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티클은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주는 사람들> 시리즈의 1화입니다. 코로나로 촉발된 디지털 경험의 가속화는 기업과 고객 접점 채널의 양적 증대를 넘어 질적 성장에 대한 욕구로까지 이어졌다. 매장과 제품, 점원과 앱 등 자사의 제품을 잇는 서비스 이용 여정에 대한 고찰은 디지털화되는 사회 속에서 충성 고객을 만들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이 되었다. 이 때문에 서비스 여정을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은 서비스 기획, 마케팅, 개발 등 다양한 직군으로 확대되고 있고 현재는 종전에 주목받지 못했던 CX직군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 셔터스톡
명확해 보이는 CX의 정의, 하지만 아직 직무는 정리되지 않았다!
CX란 고객이 특정 브랜드나 기업에 대해 느끼는 총체적인 경험과 감정을 뜻한다. 제품 주문 후에 발생되는 문의나 불만을 처리하는 협의적 의미의 CS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선제적으로 고객의 VOC를 분석하고 제품의 개선 아이디어 도출하며, 사내 VOC 처리 프로세스의 효율화하는 등의 능동적인 고객 경험 개선에 주안점을 둔다.
고객센터 상담 업무의 일부이자 AS라고 인식되며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만 움직이던 CS는 고객 접점 채널 증가와 고객 경험 확대라는 2가지 키워드를 만나 CX라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개념으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CX가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는 기업마다 각기 다른 정의와 직무 내용 때문이다. 모든 기업의 특정 직군이 저마다의 산업과 도메인의 특징에 따라 업무의 유형과 성격이 달라지겠지만, 유독 CX 직무는 기업의 규모와 산업마다 큰 차이점을 보인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은 마케팅 혹은 서비스 기획자에 가깝게, 또 어떤 기업은 상담 업무의 확장판으로 보기도 한다. 현재 채용 시장에 있는 여러 기업의 공고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다양한 CX 직무의 이해

먼저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 관리는 고객센터를 외주 업체에 맡기는 경우, 외주 업체 관리 및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BPO 관리 직무는 외주 고객센터가 달성해야하는 KPI를 기획하고 각 유관 부서와의 협업을 통해 KPI에 영향을 끼치는 대외 변수를 최소화하게 된다.
다음으로 서비스 기획 직무는 대고객 서비스 기획과 백오피스 기획으로 나뉜다. 전자의 경우, CS 고객 접점 채널인 1대1 문의나 챗봇, FAQ의 시나리오 및 콘텐츠를 고도화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로써 고객이 스스로 문의를 처리하도록 해 단순 문의의 상담 인력 비용을 최소화하는 데 목적을 둔다.
후자인 백오피스 기획은 상담사의 업무 처리 효율을 높이기 위한 상담 시스템 고도화를 담당하게 된다. 고객센터로 인입된 고객 문의를 빠르게 처리하도록 데이터 조회, 고객의 불만을 즉시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기획한다.
이 밖에도 디지털 상담 채널 구축을 목표로 외부 솔루션을 도입하는 PM역할을 맡기도 한다. 소비자 보호 정책 설계는 외부 기관(금감원, 소보원 등)으로 접수된 민원을 해결하고, 강성 민원 응대 및 보상 절차, 상담사 응대 매뉴얼, 분쟁 발생에 따른 유관 부서 간 협의 매뉴얼을 기획한다.
마지막 VOC분석은 VOC 데이터 분석 및 시각화, 리포트 작성을 필두로 내부 업무 프로세스와 채널 개선을 위한 아젠다 도출 및 유관 부서와의 협업을 담당한다. 이 외에도 CS QA (콜 품질 관리), KMS 시스템 관리 (상담지식정보 시스템), CRM 채널 관리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CX 담당자의 커리어 방향, 정답은 서비스 운영이다.
그렇다면 파편화된 CX 직무 시장에서 CX 담당자들이 지향해야 하는 커리어 방향은 무엇일까? 주요 4개의 직무를 모두 아우르는 ‘서비스 운영’이다.
VOC 분석이 CX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는 일부 현업 담당자의 의견도 있지만, VOC 분석은 서비스가 고객 중심으로 흘러가기 위한 기초 업무일뿐, 안정화된 서비스 운영과 사업 방향에 맞는 제품의 개선 과제를 도출하는 것은 CX 담당자의 ‘감’으로 결정된다. 그리고 이러한 감은 고객에게 제공되는 가치 사슬의 엔드 투 엔드 경로를 살펴보며 고객을 포함한 셀러, 내부 이해 관계자의 업무 프로세스 이해, 업무 주체 별 정책 점검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CX 직무를 운영으로 확대시키며, 고객 리텐션 확보와 고객과의 신뢰 형성을 위한 기업의 주요 핵심 전략으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 운영 업무가 계속해서 중시되는 이유는 서비스가 오픈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데 필요한 각종 정책 수립과 기획, 그리고 개선을 종합해 전략적 결정을 할 수 있는 직무 담당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림 2를 보면, 상담에 필요한 개선 방향을 도출하고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직접 기획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서비스의 운영 요소인 CS, 배송, 정산, 결제, 제휴 등 원활한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정책과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데 CX 담당자의 역할이 점차 증가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CX 담당자의 커리어 개발을 위한 3가지 방법
1. 업무 프로세스 시각화
CX 직무 역량을 키우고 서비스 운영 담당자로 성장하기 위해 먼저 자신이 속한 기업의 시스템 구조와 현재 업무 프로세스를 시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 원티드 '무신사 운영3팀 글로벌 CS 운영 채용 공고'
ⓒ 원티드 '야놀자 CS 기획팀 리더 채용 공고'
위 그림은 이커머스 기업의 일반적인 고객 구매 여정과 내부 운영 프로세스를 도식화한 것이다. 일반적인 CX 담당자는 프론트 단의 구매 여정별 VOC를 분류하고, 각 단계별 비즈니스 지표와 CS 관리 지표를 설정해 문의 처리의 효율과 상품, 서비스별 처리 단계의 이슈 사항을 공유하는 데 주요 업무가 맞춰져 있다.
하지만 각 업무 처리 방식에 대해 도메인과 유형별로 시각화하는 것이 현재 서비스의 병목 현상을 빠르게 발견하는 데 기여한다. 또한 서비스의 복잡도가 증가함에 따라 정책과 업무 로직을 신규로 추가하고 기존 업무 프로세스를 변경하는 경우에도 시각화된 업무 프로세스는 CX 담당자의 빠른 의사결정에 도움을 준다. 그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데이터 분석 툴을 필히 익히는 것이다.
2. 데이터 분석 툴 익히기

CX 직무가 어려운 이유는 특정 상황이 발생되었을 경우 이에 대한 인과 관계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에 있다. 기업의 규모가 성장하고 서비스의 복잡도가 증가될수록 명확했던 VOC의 인입 사유가 1가지에서 n가지로 늘어나기 마련이다. 여기에 CX의 별도 지표를 운영하게 될 경우 마케팅 지표와 서비스 지표, 비즈니스 지표 등 수많은 변수와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어려워 VOC의 볼륨을 줄이는 데 어떤 것이 가장 핵심 지표가 되는지 지표 수립부터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이럴 때 추천하고 싶은 데이터 분석 툴은 파이썬이다. 엑셀과 달리 파이썬을 이용할 경우 개발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한 깃허브나 미디엄 등 개인 블로그에 기재된 기존 기획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의 분석 코드를 벤치마킹할 수 있어 최적의 분석 방법을 찾기에도 수월하다. 여기에 생소한 ‘오렌지’라는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을 한 가지 더 추천하려고 한다. 데이터 처리 및 시각화, 그리고 머신러닝을 활용할 수 있어 간단한 예측 모델을 만들어볼 수 있다. 이는 VOC의 발생 사유를 분석하는 것을 넘어 언제 VOC가 자주 인입되는지 나만의 예측 모형을 만들어볼 수 있기 때문에 CX 이슈의 선제적 응대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마지막은 글쓰기를 통한 경험의 공유다.
3. 글쓰기를 통한 경험 공유

ⓒ 배민쇼핑라이브 운영기획 담당자 모집 공고커리어리나 페이스북, 유튜브, 미디엄 등 SNS를 중심으로 현직자들의 생각과 감정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CX 담당자의 치열한 고민과 의사 결정 과정, 산업과 도메인 별 각기 다른 업무 형태를 알 수 있는 글을 찾기란 쉽지 않다. 타인의 글을 읽는 것도 물론 좋지만, 나만의 글쓰기를 통해 당시의 결정들을 다시 한 번 회고하고 평소 내가 하던 업무를 새롭게 느끼며 부족한 부분을 깨닫고, 어떤 스킬셋을 추가해야 할지 결정해 보자. 또한 온라인 상의 타인과 의견을 공유하며 나의 CX 활동과 제품 방향성을 피드백 받는 기회로도 삼을 수 있다. 결국 CX 담당자가 커리어를 개발하기 위해선 스스로 역량을 개발시키기 위한 사내 자원을 시각화하고 CX가 기업의 변두리가 아닌 여러 유관부서의 브릿지라는 것을 끊임없이 어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CX는 ‘Customer Serivce’ 관점에서만 불려지지만, 고객의 생애 주기 전반을 관리하고 기업의 더 나은 업무 구조를 개선하는 사례가 지속될 수 있다면 CX는 ‘Customer Success’의 필수재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주는 사람들> 시리즈 보러 가기
글ㅣ강승훈 (tomate321@hanmail.net) 현재 현대홈쇼핑 고객보호팀에서 CS 채널 기획 및 고객센터 운영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서울과학종합대학원 AI MBA 과정을 수료하였다. 개인적으로는 글쓰기를 좋아해 브런치를 운영 중에 있으며 2022년 클래스 101 x 브런치 북 AI 클래스 프로젝트를 수상했다. (https://brunch.co.kr/@hunwwuf)발행일 2022.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