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개발자들의 블루오션, 사이버 보안에 도전하세요

3~5년 개발자들의 블루오션, 사이버 보안에 도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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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걸스인텍 X 원티드> 시리즈의 1화입니다. 


호기심과 궁금해하는 마음은 조금 다르다. 호기심은 눈앞에 반짝이는 대상을 좇는 것이고, 궁금해 하는 마음은 그 대상에 오래 머무는 마음이다. 커리어란, 호기심에서 시작해 더 알고 싶은 궁금한 마음으로 농익어가는 열매와 같다. 개발자로 시작해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해외신사업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윤선희 팀장의 커리어도 그렇게 무르익었다. 자신의 시작이 그러했듯 사이버 보안 솔루션에서 개발자 커리어를 시작하려는 후배들을 위해 해주고픈 이야기가 많은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주)엔에스에이치씨(NSHC, Network Security Hacking Company)
사이버 보안 전문 회사로 2008년에 설립됐다. 국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일본,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오만에 해외지사를 설립·운영하고 있다. 국내외 100명이 넘는 임직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중 60% 정도가 IT 기반의 엔지니어로 보안 솔루션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윤선희 NSHC 해외신사업 개발·운영 이사 ⓒ 박종현


Q. 현재 회사에서는 어떤 일을 맡고 계시나요?

저는 2012년에 코파운더로 합류했고, 현재는 해외신사업 개발·운영 총괄 팀장을 맡고 있어요. 아시아(일본 제외)와 중동 국가를 대상으로 보안 트레이닝과 신사업을 기획·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에서는 주로 모바일 보안 솔루션과 윤리적 해킹(Ethical Hacking)을 위한 다양한 정보수집과 콘텐츠 기반 사업을 진행합니다. 드론·CCTV 해킹부터 핵·수력발전소 해킹, 사이버전 또는 북한발 해킹 시도 분석·보고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 윤선희


사이버 보안, 중요하지만 낯선 분야 


Q. 사이버 보안은 시작과 달리 그 위상이 매우 달라진 분야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커리어를 시작하던 2000년대 초반은 웹 기반의 IT 비즈니스 붐이 일어났던 시대였습니다. 당시 사이버 보안은 크게 각광받지 못한 분야였어요.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그렇고, 디지털 세상에서 지킬 만한 자산이 많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죠. 그러다가 닷컴버블 붐과 함께 IT 산업이 이슈화되면서 삼성그룹이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룹 내에서 사이버 보안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을 모아서 벤처회사를 만들었죠. 그 회사가 바로 시큐아이(주)입니다. 물론 지금은 그때와 많이 달라졌습니다. 대부분의 비즈니스 영역이 IT 서비스로 전환됐고, 지켜야 할 중요 디지털 자산이 정말 많아졌거든요. 이제 사이버 보안은 선택이 아닌 필수 분야가 됐습니다. 


Q.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는 주로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해요.

사이버 보안 업무 스펙트럼은 굉장히 넓어요. 이를 단순화해서 크게 창, 방패, SW 세 가지로 이야기해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사이버 보안 전문가의 역할 세 가지
① 창(무기, 槍): Red Team. 공격자 입장에서 새로운 제품의 취약점을 찾거나(버그바운티), 국가나 큰 기업 단위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및 컨설팅하는 일을 한다. 
② 방패: Blue Team. 공격을 방어하는 입장에서 취약점 분석이나 공격 대응 업무를 한다. 보통 SOC(Security Operation Center)라고 불리는 관제팀을 의미한다.
③ SW보안 솔루션 개발: 방패 역할과 비슷하지만, 역할이 광범위하므로 하나의 카테고리로 정의할 수 있다. 

사이버 보안 분야는 굉장히 다양하지만, 사이버 보안 비즈니스는 SW 위주로 이루어졌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보안 SW제품에는 조직의 내부를 방어하기 위한 ‘방화벽, 침입탐지 시스템, EDR(Endpoint Detection&Response), 인증 관리, 백신과 같은 End-Point의 보안 솔루션’ 등이 존재합니다. 최근에는 내부 위협뿐 아니라, 외부 위협을 모니터링 하기 위한 OpenSource Intelligence 영역이나, 물리적인 영역과 융합 보안도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많지만, 아주 큰 맥락에서는 다양한 사이버 공격을 막기 위한 방어 솔루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최근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사이버 보안은 꽤 핫한 분야죠. 어떤 점이 매력이라고 보시나요? 

3~5년 차의 주니어 개발자에게 사이버 보안 분야는 블루오션입니다. 사이버 보안으로 커리어를 시작한다면, SW엔지니어로 성장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사이버 보안 SW는 일반적인 응용 SW를 개발하는 것과 180도 다릅니다. 해커들이 공격을 위해 굉장히 깊은 영역까지 파고들기 때문에 단순한 인터페이스나 API, UI/UX만이 아닌 앱을 구성하는 ‘시스템/OS/기반 Framework/네트워크’에 대해 깊이 있는 지식을 체득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약 5년 정도 이 분야에서 경험을 쌓으면, 이후에 본인이 원하는 회사를 ‘골라서’ 이직할 수 있습니다. 헤드헌터에게 이력서를 오픈하는 순간, 수많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이 쏟아질 거예요. 

또 다른 매력은 정말 훌륭한 SW엔지니어, 해커, 교수님, 암호학자 등 무림의 고수(GURU)와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개발자로서의 배움은 물론 통찰력까지 얻을 수 있죠. 현재 저희 회사에서는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이 분들과 교류하며 노하우를 전수받는 6개월 교육 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개발자로서 커리어를 시작하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안 솔루션 개발자가 되면 커리어를 원하는 만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함께 일하는 시니어 개발자들 중, 환갑이 넘도록 일하시는 분도 있거든요.

ⓒ 윤선희


커리어의 시작과 피봇 과정에서 주는 인사이트 


Q. 이사님이 개발자로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첫 업무는 무엇이었나요?

대학에서 전공이 CS(Computer Science)였는데 공부가 굉장히 즐거웠어요. 적성도 잘 맞아 졸업 후, 다른 길은 생각조차 안 했어요. 그리고 첫 회사로 앞서 말한 시큐아이(주)라는 회사에 들어갔죠. 처음 1~2년간 PKI(Public Key Infrastructure) 플랫폼을 다양한 서버(IBM AIX, SUN Solaris, MS Server, Linux 등)에 이식(포팅)하고 유지·보수 하는 일을 했어요. 

개발자라면, 첫 직장 선택이 참 중요한데요. 자바/C언어/프론트/백엔드 중 어떤 것을 주력 무기로 삼느냐에 따라 그다음 스텝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그 방향성은 커리어를 쌓다 보면 눈에 보이기도 하지만, 본인이 어느 분야에 잘 맞는지 경험을 쌓으면서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직이든 사이드 프로젝트든 다양한 경험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회사마다 지닌 고유의 프로세스에서 훈련하다 보면, 성장에 큰 도움이 되니까요. 그게 참 좋은 자산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Q. 개발자에서 신규 사업 기획·운영으로 커리어를 피봇팅한 계기가 궁금해요. 

신규 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이 참 즐거워요. 저는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라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만 있을 성격이 아니거든요. 물론 개발자에서 바로 매니징을 하게 된 건 아닙니다. 한창 개발자로 일하면서 변화에 대한 욕구가 컸는데 당시 사수의 조언이 커리어를 피봇팅하는 방향 키가 된 것 같습니다. 개발자에서 완전히 다른 분야로 가면 그만큼 기회비용을 치러야 하니 시작점에서 일정 부분 연관성을 갖고 커리어를 확장해 나가라는 현실적인 조언이었죠.


Q. 커리어를 피봇할 때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점은 무엇이 있나요?

당시의 경험을 떠올려 보면, 커리어를 피봇할 때 크게 작용했던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연결성’을 찾는 일입니다. A에서 B라는 포지션으로 옮긴다고 가정할 때, A의 포지션이 B의 포지션을 뒷받침하거나 도움을 주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혹은 A의 포지션과 B의 포지션이 적어도 30~40% 정도는 겹쳐서 그것을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가를 고려해야 합니다. 

저 역시도 연결성을 찾아 나가면서 개발자→개발팀장→사업총괄→신규사업 개발·운영→신규사업 기획으로 포지션을 확장해 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개발만 하는 개발자보다는 프로젝트를 리딩하는 역할을 좋아하고, 또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하나는 ‘내가 무엇을 즐거워하는가?’ 스스로 묻고 답을 찾는 일입니다. 어떤 일에 가치를 두고 일할 때 즐거움을 느끼는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답을 찾아야 합니다. 답을 찾는다면 그 방향으로 자연스레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고 싶다면 어떤 경험과 역량이 필요할까요?

기본적으로 CS 전공 지식이 기반이 돼야 합니다. OS나 NW과 같은 시스템도 깊이 다룰 줄 알아야 하고요. 그래서인지, 석사 이상의 학위를 가진 개발자가 많습니다. 하지만 무조건은 아니에요. 석사 이상의 컴퓨터 공학이나 사이버 보안 관련 학위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분야에 대한 ‘호기심’이에요. 저도 학사학위만으로 지금까지 커리어를 이어오고 있고요. 회사에도 그런 분들이 많습니다. 특수한 영역이라고 해서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 분야에서 시작해 보고 싶은 주니어라면 도전해 보세요! 한 가지 팁을 드리면, BOB(BEST OF THE BEST)나 K-Shield Junior와 같은 인력 양성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성공적으로 이수한다면 다양한 보안 회사나 IT 회사에서 구직 혹은 이직의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 박종현


아직 걸어갈 길이 먼 커리어 여정 


Q. 워킹맘으로서 힘든 순간도 있을 것 같아요. 

둘째 아이를 낳고 육아휴직 중일 때 커리어를 포기할까 말까 고민이 컸습니다. 아이는 사랑스럽지만, 육아를 선택하고 커리어를 포기한다는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답답해지더군요. 아이들한테는 미안했지만,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란 생각을 하며 중심을 잡았습니다. 지금도 가끔은 아이들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 눈물짓기도 합니다. 함께 하지 못한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저는 제 일이 좋고, 회사로 출근하는 게 행복합니다.


Q. 현역으로서 지금은 어떤 고민을 하시나요?  

가장 큰 고민은 개인의 경쟁력을 고도화하는 것과 조직에서의 로열티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일입니다.

한 번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언제까지 조직생활을 할 수 있을까?’ 조직에서는 점점 더 젊은 개발자가 양성되는데 나는 그 안에서 어떤 가치 있는 경쟁력을 지니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저는 해외에서 비즈니스를 주로 해서 외국에 나가 영어를 쓸 일이 많았는데, 최근 몇 년 간 코로나로 문이 닫히면서 그 기회가 사라졌습니다. 그러면서 영어실력이 점점 퇴보하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아무래도 영어는 꾸준히 흐름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니까요. 이것은 하나의 작은 예이지만, 저 자신의 경쟁력이나 브랜드를 어떻게 키워나갈지? 조직을 성장시키며 함께 어떻게 성장시킬 수 있을지?  고민 중입니다. 


Q. 3년 뒤에 기대하는 나의 모습은 무엇인가요?

인간적으로는 더 통찰력 있고, 누구보다도 자신을 잘 이해하고 사랑하는 모습이었으면 좋겠습니다. 3년 전보다 전 지금의 제가 더 좋거든요. 업무적으로는 지금보다 더 즐겁게 일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해외 지사로 파견을 나가서 지사장이 되어 있을 수도 있고, K-Security를 열심히 영업하고 운영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한 회사의 대표가 되어 특정 영역의 비즈니스를 진행하면서 열정을 불태우고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혹은, 스위스나 미국으로 1년짜리 단기 MBA 연수를 가서 열심히 공부하고 놀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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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정은혜ㅣ원티드 콘텐츠 에디터 (eunhye@wantedlab.com) 

권지혜ㅣ객원 에디터

박종현ㅣ원티드 영상 제작 PD



발행일 2022.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