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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빌런 :
MZ세대와의 문화적 차이
시니어 입장에서 가장 피부에 와 닿는 문제는 바로 문화적 차이다. 세대가 젊어질수록 개인적 성향을 보인다. 시니어는 젊은 세대가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 성향을 지닌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이 시각부터 고쳐야 한다. 이기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급변하는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자율성, 창의성, 독립심, 순발력 등을 갖추고 이전세대보다 조금 더 개인적, 자율적이라고 봐야 한다.
스타트업의 주류를 이루는 직원들은 ‘성공’이라는 깃대를 향해 모든 것을 바치던 시니어 세대와는 달리 ‘가치’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향을 보인다. 빠른 승진, 높은 연봉이 성공의 척도가 아니라 자신이 만족할만한, 좋아하는 일을 하며 가치있는 인생을 사는 것을 성공이라 생각하는 문화다. 가치를 느끼지 못하면 누구나 부러워하는 회사, 자리라도 과감히 내려 놓고 가치를 느끼는 곳에 자신의 젊음을 바치는 세대다. 그리고 이 가치를 위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부대끼며 투쟁을 하고 있다. ‘나를 따르라’ 부대 전체가 진격하는 양태가 아니라 이미 누가 적인지도 모를 정도의 싸움터에서 적진 깊숙이 침투한 채 백병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시니어는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 가운데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데 자신이 어떤 역할을 찾을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 현명하다.
아무래도 시니어는 최신 업무 방식 트렌드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진다. 요즘은 대기업에서도 신입급 직원이 임원을 대상으로 최신 기술, 트렌드 등을 가르쳐 주는 리버스멘토링이 유행이다. 시니어가 합류하면 세대 차이, 꼰대 운운하기 전에 노션, 구글워크스페이스, 플로우, 슬랙 등의 협업 툴 사용법을 친절히 알려주면 된다. 아무래도 새로운 업무 환경에 대한 준비, 적응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므로 조금 늦다고 눈치주지 말고 차근차근 알려주고 기다려주는 일이 필요하다.
그래도 시니어는 필요할 경우 밤을 새워서라도 따라하려고 노력한다. 필요하다면 꾸준함과 성실함으로 달달 외우고 따라오는 것이 시니어의 특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타트업에서 일하려는 시니어는 사실 그 정도의 각오와 정신 무장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노력을 통해 언젠가 ‘나이 값을 하네’라는 말을 들을 날이 올 것이다.
어딜 가나 문화적 차이는 존재한다. 어차피 비슷한 회사로 옮겨도 문화적 차이는 있게 마련이다. 그러니 변화에 대한 수용력을 높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 조금 더 인내심을 동반한 쌍방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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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빌런 :
자신의 성공 경험
비슷한 상황을 겪거나 이미 여러 번 경험해 본 어려움을 맞닥뜨리게 되면 자연스레 해답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그러면 ‘이전 회사에서는’라는 말을 꺼내게 되곤 한다. 회사를 옮겨본 사람과 대화를 나눠보면 이미 회사를 옮겼으면서도 자꾸 전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언급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그럼 그 회사 계속 다니지 회사를 왜 옮긴 거야?’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 제목 같지만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라는 생각이 필요하다. 자신이 성공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은 그 회사가 갖추고 있던 시스템과 인프라, 함께 일하던 사람들과 사회적, 경제적 환경 덕분에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쉽진 않겠지만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메시나 손흥민 같은 최고 수준의 축구 선수라 해도 잘 관리된 잔디구장이 아니라, 울퉁불퉁한 세네갈의 땅바닥에서는 좋은 기량을 발휘하기는 어려운 법이다.
스타트업은 대부분 기본적인 체계가 부족하다. 그러나 피드백과 실행 속도가 빠르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 그리고 특히 스타트업 대표와 조직의 리더들을 신뢰해야 한다. 모두 시니어가 모르는 한 방이 있는 사람이다. 사사건건 이전 회사와 비교하는 습관에서 벗어나 작더라도, 오래 걸리더라도 현재 상황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