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티클은 <웹툰 회사에서는 어떤 일을 할까?> 시리즈의 2화입니다.웹툰 세계관은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방대할지도 모른다. 이제 웹툰은 기획 초반부터 영상으로 제작할 IP를 찾기도 하는데 한 예로, 웹툰 제작사 투유드림과 영화 투자배급사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은 영상화를 타깃으로한 웹툰 IP 인큐베이팅 공모전 '메가힛!투유'를 진행 중이다. 만약 당신이 웹툰 덕후거나, 떠오르는 웹툰 시장에 구성원으로 합류하고 싶다면 네 곳의 웹툰 제작사가 나누는 해당 대담을 꼭 살펴 보길 바란다.* 해당 아티클은 <웹툰 회사에서는 어떤 일을 할까?> 1화와 이어집니다. 
ⓒ 한국콘텐츠진흥원
각 회사가 분석하고 있는 웹툰 산업에서의 트렌드나 이슈는 무엇인가요?
투유드림 신도형 부사장 (이하 ‘투유드림’) : 트렌드는 글로벌, 이슈는 다양성입니다. 보통 하나의 산업이 성장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해 약 1억의 인구가 있어야 한다고들 합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업이 내수에 한계를 느끼는 것이 바로 규모 문제에 기인합니다. 쉽게 말해, 업계는 성장하고 웹툰은 증가하는데 그것을 영위하는 독자 수는 한정되어 성장이 더뎌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네이버나 카카오는 K-웹툰을 세일즈하고자 해외 콘텐츠 사를 인수해 규모를 키워가고 있죠. 제작사도 웹툰의 번역, 수출을 넘어 세계 각지에서 더 많은 독자가 K-웹툰을 즐길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은 장르적 다양성에 대한 부분입니다. 웹툰 산업에서는 수요에 따른 공급으로 인해 웹소설을 웹툰화하는 노블코믹스를 중심으로 제작하게 되는데요. 이에 따라 과거처럼 다양한 소재나 소소한 이야기를 제작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 부분은 비전과 전망 부분에서 다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스토리숲 박동훈 이사 (이하 ‘스토리숲’) : 제작 중심이 개별 작가에서 분업, 전문화된 스튜디오 체제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 이슈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3D를 꼽을 수 있습니다. 더 이상 3D가 단순한 배경 소스로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제작 전반에 변화를 주는 분야로 확대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이후 웹툰 제작 내제화에 성공한 중국에 이어 일본도 웹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합니다.
DCC ENT 윤석환 대표 (이하 ‘DCC ENT’) : 대부분 여성이 주인공인 로맨스 판타지 장르가 웹툰의 주류 장르로 자리잡은지도 꽤 되었습니다만, 꼭 로맨스 판타지가 아니라 현대 로맨스나 드라마 장르라 하더라도, 똑부러지고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고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웹툰 업계에서 그만큼 여성 소비자 힘이 세고,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저희 DDC에서 오랜 기간 큰 사랑을 받은 <아도니스>의 ‘이아나’부터 최근 작품인 <이번 생은 제대로 키워드리겠습니다, 폐하!>의 ‘엘리사’까지, 등장하는 여주인공마다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성격인 점도 이러한 트렌드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겠죠. 앞으로도 얼마나 여성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느냐가 웹툰 산업의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스토리숲 박동훈 이사 ⓒ 한국콘텐츠진흥원
투유드림은 설립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원작 IP의 영상화를 추진해 왔습니다.
투유드림 : 남성향 학원액션의 레전드인 <통>과 <독고> 시리즈는 <통 메모리즈>와 <독고 리와인드>로 영상화가 진행되어 많은 시청자에게 가닿았으며, 주지훈 주연의 MBC 드라마 <아이템>, 티빙의 인기작 <샤크 더 비기닝>에 이르기까지 IP를 영상으로 제작하고 공개해 왔습니다. 현재는 샤크2인 <샤크 더 스톰>을 jtbc 스튜디오 ‘룰루랄라’와 함께 공동제작해 내년 공개 예정입니다. <통>과 <독고>의 후속 시리즈와 <금붕어>, <청소부K>, <극야>, <캐슬> 등 투유드림의 대표작들이 연속 제작되어 관객을 만날 예정입니다.
와이랩은 IP를 활용한 슈퍼스트링 게임, 웹툰 OST, MD 사업, 뮤지컬, 드라마, 텀블벅 펀딩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IP 확장 시 각 분야별 특징과 전략이 궁금합니다.
와이랩 : 2차 사업 IP 확장 시 각 분야의 산업 구조와 비즈니스 모델, 기존 웹툰 IP 활용 사례를 통해 시장 조사를 한 후 해당 산업의 주요 소비자와 와이랩 작품의 주요 독자층과의 교집합을 1차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MD의 경우 와이랩스토어를 운영하며, 기획부터 판매까지 직접 진행하고 있습니다. MD는 작품에 과몰입할 수 있는 굿즈를 기획하고, 수집 욕구를 자극하는 품목을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작품의 설정이나, 캐릭터 설정을 해치지 않으려고 주의합니다.

투유드림 신도형 부사장 ⓒ 한국콘텐츠진흥원
웹툰이나 웹소설의 영상화 작업 시, 고퀄리티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비법이 있다면요.
투유드림 : 투유드림은 늘 영상에 진심입니다. 종합 콘텐츠 회사의 마지막은 전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오징어게임> 같은 글로벌 영상화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웹콘텐츠의 영상화에는 여러가지 고려점이 있는데요. 그림으로 보여지는 부분을 영상으로 치환할 때, 캐릭터와 상황이 비어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웹툰에서는 넘어갈 수 있지만 영상에서는 개연성을 채워야 하는 부분이 있어 재창작을 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프로듀서와 작가들이 논의합니다. 아예 처음부터 웹툰은 A버전으로 가고, 영상에는 B버전의 이야기를 추가하자고 기획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리하면 투유드림의 IP확장의 특징은 영상까지 고려해 콘텐츠를 만드는 것, 각각의 전문성을 가진 회사와 시너지를 내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IP확장을 염두해 장르와 이야기를 기획하고,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 스튜디오드래곤 등의 파트너와 웹툰 론칭 전에 영상을 함께 준비합니다.
향후 웹툰 산업의 방향성을 어떻게 바라보시는지, 그에 따라 DCC는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DCC ENT : 웹툰은 스토리 재미가 보장되어 있고 시각화 되어 있어 대중에게 접근성이 좋습니다. 요즘 웹툰에서 검증된 IP를 영상화 하는 것이 트렌드입니다. 향후에도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활발하게 전개될 것이고 영상은 물론 OST, 게임 등으로 확장될 것입니다. DCC에서는 이미 웹툰 OST와 굿즈, 오프라인 이벤트 등을 기획해 왔지만 더욱더 웹툰 기획 단계부터 영상화, 게임화와 같은 미디어 전개를 시야에 넣고 제작할 계획입니다.

와이랩 오세정 이사 ⓒ 한국콘텐츠진흥원
웹툰 산업의 비전과 전망에 대한 고견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투유드림 : 어떤 질문이든 그 차이의 정도가 있겠지만 낙관론과 비관론이 존재합니다. 낙관론은 앞서 말씀드렸지만 웹툰의 퀄리티가 높아지고, 많은 작품이 제작되면서 독자들의 선택 폭이 늘어난다는 데 있습니다. 당연히 글로벌 K-웹툰의 해외 독자들도 여기 해당하죠. 그러면서 웹툰 산업에 종사하고자 하는 청년이 늘어나 산업은 성장하게 됩니다. 반면 비관론으로는 유료 결제율이 높고 인기 있는 웹소설 각색작 위주로 웹툰이 제작되어 다양성이 부족해진다는 점입니다. 콘텐츠에서는 다양한 소재, 시도가 이뤄져야 하는데 웹툰 제작비가 계속 높아지다 보니 신중해질 수밖에 없고, 결국 어느 정도 인기를 얻은 웹소설을 기반으로 제작하게 되니까요. 오리지널 웹툰은 원작이 없기 때문에 프로모션과 광고가 중요한데 만약 그 혜택을 받지 못한다면 지속가능한 동력이 떨어져 아예 새로운 작품을 만들지 않는 악순환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와이랩 : 웹툰의 글로벌 경쟁력과 확장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웹툰 플랫폼이 진출하지 못했거나, 이제 막 진출한 국가들은 물론 향후 글로벌 성장 가능성을 주목하는 중입니다.
DCC ENT : 웹툰 산업의 비전과 전망은 단순히 웹툰 시장에만 한정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시작은 웹툰에서 시작하겠지만 웹툰 OST가 발매되고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거나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되는 등 웹툰에서 파생되는 미디어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웹툰 산업의 전망은 전체 미디어 시장의 전망과도 동일한 선상에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웹툰 산업의 생태계 조성을 위해 최우선 과제를 세운다면요?
투유드림 : 최우선이라고 꼽기는 어렵지만 국내 영화 산업을 생각해 보시면 되겠습니다. 좋은 인력이 유입되고 시장의 자금이 투여되고 정부의 지원책이 생기면서 발전해 왔죠. 그런데 현재 웹툰 산업에는 자금과 지원책은 있지만 인력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최우선을 꼽자면 우수한 제작 인력의 교육과 성장, 확대입니다. 직무 설명 때 잠시 말씀드렸지만 웹툰 제작 PD는 스토리를 보는 통찰력이 있어야 하고, 작가와 업체와의 소통 및 조율 능력이 필요합니다. 콘티나 그림 연출, 편집에 대한 식견은 물론 웹툰을 사랑하는 덕후로서의 데이터베이스도 갖춰야 합니다. 그런 인재들이 계속 성장해야 산업이 지속성장될 수 있겠죠.
와이랩 : 원론적인 이야기입니다만, 다양성입니다. 특정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와야 합니다. 다양성이 담보되어야 웹툰의 2차 사업화도 활성화됩니다. 포맷 간 소비자의 경계를 허물어야 웹툰을 원작으로 한 2차, 3차 산업이 나오고 시너지가 발휘됩니다. 즉, 웹툰이 트랜스 미디어의 한 축이 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양질의 작가와 PD를 더 많이 육성해야 하고, 이들이 여러 장르에 도전해 볼 수 있도록 서포트해야 합니다.
DCC ENT : 기업과 작가 그리고 플랫폼의 상생이 필요합니다. 웹툰 콘텐츠가 독자에게 닿기까지 많은 공정이 있으면 많은 사람과의 협업이 있어야 합니다. 서로의 역할을 이해하고 존중해야 하며 기업과 기업 간의 지나친 경쟁은 피해야 합니다. 기업이 중간에서 건강하게 자리잡고 버텨줘야 하겠죠. 더불어, 작가와 기업을 보호하고 체계적으로 웹툰 산업을 지킬 수 있는 협회와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DCC ENT 윤석환 대표 ⓒ 한국콘텐츠진흥원
웹툰 콘텐츠 유통 및 저작권 관리 시 주의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가요?
스토리숲 : 스토리숲은 저작권 주체가 회사인 '스튜디오 시스템'이라 상대적으로 저작권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다만, 웹소설 등 외부 원작을 활용하거나 외부 작가와 프로젝트 별로 계약하는 경우 사전에 저작권의 범위, 비용, 기간, 조건 등에 대해 명확하게 상호 협의하고 계약을 진행합니다. 웹툰 이미지나 3D 소스를 제작할 때 문제 소지가 있는 외부 이미지나 소스는 원칙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작권과는 별도로, 저작인격권(카피라이트)을 신중하고 꼼꼼히 검토해 표기합니다.
해외에서 바라보는 웹툰 산업의 시각은 어떤가요?
투유드림 : 일본과 동남아, 북미와 유럽이 웹툰을 소비하는 해외 국가들입니다. 지역색을 크게 타지 않는 게임 판타지 장르와 로맨스 판타지 장르가 지속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으며, 동남아시아에서는 학원 액션물이나 호러물도 상위권에 포진해 있죠. 특히 유럽에서 프랑스 만화 시장 규모는 약 1조로 상당히 큽니다. 그 외 K-POP과 드라마로 인해 남미 시장이 떠오르고 있지만, 국내와 남미의 정서가 서로 달라 아직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합니다. 넷플릭스를 예로 들면, 우리나라는 청소년이 칼을 들면 모자이크 처리되지만, 남미 드라마는 미성년자가 총부터 꺼내 드니까요. 추운 겨울을 보내는 러시아와 빈부차가 극명한 인도를 어떻게 공략할 수 있을지가 과제 중 하나입니다.
스토리숲 : 후발 주자였던 타 컨텐츠 업계(영화, 음악, 책, 게임)와 달리, 웹툰은 한국이 리드하는 선발 주자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와이랩 :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걸 실감합니다. 아시아는 물론 북미와 유럽권에서도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화 차이로 진입이 어려울 거라 우려했던 학원물 장르도 북미와 유럽에서의 인기를 보며 이야기 본질인 재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DCC ENT : 기존 코믹스 시장의 수요를 충족하면서도 새로운 독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웹툰 콘텐츠의 매력은 예전부터 주목받고 있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웹툰에 대해 생소하거나 보수적인 입장이던 국가에서도 웹툰 산업에 발을 넓히려는 움직임이 조금씩 보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해외 업체는 한국 웹툰의 퀄리티와 상품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한국 웹툰과 같은’ 오리지널 웹툰을 제작하고자 하는 제작사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어느 국가에나 한국 제작사가 웹툰 업계의 선구자이자 최강자라는 공통 인식이 깔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웹툰 <악녀가 사랑할 때>가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과 프랑스에서도 랭킹 1위를 달성했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작품이 해외에서도 성공할 수 있었던 노하우를 소개해 주세요.DCC ENT : 원작이 인기 있으면 흥행이 어느 정도 보증되는 국내와 원작을 모르는 해외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해외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이유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재미있는 스토리뿐 아니라, 다른 문화권에서도 이해하기 쉬운 각색과 번역, 화면 연출 등 DCC만의 노하우가 작품에 잘 녹아들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해외에는 새로운 웹툰 플랫폼과 작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DCC도 그에 발맞춰 일본, 중국, 북미 등 11개국 60여 개의 플랫폼에서 서비스되고 있고, 각국에서 좋은 결과를 남기는 중입니다. 해외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감히 단언할 수 있습니다.▶ 관련 영상 보러 가기 ·
<웹툰 회사에서는 어떤 일을 할까?> 시리즈 보러 가기CREDIT
박효린ㅣ원티드 에디터발행일 2022.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