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기업의 포지션 제안,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잘나가는 기업의 포지션 제안,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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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리더가 된 MZ세대> 시리즈의 4화입니다.


“얼마 전 좋은 포지션을 제안받았어요. 포지션은 매력적인데 제가 그 포지션을 잘 해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거 같아요. 어떡하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불안하고, 불안하면 자신감 없기 마련이다. 따라서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좋은 제안을 받게 되면 고사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못내 미련을 가지곤 한다. 

ⓒ 셔터스톡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라! 


어느 누구도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에서 그 자리에 가는 사람은 없다. GE, 구글 등의 기업들이 40대 중반의 인재를 CEO/회장으로 선임하는 것을 지켜보았을 것이다. 한국 기업의 차/부장급 정도의 경륜에 회장이 되었으니 그 역할에 맞는 충분한 경험과 준비가 되었을 리 없다. 

하지만 잘들 해낸다. 오히려 50대 중 후반에 CEO로 선임되는 한국 기업의 CEO들보다 훨씬 더 역동적이다. LG그룹 구광모 회장 역시 구본무 회장께서 갑자기 타개하면서 아직 준비가 덜된 만 40세에 상무에서 회장이 되었다. 이후 신중하지만 공격적이고 빠른 의사결정으로 그룹의 색깔을 바꾸어 놓고 있다. 

필자의 경우에도 오랫동안 HR를 해왔지만, 사모펀드 재직 시 사업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고 어려움에 처한 포트폴리오 회사를 턴어라운드 시켜 성공적으로 해결한 경험이 있다. 타이틀도 상무/실장에서 부사장/COO로 변화하였다. 이후 다른 포트폴리오 회사의 CFO를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아 어려운 과제들을 잘 마무리 지은 경험이 있다. 

준비가 안 되어 있었지만 결정은 쉬웠다. 필자의 결정에는 몇 가지 생각들이 있었다. 

  • 첫째, HR만 했던 사람에게 누가 사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인가? 희귀한 도전 기회이다. 
  • 둘째, 내가 직접 사업을 하려면 많은 자본이 필요하고 실패하면 막대한 재무적 리스크가 있는데 실패 시 페널티는 회사를 그만두는 것밖에 없다. 
  • 셋째,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 HR로 돌아가서 다시 열심히 하면 된다. 

실패에 대한 염려로 도전을 두려워한다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안정적인 대기업을 나온 용기 있는 창업자들이 없었다면 네이버, 카카오는 없었다.  

ⓒ 셔터스톡


진짜 커리어가 성장한다는 의미


커리어 기회에 대해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 보자. 커리어 성장은 직위, 직책이 올라가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역할이 넓어지고 확대되는 것뿐만 아니라 한 분야에 집중하여 깊게 전문성을 심화하는 것 역시 커리어 성장이다. 하지만 전문성 인재로 성장하든, 경영성 인재로 성장하든 리더로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런 경험을 꼭 해보길 바란다. 

개인이 성과를 내는 것과 팀이 성과를 내는 것은 많이 다르다. 조직의 성과는 개인보다는 팀의 성과가 견인차 역할을 하는 것이므로 그러한 메커니즘을 이해해 볼 수 있는 경험을 해보면 좋다.  


내게 온 기회를 제대로 잡으려면! 

: 익숙하지 않은 도전 기회를 잘 해내려면 어떠한 역량이 필요할까?


1. 먼저 문제를 분석하고, 업무를 체계화하고, 최적의 대안을 찾아내는 훈련과 적확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인사이트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 첫째, 업무를 하면서 스스로 문제를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한다. 
  • 둘째, 하고 있는 일을 체계화/일반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업무의 순서도를 만들듯 업무 프로세스, 매뉴얼 등을 만들고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 개선점을 찾아내는 훈련을 꾸준하게 해야 한다. 
  • 셋째,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세상의 트렌드를 알아야 한다. 

우리가 속한 산업, 조직은 세상의 작은 부분일 뿐이다. 누군가는 더욱 기발하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체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뒤지지 않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한다. 우리가 속한 산업, 직무만이 아니라 이종산업, 타직무에 대해서도 말이다. 특히 기술의 변화 및 세상의 큰 흐름에 대해서도 공부를 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문제해결 능력이 고양되고, 익숙하지 않은 산업이나 직무에서 일하게 되더라도 최적의 답을 찾아낼 수 있는 인사이트가 생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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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꾸준히 하고 싶은데 하기가 어렵다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라

필자의 경우 천성적으로 게으른 성격이다. 공부를 해야 하는데 아티클도 읽기 싫고 업무 프로세스 정리도 귀찮아한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사내 교육과정을 맡거나, HR 관련 잡지에 기고를 함으로써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다. 납기가 정해지면 납기에 맞추기 위해 그간 해왔던 일을 정리하고 최근 트렌드는 어떠한 지 다양한 도서와 기사를 읽고 스스로 공부할 수밖에 없도록 한다.   


내가 잘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피드백을 받아 보라

필드에는 고수들이 많다. 그들의 한수 높은 지혜를 들어 보면 좋다. 고수가 아니더라도 경험이 부족한 후배나 동료들 역시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다. 다양한 관점(Perspective)을 들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이나 기사를 쓰거나 강연을 하게 되면, 같은 일을 하는 전문가나 동료들로부터 많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링크드인 등에 생각을 올리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내가 해온 경험이나 지혜를 정리해 보는 것도 의미 있고 피드백을 받는 것도 의미 있다. 

‘나도 성숙하지 않은데 어쭙잖게 누구에게 얘기를 한단 말인가?’ 

‘잘못된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닌가?’

이런 걱정이 든다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청자들은 생각보다 똑똑하다. 잘 걸러서 알아들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들 역시 나의 얘기를 하나의 관점으로 이해할뿐 절대적으로 맹신하지 않는다. 

생각하는 것들을 많이 공유해라. 그래야 많은 피드백을 받고 서로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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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ㅣ김도연 (doyeon.kim@seegene.com)
필자는 미네소타대학에서 인사/노무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LG전자에서 주로 R&D 인력을 위한 인사제도 및 육성을 고민하다가 사모펀드로 이동하여 B2B, FMCG, 서비스, 금융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사업을 담당했다. 현재는 분자진단기업 씨젠에서 인사를 총괄하고 있다. 



발행일 2022.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