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티클은 <마케팅 레벨 업도 원티드> 시리즈의 3화입니다. 취준생 K “저는 마케팅 직무를 알아보고 있어요!”현업 마케터 S “에이전시와 인하우스 중 어떤 마케터가 되고 싶은데요?”취준생 K “…음? (마케터가 되고 싶다는데 웬 에이전시? 연예 기획사를 말하는 건가)”인하우스 VS 에이전시, 뭐가 달라?
마케터는 일하는 환경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기업 마케팅 팀처럼 자사의 브랜드를 전문으로 담당한다면 인하우스 마케팅을, 대행사에서 여러 광고주를 동시다발적으로 케어한다면 에이전시 마케팅을 한다고 표현한다. 같은 직무여도 인하우스와 에이전시, 둘 중 어디에서 일하는지에 따라 주요 업무와 필요 역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취업 준비생이라면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아래 그림을 통해 둘의 차이를 이해해 보자. 인하우스 마케터와 에이전시 마케터의 차이 ⓒ 갱작가
인하우스 마케터는 활의 방향을 조절해 화살이 잘 나아가도록 설계한다. 어떤 마케팅 목표를 수립할지 연간 플랜을 작성하는 등 거시적인 측면을 바라본다. 한편, 주어진 방향대로 나아가야 하는 활인 에이전시는 전달받은 플랜을 잘 수행하기 위해 광고, 홍보를 진행한다. 활과 화살은 떼어낼 수 없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다. 만약 대행사 마케터로 활동한다면, 실무를 하면서 발견한 인사이트를 역으로 제안하거나 기업의 도움이 필요할 때 적극적으로 요청도 해보며 성과를 개선해 보는 경험을 누려 보길 바란다.
대행사 마케터의 일과
현직자의 하루 업무를 간접 체험해 본다면 직무 이해도가 높아질 수 있다. 대행사 마케터 한 명당 여러 광고주를 담당하기 때문에 스케줄 관리 역량과 멀티태스킹 역량이 필요하다. 크게 정기적인 업무와 비정기적인 업무로 나눌 수 있다.

대행사 마케터의 정기 업무 ⓒ 갱작가
1. 데일리 리포트 작성
광고주에 따라 매일 아침 데일리 리포트를 전달해야 할 경우가 있다. 주로 엑셀에서 지표를 추출하고 가공하기 때문에 컴퓨터 활용 능력이 높다면 수월하다. 신입 마케터로 입사한다면 사수의 빠른 손놀림을 발견할 수 있다.
2. 광고 계정 팔로업
대행사 마케터 한 명당 복수 개의 광고주를 담당하기 때문에 섬세한 팔로업은 필수다. 팔로업이란 광고 계정의 현황을 살펴보고 팀원에게 특이사항이 있을 시 공유하는 행위를 말한다. 전일 광고비 지출이 원활했는지, 연말 이슈로 노출 수가 급감했는지 등 말이다.
3. 아침 회의
특별히 공유해야 할 사항이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추가적인 회의를 약속하거나 개인별 업무 우선순위를 조정한다. 팀의 성향에 따라 회의 방식이 상이하며 적게는 15분, 많게는 1시간까지 진행하기도 한다.
4. 광고비 or 매출액 체크
마케터는 거액의 광고비를 운용하기 때문에 광고비 체크는 중요하다. 광고비 지출 대비 매출액이 급감했다면 원인을 빠르게 파악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혹은 실수 방지를 위해서도 필요한 업무다. 실제로 한 팀원이 일예산에 0을 한 개 더 추가해 10배에 달하는 광고비가 지출된 경우도 있었다.
5. 기존 광고 계정 성과 분석 및 트러블 슈팅
성과 분석과 개선책을 고민하는 일은 마케터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광고는 송출 이후 어떻게 운영 관리하는지에 따라 성과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이 구간에서 마케터는 최대한 다양한 테스팅과 학습을 거쳐 성장해야 한다. 담당 마케터가 스스로 대안책을 고안해 본 후 팀원과도 논의해 본다.

대행사 마케터의 비정기 업무 ⓒ 갱작가
1. 신규 광고 계정 초기 세팅
새로운 광고주를 담당하게 되었다면 광고 송출일에 맞춰 초기 세팅을 진행한다. 세팅 시 유의 사항은 없는지 반드시 체크한다. 만약 데이터를 연결해야 한다면 개발 팀에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 개발 용어에 귀를 기울이면 도움이 된다.
2. 광고주 소통
신규 매체를 발굴하거나 개선 사항이 있을 땐 제안해 볼 수 있다. 대행사 마케터와 기업 담당자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로 적극적인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
3. 광고 기획 및 광고 제작 협업
광고 소재까지 담당한다면, 기획을 위해 다양한 레퍼런스를 찾아보게 된다. 광고 제작을 해주는 디자인팀과도 협업하게 된다. 앞의 내용으로 짐작했듯이, 마케터는 여러 팀과 일하는 순간이 많아 커뮤니케이션 역량도 중요하다.
4. 결과 보고서 작성 및 전달
기업 담당자는 전달받은 결과 보고서를 바탕으로 다음 달 마케팅 방향성을 정하거나 내부 개선사항을 체크한다. 대행사 마케터는 결과 수치를 기입하고, ‘WHY’를 탐구한다. 왜 특정 일에 성과가 좋아졌으며, 왜 이번 소재는 성과가 낮았는지 이유를 찾아야 한다.
5. 광고주 수주를 위한 작업
규모가 큰 대행사는 영업이나 광고주 수주 파트가 분할되어 있지만, 규모가 작다면 수주 작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고객사 한 곳을 유치하기 위해 맞춤 제안서를 작성하거나 1-2차 미팅을 진행하는 등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한다.
현직 마케터가 손꼽은 장단점 3가지

대행사 마케터의 장점 ⓒ 갱작가
역동적인 업무 환경
직장인이 하루 8시간 업무 중에 매번 정해진 일만 한다면 어떨까? 지칠 수도 있겠다. 반면 대행사에서는 다양한 브랜드와 업종, 광고 상품을 접할 기회가 많다. 판매를 목표로 한 쇼핑몰 광고주(뷰티 업계, 패션 업계 등)부터 상담 DB 획득이 목표인 병의원 업계, 회원가입 혹은 앱 다운로드가 목표인 IT 플랫폼 등이 있다. 경험의 영역이 넓어지면 그만큼 다양한 인사이트를 획득할 수 있다. 변화하는 마케팅 시장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는 능력은 마케터에게 중요한 부분이다.
빠른 성장 속도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마케팅 대행사는 ‘마케팅 전문 실행사’다. 실무에 최적화한 인재가 모여 있는 곳이기 때문에 커리어 성장의 속도가 가파른 편이다. 대행사 근무 경험은 차후에 인하우스 마케터로 이직할 때 우대받기도 한다. 마케터 경력자 채용공고에서 ‘대행사 근무 경험 우대’라고 표기된 걸 종종 살펴볼 수 있다. 더불어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개선되는 과정에서 업에 대한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다.
다양한 취업 기회
큰 기업의 마케팅팀 신입으로 입사하기에 취업의 문은 너무 좁다. 마케팅은 비용을 지출하는 부서이기 때문에 경력 없는 신입 채용에는 신중한 편이다. 채용 시즌에도 1~2명 정도 구인하는 반면, 대행사는 그 이상의 인원을 수시로 채용하기 때문에 일의 경험을 쌓을 수 있다. 검색광고 대행사, SNS 대행사, 종합 대행사 등 마케팅 전문 영역마다 대행사가 나뉘어 있기 때문에 원하는 커리어를 그려 나갈 수 있다.

대행사 마케터의 단점 ⓒ 갱작가보이지 않는 갑을 관계요즘은 대행사와 고객사 간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다고 한다. 업무 파트너로서 서로를 배려하며 협업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보이지 않는 갑과 을의 관계가 존재하는 것 같다. 대한민국에 대행사는 너무나도 많다. 고객사가 계약을 종료하는 순간 기존 대행사를 대체할 곳이 충분하다. 일례로, 대행사 마케터가 담당한 고객사의 성과가 점차 개선되는 과정에서 갑작스러운 종료 통보에 결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는 예산 규모가 작은 곳일수록 빈번하게 나타난다. 성과 개선의 한계대행사 마케터는 기업 내부 데이터까지 접근이 어려워 종종 인하우스 담당자에게 자료 요청을 한다. 광고 제작에 필요한 이미지 소스를 요청하기도 한다. 커뮤니케이션 속도는 기업 담당자의 업무 스타일에 좌우된다. 일의 처리 속도가 빠른 담당자라면 신속하게 요청한 자료를 전달받아 빠른 테스팅을 진행한다. 반대의 경우라면 대행 업무의 속도는 지연될 수밖에 없다. 일례로, 광고 성과 개선을 위해 여러 대책을 전달했지만, 적용이 되지 않아 목표 달성이 더딘 경우가 여럿 있었다. 잦은 야근 빈도대행사는 고객사의 업무를 대신하기 때문에 고객사 수주는 필수다. 이를 위해 팀원이 머리를 맞대어 경쟁 PT를 준비한다. 결과적으로 수주에 성공한다면 다행이지만 만약 실패한다면 다시 광고주 수주 경쟁에 뛰어든다. 또한 광고 관리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에, 대행사는 야근의 빈도와 강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곳이 많다.▶ <마케팅 레벨 업도 원티드> 시리즈 보러 가기글ㅣ갱작가 스타트업 퍼포먼스 마케터로 커리어를 시작해, 현재는 브랜드 마케터로 경험의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브런치에서 <어쩌다 스타트업 마케터>를 연재하며 직무 경험을 기록합니다. 나의 일상이 누군가에겐 유익한 정보가 되길 바랍니다. (브런치 https://brunch.co.kr/@ggwriter)발행일 2022.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