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머스트잇 공간 이야기

토스, 머스트잇 공간 이야기

일자

상시
유형
아티클
태그
이 아티클은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 시리즈의 2화입니다. 


임기홍 (주)알스퀘어디자인 설계본부 팀장은 실내 건축 디자인을 전공하고 중동과 아프리카를 오가며 리테일 디자이너로서의 경력을 쌓았다. 3년을 넘어선 시점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 한국에 돌아왔고 인테리어 회사에 입사해 호텔과 카지노 등 커머셜 공간을 집중적으로 디자인했다. 

“굉장히 크고 좋은 프로젝트들을 담당하게 됐는데 왠지 불안하더라고요. 회사의 후광을 업고 일하기보다는 작더라도 저를 증명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어졌죠. 그래서 아뜰리에로 이직해 다양한 디자인을 경험하고, 그 후 알스퀘어에 와서 일하고 있어요.”

현재 알스퀘어에 입사한 지 4년이 넘어섰다. 임 팀장이 입사했을 당시만 해도 작은 규모의 회사였지만 이제는 업계에서 주목 받는 회사가 됐다. 최근에는 토스를 비롯한 다양한 스타트업들의 공간을 디자인하고 있다. 임 팀장과 함께 최근 스타트업들의 공간에 대한 생각과 디자인 트렌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임기홍 (주)알스퀘어디자인 설계본부 팀장


Q. 팀장님은 많은 스타트업 공간 작업을 해오고 계시는데요. 최근 스타트업들이 원하는 공간 트렌드가 있나요? 

과거에는 공간 디자인에서도 오피스 특유의 기능적인 면에 초점을 두었다면, 스타트업들은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고자 하는 추세입니다. 공간만 봐도 각 사를 알 수 있도록 꾸미는 것이죠. 또한 코로나 때문에 야외 활동이 많이 어려웠던 시기에는 사무실 안에서도 바깥이 잘 볼 수 있도록 ‘뷰’를 중요하게 여기고, 플랜테리어 등으로 내부 공간을 꾸미는 기업들도 많아졌어요. 공간을 꾸밀 때는 대표나 임원진 방을 없애고 일반 직원들과 한 공간에 함께 하는 기업이 늘고 있어요. 벽도 최대한 없애고 오픈된 느낌을 선호하죠. 노트북만 있다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유연한 공간을 선호하는 추세입니다. 


Q. 스타트업들이 ‘예쁜 공간’을 많이 만들어가는 듯한데, 가장 힘주는 공간은 어디일까요? 

스타트업의 경우 소통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잖아요. 그래서인지 테스크 공간만큼이나 라운지를 신경 써요. 데스크 공간은 편안한 의자나 모션데스크 등의 사무용 가구에 힘을 준다면, 라운지는 다양한 규모의 테이블을 놓고, 자연스러운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어요. 


Q. 최근에 작업한 회사 중 기업 중 기억에 남는 곳이 있나요? 

작년에 머스트잇 사옥 프로젝트를 수주해서 디자인, 시공, 감리를 진행했어요. 쟁쟁한 회사들과 디자인 경쟁을 하여 수주한 것이라  기쁘기도 했지만 더욱 좋았던 점은 사옥 전체를 디자인했다는 거예요. 원래 병원 건물이었던 공간이라 그대로 사무 공간으로 쓰기 어려워 용도 변경과 대수선을 함께 진행했고, 오래된 건물이다 보니 전층 건축 리모델링을 함께 했어요. 그리고 1개 층을 증축하여 사무공간을 확장하기도 했고 지상 1층에는 명품 플랫폼답게 쇼룸도 만들었어요. 머스트잇이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까지 사업을 확장했던 부분을 처음부터 끝까지 총괄했던 작업이라 기억에 남아요. 

요즘 꼬마빌딩 및 재생건축에 대한 니즈가 많고 새로 짓기보다는 허름한 건물을 매매 후 리모델링하여 건물에 대한 가치를 상승 시키는 니즈가 많은 상황에서 좋은 기회이자 공부였다고 생각합니다.

머스트잇 쇼룸 ⓒ 임기홍 


Q. 토스와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맞나요?

맞습니다. 토스와 여러 차례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어요. 토스, 토스증권, 토스인슈어런스, 토스뱅크 오피스와 작년에 새로 출범한 토스뱅크 객장까지 총 10개가 넘는 크고 작은 공간 작업을 해왔죠. 토스 오피스의 가장 큰 특징은 굉장히 직관적이고 심플하며 모든 공간이 직원을 위해 계획되어 있다는 점이에요. 효율성을 위해 최적의 동선과 공간 배치 그리고 아낌 없는 지원이 뒷받침 되고 있죠. '오피스를 이렇게까지'라고 할 정도의 복지 공간이 많아요. 일반 편의점과 맞먹는 수준의 사내 무인 편의점과 헤어살롱, 그리고 커피사일로와 같은 사내 카페 공간 등 다양한 복지 공간 디자인을 직접 했는데요, 디자인을 하는 저조차도 부러운 공간이었습니다.

Q. 보통 스타트업과의 작업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킥오프 미팅을 통해 인원 계획과 각 공간에 대한 니즈를 파악하고 일정 및 예산에 대해 미팅을 갖습니다. 부동산 계약이 진행된 경우에는 건축 도면을 접수해서 1차적으로 레이아웃 작업을 합니다. 그 후 3d 시안 및 마감재 제안을 드리고, 최종 컨펌이 나면 착공을 하게 됩니다. 스타트업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짧은 공사 기간으로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공사를 시작하면서 디자인할 때도 있지만 좋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합을 맞춰나갑니다. 


Q. 공간을 바꾸고 싶어 하는 스타트업이라면 가장 먼저 준비할 사항은 무엇일까요?

오피스 디자인은 빈번하게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는 분들이 대다수예요. 그렇기 때문에 잘 모른다는 사실에 주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문의를 주시면 좋습니다. 인원 계획이나 필요한 공간만이라도 명확하게 나와 있어도 진행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어요. 공간 디자인이 수학처럼 정량화 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원활한 소통을 할 준비만 되어 있다면 문제없습니다. 

TOSS 본사 ⓒ 임기홍  


Q. 스타트업 공간을 작업할 때 장단점이 있나요?

가장 좋은 점은 의사결정이 빠르게 진행된다는 점이에요. 또한 스타트업 클라이언트들은 비슷한 연령이다 보니 공감대 형성도 잘 되고 호흡이 잘 맞았던 거 같아요. 어려운 점이라면 예산과 기간이겠죠?(웃음)


Q. (우문이겠지만) 예쁜 공간과 편안한 공간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하하. 저는 둘 중에 한 가지만 선택하라면 편안한 공간을 선택하겠습니다. 요즘 코로나로 재택근무가 많아졌고 기존 오피스에서 느꼈던 사무환경과는 다른 홈오피스같은 공간을 선호하면서 편안한 느낌의 공간이 트렌드가 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압도되는 느낌의 공간을 좋아해요. 예를 들어 천정고가 굉장히 높은 공간을 보면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와서 저도 모르게 정복하고 싶은 도전 정신이 생기더라고요. 

토스뱅크 객장 ⓒ 임기홍  


Q. 공간 디자이너로서 추구하는 철학이 있나요?

디자이너로서 욕심은 부리지만 고집은 부리지 말자예요. 클라이언트과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진정성을 가지고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또한 디자이너로서 부끄럽지 않게 꾸준히 공부하고, 영감을 얻기 위해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기도 합니다. 


Q. 일을 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순간과 가장 고민에 빠지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가장 만족스러운 순간은 처음 의도한 바가 공간에 끝까지 지켜졌을 때예요. 디자이너로서 만족스럽고 짜릿해요. 사실 처음 계획했던 게 수정되고 틀어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클라이언트와 합이 잘 맞아서 끝까지 유지가 되는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반대로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을 때 굉장히 힘들어요. 디자인이 AI처럼 뚝딱 나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기에 평소 아이디어를 수집하러 많이 돌아다니고, 기록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고민을 계속해야 하는 이 직업을 가졌다는 게 저는 너무 행복합니다. 



▶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 시리즈 보러 가기 



CREDIT


정은혜ㅣ원티드 콘텐츠 에디터 (eunhye@wantedlab.com) 



발행일 2022.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