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시간에 알려드리는 ‘몽타주 그리기’라는 작업이 있어요. 가상의 독자를 눈앞에서 보듯 생생하게 그려보는 것이지요. 실제 제가 ‘직장인의 말하기 : 말의 공식'을 연재할 때 가장 많이 썼던 작업 방법 중 하나입니다. 실제 원티드랩 커피챗에서 정말 이런 분을 눈앞에서 뵙기도 해서 속으로 많이 놀랐습니다.
Q. ‘경험을 명함으로’라는 키워드가 흥미로워요.
제가 커리어/비즈니스 코칭을 할 때 첫 번째로 끄집어 내는 것이 ‘경험에 대한 의미 부여’예요. 성공 경험은 성공 경험대로, 실패는 또 실패대로 의미가 있어요. ‘팔리는 템플릿’ 수업은 나의 경험 중에 콘텐츠가 될 수 있는 경험을 뽑아내는 기술을 알려주는 수업이에요. 글쓰기 수업이지만, 문제 해결 수업이자 팔리는 글 기획력 수업이라고 할 수 있죠. 즉, 본인을 브랜딩하는 방법에 대한 수업이에요.
Q. 본인을 브랜딩하기 위한 수단으로 ‘글쓰기’가 떠오르고 있어요. 글쓰기를 할 수 있는 채널도 많아졌고, 이에 대한 소비도 많아졌죠.
글쓰기는 콘텐츠를 이루는 가장 작은 원소라고 생각해요. 유튜브, 강의, 코칭 등의 활동도 첫 작업은 결국 ‘글’에서 출발하니까요. 생각과 의도 그리고 기획을 하기 위해서는 글쓰기가 기본이 되어야 해요. 요즘같이 지식 콘텐츠를 팔고 사는 것이 자유로운 시장에서는 더욱더 그 사람들이 발행한 글이 가장 강력한 실력이 됩니다. 보고서 식의 글쓰기뿐만 아니라 (타인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코칭형 글쓰기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어요.
Q. 하지만 첫 문장, 한 문단 쓰기부터가 어렵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게 쓸 수 있을까요.
먼저 의무감에 쓰는 느낌을 버렸으면 좋겠어요. ‘해야 한다’고 하면 ‘하기 싫은데 하는’ 느낌이 있잖아요. ‘해야 한다’를 ‘하고 싶다’로 바꿔본다면 내가 쓰고 싶은 주제를 좀 더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런 후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보세요. 예를 들어 시간관리형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아침이나 잠자기 직전 시간을 글쓰기 시간으로 정해놓고 글을 쓰면 좋아요. 저처럼 글감 헌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화를 하다가 나오는 좋은 주제, 책을 보거나 유튜브를 보다가도 캐치하게 되는 주제들을 리스트로 만들어보고 글을 쓸 때 펼쳐보세요. 써야 하는 주제가 아니라,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쓴다고 생각하면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거예요. 글보단 말하기가 편한 사람들은 대화 내용을 녹음했다가 푸는 식으로 접근해도 좋겠죠.
Q. 자스민님이 쓰신 말의 공식은 원티드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그만큼 말하기를 어려워하는 이들이 많다는 뜻이겠죠. 직장인들은 왜 말하기를 어려워할까요?
누구나 말을 하지만, 일터에게 말하기는 일상에서의 말하기와는 조금 결이 다릅니다. 우리는 2살 때부터 말을 하기 시작했지만 실제 어떤 말하기가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는지는 배운 적이 없죠. 말하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분이라면, 내가 어떤 사람(동료, 상사, 부하, 외부 파트너 등), 어떤 상황에서 말하기를 어려워하는지, 여기에서 특히 어떤 어려움을 느끼는지를 정리해 보는 것도 좋아요. 그리고 자신과 비슷한 케이스를 찾아보고 연습해 보세요. 자신의 말하기 패턴을 파악해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시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말을 잘하고 못하고는 타고난 것일 수도 있지만, 일단 말을 잘한다는 것은 강점이 되는 것 같아요. 특히 직장에서는!
성과는 일과 말을 곱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일을 아무리 잘해도 그것을 표현하는 말이 부족하면 연봉이나 승진과 같은 커리어 개발이 늦을 수 있어요. 회사 내 커뮤니케이션을 ‘말하기 실험장’으로 생각하고 다양한 도전을 통해 자신만의 설득력과 협상력을 높여보세요. 결국 우리 모두가 마음에 품고 있는 ‘언젠가는 하고 싶은 나의 일’도 사실 확장된 고객을 만나고 싶다는 뜻이죠. 그렇게 이루기 위해서 ‘말하기 능력’은 필수적인 스킬이 될 거예요.
실패 경험 또한 좋은 콘텐츠가 될 수 있다
Q. 자스민님도 실패를 맛본 경험이 있으시겠죠? (왠지 자스민님은 늘 자신감 넘치고, 만능이신 거 같아요!)
당연하죠! 저는 아직도 매일 실패하고 다시 일어나고 또 실패하는 과정 안에 있답니다. 5년 전 아이를 낳고 제 삶의 가장 큰 변곡점을 지난 기억이 나네요. 비즈니스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일과 인간의 관계’를 연구하면서 살았지만 막상 그 질문이 ‘엄마가 된 저’에게 들어오니 쉽게 답을 찾을 수 없었어요. 코로나로 모든 비즈니스가 멈추어 손발이 묶였던 것도 저도 똑같이 경험했고요. 사실 돌아보면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았던 것 같은데, 지금 보니 실패도 똑같이 소중한 ‘콘텐츠’ 였네요. 이제는 어쩌면 쉬운 성공보다 처절한 실패가 더 값비싼 콘텐츠가 되는 것 아닌가 싶고요. 경험과 명함, 그 사이에는 성공과 실패 모두 동등하게 자라나는 것 같습니다. 어떤 것을 솎아낼지는 우리의 선택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