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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피드백에서 도망가고 싶은 본능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피드백에 멍들다’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아티클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이 아티클에서 지지적 피드백과 부정적 피드백의 효과에 대한 실험을 소개합니다. 학생을 두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지지적 피드백 그룹에게는 장래희망을 물어보며, 그 꿈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을 진행했습니다. 부정적 피드백 그룹은 전혀 다른 상황이었습니다. 숙제를 점검한 다음, 잘못하고 있는 것을 지적했습니다.
그 후, 뇌의 변화를 관찰했는데요, 지지적 피드백을 받은 학생의 뇌에서는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새로운 자극을 받아들이려고 하는 반응이 관찰되었습니다. 반면 부정적 피드백을 받은 학생은 뇌에서 도망가거나 싸우려고 할 때 나타나는 것과 같은 반응이 관찰됐습니다. 자신이 받은 부정적 피드백을 자신을 위협하는 신호로 받아들인 거죠.
비슷한 시기에 ‘부정적 평가는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아티클이 또 올라왔습니다. 이 아티클에서는 재미있는 분석을 하는데요, 부정적 피드백을 받은 사람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행동의 특징을 찾아냈습니다. 그건 바로 타 부서 사람과 친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자신이 부정적 피드백을 받은 공간, 즉 자신의 팀이 안전하지 않은 공간이라고 인식해서 안전한 공간과 사람들을 찾아 떠나는 것입니다. ‘피드백에 멍들다’라는 아티클에서 부정적 피드백을 위협 신호로 받아들여서 도망가려는 뇌의 반응이 관찰됐다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다른 팀으로 도망가는 거죠.
두 아티클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인간은 원래 부정적인 피드백을 잘 견딜 수 있을 만큼 그렇게 단단한 사람은 아니다’라는 겁니다. ‘다 너 잘 되라고 이야기하는 거야, 잘 듣고 개선해’라고 쉽게 부정적 피드백을 하지만, 이 말을 듣고도 잘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부정적 피드백을 회피하고 싶은 게 인간의 어쩔 수 없는 본능이기 때문이죠.
부정적 피드백을 받아들이려는 뇌
본능은 이렇게 부정적 피드백을 듣기 싫어하지만, 그나마 다행인 점은 다른 한편으로는 ‘부정적 피드백을 들여야 한다’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2014년 미국 컨설팅업체인 젠거 포크먼(Zenger Folkman)에서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응답자의 57퍼센트가 긍정적 피드백보다 부정적 피드백을 선호한다고 답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응답자의 92퍼센트, 즉 대부분의 응답자가 전달 방법만 적절하다면 부정적 피드백이 성과를 향상시킬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는 것입니다.
‘몸에 좋은 약이 쓰다’는 속담과 같습니다. 쓴 맛이 나는 음식은 상했을 수 있으니 신체는 본능적으로 거부 반응을 보입니다. 하지만 비록 쓰더라도 몸에 좋다는 것을 알게 되면, 참고 꾸준히 먹으려고 노력합니다. 마찬가지로 인간은 본능적으로 부정적 피드백을 회피하고 싶지만, 좋은 성과와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마음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