렵게 느껴집니다. 반면, 제가 함께 일해본 Z 세대 팀원분들은 자신의 가치를 본인이 어필하는 것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느끼더라고요. ⓒ 셔터스톡
한 번은 3달간 함께 일했던 98년생의 대학생 인턴분과 점심 식사를 함께 한 적이 있었는데요. 나중에 어떤 회사에서 일하고 싶냐는 질문에 ‘본인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고 명확하게 이야기하시는 것을 보고 Z 세대의 특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본인은 회사에 가치 있는 노동을 제공하고, 회사는 자신에게 그 가치를 금전적인 보상으로 인정해 줘야 한다는 것. 이것이 Z 세대에게는 회사와 고용인의 관계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정의가 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왜 그 일을 해야 하죠?

이 대화를 보시고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어떤 분들은 “나 때는 말이야~”로 시작되는 문장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실 텐데요. Z 세대는 그동안 전통적으로 지켜오던 관례이기에 당연히 그래야만 한다는 당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세대입니다.
Z 세대는 상사의 눈치를 보는 것보다는 개인의 신념과 가치관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한 세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신이 오늘 해야 할 일을 다했다면 퇴근하는 것이 맞다'는 신념에 그동안 관례처럼 내려오던 야근 문화가 반했을 경우, Z 세대는 신념을 지키는 쪽을 택하기 때문에 회사에서 ‘칼퇴 문화'를 도입하려고 하거나 이직을 통해 칼퇴가 가능한 곳으로 옮기는 것이죠.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근거와 함께 제시할 줄 아는 Z 세대를 보면 많은 사람은 상사들과 소통하는 것을 꺼린다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Z 세대가 거부하는 것은 ‘상사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는 일방적인 하향식 방식의 소통이며, 자유롭게 토론하되 결정은 실력 있고 경험이 풍부한 리더가 하는 수직적 구조라면 선호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즉, Z 세대는 자율과 책임이 명확한 업무 환경을 원하고 있는 것이죠.
주인이 아닌데 어떻게 주인의식을 가져요?
예전 세대 사이에서는 동료가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하면, 가정에 좋지 않은 일이 있거나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회사를 그만둔다고 생각했기에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었는데요. 요즘은 동료가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하면 축하의 인사를 건네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지죠.

더 이상 Z 세대에게 회사에 ‘주인 의식’을 가지라는 말은 통하지 않습니다. 인터넷 검색창에 “퇴사짤" 키워드를 입력하면 퇴사의 기쁨을 재미있게 표현한 다양한 이미지가 나올 만큼 말이죠.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한다면, 밀레니얼 세대와 Z 세대는 ‘주인이 아닌데 어떻게 주인 의식을 갖냐'는 생각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밀레니얼 세대보다도 Z 세대에게 더욱 강하게 나타나는 것 같은데요. 그 이유는 밀레니얼 세대와 Z 세대가 자라면서 겪은 환경이 비슷하면서도 차이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통상적으로 세대를 구분할 때는 세대별 공통 체험과 환경적 특성을 살펴보곤 하는데요.
밀레니얼 세대는 전후의 혼란과 가난과 함께 고도의 경제성장을 경험한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세대인 반면, Z 세대는 다양성을 추구하고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X 세대의 자녀 세대이기 때문에 두 세대 모두 집단보다는 개인의 가치를 우선하며 느슨한 연대를 추구하는 등의 지향점은 비슷하지만 그 농도는 Z 세대가 훨씬 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Z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구분되는 가장 중요한 지점은 Z 세대는 경제 호황을 한 번도 누리지 못한 세대라는 것인데요. 일생 동안 경제 불황기를 경험해온 Z 세대는 실용적인 측면이 강하게 나타나며, 경제 위기로 인해 회사로부터 실직되는 부모의 모습을 보며 자라온 탓에 회사에 충성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해요.
따라서 Z 세대에게 ‘평생 직장'은 의미 없는 단어로 여겨집니다. Z 세대에게 직장은 평생을 근무하는 곳이라기보다는 업무와 관련한 기술과 경험을 축적하고 다양한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곳으로 생각되죠. 그렇기에 더 좋은 직장이 나타나면 언제든지 이직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이직은 더 좋은 조건과 환경을 찾았다는 의미이기에 이직은 Z 세대에게 축하할 일로 인식되는 것입니다.
회사에서 이것만큼은 절대 포기 못해!
Z 세대가 워라벨(Work & Life Balance)을 추구한다고 해서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Z 세대가 조직에 대한 몰입이나 성취욕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판단하는 것은 이전 세대와 Z 세대가 소속감을 느끼는 이유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전 세대에게는 ‘내가 속한 조직에 대해 충성심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졌었죠. 하지만 Z 세대에게는 당연한 일이 아닙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가 중요하고, 조직에 대한 만족감이 있을 때야 비로소 소속감도 생깁니다.
그렇기에 Z 세대에게는 회사가 연봉이나 스톡옵션과 같은 가시적인 보상 외에도 ‘개인적 성장'이라는 가치를 제공하는지에 대한 부분이 중요한 고려 사항으로 작용합니다. 구성원 개개인이 ‘내가 이 조직에서 이만큼 성장했구나'를 느끼는 것이 돈과 같은 물질적 보상만큼이나 중요해진 것이죠.
그렇다면 회사는 어떻게 Z 세대에게 ‘성장'이라는 가치를 전할 수 있을까요? Z 세대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회사에서 얻기를 바라는지를 알기 위해, 제가 속한 팀의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위의 대화를 통해, Z 세대는 회사에 다음의 2가지를 공통적으로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Z 세대는 회사의 비전과 미션보다도 ‘나의 과업이 나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가?’, ‘이 과업이 내 성장과 성공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가?’를 더 중요하게 여기죠. 이제 회사는 이 질문들에 대해 명확한 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이 조직에서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가?
- 회사/리더가 제시하는 목표가 내 커리어와 관련성을 가지고 있는가?
- A급 인재를 다르게 관리하고 있는가?

ⓒ 셔터스톡제가 그동안 겪으며 느꼈던 Z 세대는 그 어떤 세대보다도 본인들의 커리어를 쌓기 위해 열정을 쏟을 프로젝트를 찾고, 누구보다 재미있게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불합리한 제도를 없애고 소통을 늘리는 방식으로 기업 문화를 혁신하기 때문에, 리더와 조직이 성장하고 성과를 높일 만한 기회를 계속해서 제공해 주는 세대였죠.이런 경험을 통해, 저는 Z 세대를 매우 ‘합리적인 세대’로 이해하게 되었는데요. Z 세대는 소통을 지향하며,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적극성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본인이 명확하게 원하는 바를 피력할 줄 아는 세대이기 때문입니다.따라서 이전 세대에서는 회사가 고용인-피고용인의 관계 이상의 것을 바라는 것이 당연했지만, Z 세대에게는 계약 관계 이상의 것을 바라기 위해서는 그럴 만한 이유,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앞서 살펴본 것처럼 각 세대가 겪은 환경에 따라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을 뿐이지 틀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에게 겁먹을 필요는 없겠죠. 오늘처럼 세대의 특성을 더 자세히 살펴본 이유가 세대 간의 ‘다름’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 이해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여겨진다면 서로를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더 갖춰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리더가 된 MZ세대> 시리즈 보러 가기
글ㅣ이혜신 (swan04290@yonsei.ac.kr)이혜신 님은 Z세대를 위한 커리어 패스 플랫폼, 슥삭(SSGSAG)을 운영하고 있는 이십사점오에서 사업 전략을 총괄하는 CSO로 재직 중입니다. 그리고 취미로 글을 쓰며 사람들이 보고 읽었을 때 성장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길 꿈꾸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hye_shinn)발행일 2022.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