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달에 걸쳐 진행한 원티드의 스터디살롱 <출근 전 60여명의 레퍼런스를 해석하는 모임>이 끝났다. 북클럽 형태라 책 선정부터 4회차에 걸친 온라인 모임 외 저자 북토크, 오프라인 모임까지 구성하며 기획한 이 살롱의 참여자들은 ‘출근’을 매일하는 직장인이 대부분이었다. 마지막 회차에 딱딱한 화면에서 벗어나 직접 그들의 눈을 마주하며 진솔한 대화를 나누어 볼 수 있었다. 그때 자주 등장했던 소재는 ‘사이드 프로젝트(Side Project)’였다.
ⓒ 셔터스톡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이 단어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없다. 그나마 여러 출간된 책 중 사이드 프로젝트를 언급하는 대표적인 2권(『나의 첫 사이드 프로젝트(본업도 있고, 부캐도 있고)』,『사이드 프로젝트 100(본업을 그만두지 않으면서 부업으로 돈 버는)』)을 통해 그 의미를 찾아갈 수 있었다. 저자들이 정의하는 '사이드 프로젝트'의 정의는 ‘본업 외 업무’다. 직장이 있는 이에게는 회사 밖에서 하는 업무가 될 수 있고, 소속이 없는 프리랜서는 외부에서 자신에게 의뢰한 업이 아닌 ‘자신이 직접 기획하거나 이윤을 벌고자 시작한 일이 아닌 작은 일’이 될 수 있다.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사이드 프로젝트’. 나 역시도 지난해 연말, 소속된 회사에 본업이 있었음에도 업에서 이루지 못한 프로젝트를 개인의 시간을 빌려 이루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글쓰기 기반의 플랫폼에서 지속적인 콘텐츠를 작업하기 원했던 내게 사이드 프로젝트의 적합한 플랫폼은 ‘뉴스레터’였다. ‘내 안의 내 가능성’을 찾기 위한 첫걸음으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출근전읽기쓰기] 뉴스레터를 발행한 지 1년이 넘었다. 월 2회 정기적으로 발행한 무료 뉴스레터로 한 해 보낼 수 있는 24건의 콘텐츠를 제작했다.
지난 2월 퇴사를 하면서 소속 없는 프리랜서가 되자 ‘사이드 프로젝트’가 자연스레 본업으로 자리 잡았다. 처음에는 드물게 작업했던 기고료로 수익이 생겼다면, 상반기는 뉴스레터 내 구독자들을 대상으로 유료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읽기 모임 ‘북클럽’과 쓰기 모임 ’펜클럽’을 총 여섯 차례 선보였지만, 주 수입원을 만들기엔 충족한 조건이 되지 못했다. 결국엔 뉴스레터 외 인터뷰어로 활동했던 경험이 외부 프로젝트 계약으로 이어지고, 그런 성과들이 모여 뉴스레터를 통한 외부 프로젝트 제안과 계약이 순차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업에서의 실패와 실수는 삶에서 큰 과오로 느껴질 수 있다. 반면에 사이드 프로젝트에서의 실패와 실수는 또 다른 성장을 하기 위한 주춧돌 같은 역할을 해준다. 나 또한 여러 방법을 통해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 주위 지인들이 늘 하던 말이 있었다. "또 일 벌였어", "뭐 하는 거야?" 핀잔 아닌 핀잔을 받을 때가 있었지만 지금의 경우, 내가 벌린 사이드 프로젝트가 바로 나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 에너지에 감탄하거나 응원을 해주는 지지자도 많아지고 있다.
ⓒ 셔터스톡
그 과정의 씨앗에 가장 면밀하게 봐야 할 1단계는 ‘내가 내 일의 고용주로 나 자신에게 일을 주는 고용인’이 되는 것이다. 내가 나를 필요로 하는 일을 가장 잘 알고 있기에,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자기 신뢰’가 바탕이 돼야 사이드 프로젝트의 출발선을 넘을 수 있다. 우선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오래 지속하는 이를 살펴보면, 스스로가 필요해서 택한 비율이 높았다. 그 어느 누구도 먼저 사이드 프로젝트를 권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1차적 단계가 해소되면 2차적 단계가 성립된다. 다음 단계에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도해 보고 싶은 이에겐 어떤 수익을 벌기 위한 목적이기보단, 본업 외 출/퇴근시간과 주말을 이용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이 일이 본업만큼이나 외부에서 성과를 내게 되는. 어찌 보면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겠다’는 결심은 돈을 벌겠다는 고차원적인 목표보다 더 성장하고 싶고, 내가 할 수 있는 역량에 대해 실험할 수 있는 1, 2차적인 목표에서 시작한다는 걸 알게 된다.
tip) 시장에서의 나의 객관적인 지표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원티드긱스의 경우 견적 계산기를 통해 직군, 경력 기간, 근무 방식, 근무 형태, 프리랜서 경험 등으로 내 경력의 객관적인 지표, 즉 예상 견적을 알려준다. 해당 지표를 통해 프리랜서로 내가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 보면 좋다.
프리랜서 여정을 꾸준히 걷다 보면 사이드 프로젝트는 본업 외 ‘기존에 하지 않았던 새로운 프로젝트를 세상에 내놓으면서 자신만의 콘텐츠를 아카이빙하는 과정임을 알게 된다. 자신이 배운 것을 실현시켜보고 재창조하는 과정이랄까. 세상이 정해놓은 길로를 벗어나 자신만의 가치와 포트폴리오를 선보일 수 있는 또 하나의 ‘창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본업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는 이도 많지만, 그 외 또 다른 자신의 특기를 찾아가는 과정에 사이드 프로젝트로 꿈을 실현하고 자신의 가치를 알아가는 사람도 종종 보았다. 사이드 프로젝트로 본업에 도움 되는 포트폴리오를 쌓는 이도 있었다.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는 방향성과 가치관은 제각기 다르기에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그 안에서 성과를 찾아가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tip)원티드긱스는 경력 10년 이상의 매칭 매니저가 검증된 프로젝트와 실력 있는 프리랜서를 매칭해 주는 플랫폼 서비스다. 프리랜서 등록하게 되면 포트폴리오를 게재 후, 매칭 매니저가 내 커리어 업무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연결시켜준다. 미팅, 프로젝트 계약에 이르는 여러 절차까지 사이드 프로젝트의 첫 시작 단계에서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으니 참고해 보자.
ⓒ 셔터스톡
프리랜서 마케터 정혜윤(융)이 만든 [사이드 프로젝트] 뉴스레터는 이것저것 하고 싶은 ‘다능인’을 언급하며, ‘내가 하고 싶고’ 일반적인 길이 아닌 ‘옆길(SIDE)’로 새어가는 이를 위한 커뮤니티를 지향하고 있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본업 외 기존에 하지 않았던 새로운 프로젝트를 세상에 내놓으면서 자신만의 콘텐츠를 쌓아가는 과정을 즐기는 과정은 자신이 배운 것을 실현시켜 보고 재창조하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세상이 정해놓은 길로를 벗어나 자신만의 가치와 포트폴리오를 선보일 수 있는 또 하나의 창작품으로 말이다.
이미 본업에서 성과를 두며 자신의 삶과 일상에 만족하는 사람에게는 굳이 사이드 프로젝트가 필요치 않을 수 있다. 그들의 삶에서 '딴짓거리', '일 벌이기'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무엇보다 업에서 지속하고픈 마음과 달리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계속 그 업을 이어올 수도 있다. 누군가가 하고 싶은 프로젝트의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스스로 그 기회를 본업 외에서 찾아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결국 그 기회를 이루고 성취하고 또 한 번 눈에 보이는 프로젝트로 실현하게 되면 나 자신에 대한 신뢰가 생긴다.
본질적으로 나는 어떤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무얼 원하는지에 대한 자아탐구를 계속할 수 있는 것이 '사이드 프로젝트'인 것 같다. 결국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는 이유는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수단일지도 모르기에. 한 걸음 더 나를 사랑하고 나에게 투자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사이드 프로젝트'해보길 권한다. 그 과정에서 '삶을 살아가는 이유'를 찾아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