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 38층 ‘우아한형제들’에 가서 물어봤다

롯데월드타워 38층 ‘우아한형제들’에 가서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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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합니다> 시리즈의 1화입니다. 


서울의 도심마다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어요. 신림과 노량진은 청춘들의 열정이 모여있는 고시촌이, 판교와 구로는 세상을 바꾸는 개발자가, 광화문은 깔끔한 양복을 차려입고 바쁘게 움직이는 비즈니스맨이 떠오르죠. 잠실은 어떤가요. 롯데월드와 롯데월드몰, 그리고 잠실의 랜드마크인 ‘롯데월드타워’가 떠오르지 않으셨나요?

롯데월드타워에는 5성급 호텔 시그니엘, 뷰 맛집 서울스카이는 물론이고 수많은 카페와 브랜드가 모여있어요. 그런데 우리가 놓친 게 하나 있습니다. 14층부터 38층 사이에 입주한 회사들인데요. 바로 이 회사들에 주목해 보려고 해요. 하루 13만 명이 놀러 오는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에 ‘일’하러 오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합니다> 시리즈, ‘우아한형제들’부터 시작합니다.

롯데월드타워 38층에 위치한 우아한형제들 더큰집에서 세나 님과 규희 님을 만났다. ⓒ 배인혜


에디터가 만난 [우아한형제들]


에디터 반갑습니다.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사실 우아한형제들 더큰집 너무 멋지다는 말 많이 들어서 진짜 궁금했거든요. 시작하기에 앞서 원티드 독자분들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도 될까요?

규희 안녕하세요. 우아한형제들 전사교육팀에서 막내를 맡고 있는 이규희라고 합니다. 올해 2월에 입사했고, 콘텐츠 기획자로 일하고 있어요. 사내에서 비대면으로 교육을 진행해야 할 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곤 하는데요. 이때 카메라를 잡고 촬영을 하거나 방송 시스템을 만지기도 하는 ‘카메라 뒤편에서 일하는 사람’이에요. 재밌고 유익한 교육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합니다.

세나 저도 규희 님처럼 전사교육팀 소속이에요. 보통 교육담당자라고 했을 때 떠오를만한 그런 일들을 하고 있어요. 여기에 추가로 조직 문화에 관련된 일도 많이 합니다. 우아한형제들에서 진행하는 모든 일에 저희만의 조직문화가 잘 녹여질 수 있도록 관리하고, 기획하고, 개발하죠. 팀에서 가장 오래 일하신 분이 6년 차 되신 분이시거든요. 제가 올해 5년 차인데…연말 되면 만으로 딱 5년이 돼요. 팀에서 고인물 두 번째랍니다.(일동 웃음) 

우아한형제들 전사교육팀 이규희 님과 김세나 님 ⓒ 배인혜


[배달의민족] 직원들은 어디서 일할까


에디터 소문을 듣자 하니 우아한형제들은 1층은 물론 2층(다른 입구)에서도 탈 수 있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세나 보통 1층에서 타서 37층에서 내리고, 38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갑니다. 슬프지만 37층에서 38층 가는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계단을 이용해야 하거든요. 2층 엘리베이터는 거의 안 타요. 손님이 오셨을 때 엘리베이터를 갈아타지 않게 해드리려고 가끔 타는 정도랄까요. 

혹시 소원수리도 되나요? 37층과 38층을 오가는 엘리베이터를 만들어 주세요! 매번 계단으로 이동하느라 힘이 듭니다. 화물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긴 하지만, 개인 짐이 많을 땐 들고 올라가기 힘들더라고요.

에디터 기회가 생긴다면 꼭 이 애로 사항을 전달드릴게요! 현재 37층과 38층 오피스를 모두 사용한다고 알고 있는데 층별로 어떤 특징이 있는지 궁금해요. 

세나 38층은 전층을 우아한형제들이 사용하고 있지만, 37층은 한국다케다제약과 반씩 나눠 쓰고 있어요. 1.5층 정도 사용하는 거죠. 스마트워크를 하고 있어 지정된 자리는 없어도 37층은 보통 유리 벽으로 된 개인 사무실이 필요한 분이나 장기 TF를 하면서 고정된 자리가 필요한 분이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37층은 살짝 교무실 같은 느낌이에요. 대표님이나 임원분들이 주로 37층에서 일하시거든요. 보통은 38층을 선호하시죠.(일동 웃음) 그런데 저희 팀은 스튜디오가 있는 37층에서 자주 일하고 있어요. 

ⓒ 우아한형제들


에디터 38층 내부를 보니 독서실 형태의 공간, 긴 테이블 형태의 공간 등 다양한 업무 공간이 있어요. 특히 카페 앞에 있는 엄청 긴 테이블에 서로 모여 앉아 일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해리포터 기숙사 식당을 보는 느낌이 들어요. 

규희 업무 공간이 다양하고 넓어 다닥다닥 붙어 앉지 않아도 돼요. 개인 (업무) 공간을 확보하면서 자연스럽게 교류도 할 수 있어 마음에 듭니다. 

세나 보시다시피 동료와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많죠. 함께 대화하며 일하는 문화를 추구하는 우아한형제들에게는 가장 적절한 업무 공간이에요. 우아한형제들은 이걸 ‘우물가’라고 표현합니다. 

옛날에 동네 아주머니들이 우물가나 빨래터에서 이웃을 만나 수다 떨며 동네 돌아가는 정보를 얻었다고 하잖아요. 송파구에서 일을 더 잘하는 11가지 방법에도 나와있듯, 우아한형제들은 잡담을 통해 쌓은 유대감이 신뢰로 발전되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여기 더큰집뿐만 아니라 큰집, 작은집 모두 우물가가 있어요. 

ⓒ 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 직원들은 어떻게 일할까 


에디터 전사교육팀만의 문화가 있나요? 저희 팀의 경우 출근하면 본인의 업무를 슬랙에 공유해요. 서로의 데일리 노트에 이모지를 달거나 대화를 하며 하루를 시작하죠. 

이모티콘으로 소통하는 전사교육팀의 아침


세나 우아한형제들은 9시가 출근 시간인데, 출근하면 슬랙에 본인의 기분을 표현하는 이모지를 올려요. 모두가 올리고 나면 각자 집에서 차 한 잔씩 하면서 일을 시작합니다. 

규희 님의 사원증 사진. 팀원분들이 비타500을 챙겨주시는 따뜻한 마음을 기억하고자 사원증 사진의 소품으로 활용했다.


규희 저는 카페인 때문에 커피를 못 마시거든요. 감사하게도 팀원분들이 그걸 기억해 주시고 항상 비타500을 회사에 사두세요. ‘규희 님은 오늘도 비타500이죠?’라며 챙겨주십니다. 

에디터 팀 분위기가 너무 좋아 보여요. 굉장히 세심하게 챙겨주시네요. 근무 형태는 어때요? 재택근무하시나요?

규희 님의 입사를 축하하는 2행시 메시지와 맥북


세나 재택근무와 오피스 근무를 병행하고 있어서 출근은 팀별로 주 1회만 하면 돼요. 그래서 (출근을 선호하는)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에는 사무실이 가득 차요. 지금 사무실에 사람이 많은 것 같아도 금요일이라 거의 없는 편이에요. 

에디터 원티드는 주 2회 출근하거든요. 우아한형제들은 주 1회 출근이라니 엄청 부럽네요. 재택근무를 많이 하시는데, 회사 복지 차원에서 지원해 주는 게 있나요?

규희 님의 동기인 수정 님의 웰컴 키트


규희 회사에서 재택근무 지원을 많이 해주세요. 입사 시 재택근무에 필요한 물품을 구비할 수 있도록 30만 원의 지원금이 나오고, 매달 10만 원씩 재택근무 지원금도 받죠. 어떤 분은 화상회의를 위해 에어팟을 사기도 해요. 재택근무에 필요하다면 어떤 것이든 살 수 있어요. 

우아한형제들은 입사 후 편안한 재택근무를 위해 200만 원 상당의 허먼밀러 의자를 보내준다. 


에디터 지금 주 32시간제를 하잖아요. 주 32시간 근무가 정말 가능한가요? 물론 팀 바이 팀이란 건 잘 알고 있습니다. 

규희 세나 님, 저 질문이 있어요. 일주일에 단 한 번이라도, 단 1시간도 야근 안 하고 정시 퇴근하신 적 있으세요?

세나 거의 없죠.(일동 웃음) 

에디터 그래도 보통 기업들보다는 근무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 같아요. 

세나 사실 32시간만 일하냐고 묻는다면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주 32시간제가 단순히 일을 조금만 하자는 취지로 나온 것은 아니에요. 불필요한 업무를 줄임으로써 더 몰입해서 일할 수 있는 환경과 문화를 만들기 위한 제도라고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52시간일 때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어요. 

맛있는 커피를 원하는 곳으로 배달해 주는 로봇 '딜리' ⓒ 배인혜


에디터 회사 안에 ‘딜리’라고 커피를 배달해 주는 로봇이 있다고 들었어요. 

세나 내친김에 바로 시켜볼까요? 직원 전용 앱으로 주문하고, 사원증으로 계산하면 다음 달 월급에서 자동차감돼요. 딜리가 회의실 문 앞에 도착하면 전화가 오는데, 전화번호 뒷자리를 입력하면 문이 열려서 주문한 음료를 꺼낼 수 있어요. 귀여우니까 한 번 보세요. 

QR 코드를 찍고 앱으로 주문하면 딜리가 배달해 준다. ⓒ 배인혜


에디터 집에서 배달 자주 시켜 드시나요? 배민 직원은 배민 많이 쓰는지, 등급은 어떤지도 궁금해요. 저희 팀엔 천생연분도 있답니다. 

규희 그럼요. 배달의민족 쓰고 있어요. 보니까 아직 귀한분이네요. 

세나 저는 더귀한분

잠시 대화를 나눈 사이 딜리가 도착했다. ⓒ 배인혜


세나 커피 도착했네요! 전화 왔습니다. (음료를 꺼내며) 배달로 주문하면 음료가 흐르지 않도록 랩을 싸서 영수증과 함께 주시더라고요. 세심한 것 같아요. 

커피 배달을 마친 딜리가 카페로 돌아가는 모습 ⓒ 배인혜


에디터 회사에서조차 디테일을 살리는 게 역시 배달의민족이구나 싶네요. ‘배달의민족 다녀요!’ 했을 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뭐예요?

규희 ‘배민 직원은 얼마나 할인돼?’라는 질문을 많이 들어요. 

세나 맞아요. 직원 할인이 있는지 궁금해하더라고요. 

에디터 어때요, 많이 할인되나요?

세나 직원은 기본적으로 5% 적립이 돼요. 배민 현대카드 등록을 하면 직원 적립에 현대카드 적립까지 중복 적립돼서 쏠쏠합니다. 근데 딱 그 정도 쏠쏠함이지 쿠폰을 받거나 하진 않아요. 지인들에게 배달의민족 쿠폰을 선물하게 되면 내 돈으로 산 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규희 님이 선물한 입사 기념 할인 쿠폰. 많은 지인의 축하를 받았다. 


규희 대신 입사하면 본인의 이름이 적힌 1만 원 할인 쿠폰 30개를 줍니다. 저도 그 쿠폰을 주변 분들께 나눠드리면서 뿌듯했던 기억이 있어요. 이직 축하도 받으면서 쿠폰 받은 분들도 행복해지니까 기분이 더 좋더라고요. 

ⓒ 배인혜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근무한다는 것  


에디터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회사가 있어서 좋은 점이 있나요?

규희 우아한형제들에 입사하기 전에 롯데월드타워 31층에 놀러간 적 있어요. 출입증을 발급받고 올라오는 과정이 험난했었죠. 이제 하루 날잡고 놀러오지 않아도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공간이 됐어요. 

잠실은 전시나 이벤트가 많아요. 롯데월드가 근처인 건 당연하고, 석촌호수에 뜬 러버덕을 보러 갈 수도, 벨리곰 전시를 볼 수도 있죠. 회사에서 보이는 경우도 많아 줄 서지 않고도 구경할 수 있어요. 우아한형제들에 다니지 않았다면 일상의 행복으로 느끼지 못했을 거예요. 특히 가끔 택시 타고 출근할 때가 있는데, 시그니엘에서 내려 올라오면 호캉스 온 기분을 느낄 수 있답니다. 

세나 저는 집이 잠실이라 회사랑 정말 가깝거든요. 자전거 타고 갈만한 거리라, 퇴근할 때 ZARA에 들려 구경하다 집에 가곤 해요. 

롯데월드타워 입주사 직원들이 자주 찾는 푸드코트형 식당가 스카이 31 푸드 에비뉴. 출입증을 발급받으면 일반인도 출입이 가능하다.


에디터 직장인의 풀리지 않는 고민이죠. ‘오늘 점심 뭐 먹지?’인데요. 잠실 맛집 하나만 추천해 주세요. 

세나 일단, 31층은 추천하지 않습니다.(일동 웃음)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만옥이라는 짜장면 집이 있어요. 거기 잡채밥이 맛있습니다. 

에디터 만옥 저희 팀도 자주 가는데 잡채밥은 안 먹어 봤어요. 적어 둬야겠네요. 이제 마지막 질문이 남았습니다. 나에게 ‘잠실’이란?

규희 데이트하는 기분으로 일하러 올 수 있는 지역?

세나 · 에디터 오~ 역시! 콘텐츠 기획자(일동 웃음) 

ⓒ 배인혜


세나 저는 집과 회사가 가까우니 ‘잠실은 생활이다’라고 하려 했거든요. 사회생활에 찌든 사람 같네요. 그런데 저에게 잠실은 정말 삶 그 자체예요. 요즘은 주말에도 집에 있을 때가 많아 잠실에서 생활하거든요. 잠실은 제게 삶의 터전입니다. 얼마나 멋있습니까? 삶의 터전!



▶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합니다> 시리즈 보러 가기 



CREDIT


김한나ㅣ원티드 콘텐츠 에디터

배인혜ㅣ포토그래퍼



발행일 2022.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