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으로 취업하려면 이런 기획서를 작성하세요

신입으로 취업하려면 이런 기획서를 작성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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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 시리즈의 2화입니다.


게임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는 게임 덕후인가요? 현질 제대로 해 본 과금러인가요? 게임 업계 10년 차 이상의 현직자들이 이야기하는 게임 기획서까지 갖추고 있다면,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지원하세요. 

ⓒ 셔터스톡


여러분 모두 10년 이상 게임 산업에 종사하고 계신데요. 현재 각자 어떤 업무를 하고 계신가요?

김성현(픽셀큐브) : 안녕하세요. 게임 기획자 12년 차로 일하고 있는 김성현입니다. 현재 모바일 게임 전문 개발사 픽셀큐브에서 3매치 퍼즐 게임 밸런스 팀을 맡고 있습니다. 퍼즐 게임의 맵 콘텐츠 제작하고 밸런싱하는 업무와 퍼즐 코어, 기믹 기획 등 인게임 기획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모치훈(엔글) : 안녕하세요. 현재 엔글 서비스 운영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모치훈입니다. 게임 업계에 발을 담근 지 올해 17년 차가 되었습니다. 엔글은 게임 QA 및 서비스 운영 외주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고, 저는  엔글에서 서비스 운영 직무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보통 서비스 운영 업무는 서비스 기획, 커뮤니티 관리, 고객 서비스 응대로 분류합니다. 

하상석(매직큐브) : 안녕하세요. 인디 개발사 매직큐브 대표 하상석입니다. 매직큐브를 15년간 운영하며 50여 개 게임 기획을 맡아 다양한 플랫폼으로 개발, 출시해 왔습니다.


신입사원의 이력서, 포트폴리오, 면접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시는 지점은 무엇인가요?

김성현(픽셀큐브) : 게임에 대한 열정과 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활동이 게임을 제작하고 서비스하는 제작자의 관점으로 채워졌는지 유심히 봅니다. 게임 기획자로 취업하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준비하거나 공부하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학벌, 성적, 자격증과 같은 스펙은 중요하지 않고 정말 유저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은지,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확인 가능한 경험이 중요합니다. 구체적으로 직접 게임 기획서를 써보거나 다양한 게임을 역기획서 형태로 분석해 보는 것도 좋고, 1인 개발로 간단한 게임을 만들어 보는 등 열정을 보여줄 수 있는 아웃풋이 꼭 필요합니다. 

모치훈(엔글) : 신입사원의 경우 게임을 얼마나 좋아하는가에 대한 실질적인 데이터와 서비스 직군에서의 업무 경험입니다, 

하상석(매직큐브) : 저는 학력이나 경력보다 포트폴리오와 개발한 게임을 제일 중요하게 보고 있어요. 그다음은 면접을 통해 팀원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인지 판단합니다. 인디 게임은 개발 규모가 작기 때문에 팀원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실력만큼이나 성격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습니다. 

김성현 픽셀큐브 ⓒ 셔터스톡


게임 업계 취업하려면 게임을 많이 해봐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유저가 아닌, 게임 업계 지망생으로서 지원사의 게임을 플레이할 때 유심히 봐야 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성현(픽셀큐브) : 게임 유저와 게임 개발자는 엄연히 다른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많은 지망생이 공통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개발자 사고를 갖고 플레이하는 경험입니다. 내가 게임을 개발한다면 어떤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지, 다른 유저들의 반응과 느낌 그리고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질문하고 더 나은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머릿속 시뮬레이션을 구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재미만을 추구한 플레이, 단순한  피드백이나 불평은 대다수의 유저가 할 수 있는 1차원적 반응입니다. 

모치훈(엔글) : 지원사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기존 이미 서비스 중인 동일 장르의 게임과 차별점을  정리해 보는 것 그리고 게임성과 서비스, 전반적인 퀄리티 등을 유저 시선에서 개선점을 제안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상석(매직큐브) : 독창성이나 아이디어를 중요시하는 인디 게임 시장도 트렌드는 존재합니다. 다양한 인디 게임을 접하며 최근 트렌드나 완성도를 봐두는 편이 좋습니다. 그래야 인디 게임 팬들이 원하는 수준의 게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원자의 게임 관심도를 파악하기 위한 척도로 생각하시는 것은 무엇인가요?

김성현(픽셀큐브) : 오래 즐기고 있는 게임이 있는지, 그 게임에서 랭크는 어떤지 봅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자신 있는 하나의 장르를 깊게 파고들어 인사이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게임 회사에서 게임을 제작할 때 보통 특정 장르의 게임만 개발하게 되므로 회사에서도 선호 장르를 중요하게 봅니다. 본인이 관심 있는 장르에서 역량을 더 잘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게임에 대한 지식은 기본으로 갖추고, 하나의 장르를 집요하게 파고들 줄 알아야 합니다. 이런 부분은 면접 때 대화를 나눠보면 금방 드러나게 되어있습니다.

모치훈(엔글) : 전체 플레이 시간과 달성한 레벨, 높은 스테이지와 과금 수준 등입니다. 특히 현재 플레이 중인 게임 랭킹이 상위 몇 퍼센트에 위치해 있는 등이 객관적인 데이터가 될 수 있습니다.


신입이 알아두면 좋을 게임 업계의 최근 이슈가 무엇이 있을까요?

김성현(픽셀큐브) : 게임 개발자는 게임 본질에 가까운 내용을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모바일 게임의 경우 마켓 인기 순위 변화나 새로운 게임을 체크하고 분석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지금도 많은 게임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지속적으로 출시 게임을 체크하면서 진짜 유행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모치훈(엔글) : 모든 직군에서 항상 조심해야 하는 것이 정보 유출입니다. 업데이트 내용이 미리 유출되어 커뮤니티에 노출될 경우 같이 작업했던 모든 직원의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합니다. 보안 이슈는 최근에도 발생했었고 꾸준하게 발생되는 부분이므로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보안을  철저하게 지켜야 합니다.

하상석(매직큐브) : 전 게임 구독 모델이 게임 업계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거라고 생각합니다. 해당  플랫폼을 공부해 본다면 여러 시도가 들어간 게임을 제작해 볼 수 있을 거예요. 

모치훈 엔글 ⓒ 셔터스톡


왜 게임 업계를 택하셨나요?

김성현(픽셀큐브) :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좋아해 쯔꾸르* 툴로 간단한 게임이나 종이로 보드 게임을 만들었지만, 게임 업계에서 일하겠다는 목표는 없었습니다. 대학생 때 기획서와 분석 레포트 작성 그리고 프레젠테이션에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 즐겨하는 게임에 내 기획 역량을 더하면 좋을 것 같아 진로를 결정했습니다. 다양한 아르바이트 경험이 여러 사람과 소통하는 데 도움이 되었고, 만들고 싶은 보드 게임 기획서를 작성하거나 다른 게임의 역기획서를 작성하면서 취업을 준비했습니다. 요즘은 전공에서 혹은 전공이 아니더라도 학원에서 기초를 배울 수 있기 때문에 게임 기획을 문서로 정리하는 게 중요합니다. 기획만으로 공모전에 참가 가능한 경우도 있어 문서를 준비해 두면 활용하기 좋습니다. 지원하고 싶은 회사의 주력 장르 게임을 역기획해 보거나 유사 장르 기획을 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쯔꾸르 : 일본의 기업 Gotcha Gotcha Games가 제작, 발매는 게임 제작 툴 시리즈

모치훈(엔글) :  저는 자동차공학과를 졸업하고 자동차 업계에서 일하다 게임 업계로 넘어왔습니다. 자동차 회사에서 일하면서도 머릿속에는 게임 생각뿐이었기에 이렇게 일을 계속하는 것보다 게임 업계에 한 번 도전해 보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어요. 예전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하는 것은 ‘라떼는’으로 시작하는 것 같아 현재 제가 느끼는 기준으로 말씀드리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일단 최대한 게임 관련 학과에서 학업을 마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또, 유튜브로 게임 업계에서 근무하셨던 분들의 경험담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여기 모이신 분들처럼 게임 업계에도 다양한 직군이 있으니 자신에게 제일 잘 맞는 직군을 찾기 위해 노력하셔야 합니다. 무 엇보다도 주변 인맥을 활용해 현직에 다니는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는 일이 중요합니다.

하상석(매직큐브) : 어릴 때부터 연습장으로 보드 게임을 만들어 친구들과 즐기는 걸 좋아했고 각종  게임들을 하며 ‘이런 변화가 있으면 더 재밌을 것 같다'고 상상하며 자랐습니다. 만화가나 애니메이터에도 관심이 있었지만 상호작용 요소가 있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더 매력적이라 생각했습니다.


직무의 보람과 힘든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모치훈(엔글) : 고객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고, 그 해결을 통해 유저가 긍정적인 피드백을 줬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조금 더 크게 보면 기획한 운영 이벤트가 반응이 좋아 유저 리텐션이 높아졌을 때죠. 객관적인 데이터로 유저가 게임 플레이를 더 많이 하는 게 보여지면 보람찹니다. 반대로, 유저의 니즈가 반영되기 어려운 환경으로 인해 유저의 불편을 당장 해결해 주지 못할 때나 고심 끝에 진행한 이벤트 업데이트의 반응이 좋지 않을 때 힘듭니다.

하상석(매직큐브) : 취미가 아닌, 회사에서 만드는 게임은 성공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시장과 타협하는 경우가 많아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내가 원하는 게임을 개발하는 건 충분히 매력적인 일이며 성공했을 때 기쁨과 성취감은 다른 곳에서 얻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하상석 매직큐브 ⓒ 셔터스톡


만약 신입이 지원한다면 어떤 역량과 성향을 가진 분을 채용하게 될까요?

김성현(픽셀큐브) : 당연한 이야기지만 누구보다 게임을 즐기고 열정적인 사람을 채용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게임에 투자하는 자원이 남다른 사람을 선호합니다. 게임 없는 인생을 상상할 수 없는 사람이어야 열정과 역량을 최대한으로 펼칠 수 있고, 지금 당장 부족한 면이 많아도 금방 성장할 수 있습니다.

하상석(매직큐브) : 한 번 이상 게임 개발을 도전해 본 분을 선호합니다. 출시 경험까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죠. 이제 개인도 게임을 출시하기 쉬운 환경이라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개발 및 출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경험을 보면 역량을 파악하기도 쉬우며 추진력이나 열정도 엿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게임 업계에 입문하고자 하는 신입이나 이직을 꿈꾸는 분께 한 말씀 부탁드려요.

김성현(픽셀큐브) : 게임을 만들기 위해선 많은 경제적 자원과 인력이 필요합니다. 완성 전까지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기도, 설득 안 되는 누군가와 입씨름할 수도, 시간이 부족해 제대로 제작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때마다 좌절하거나 상처를 받는 개발자도 있습니다. 회사라는 조직에서 게임을 만드는 것은 현실적인 문제를 모르는 사람에겐 큰 벽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단순히 직업을 위해서라면 이런 과정을 버티기 어렵지만, 게임 없이 살 수 없다는 열정이 있다면 분명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게임만큼 즐겁고 재미있는 문화가 또 어디에 있을까요?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문화의 총집합이 바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게임은 모두를 이롭게 합니다. 본인이 정말 원한다면 고민할 필요 없습니다. 어떤 재미있는 게임을 유저들에게 보여줄까 생각할 수 있다면 게임 업계에서 본인의 역량을 마음껏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모치훈(엔글) : 보통 천직이라고 말하는데 자신과 딱 맞는 업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할 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 수 없는 분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찾기 위한 행동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하상석(매직큐브) : 인디 게임 쪽은 배고프다고 말하는 분이 많습니다. 실제로 힘들게 개발하는 팀도 있고 성공해 꽤 큰 수익을 얻은 인디 개발사도 있기에 모두 그런 건 아닙니다. 인디는 수익을 생각하면 안 된다고들 하는데 굳이 성공을 기피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디 게임 업계는 개발 과정이 힘들 수 있겠만 충분히 성공할 만한 조건이 갖춰져 있는 시장이며 게임 개발하는 과정이 제일 즐거운 곳이기도 합니다. 독창적인 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은 분들은 인디 게임 개발에 도전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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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박효린ㅣ원티드 에디터



발행일 2022.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