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당한 이유가 있어서 하지 않았다면 미련이 없지만, 그저 두려워서 안 해본 것이라면 계속 미련이 남는다.”
“광범위한 로봇의 영역에서 신호 처리 분야가 있어요. 지도를 만들거나 경로를 만들고 위치를 추적하는 거죠. 이 분야는 통신과 이론이 비슷해요. 기본 토양이 같은 거죠.”
“예전에 지도 교수님이 ‘용어만 다를 뿐이지 기본적으로 똑똑한 사람들이 하는 생각은 비슷하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즉, 분야라는 것은 그저 말하기 편하려고 구분한 것일뿐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죠. 새로운 도전을 하는 데 이 말이 많은 의지가 됐어요.”
“여러 선택지가 있었어요. 다시 애플로 돌아갈 수 있었고 한국의 몇몇 대기업에서도 오퍼가 왔어요. 대부분 통신 업무를 제안 줬는데 저는 통신으로 다시 가고 싶진 않았죠. 그때 LG에서 로봇 자율주행 업무로 제안이 들어 왔어요. 지금까지 시스템 최적화에서 쌓은 역량으로 LG에서라면 클라우드 로보틱스로 커리어 전환이 가능하다고요. 같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자고 제안에 마음이 움직였어요.”
“과연 한국 회사들이 해적 정신으로 무장한 실리콘 밸리 회사들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자신의 잘못을 빨리 인정하고 방향을 수정하는 방식부터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입사 면접에서도 같은 맥락의 생각을 전달했는데, 당시 면접관이었던 CTO님이 긍정적으로 봐주셨어요. 저도 면접관분들의 반응에 LG전자는 조직 차원에서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느꼈고요. 그때 대기업이지만 로봇 분야에서만큼은 작은 스타트업처럼 일해보고 싶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군집제어란 여러 대의 로봇이 아무런 충돌 없이 목적지까지 가도록 조정하는 것을 말해요. 간혹 골목길에서 차가 꽉 막혀서 못 가는 경우가 있잖아요. 차들이 서로 대화가 안 되니까 오도 가도 못하는 거죠. 이런 골목길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교통정리를 하는 사람이 와서 상황을 정리하는 거예요. 이 차는 뒤로 빼고, 저 차가 먼저 나가라는 안내를 하는 센트럴 타워 역할을 하는 거죠. 또 하나는 골목길 자체를 없애면 돼요. 그냥 큰 도로를 깔고 신호등을 만드는 식으로요.”
“말씀드린 것처럼 좁은 길에서 꽉 막혀 있는 로봇들이 차근차근 서로 양보하면서 운행하도록 군집제어를 실행했어요. 처음에 군집제어를 연구하면서 T자 교행을 말했을 때 실제 물류센터에서 이걸 쓸 일이 있냐는 질문을 듣곤 했는데 이번에 상용화를 하게 되어 개인적으로도 뿌듯합니다.”
“무엇보다 일하는 방식이 좋았어요. 모든 업무 과정에서 과학적인 방법론을 통해 면밀하게 확인하고 토론해요.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이렇게 하면 왜 안 되는지를 끊임없이 이야기했어요.”
“애플에서는 자기 일만 묵묵히 하는 사람보다는 스스로를 드러내고 표현하는 사람이 인정받을 수 있어요. 회의 시간에 아무런 의사 표현 없이 듣고만 있다면 무능력하다고 평가받죠. 그렇다고 아무 말이나 하면 더 무능력하다고 여기고요(웃음). 토론할 때는 어떤 이야기까지 나올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해요. 논리적으로 토론을 잘하면, ‘쟤 뭘 좀 아는구나’하고 인정하는 분위기죠. 이러한 과정이 저를 발전시켰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보고문화’를 개선하고 싶어요. 있어 보이게 보고해야 한다는 인식부터 고쳤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주간보고를 할 때 보고 사항이 없다면 그냥 없다고 해도 되잖아요. 헌데 보고 사항이 없으면 마치 내가 아무 일도 안 하는 것처럼 여길까 봐 내용을 만들어서 보고하는데, 굉장히 비효율적이에요.”
“사람들은 이노베이션이 아닌 것에 자꾸 이노베이션이라는 말을 갖다 붙여요. 진정한 이노베이션이라면 한 번 쓰면 기존 제품은 생각에서 사라지게 만드는 정도가 돼야 해요. 고객에게 줬을 때 좋아하는 제품이 아니라 고객에게 줬다 뺐었을 때 싫어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고객 자신도 자신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모르거든요. LG는 이러한 이노베이션의 길을 걸어가고 있어요. 이러한 LG의 비전에 공감하고 함께 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지능의 척도는 변화하는 능력이다.” _알버트 아인슈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