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티클은 <우린 없던 길도 만들어> 시리즈의 2화입니다. 에디터는 브랜드 스토리텔러로서 브랜드의 깊고 긴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 내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업계를 막론하고 한 명 이상의 에디터가 반드시 필요하다. 여러 갈래의 비즈니스를 횡단하며 임팩트를 남기는 에디터는 어떤 차이를 가지고 있을까. 서로 다른 영역에서 커리어를 개발해 온 원티드 에디터들에게 그 물음표를 던진다.정은혜
2021.03 - 현재ㅣ원티드랩 Chief Editor 2008.03 - 2021.03ㅣ중앙경제 HR Insight 기자 / 편집장 
국내 최고 HR 전문 월간 매거진 <HR Insight>에서 오랜 기간 일하셨어요. 글쓰는 일을 본업으로 선택하신 이유와 커리어의 시작점이 궁금합니다.
꼬맹이 시절부터 글쓰는 것을 좋아했고, 학창 시절엔 글쓰기 대회에서 상도 꽤 받았어요. 대학 시절엔 별생각 없이 놀기만 했던 것 같은데, 돌이켜보면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활동을 꾸준히 했더라고요. 동기나 선배들과 어울리는 게 좋아 시작한 신문 동아리나 친구 따라갔던 영화 주간지 활동 모두 글쓰기의 연장선이었죠.
우연히 HR 전문지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됐는데 솔직히 오래 일할 거라곤 전혀 생각 못 했어요. 처음부터 ‘HR’이나 ‘경영’ 콘텐츠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매월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고,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대화가 즐거웠어요. 어느 순간 HR에 대해 진심으로 고민하는 저를 발견하기도 했고요. 그 과정들이 너무 재밌었는데, 실력과 재미가 동시에 쌓이다보니 하고 싶은 것들이 굉장히 많아지더라고요. 매거진을 만드는 것은 물론, 필자를 중심으로 한 월간 행사, 연말 대규모 세미나 그리고 온라인 스터디까지 다양한 활동을 했었죠. 지금 생각해도 재미있게 일했던 것 같아요.
오랜 직장을 그만두는 것이 쉽지만은 않으셨을 텐데요, 그럼에도 이직을 결심하시게 된 고민의 여정에 대해 들어 보고 싶습니다.
HR 매거진 제작은 여전히 재미있었지만, 저의 미래에는 자꾸 물음표가 던져졌어요. 지금 하는 일이 최선일까, 익숙하고 편안함에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고민이 계속 됐어요. 사실 몇 번 스카웃 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선뜻 내키지 않더라고요. 망설이는 제 모습에 아직 때가 아닌가보다 싶어서 이직보다는 다른 성장 포인트를 가져가자 했어요. 실제로 업무에서 다양한 시도를 했었죠. 그리고 오래 고민하던 대학원에도 진학했어요. 그런데 결국 다시 고민의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더라고요. 현재 일에서 더 깊이를 가져갈까 아니면 새로운 도전을 해볼까라는 고민이요. 결국 저는 후자를 선택했답니다.
자신의 성장을 고민하는 콘텐츠 에디터는 어떻게 커리어를 준비하고 디벨롭해야 할까요?
최근 콘텐츠 에디터를 채용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어요. 하지만 기업이 정의하는 콘텐츠 에디터의 모습은 기업의 서비스만큼이나 각기 달라요. 제품에 대한 짧은 글을 쓰거나 카드뉴스 혹은 영상 텍스트 작업을 하기도, SNS 채널을 운영하기도 해요. 그래서 콘텐츠 마케터와 유사하다고 보기도 해요. 실제로 원티드 콘텐츠 에디터를 채용할 때도 마케터 이력을 가진 분이 많이 지원했어요.
하지만 원티드와 같은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의 에디터는 기자에 가까워요. 원고를 에디팅하는 것은 물론 콘텐츠를 직접 기획하고 섭외, 인터뷰 진행, 글쓰기, 발행까지의 전 과정을 담당하죠. 다시 말해, 긴 글을 끌고 가는 필력과 유저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줄 수 있는 기획력, 그리고 마케터의 감각까지 요구합니다. 요구 사항이 너무 많나요? 원티드 에디터들은 여기에 데이터 분석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죠(웃음).
빠르게 변화하는 콘텐츠 시장에서 에디터로 성장하고 싶다면, 호기심과 도전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일단 나부터 궁금해야지, 콘텐츠화하고 싶은 마음이 들거든요. 그리고 궁금증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작을 위한 실행력이 필요해요. 이를 위해 꾸준히 읽고 쓰는 활동이 있어야 하고요. 만약 자신의 전문 분야까지 갖춘다면 휘몰아치는 콘텐츠 시장에서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 갈 수 있을 거예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편집장으로 계셨었고, 현재는 원티드 아티클 팀을 리딩하고 계십니다. 여전히 리더십 고민이 있으신가요? 이제 막 리더 자리에 들어 선후배에게 조언을 해 주신다면요.
제가 생각하는 리더의 모습은 팀원들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 조금 부족하더라도 지켜보고 응원해 주는 것, 그리고 진짜 필요한 순간에 방향을 제시해 주는 역할이 아닐까 싶어요. 팀원을 관리의 대상으로 보면 관리할 부분만 보이지만, 이미 잘하고 있다는 응원의 시선으로 보면 더욱 잘해가는 모습 자체가 대견스럽더라고요. 우리가 잘 할 사람을 뽑은 거니까, 그들이 꾸준히 잘할 수 있도록 지켜봐 주면 좋을듯해요.
성장을 바라보는 관점은 저마다 다릅니다. 은혜 님에게 성장은 무엇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성장은 ‘하고 싶은 일이 계속 있는 상태’예요. 콘텐츠를 기획하다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자꾸 떠오르잖아요? 그럼 자연스럽게 다음 콘텐츠 기획으로 연결이 돼요. 커리어도 비슷한 거 같아요. 현재의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그 다음이 자연스럽게 그려져요. ‘이 다음엔 OOO을 하고 싶다’ 또는 ‘해야겠다’라는 계획이 생기는 것이죠. 저는 이게 바로 성장인 거 같아요. 지금 하는 일이 끝이 아니라 이 일을 발판으로 ‘장래희망’을 계속 만들어가는 것, 그 장래희망이 명확하게 그려진다면 성장의 길에 있는 것이라고 믿어요. 현재 일(조직)에서 ‘다음’이 그려지지 않는다면 과연 내가 성장하고 있나라고 한번쯤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은혜 님의 행복은 어디에서 오나요?
은퇴 후 ‘무엇을 하고 살아야 꾸준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 생각한 적이 있어요.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이 ‘읽고 쓰는 활동’이었어요. 꾸준히 읽고 글을 쓴다면, 나이가 들어서도 나의 존재가 의미 있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저는 그 일을 지금도 하고 있으니 충분히 행복감을 느껴요. 한 가지 덧붙이자면, 때때로 마음이 텁텁할 때마다 함께하는 사람들에게도 행복을 느낍니다. 벼랑 끝 우울감도 지나고 나면 괜찮아지게 하는 그런 존재들이 있다는 것도 감사한 일이고요.
박효린
2021.09 - 현재ㅣ원티드랩 콘텐츠 에디터
2020.03 - 2021.09ㅣ러쉬코리아 에디터 ᐧ 카피라이터
2016.06 - 2020.01ㅣ오니트(*디자인 에이전시) 에디터

국문학과 졸업 후 에디터로서 커리어를 쌓아오셨어요. 맨 처음 에디터를 꿈꾸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글쓰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주변의 극성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문학과를 졸업했어요. 사회 뒷면에서 돌올히 살아내는 사람 이야기를 쓰고 싶었어요. 하지만, 출판사와 연이 닿지 않아 에이전시에서 사회 생활을 곧장 시작했고, 4년 차에 첫 이직을 치르며 지면 기사부터 커머스 프로모션 카피라이팅까지 여러 매체에서 제 문체와 브랜드 성격이 고루 섞인 텍스트를 만지고 놀았어요. 커리어를 이어갈수록 매체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이 글 쓸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에디터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 깨달음 이후, 에디터라는 직무에 애정이 붙었던 것 같습니다.
대학 졸업 후 바로 사회 생활을 시작한 뒤, 한 번도 쉬지 않고 커리어를 쌓아 오셨는데요. 7년이라는 긴 시간 속에서도 단 한 번의 쉼 없이 계속 달릴 수 있었던 이유가 궁금합니다.
첫 직장에서 받은 안식월의 대부분을 홀로 강릉에서 보냈어요. 강릉의 독립 서점에서 커피를 마시고, 해변에 누워 책을 읽으며 평화로운 나날을 지냈죠. 불합리한 클라이언트 요구와 높은 강도의 업무에 시달릴 대로 시달렸던 터라,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조차 힘겨웠던 시기였어요. 도망치듯 자리 잡은 강릉에서 ‘돌아 갈 용기가 생기지 않으면 어떡하지?’ 걱정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제작 아이디어가 불쑥 떠오르는 거예요. 그 자리에서 노트북을 꺼내 기획안을 작성하기도 했어요. 나는 내 일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때 절실히 느꼈어요. 물론 고되긴 하지만요. 회사 메신저에 등장할 때마다 선배들이 ‘제발 좀 쉬어!’ 잔소리하기도 했어요.(웃음) 아마 글쓰고, 사람 이야기를 듣는 일은 17년이 흘러도 질리지 않을 거예요. 마감 후에 마시는 맥주가 제일 맛있는 것처럼요!
오프라인 기반의 에이전시에서 종이 매거진을 만드시다,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로 이직하시며 웹 기반 텍스트를 만들어 왔어요. 에이전시에서 인하우스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기반으로 변하며 업무적인 차이도 있었을 거 같은데요. 다녀보니 어떤 차이가 있던가요?
인하우스는 하나의 브랜드 목소리 톤앤매너에 맞춰 콘텐츠를 제작해야 하는 반면, 에이전시는 다양한 기업과 기관 그리고 브랜드와 협업하기 때문에 저마다 다른 타깃을 목표로 한 다채로운 콘텐츠 제작을 경험할 수 있어요. 저는 에이전시에 있을 때 매거진(사보)에 따라 전통 예술을 공부하기도, 국내외 예술 작가의 작품을 연구하기도 하며 영역의 제약 없이 글쓰고 사람들을 만났는데요, 정말 즐거웠어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오며 겪은 차이보다, 클라이언트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작업에서 고객을 설득하고 매출을 내야 하는 커머스 시장으로의 변화가 더 낯설었어요. 매출이 나는 카피라이팅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선뜻 사용하고 싶지 않았어요.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으면서도(후킹하면서도), 브랜드 철학을 잃지 않는 글쓰기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어요.

원티드 에디터의 경우 종이 매거진 제작부터 아티클 발행과 홍보까지 하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효린 님께서 지금껏 해오신 일을 모두 다 해볼 수 있는 업무 환경인 건데요. 기존의 경험들이 많은 도움이 됐나요?
큰 도움이 되었어요. 이전에는 업무가 밀려 들어 올 때면 우선 순위를 세워 하나씩 쳐내기 급급했어요. 지금은 현 상황에서 드론을 띄어 올려 내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숲을 볼 줄 알게 되었죠. 경험치가 점차 쌓이면서 일과 리스크에 여유로워진 덕분이에요.
아무래도 빠르게 피벗해야 하는 스타트업에서 수많은 변화에 직면하다 보니 에디터로서 겪는 어려움도 크실 것 같아요.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중심을 잃지 않는 효린 님의 마인드 셋이 궁금합니다.
박솔뫼 작가의 소설 <인터내셔널의 밤>에서 읽은 한 문장을 인용해 볼게요. '나는 내가 혼자 서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혼자 서 있을 때가 있지만'.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에는 기꺼이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 되려고 해요. 이런 태도가 나의 일을, 삶을 더욱 건강하게 해 준다고 믿어요. 반대로, 누군가 제 영역에서 도움이 필요하다면 곧장 달려 갈 거예요.
또, ‘예술하지 말자’라는 말을 굉장히 자주 되새기는 편이에요. 내가 만들고 싶은, 혹은 맞다고 생각하는 대로 콘텐츠를 핸들링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최대한 그 갈증은 바깥의 ‘제 것’에서 풀려고 해요. 제가 가장 존경하는 디자이너 선배가 해 주신 말씀이 생각나네요. “(비즈니스에서) 좋은 디자인이란 클라이언트(유저)와 디자이너, 서로의 니즈를 최적점에 맞추는 것이다’.
에이전시, 외국계 기업, 그리고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업계에서 일해 보셨어요. 어떤 환경에서 일할 때 더 강점을 발휘하실 수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제 전문성을 믿어주는 환경이에요. 저는 제 작업물에 확신이 있고, 그 자신감이 흔들리지 않는 순간에 최고의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해요. 무분별한 피드백과 불신으로 의욕을 저하시키는 환경에서는 더 이상 일하고 싶지 않아요.
지금까지 효린 님의 커리어에 관해 이야기 나눠봤어요. 만일 사회 초년생의 효린 님을 마주할 기회가 생긴다면, 해주고픈 말이 있나요?
맨발로 자박자박 걸어 온 자갈길이 지금의 저를 단단하게 해 주었지만, 까짓것 몇 번은 무너져도 괜찮다고 말해 주고 싶어요. 너는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포텐을 충분히 가지고 있고, 그 시간을 함께 견뎌 줄 사람이 적지 않다고요. 그때의 저는 주눅 들어 있었고 외로웠던 것 같아요.
김한나
2021.10 - 현재ㅣ원티드랩 콘텐츠 에디터
2020.01 - 2021.01ㅣ지니스커뮤니케이션 영화 마케터

한나 님은 온라인 마케팅 에이전시에서 영화 마케터로 근무하시다 원티드 콘텐츠 에디터로 입사하셨습니다. 직무 전환을 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입사하고 처음으로 담당하게 된 영화가 개봉하기 전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됐어요. 그때만 해도 코로나가 이렇게 장기적으로 진행될지 몰랐는데 점차 심각해지더니 영화 산업 전반이 흔들리기 시작했죠. 킥오프까지 마친 상태인데 영화가 밀린다던가, 캠페인이 진행 중인데 개봉일이 몇 번이고 번복되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된 거예요. 온라인 영화 에이전시는 광고 에이전시와 같아서 기본적으로 영화가 개봉되어야 정산을 받는 구조인데, 배급사들이 영화 개봉에 보수적이게 되면서 회사가 힘들어졌어요. 그러다 보니 결국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감사하게도 동종 업계에서 다시 일할 수 있는 몇 번의 기회가 있었는데요. 이미 에이전시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이번엔 인하우스에서 근무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영화 다음으로 관심 있던 산업이 채용 산업이었기 때문에 원티드에 관심이 갔고요. 아무래도 취업 준비하는 기간이 길었고,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 과정에서 취준생의 간절함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더 잘하고,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직무를 전환하시는 과정에서 다양한 기업에서 서류 합격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한나 님만의 이력서 혹은 포트폴리오 전략이 궁금합니다.
먼저 이력서는 채용 공고에 올라온 직무 설명을 보고 관련 경험과 경력을 추려 작성했어요. 그간 쌓아온 영화 관련 경험은 아깝지만 관련이 없다면 적지 않았습니다. 회사는 직무에 핏하면서도 오래 다닐만한 사람을 뽑아야 하잖아요. 그래서 의문을 줄 수 있는 포인트는 최대한 제거했던 거 같아요. 성과는 최대한 수치화해 작성하려 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직장과 산업/직무가 달라지는 건 직면해야 하는 문제이기에 납득할 만한 설명이 필요했어요. 면접장에 가면 ‘왜 이 직무를 하려는 건가요’와 같은 질문이 올 거고, 그 이유가 설득력 있지 않으면 신뢰감을 쌓을 수 없을 테니까요. 그래서 이 지점을 포트폴리오로 설명하려 했죠.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역시나 마인드 셋인 것 같아요. 떨어지면 타격감은 있지만, ‘너네 아니면 내가 갈 곳이 없냐!’라는 마인드로 계속 넣는 게 중요해요. 가고 싶은 곳만 넣기보단 가고 싶은 곳을 위해 모의시험을 본다는 생각으로 여러 곳에 넣으면서 준비하는 게 좋고요.
원티드에, 조금 더 범위를 넓혀 비즈니스 시장에서 아티클은 왜 중요할까요? 짧고 강렬한 영상 콘텐츠에 환호하는 시대에서 말이죠.
모든 콘텐츠는 어울리는 옷이 있다고 생각해요. 같은 시나리오라도 영화, 드라마, 웹 드라마, 유튜브, 숏폼 등 제작 방식에 따라 결과물도 완전히 다르니까요. 아무리 좋은 시나리오라도 어울리지 않는 방식으로 각색해 보여주면 그 가치를 보여줄 수 없다고 생각해요. 아티클 또한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많은 기업이 사진, 영상, 기사와 같은 다양한 표현 방식 중에서 아티클을 기본적으로 선택하고 있는 건 기업의 가치를 유저에게 보여주기 가장 적합한 표현 방식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영상에서 해소되지 않는 부분이, 말로는 정리가 부족해 두서없는 것이 아티클 텍스트로 다듬어졌을 때 가장 큰 파급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아요. 그렇기에 제가 집중할 부분은 보여주는 방식이 아닌 전달력, 즉 아티클과의 핏한 기획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주제와 내용이 아티클로 나왔을 때 최고의 파급력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그런 걸 제대로 판단하는 사람이 차별화된 에디터이자, 좋은 기획자고 크리에이터라고 생각합니다.

‘데이터 한나’ ‘카피라이팅 고수’ 등 팀 내에서 다양한 별명을 가지고 계신데요. 어떤 별명이 한나 님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흠… 석촌호수 커피 러버가 아닐까요.(웃음) 다른 별명들은 과분한 별명 같아요. 특히 데이터적으로는 아직 미숙해서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도 올해 1월부터 정리한 아티클 데이터 시트를 돌아 보니 매월 가설 검증이나 생각의 흐름이 점차 발전해 나가는 것 같네요. 팀원분들의 적극적인 호응과 칭찬 덕분입니다. 커리어사업팀 최고!현재 한나 님의 커리어 여정, 만족하고 계신가요?만족스러운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쁘진 않은 것 같아요. 사회의 기준으로 보면 저는 늦게 취업했고, 퇴사 후 공백기도 길었고, 다시 경력이 아닌 인턴으로 시작했잖아요. 그래서 처음 회사를 퇴사하고 나서 커리어 고민이 깊었어요. 뭔가 다시 시작하기엔 나이도 너무 많고, 이미 문제가 있는 커리어라고 생각했거든요. 미디어에서 흔히 성공한 커리어라고 불리는 사람은 졸업하자마자 좋은 회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이른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승진한 사람이 많잖아요. 꼭 직장인이 아니더라도, 문화예술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은 지금 제 나이면 커리어 정점을 찍기도 하고요. 모두에게 속도와 방향이 다르다는 건 알지만 내가 그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인정하는 게 쉽진 않았던 것 같아요.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도 있겠지만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이젠 인정하려고 해요. 내 레벨을 인정하고 다음 단계로 올라가려 노력해야죠. 기초반에 있다고 해서 영원히 기초반인 건 아니니까 거기서 잘 배워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고요. 그러다 보면 언젠가 정상에 올라가 있지 않을까요? 저는 믿고 있습니다. 제가 해낼 거란 걸.▶ <우린 없던 길도 만들어> 시리즈 보러 가기CREDIT
박효린ㅣ원티드 콘텐츠 에디터발행일 2022.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