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티클은
<웹툰 회사에서는 어떤 일을 할까?> 시리즈의 1화입니다.
K-콘텐츠 산업 매출 규모와 수출액은 매년 증가하며 가능성과 저력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웹툰 또한 지식재산권을 기반으로 드라마, 영화와 융합해 전 세계 독자와의 접점을 넓혀가는 중이다. 독보적인 K-웹툰을 제작하는 웹툰 회사에서는 이 순간 어떤 인재를 기다리고 있을까. 투유드림, 스토리숲, 와이랩, DCC ENT를 한 자리에 모아 자세한 질문을 던졌다.
ⓒ 한국콘텐츠진흥원
안녕하세요, 이렇게 네 곳의 웹툰 회사를 한 자리에서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먼저 인사 겸 회사 소개 부탁드릴게요.
투유드림 신도형 부사장 (이하 ‘투유드림’) : 투유드림은 전통과 역사를 가진 1세대 웹툰 제작사입니다. 지금도 몇 편의 만화가 스포츠 신문에 연재되고 있지만, 만화가 단행본과 신문 만화밖에 없던 시절부터, 스포츠 신문이나 지하철에서 무료로 나눠주던 무가지에 연재 만화를 진행하며 성장해 온 회사입니다. 당시 인기를 얻었던 <통>과 <독고> 등의 학원액션물을 시작으로 13년간 로맨스, 판타지, 무협 등 다양한 장르의 웹툰을 제작하고, 그 웹툰을 영상으로 확장하며 아시아 넘버원 웹툰 스튜디오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스토리숲 박동훈 이사 (이하 ‘스토리숲’) : '스토리숲'은 8년 차 웹툰, 웹소설, 3D 제작 스튜디오입니다. 모든 작가와 직원을 정직원으로 고용해서 안정적으로 협업하는 회사로 약 80여 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와이랩 오세정 이사 (이하 ‘와이랩’) : 와이랩은 웹툰 <아일랜드>와 <신암행어사>의 윤인완 작가가 설립한 웹툰 제작사입니다. 설립 당시 ‘보편적 이야기의 힘과 감동을 기반으로 국경을 넘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비전 아래 2015년까지 드라마, 스릴러 및 판타지 장르 중심으로 장편 웹툰을 제작해 왔습니다. 그 이후 다수의 웹툰 저작물을 제작해 ‘세계관’ 웹툰 제작사로 비전을 확장했습니다.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영상 제작 부문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고, 2022년에는 웹툰을 기반으로 미디어를 연계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웹툰 제작 및 사업화의 다각화를 위해 차별화된 작품을 제작하는 ‘엘리모나 레이블’을 런칭하기도 했습니다.
DCC ENT 윤석환 대표 (이하 ‘DCC ENT’) : 창의적인 콘텐츠로 세상에 좋은 영향력을 주는 기업 DCC ENT입니다. 저희는 웹툰, 웹소설 제작사이며 지금까지 200편이 넘는 작품을 제작했고, 현재 11개국 70개 플랫폼에 진출해 있습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인정받는 기업입니다.

스토리숲 박동훈 이사 ⓒ 한국콘텐츠진흥원
최근 웹툰 회사에서 수요가 늘고 있는 직군은 무엇인가요?
투유드림 : 특별히 한 파트에서만 수요가 급증하지는 않습니다. 산업 성장으로 모든 파트의 인재가 필요하기에 저희도 꾸준하게 채용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회계 파트는 일반 기업과 달리 작가들을 응대해야 하므로 콘텐츠의 생리를 이해해야 하고, 웹툰을 제작하는 프로듀서는 스토리와 콘티, 채색, 그림까지 전방위적인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하며, 운영 담당은 네이버, 카카오 등의 플랫폼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합니다. 해외 사업은 계속 성장하고 있으므로 글로벌 어학이 필수이며, IP 세일즈는 영화, 드라마, OTT 시장의 이해도가 있어야 합니다. 스토리 개발은 글쓰는 능력과 더불어 시장이 요구하는 대중성을 갖춰야겠죠.
스토리숲 : 웹툰 제작을 혼자 할 수 있는 작가(제너럴리스트)보다 각색, 콘티, 작화, 채색, 3D 후보정 중 한 분야에서 확실한 강점을 가지는 인력(스페셜리스트)이 중요합니다. 최근 자사는 3D 웹툰 제작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실 분을 찾고 있습니다.
와이랩 : 웹툰 회사의 핵심 사업인 웹툰을 제작하는 제작PD와 작가입니다.
DCC ENT : 웹툰 제작에 전반적인 역할을 하는 PD직군이라고 생각합니다.

투유드림 신도형 부사장 ⓒ 한국콘텐츠진흥원
각자 말씀 주신 직군으로 회사에 합류한다면, 다른 회사와 역할(커리어) 측면에서 어떤 차별점을 가질 수 있을까요?
투유드림 : 기본 직군은 대부분의 웹툰 회사가 동일하다고 봅니다. 차별점을 가질 수 있는 파트는 작가 직군인데요. 투유드림은 3년 전, 공동창작집단 ‘스토리플러스’를 설립했습니다. 시나리오, 드라마, 웹소설, 웹툰 작가 등이 한 곳에 모여 원천 스토리를 기획하고 개발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웹소설과 웹툰의 동시 론칭이나, 영상과 웹툰의 동시 런칭을 준비하며 아이템을 정비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경력과 장르의 작가들이 함께 모여 있기에 세계관 구축이나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use), 멀티버스 등을 확장하는 데 훨씬 효율적입니다.
스토리숲 : 현재 배경과 소품을 활용하는 소극적인 방향뿐만 아니라, 향후 캐릭터와 랜더링 등 웹툰 제작의 전반적인 부분에 3D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웹툰 3D 배경·소품 플랫폼 돈드로우(Don’t draw)을 운영하고 계시죠. 해당 플랫폼 소개 간략하게 가능하실까요?) 원래 자사 웹툰 제작에 활용할 목적으로 3D 배경들을 만들었으나, 내부에서만 쓰기보다 다른 작가들과도 공유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에 저렴한 비용의 정액회원제로 공유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1만 명이 넘는 국내외 개인 작가 및 스튜디오가 '돈드로우'의 회원으로 가입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외부 오픈마켓을 통해서도 3D 배경·소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DCC ENT : 일부 웹툰 회사에서는 DCC ENT가 세부적으로 나누어 진행하는 일들을 PD 혼자 감당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AD팀이 담당하는 편집 업무와 웹툰 사업부가 맡는 플랫폼과의 소통 및 유통의 업무도 PD가 책임져야 하더라고요. 본인이 감당해야 하는 업무량도, 부담도 많겠죠. DCC ENT는 PD가 담당하는 작품 하나하나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와이랩 오세정 이사 ⓒ 한국콘텐츠진흥원
웹툰 회사 구성원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과 인재상을 꼽는다면요?
투유드림 : 덕후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상할 수 있지만 필요한 인재상은 덕후예요. 이는 웹툰만을 말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꽂힌 것 외에 다른 분야에도 덕심과 연결할 수 있는, 열려 있는 덕후입니다. ‘스키마’라는 말이 있는데 배경지식을 의미합니다. 세상 모든 콘텐츠는 자신의 배경지식을 기반으로 나오죠. 여러 콘텐츠를 즐기고, 시덥지 않은 아이디어도 메모를 해놓는 사람이 저희가 원하는 인재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스토리숲 : 자신의 분야에 확실한 전문성과 협업 능력이 있는 분입니다. 독자 눈높이에 맞는 작품을 만들기 위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업무 태도 역시 중요합니다.
와이랩 : 콘텐츠 업계에서 대다수의 업무 질문은 추상적입니다. “잘 만들어 주세요” “조금 더 무겁게 부탁드립니다” “긴장감 있게 부탁드려요” 이 질문들에 정답은 없습니다. 회사의 가이드와 기술 훈련을 바탕으로 많은 사람이 공감할 만한 정답을 만들도록 콘텐츠를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작품에 울고 웃고, 때로는 냉철하게 분석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막히는 업무의 열쇠는 내가 파지 않는 장르, 친숙하지 않은 포맷의 콘텐츠에 있을 때도 있습니다. 경계 없이 콘텐츠를 즐기고, 그것이 일상에 스며든 삶을 사는 분이었으면 합니다. 아울러 조직에 잘 융화되고 대외적으로 조직을 대표할 만한 적절한 비즈니스 매너도 수반되면 좋겠습니다.
DCC ENT : 직무간 공통 키워드는 성실한 사람입니다. 능력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하고 PD의 경우 마이너한 감성을 지양하며 대중적인 트렌드를 알고 만들 줄 아는 사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DCC ENT 윤석환 대표 ⓒ 한국콘텐츠진흥원회사에서 일하면서 주의했으면 하는 것과 인정받을 수 있는 팁을 알려 주세요.투유드림 : ‘책임감 있고 예의를 아는 또라이가 되자’입니다.(웃음) ‘옳다 틀리다’가 아닌, 다름을 인정하고 다른 이를 설득하며 증명해 내는 또라이 기질이 필요합니다. 웹툰 회사에서는 작가와의 소통 능력이 중요한데, 동아리나 소모임을 통해 새로운 사람과 만나는 연습을 한다면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스토리숲 : 우선 업무 일정과 퀄리티를 맞추는 능력은 기본입니다. 타인의 의견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협업하려는 자세도 중요하지만, 상업적인 작품을 만들기 위한 연구도 지속해야 합니다.DCC ENT : 웹툰 하나에 많은 사람이 얽혀 있기 때문에 감정 소모가 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감정 소모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 주의할 점입니다. 인정받는 팁은 작품에 애정을 갖고 책임감 있게 작품과 함께하는 것입니다. 웹툰 회사니까요.웹툰 업계 취업을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투유드림 : 뭐든지 많이 보시라고 말씀드릴게요. 표절과 창작은 한끝 차이라는 말처럼, 한 웹툰의 특정 장면을 오마주할 수도, 차용할 수도, 재편집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직간접적으로 다채로운 경험을 해봐야 합니다. 앞선 원하는 인재상과 같은 이야기인데 내가 관심 없는 부분도 시간을 정해 놓고 봐야 합니다. 클래식 연주자를 다룬 웹소설을 보고 클래식 상식을 얻어도 좋고, BL을 좋아하는 친구에게 BL 이야기를 들어도 좋아요. 알고리즘으로 전혀 모르던 영상을 보면서 ‘저런 게 있어?’라고 저장된 기억들이 있으실 텐데, 업계에 있다 보면 반드시 써먹게 되는 날이 옵니다. 마지막으로, 웹툰을 보던 즐거움만 생각하고 일을 시작하면 힘드실 수 있어요. TV 예능 프로그램처럼 편집PD도, 대본을 쓰는 작가도, 조명 담당자도 늘 치열하게 준비하고 고생합니다. 웹툰도 마찬가지입니다. 웹툰을 보면서 스태프들의 노고를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DCC ENT : 상상해 온 것과 실제 업무는 다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작가와 단 둘이 작품을 만드는 일이 아니고, 웹툰 한 편에 수많은 회사 구성원이 붙고 외부 업체와의 관계가 이어집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도 창의성을 유지하고 즐겨야 합니다. 말씀드린 부분을 충분히 인지하고 시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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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박효린ㅣ원티드 에디터발행일 2022.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