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ㅣ마케터란 기업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사람

LG디스플레이ㅣ마케터란 기업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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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LG X 원티드> 시리즈의 2화입니다.

“마케터에겐 회사의 미션과 제품에 대한 철학이 중요한데 그런 측면에서 LG디스플레이는 제 희망을 충족시켜 줄 회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시다시피 LG디스플레이 OLED는 기술적인 면에서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제품을 마케팅한다는 것도 마케터에겐 큰 행운입니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B2B/B2C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총괄하는 진민규 담당은 LG디스플레이의 기술과 제품의 우수함이 마케터에겐 ‘일 할 맛’을 주는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마케터라면  브랜드 철학에 얼마나 공감하는지, 그 속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활동이 사회적으로 어떠한 의미를 주는지를 생각하면서 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일기획, 구글, 아마존 등을 거쳐 LG디스플레이까지. 누군가에게는 이 중 하나를 경험하기에도 어려운 일인데, 이를 모두 만들어온 그의 커리어 발자취가 궁금해졌다. 

진민규 LG디스플레이 프로모션 담당 ⓒ 진민규 


Q. 간략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LG디스플레이 프로모션 담당으로 쉽게 말해 OLED 디스플레이 B2B/B2C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LG 디스플레이 전에는 제일기획, 구글, 아마존 등에서 일해 왔습니다.


마케터가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 

Q. 계획하신 건지 모르겠지만 제일기획, 구글, 아마존, 그리고 LG디스플레이까지 각 산업의 최고 회사에서 근무하셨는데  회사를 고를 때 기준이 있으신가요?

무엇보다 회사의 미션에 공감하고 마케터로서 우리 회사 제품/서비스를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는지 그리고 나의 경력을 기반으로 성과를 내면서도 새로운 역량을 키울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조건이에요. 구글에서는 마케팅이 아닌 세일즈 업무였는데 구글의 가장 앞선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을 고객들에게 세일즈 하면서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했었죠. 


Q. 마케터는 회사를 선택할 때 남다른 기준을 가져야 한다고 블로그에 쓰신 것을 보았는데요. 민규님이 생각하시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무엇인가요?  

브랜드 철학, 회사의 미션, 제품 가치에 얼마나 공감하는지 여부는 마케터뿐만 아니라 모든 직장인들에게 해당되는 내용일 거예요. 하지만 마케터에게 더 중요한 이유는 소비자와의 접점에 있기 때문이죠. 마케터는 브랜드 철학, 제품의 장점을 소비자에게 직접 소개하고 광고하고 설득해서 구매까지 연결하는 일을 해요. 그런데 내가 파는 제품 철학에 공감하지 않거나 내가 파는 제품이 정말 좋은 제품이 아니라면 그 일을 하면서 재미가 없을 뿐 아니라 자괴감을 많이 느낄 수 있어요. 따라서 저는 브랜드의 철학과 회사의 미션에 얼마나 공감하는지, 그리고 우리 제품을 얼마나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LG디스플레이는 어떤 점에서 민규님의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에 부합했을까요?

가장 먼저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제가 공감하고 주위에 자랑스럽게 소개할 수 있는, OLED라는 압도적인 디스플레이 기술과 그를 활용한 다양하고 우수한 제품들을 갖추었다는 점입니다. 두번째로는 제가 구글, 아마존, 라이엇 게임즈 등 여러 글로벌 기업에서 쌓아온 업무 경험과 역량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업무를 제안받았다는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궁극적인 커리어 목표는 글로벌 기업의 CMO인데, 회사 전체의 CMO는  아니지만 사업부의 글로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총괄하는 임원 역할이며, 기존에 다녔던 회사들보다 제 업무 범위를 넓히고 더 큰 조직을 맡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성장 기회로 여겨져 제 도전 의식을 자극했습니다. 


Q. 구글과 아마존을 모두 경험하셨는데, 두 회사의 일하는 방식은 어땠나요? 

구글과 아마존은 1) 데이터를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2) 광고주나 셀러보다는 사용자의 만족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3) 개개인의 업무 효율성 및 성과 극대화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동일해요. 하지만 구글은 검색 사이트, 아마존은 전자상거래로 출발했기 때문에 다른 점도 많았죠. 

먼저 구글은 어려운 입사 과정을 거치면 직원들에게 굉장한 혜택과 복지를 제공하며 직원들이 케어 받는다는 느낌을 들게 해요. 그래서 직원들이 장기근속하는 경향이 있죠. 반면 아마존은 복지는 거의 없고 회사의 성장에 따른 주가 상승(직원 연봉의 상당 비율을 주식으로 지급)이 가장 큰 복지라고 할 수 있어요. 경쟁이 심하고 일도 많아서 직원들의 근속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편입니다. 


Q. 그럼 LG디스플레이에서는 어떻게 일하고 계신가요? 

국내 대기업은 보고서가 많고 상명하복이 강하다고 흔히 알려져 있는데, 현재 제가 맡고 있는 조직은 그렇게 일하고 있지 않아요. 불필요한 보고서를 없애고, 최대한 간단하게 이야기하고, 보고서보다는 본업에 충실하고자 하죠. 또한 팀원 각각이 프로젝트를 가지고 심지어 입사한지 얼마 안 된 사원들도 하나의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일하다보니 위계질서를 강조하기보다는 서로가 동등한 분위기에서 일하는 문화입니다. 각자가 맡은 프로젝트에 대한 어려움을 털어놓거나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분위기예요. 

Q. 혹시 공채 출신이 아니어서 겪는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제 입장에서는 특별히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 조직만 봐도 공채와 경력직이 반반 정도 되는 거 같아요. 공채로 입사해서 오래도록 근무하신 분들은 회사의 제품이나 인더스트리, 오프라인 마케팅에 대한 전문성이 강하고 경력으로 입사한 분들은 주로 디지털 마케팅이나 전시 기획 등에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요. 이러한 부분이 서로 결합하면서 시너지가 잘 나고 있죠. 

ⓒ 진민규 


마케터란, 내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일


Q. 이전의 회사를 거치며 광고기획자 - 마케터- 마케팅 영업 - 다시 마케터의 길을 걸어가고 계시잖아요. 각 업무에서 공통점과 차이점 그리고 중요했던 부분은 어떤 것이 있나요?

공통점은 기업의 제품을 팔거나 브랜딩을 하기 위한 광고 마케팅 아이디어를 누군가에게 기획하고 전달하는 것입니다. 

광고기획자에게 중요한 역량은 연차에 따라 차이가 있어요. 주니어 광고 기획자는 기발한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회사 내 여러 부서, 즉 제작/매체 등의 의견을 잘 조율해서 광고주에게 제안을 하고 그 기획/제작 안을 잘 셀링 하는 것이에요. 동시에 크리에이티브한 캠페인을 기획해서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시니어 즉 광고회사에서 팀장이나 임원이 되면, 기획력만큼이나 영업력이 중요해집니다. 결국 광고회사도 비즈니스를 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 곳이니까요. 

구글에서의 직무였던 광고 솔루션 세일즈도 비슷했어요. 광고주의 마케팅 목적을 정확히 파악하고 여러 광고주 중에서도 가장 광고 예산이 많은 곳을 잘 파악해서 그분들이 구글의 디지털 광고 솔루션에 더욱더 많은 광고비를 투자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를 위해서는 광고주의 마케팅 목적에 맞는 정확한 광고 전략과 솔루션을 제안하고 그 광고 솔루션을 활용했을 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디지털 마케팅의 전문성도 물론 중요하지만, 결국 구글 내부에서는 영업으로서 나에게 주어진 영업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가 저의 가장 중요한 평가 항목이었어요. 

LG디스플레이 마케터를 비롯한 내부 마케팅 담당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기업의 매출 성장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하는 거예요. 직접적으로는 최근 각광받는 퍼포먼스 마케팅처럼 소비자들의 직접적인 구매나 가입, 앱 다운로드 등을 유도하는 것이 있고, 간접적으로는 기업의 브랜드 가치와 인지도를 높여서 궁극적으로 고객/소비자들이 우리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사고 이용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처럼 마케터의 역할과 중요한 역량은 각 회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어요. 하지만 분명한 건 광고 기획자든, 마케터든 결국 궁극적인 목적은 내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고 제품을 소비자에게 잘 알려서 많이 파는 것이겠죠. 


Q. LG디스플레이에서 앞서 정의하신 마케터의 목적인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일을 실현하신 프로젝트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LG디스플레이는 세계 최대의 콘텐츠 회사 디즈니와 수년간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올해 봄에는 디즈니 산하의 특수효과 전문기업 ‘ILM’과 공동으로 스타워즈 시리즈를 활용한 광고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스타워즈 외전 드라마의 주인공 ‘보바펫’과 스타워즈의 영원한 악역 ‘다스 베이더’가 등장했는데요, 영화관이나 TV가 아닌 뉴욕 타임스퀘어의 LG전자 전광판에 3D 입체감을 구현하는 아나모픽 기법을 적용한 영상을 선보였습니다. 주인공들이 타임스퀘어를 내려다보고, 광선검으로 전광판을 녹이는 듯한 장면으로 뉴욕의 행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시청자가 드라마를 감상하는 모습이 이어지며 “지금 OLED TV로 즐기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영상1 / 영상2)


Q. 마케터들은 신제품을 소개하기도 하지만, 기존의 제품을 또 다른 타깃으로 소개해야 할 때도 있잖아요. 민규님은 이럴 때 어떤 방식으로 마케팅하셨나요? 

가장 적은 리소스로 최대의 효과를 냈던 아마존에서의 프로젝트가 기억이 납니다. 아마존은 사실 미국/유럽 등 본 고장에서는 셀러 대상의 브랜드 마케팅을 해 본 적이 없는 회사예요. 그 나라들에서는 아마존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고, 소비자는 물론 이커머스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기업들도 당연히 아마존을 기본으로 생각하니까 셀러 대상 마케팅 예산도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팀원들과 일당백으로 마케팅 전 분야를 커버하면서 한국에서는 거의 제로에 가까웠던 아마존 글로벌 셀링, 즉 우리 제품을 아마존을 통해 해외로 수출하는 사업에 대한 인지도를 끌어올려야 했어요. 


Q. 아마존은 그저 물건을 사는 곳이 아닌, 내 물건을 파는 곳이라는 마케팅을 해야 하는 거네요. 어떤 방법을 쓰셨나요? 

전통적인 B2B  마케팅인 오프라인 컨퍼런스와 매체 중심 PR로는 분명한 한계가 보였어요. 따라서 사업 전략을 전환하고 동시에 마케팅 타깃/콘텐츠를 바꿨어요. 전통적인 리셀러가 아니라 브랜드/제조업/1인 창업자들이 아마존에 직접 진출하여 성공하는 트렌드를 파악하고 그들의 아마존 해외진출/창업 성공 스토리를 기업가 정신으로 포장한 콘텐츠를 만들었죠. 자체 채널에 올린 콘텐츠를 푸시 마케팅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기에 당시 인기를 끌고 있던 네이버 채널 등을 통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소개했어요. 이러한 케이스들이 네이버 앱 메인에 자주 소개되면서 한국 아마존 셀러들의 성공 스토리가 업계에 소문나기 시작했어요. 그 외에도 유튜버 EO, 신사임당 등 스타트업/창업가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유명 유튜버들과의 협업을 통해  셀러 성공 사례를 콘텐츠로 제작하면서 인지도를 급격히 높였죠. 제가 아마존에 입사할 때는 ‘아마존 한다’라고 하면 ‘직구한다’는 의미였는데, 퇴사할 쯤엔 ‘아마존에서 내 제품을 판다’로 그 의미를 바꿔놓았죠. 

ⓒ 박종현


마케터,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일 


Q. 처음 일을 시작할 때와 지금의 마케팅 환경은 많이 달라졌을 거 같아요. 그 변화를 캐치업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2004년 제일기획에서 신입 광고 기획자로 커리어를 시작했을 때와 지금의 가장 큰 차이점은 당시에는 디지털이 새롭게 떠오르는 틈새 영역이었다면 이제는 완전히 메인 스트림이 됐다는 점이에요. 제일기획 입사 동기 중 한 명이 입사 후 디지털 광고 부서에 배치를 받았다고 속상해했었어요. 지금은 모든 광고대행사들이 디지털 역량 강화를 가장 최우선으로 내세우고 있는 걸 생각하면 정말 큰 변화죠. 제가 입사 4년 후에 글로벌 디지털 마케팅을 하는 부서에 지원해 디지털 마케팅을 남들보다 조금은 빠르게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이러한 트렌드를 계속 캐치하는 것이 마케터의 숙명이라고 생각해요. 마케터에게 ‘감 떨어졌다’라는 말만큼 무서운 말은 없는 것 같아요.  광고 기획자라면 더욱 심할 테고요. 하지만 트렌드를 캐치하기 위해 제가 사용하는 방법은 남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SNS에서 남들이 입고 먹고 마시는 것을 보고, 어떤 콘텐츠를 즐기는지 관찰하고 요즘 잘 나가는 인플루엔서나 감각 있는 젊은 친구들이 어떤 소비를 하는지 유심히 살펴보죠. 또 서점에 자주 가서 새로 나온 마케팅 서적을 섭렵하며 인스타그램에서 특정 브랜드의 팝업 스토어가 인기를 끌고 있으면 찾아가 보기도 해요. 인문학적인 통찰도 쌓으려고 노력하고요. 

ⓒ 박종현


Q. 오랜 시간 자신의 일을 해나가는 분들은 그 자체만으로 존경스러워요. 민규님이 건강하게 커리어를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나요?

저도 사실 커리어를 이어오는 과정에서 많은 실수를 했습니다. 하지만 커리어를 이어오면서 지켜온 원칙은 내가 가장 좋아하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직업인 마케터로 성장하겠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중간에 구글에서 세일즈를 했을 때도 내가 마케터로서 궁극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나 스스로를 트레이닝하는 과정으로서 세일즈를 할 수 있었죠. 사실 잘할 수 있는 일과 실제로 하는 일이 일치하지 않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 저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기에 참 운이 좋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두 번째 원칙은 새로운 커리어에 도전할 때에는 제가 기존에 쌓아온 역량을 기반으로 기여할 수 있고 업무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회사를 계속 찾는다는 거예요. 직장인과 회사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서로가 원하는 것을 주고받는 계약관계예요. 회사에서 저를 채용할 이유가 있어야 고용하는 것처럼 저 역시 회사에서 일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더 큰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여겨질 때 회사를 선택하죠.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계속 저를 성장시켜 왔고, 제 일을 해왔습니다. 


Q. 이 글을 읽는 마케터들이 읽으면 좋을 책 한 권 추천 부탁드려요. 

아무리 마케팅 트렌드가 바뀌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한다고 해도 본질은 변하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해외 서적 중에서는 앨 리스의 <포지셔닝>, 그리고 국내 서적 중에서는 홍성태 교수님은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를 추천해드립니다. 그리고 제 책 <마케터블>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거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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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정은혜ㅣ원티드 콘텐츠 에디터 (eunhye@wantedlab.com) 

박종현 | 원티드 영상 제작 PD 



발행일 2022.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