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티클은
<스여일삶 X 원티드> 시리즈의 1화입니다.
스여일삶X원티드 기획 인터뷰
"성공한 브랜드 속엔 이 사람이!" 성공한 브랜드 전략, 프로젝트 등의 숨은 공신을 인터뷰해 그들의 일하는 방식, 인사이트를 얻는 방식, 커리어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MBTI가 뭐예요?’ 요즘 가장 많이 묻는 것이라면, 바로 ‘MBTI’일 것이다. 친구부터 회사에서까지, MBTI는 이미 중요한 인구통계학적 지표가 되었을 정도다. MBTI에 진심인 민족을 위해, 맥주에 진심인 사람들이 MBTI 맥주를 만들었다. 늘 기발한 마케팅으로 주목받아온 제주맥주의 ‘맥BTI’. 그들의 MBTI 맥주를 만들기까지, 그리고 앞으로의 제주맥주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안녕하세요, 저의 불금을 책임지는 제주맥주를 첫 인터뷰로 진행할 수 있어 매우 기쁩니다. 각자 소개 부탁드려요.
ⓒ 제주맥주
용석) 프로덕트 팀 팀장 이용석입니다. 제품 기획, 관리 등을 담당합니다.
정현) 커뮤니케이션 팀 팀장 오정현입니다. 기업 브랜딩, PR, 제품 홍보 기획/실행 등을 통해 기업 비전과 활동에 대한 신뢰를 강화합니다.
민구) IMC팀장 윤민구입니다. 광고, 프로모션 등 대소비자 커뮤니케이션 및 브랜드 협업 등 다양한 미디어 접점을 만들고 연결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진영, 수인) IMC팀 이진영, 정수인입니다. 저희는 브랜드 채널 중 소셜 채널 운영과 인플루언서 협업, PPL, 아워에일과 같은 콜라보 제품을 만드는 일도 합니다. 큰 프로젝트는 물론 다른 팀의 전문가들과 TF를 구성해서 협업해요.
소현) 디자인팀에서 일하고 있는 안소현입니다. 제주맥주의 제품과 브랜드 경험 확장을 위한 여러 마케팅 활동의 비주얼 부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제주맥주는 어떤 브랜드인가요?
정현) 제주맥주는 ‘왜 한국인들의 인생 맥주는 수입맥주일까?’, ‘왜 소맥 문화가 아닌 맥주만의 문화는 없을까?’, ‘왜 우리나라에는 꼭 가보고 싶은 양조장이 없을까?’라는 질문으로 2017년 제주도 한림읍에서 태어난 크래프트 맥주 회사입니다. 공장이 아닌 양조장을, 제조 회사를 넘어 문화 기업을 만들며 한국 맥주 시장에 의미 있는 균열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최근 제주맥주는 ‘맥BTI’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맛’이 아닌 요즘 유행하는 MBTI를 맥주와 결합한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는데, 어떻게 만들게 되었나요?
민구) 마케팅실 사람들과 다른 제품 회의 중에 우연히 나온 이야기였어요. 성격 유형 검사 이야기를 나누다가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일어나는 구매 패턴인 ‘만천 원 4캔’과 MBTI 4글자라는 공통점을 활용해 보면 뭔가 그림이 나오겠다는 발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다들 손흥민의 23호 골 현장처럼, ‘재미있겠다~’, ‘가보자~!’ 분위기였죠. 저희 이사님이 바로 임원들께 전화를 돌려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어요.
수인) 회사에서 이례적으로 제품의 초반 기획을 IMC팀에서 진행했어요. 보다 소비자 입장에서 고민해보려는 취지였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MBTI 과몰입러’라고 자부하기 때문에, 정말 재미있게 기획했습니다. 특히 다양한 색을 적용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디자인 팀의 소현님이 예쁘게 시각화 해주었죠.
맥BTI는 디자인부터 눈에 띄었어요. 출시하자마자 인증샷도 엄청 올라왔고요. 디자인에서 가장 공들인 부분은 무엇이었을까요?

제주맥주 ‘맥BTI’ ⓒ 제주맥주
소현) 색이요. 각자의 성격 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총 8가지의 유형의 시각적인 차이를 두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처음에는 8가지의 알파벳을 다르게 디자인했어요. 예를 들면 J는 아주 계산적으로, P는 즉흥적으로 그린 듯이요. 그런데 개성은 있지만, 한눈에 맥BTI를 알아 보기는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유형별 차이가 느껴지도록 색감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바꾸었어요. 가장 극단의 유형인 ENFP와 ISTJ의 성격 차이만큼 색감이 아주 달라야 했어요. 여기에 ‘Collect & Play’라는 제품 슬로건처럼 ‘소장하고 싶고, 가지고 노는’ 맥주라는 것도 표현해야 했죠. 컬러 샘플북을 펼쳐 놓고 정말 열심히 봤어요. 8가지 색을 고르고 캔에 입혀 보고, 그 캔으로 16가지의 조합을 모두 만들어 보면서 색을 하나씩 정해 갔어요.
제품을 만들면서 각자의 MBTI를 느끼게 된 부분도 있었나요?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수인) 저는 ‘선의의 옹호자, 인프제(INFJ)’답게 여러 사람의 생각을 주의 깊게 듣고 제 생각을 정리해서 이야기했어요. 가끔은 격한 공감을 느낄 때 환희의 리액션도 했던 것 같습니다.
민구) 선의의 옹호자의 옹호 덕분에 ‘엔프피(ENFP)’인 저는 더 많은 생각을 끊임없이 뱉어낼 수 있었어요. 다 함께 즐거운 분위기로 회의를 했습니다. 때로는 아이디어가 너무 멀리 가기도 했지만, 함께 중심을 잘 잡은 덕분에 아이디어가 제품으로 잘 구현될 수 있었죠.
맥BTI에 대한 소비자 반응도 궁금해요. 기억에 남는 후기나 인증샷 있을까요?
민구) 저희 고객이자 모델로 활약 중인 곽윤기 선수의 인증샷이 강렬했습니다. 본인 또한 MBTI를 좋아해 저희와 함께 했는데요. 맥BTI 출시 전, 티징 콘텐츠로 제품을 자유롭게 소개해 달라 부탁드렸는데, 각 8가지 알파벳 별로 어마어마한 열정의 샷들을 보내 주셔서 감동했었습니다. 고르기 힘들 만큼 모든 컷이 대단했어요. 포스터 촬영도 너무 재미있게 해서 또 한 번 감동했고요.

맥BTI 모델 곽윤기 선수 ⓒ 제주맥주
수인) 공식 SNS를 운영하며 소비자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데요, 소소한 일상에서 정성스럽게 올려 주셨던 컷들 하나하나가 다 소중했습니다. 그중 한 커플이 올린 스토리가 기억에 남는데요, 맥BTI 4캔을 각자의 MBTI에 맞게 돌려서 인증하는 영상을 정성스럽게 올려 주셔서 두 분이 귀엽기도 하고 보기 좋아서 엄청 뿌듯했었습니다.

커플 고객이 직접 인증한 맥BTI ⓒ 제주맥주
제주맥주는 현대카드나 하이랜드파크, 블루보틀과 같은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도 진행했는데요. 이런 찐기획은 어떤 과정으로 나오게 되었나요?
용석) 제주맥주의 다양한 마케팅 활동으로 MZ세대를 비롯한 젊은 층에게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 가면서, 여러 브랜드에서 관심을 갖고 협업 제안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희 쪽에서도 협업을 했을 때 시너지가 클 것 같은 브랜드에 먼저 제안을 하기도 했고요. 기획할 때는 협업하는 두 브랜드의 미션과 아이덴티티를 바탕으로 독특하면서도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자 합니다. 소비자가 두 브랜드의 만남에서 무엇을 기대할지 고민하며 콘셉트와 포지셔닝을 잡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협업하는 브랜드 선정 기준이 따로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용석) 따로 엄격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저희는 맥주라는 카테고리를 벗어나 다양한 산업군의 브랜드와 협업하는 것을 반기고 있습니다. 제주맥주가 새롭게 한국의 맥주 문화를 만들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처럼, 각 분야에서 의미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브랜드와의 만남을 특별하게 생각합니다.
진영) 두 브랜드와 제품의 아이덴티티가 딱 맞아떨어져야 해요. 두 회사가 왜 만났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하죠. ‘아워에일’같은 경우는 맥주에 콘텐츠를 담는 ‘플랫폼 맥주’로 완전히 새로운 장르의 맥주를 만드는 시도여서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덴티티를 가진 파트너를 찾고자 했어요. ‘이 시대의 가장 힙한 컬처 아이콘’이라는 기준으로 브랜드, 아티스트, 기업 등 제약을 두지 않고 다양한 후보를 물색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AOMG는 다양한 개성의 아티스트가 모여 있고, 경계 없이 장르를 넘나들죠. 그들의 노래가 우리 맥주에 담기는 것을 상상하니 ‘이거다!’ 싶더라고요.

ⓒ 제주맥주
‘아워에일’에 대한 AOMG 아티스트의 실제 반응은 어땠나요?
진영) 제품 출시 전, AOMG 아티스트에게 인사차 맥주를 보내드렸어요. 사이먼 도미닉, 이하이, 로꼬, 그레이, 코드 쿤스트, 우원재, 쿠기, 후디, 유겸 등 10분도 넘게 각자 인스타그램에 제품을 인증했죠. AOMG 아티스트도 ‘아워에일’을 인정해준 것 같아 정말 뿌듯했어요.
제주맥주는 콘텐츠를 마시는 기분이 들기도 하는데요, 제주맥주가 생각하는 ‘맥주’는 무엇인가요?
정현) 맥주를 마시는 건 일상을 조금 더 풍미 있게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기분을 더욱 좋게 하거나 재미를 더할 수 있고, 어색한 자리의 ‘아이스 브레이커’가 되기도 하죠. 우울함을 달래 줄 수도 있고요. 그런 의미에서 저희는 ‘여행’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꼭 멀리 떠나는 것만이 여행이 아니라, 맥주 한 잔이면 일상에서 매일의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의미예요. 매일 떠날 수 있는 여행의 스펙트럼을 더욱 넓고 깊게 하기 위해, 제주맥주는 맥주의 스펙트럼을 더욱 다채롭게 상상하고 기획합니다.
사람들이 제주맥주를 어떤 브랜드로 기억되길 원하나요?
정현) 제주맥주를 출시할 때, ‘한국인들의 첫사랑 같은 크래프트 맥주가 되자’라는 미션이 있었어요. 마냥 독특한 맛의 맥주가 아니라, 친숙하면서도(밀맥주) 약간 새로운 맛(감귤피)을 더한 제주 위트 에일을 첫 제품 레시피로 택한 것도 그런 이유였죠. 많은 사람이 제주맥주로 크래프트 맥주를 접하고, 사랑에 빠지고, 다른 맛을 궁금해 하며 ‘내 맥주’를 찾아가는 시작점이 되길 바랐습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첫사랑을 넘어 오랜 친구도 될 수 있지 않을까요? 특별한 날에만 찾는 주류가 아니라, 언제 어느 때라도 편히 찾는 친구 같은 브랜드이고 싶어요. 앞서 말씀드린 ‘매일의 여행’ 같은 존재가 되는 거죠.
제주맥주가 또 어떤 신박한 제품들을 기획 중인지, 앞으로의 계획도 알려주세요.
용석) 올해부터 제품 포트폴리오를 ‘캐주얼, 오리지널, 넥스트’, 세 가지로 정립했습니다. 캐주얼 라인은 당대 컬처 코드를 담은 콘텐츠로 ‘맥BTI’, ‘아워에일 컬렉션’이 여기에 해당하고요. 오리지널 라인에는 제주맥주의 정체성인 에일 시리즈와 최근에 출시한 라거가 있습니다.
넥스트 라인에서 새로운 제품들이 많이 나올 예정인데요. 새로운 배럴 시리즈가 푸드와 결합한 버전으로 출시하며, ‘용감한 주방’이란 주제로 제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브루어들의 맥주 실험 도 시작합니다. 또한 비알코올 맥주 시장을 겨냥한 제품과, 와인 엔트리 유저를 겨냥한 ‘스파클링 프룻 에일’도 연내 출시 예정입니다. 제주맥주가 펼치는 다양한 맥주 세계는 이제 시작입니다!

ⓒ 제주맥주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자유롭게 해 주세요! 용석) 제주맥주가 처음으로 에일 맥주가 아닌 라거 맥주를 출시했습니다. 신제품 ‘제주라거’에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정말 제주도 시원한 파도처럼 부드럽고 맛있습니다. 많관부! 많사부!소현) 맥주 디자인은 찬찬히 뜯어보는 재미가 있어요. 캔의 인쇄면을 쭉 펼치면 A4 사이즈 반 정도 되는 작은 면적이라 그 안에 브랜드와 메시지를 담기 위한 다양한 고민이 들어있거든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맛뿐만 아니라 디자인도, 그 안에 담으려 한 제주맥주 디자인 팀의 고민들도 천천히 음미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정현) 맥주가 와인보다 다양하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불과 20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 맥주를 즐기는 방식, 맥주의 스타일은 매우 제한적이었는데요. 사실 맥주는 수백 가지 스타일로 변주가 가능하고, 다른 어떤 주종보다도 TPO 제약이 적은 술이죠. 제주맥주는 맥주도 테이블 위의 주인공일 수 있고, 문화 그 자체일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맥주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기대해 주세요.▶
<스여일삶 X 원티드> 시리즈 보러 가기
글ㅣ스여일삶 구아정, 김지영 에디터대한민국 최대 여성 중심 스타트업 커뮤니티, ‘스여일삶’. 스여일삶은 스타트업 여성들을 연결하고 힘을 북돋아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건강해지는 데에 일조한다는 비전을 가진 커뮤니티로, 스타트업 여성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전하기 위해 다양한 온-오프라인 이벤트를 기획하고,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https://startupwomen.co.kr/)발행일 2022.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