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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성의를 보이는 자격증과 데이터 분석툴은 다룰 수 있도록
CX 담당자가 갖춰야 할 첫 번째 역량은 고객 관점의 서비스 마인드와 쏟아지는 문의 내용을 기획 방향성으로 전환하는 데이터 분석 능력이다. 필자 또한 5년 차가 되었지만 여전히 고객센터에서 처리하지 못하는 문의 콜이 있거나 콜 인입량이 많을 경우 비정기적으로 일반 상담사와 동일하게 고객 전화 응대 업무를 하고 있다. 고객 관점의 서비스 마인드는 단순히 언어적 차원에서 고객 감동을 실현하는 것을 넘어 고객 목소리를 경청하고, 항상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는 습관을 들임으로써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기획하는 데 필요한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추천하는 자격증은 CS 리더스 관리사와 SMAT (서비스 경영자격) 자격증, 그리고 소비자 전문 상담사 2급이 있다.
CS 리더스는 고품질 서비스의 필요성과 역할을 이해하고, SMAT은 서비스 중심의 마케팅과 세일즈, 운영 전략 등 서비스 경영의 핵심 내용을 파악한다. 소비자 전문 상담사는 소비자 피해 구제 및 관련 법을 통해 고객 정책 기틀 마련에 도움이 된다.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만으로 취업을 절대 보장할 수는 없지만, CX 직무에 관심이 있다는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취준생에게 필수 자격증이라고 볼 수 있다.
둘, 산업을 정하고 관련된 고객센터 실무 경험을 만들자
모든 채용 공고를 보진 않았지만, 업계 담당자들과 공통된 의견은 ‘CX 담당자를 신입으로 채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고객 문의 처리를 넘어 주도적으로 문제를 개선하고 나아가 서비스나 운영 프로세스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하며 여러 유관부서와 협업하는 CX 담당자들의 일상을 보았을 때, 실무 경험이 없는 사람을 채용하는 것은 ‘빠르고 정확한 처리’를 1의 가치로 두는 CX 직군에선 리스크가 크다. 게다가 CX는 업계마다 고객의 특성과 대상이 되는 법의 유형, 문의 유형이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첫 커리어를 쌓고 싶은 분야를 정해 해당 업계의 외주 고객센터 상담직 업무를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가령 이커머스의 경우, 전자상거래법의 규제에 따라 서비스를 운영하게 되며 금융은 그 금융사가 어떠한 상품을 취급하느냐에 따라 소비자 보호 정책과 서비스의 전개 방식이 다를 수 있다. 모빌리티 서비스는 정부 규제가 심하고 기존 시장과의 끊임없는 논쟁과 협의를 통해 새로운 규제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상황이므로 상담사 업무 지침의 내용 또한 계속해서 급변할 수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정책과 서비스의 복잡도를 이해하는 방식은 오직 현업 경험을 통해서만 길러질 수 있기 때문에 그 어떤 직무보다 특히 더 실무 경험을 가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외주 고객센터의 경우, 특정 서비스에서 제공되는 운영 데이터나 정책에 대한 접근 권한을 부여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수 있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 중소기업에 입사해 관련 경험을 쌓아보는 것도 좋다. 이 경우, 주로 전화 응대와 채팅 상담 업무를 동시에 하면서도 VOC 분석, 우선순위를 판단하는 대응 능력, 타 직군과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함께 기를 수 있기 때문에 짧은 기간 대비 성장 속도와 폭이 빠르고 클 수 있다.
덧붙여 고객센터의 관리자가 되거나 인하우스 기업의 CX 기획자가 되려면 문서 작성 능력은 필수다. 각종 고객센터 운영 지표 및 고객 서비스 운영에 관한 관리 지표, VOC 분석 리포트 작성 및 방향성 제공 등 PPT와 엑셀, 혹은 협업툴 (슬랙, 구글, 컨플루언스, 상담솔루션)을 유연하게 사용할 줄 안다면 문제 해결 능력을 더 강하게 어필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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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CX 담당자의 기업분석은 서비스의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것
CX 담당자의 기업 분석은 좀 더 달라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서비스의 ‘프로세스’ 중심으로 배경지식을 쌓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CX 담당자는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케이스에 대해 복잡한 문제를 조사하고 기존에 없던 대응 매뉴얼을 명문화하거나 신규로 서비스의 개발 방향을 제안하는 개척자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고객에게 제공되는 서비스 기능을 이해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서비스 여정을 단계별로 구체화해 파악하고 관련된 법문, 정책 등의 내용을 파악하고 있어야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 간혹 연차가 제법 되는 이직자들도 면접에서 ‘업계가 다른데 우리 회사에서 어떤 대안을 마련할 수 있나요? A라는 상황을 드릴 테니 예비 실무자로서 해결 프로세스를 매뉴얼화 해 보세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곧잘 당황하고 만다.
CX 담당자는 기업 지원 시, 기업이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 포트폴리오 비즈니스 모델을 한 번 살펴보고 각 서비스가 어떠한 방식으로 기능을 제공하는지, 고객과의 관계는 어떻게 맺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가령 페이먼트 기업에 지원했고, 해당 기업은 ‘세금 정산’에 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CX 담당자는 개인과 사업자, 법인의 세금 정산 프로세스는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그 내용과 대상이 되는 법의 내용을 기본적으로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지원하는 회사의 서비스가 어떤 점에서 차별화된 고객 보상 정책, 응대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나아가 이를 문의하기 위한 별도의 CS 고객센터 또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지 살펴보며 고객 문제를 해결하는 유기적인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배달 플랫폼 기업에 지원을 할 경우, 음식을 주문하는 일반 고객의 입장뿐만 아니라 라이더와 점주 분들은 어떻게 서비스를 이용하는지 심도 있게 확인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직접 배달 라이딩을 뛰어보기도 하고, 업주 마음을 알아보고 싶다면 입점 계약서나 점주 인터뷰를 통해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짚어 내는 적극성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