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추가 중요한 스타트업 B2B 세일즈

엄영은 원티드 파트너성장부문 총괄 이사

첫 단추가 중요한 스타트업 B2B 세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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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성공을 이루는 세일즈 전략> 시리즈의 1화입니다. 


✍ 오늘의 아티클
  • 초기 스타트업은 레거시가 없기 때문에 무엇이든 해볼 수 있어요. 또, 좋은 파트너와 함께 하면서, 고객의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해야 하죠. 
  • 원티드 세일즈팀은 개인의 목표가 아닌 팀 목표, 나아가 회사 목표를 향해 협업합니다. ‘안 된다’보다는 ‘일단 해보자’는 태도가 장착돼 있고요. 
  • 원티드의 외연은 확대되고, 고객도 다양해졌지만 변하지 않은 한 가지가 있어요. 바로 고객의 문제를 집요하게 들여다보고 고객의 성장을 도모한다는 점이에요. 원티드는 건강한 HR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것은 물론, ‘기업의 성장 파트너’가 되어 갈 거예요. 

2015년 창업 이래 매년 2배씩 성장하면서 창업 6년 만인 2021년에 상장한 HR 테크 기업 원티드랩(이하 원티드). 기존의 채용 시장에서 ‘테크 인재’를 중심으로, 지인 추천 기반 채용 서비스를 최초로 선보인 회사다. 그동안 쌓아온 500만 합격 · 불합격 데이터는 원티드의 AI 매칭 서비스가 됐고, 현재는 채용뿐만 아니라 프리랜서 아웃소싱, HR 솔루션, 교육 등을 제공하는 HR 토털 솔루션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 엄영은 원티드랩 파트너성장부문 총괄 이사는 2017년에 입사해 서비스  운영, 세일즈,  CX, 등 채용 사업의 전 영역을 담당하며 원티드의 성장에 이바지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파트너성장 부문을 총괄하며 B2B 세일즈와 기업 고객 관리를 이끌고 있다.  



채용 서비스 시니어가 왜 스타트업으로? 


오랜 업력의 채용 플랫폼 회사에서 근무해 온 영은 님이 당시 초기 스타트업 회사인 원티드를 선택하신 데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었을 거 같아요.

거창한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우선, 기존의 광고 기반 수익 모델이 아니라 채용 수수료 모델이라는 비즈니스 형태가 새로웠어요. 15년 이상 채용 플랫폼에서 일해온 저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거든요.  수수료 모델이 헤드헌팅이 아닌 IT 플랫폼 형태라는 점에서 호기심이 생겼고요. 더불어 스타트업의 일하는 방식도 궁금했어요. 당시만 해도 스타트업이 생소했으니까요.

이전 회사와 확실히 다르다는 건 면접에서부터 느낄 수 있었어요. 당시 1, 2차 면접을 진행했는데 1차 면접에서는 제 눈엔 앳돼 보이기만 한 친구들이 면접관으로 나왔더라고요. 후드티에 슬리퍼, 그리고 한 손에 든 노트북까지. 그 당시 면접관치곤  꽤 파격적인 모습이었죠(웃음). 그만큼 자유로운 분위기고, 수평적인 회사라는 걸 짐작할 수 있었어요. 


스타트업에 대한 호기심만큼이나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을 거 같은데, 어떠셨나요? 

호기심은 컸지만, 두려움은 거의 없었어요. 2차 면접에서 대표님과 코 파운더(co-founder)들을 처음 만났는데, 3시간 정도 면접이 진행됐어요. 면접이라기보다는 업계 현황과 채용 시장의 미래에 대한 허삼탄회한 대화에 가까웠죠. 당시 채용 시장은 인재 불균형이 심한 상태로 기업은 괜찮은 후보자가 없다고 하고 구직자들은 취업이 힘들다고 토로했어요. 대기업은 수많은 지원자 중에서 적합한 인재 찾기가 어려웠고, 중소기업은 지원자 자체가 없다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원티드는 이러한 채용 시장의 불균형을 해결해 나가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었어요. AI를 통해 인재를 매칭 시키고, 채용 브랜딩을 통해 히든 기업에 좋은 인재가 지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거죠. 단순히 채용 비즈니스를 하고, 돈을 벌겠다는 목표가 아니라 채용 시장을 변화시키겠다는 원티드의 포부가 ‘꽤 멋있다’라고 생각됐어요.

ⓒ초창기 원티드 구성원들의 일하는 모습 


고객 성장이 최우선, 

그 진심이 빛나다 


그 당시 원티드는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한 초기 스타트업이었잖아요. 일하는 방식이 많이 달랐나요? 

초기 스타트업이 그렇듯, 당시 원티드는 투박하게 팀이 나뉘어 있었어요. 저희 팀에서는 고객 관리, CX, 세일즈, 제품 협업 등을 모두 담당했죠. 한 마디로 제품 개발 외에는 모든 걸 다하는 팀이었어요. 

내 영역을 넘나들며 일했는데 그게 어렵기보다는 재밌었던 거 같아요. 아이디어를 내면 바로바로 제품이 만들어지고, 고객들이 반응하고, 성과로 이어지는 과정들이 굉장히 빨랐어요. ‘이메일을 개선해야 할 거 같다’ ‘이미지 등록하는 프로세스를 개선해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하면,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바로 해당 프로젝트의 리드가 됐어요. 개발자와 디자이너와 미팅을 소집하고 제품 개발에 들어가는 거죠. 오전에 아이디어를 내면 오후에 미팅하고 제품 개발에 들어가요. 그럼 1주일 만에 배포되는 식이었어요. 그때에는 제품도 단순하고 레거시가 쌓이지도 않을 때여서 좀 더 빠르게 일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많은 스타트업들이 초기 고객 확보를 어려워하잖아요. 어떻게 진행했나요? 

초기에는 원티드를 알리는 데에 집중했어요. 아웃바운드 콜을 하고 방문 미팅을 요청하기엔 원티드의 인지도가 높지 않을 때였으니까요. 우선, 원티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다양한 파트너사와 함께 했어요. 새로운 고객군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HR 컨퍼런스를 공동 주최했고 VC/AC와 MOU를 통해 포트폴리오사의 채용을 지원했어요. 당시 원티드가 입주해 있던 공유 오피스인 구글 캠퍼스와 위워크 입주사들에게 혜택을 제공해 고객사를 늘려가는 전략을 펼쳤어요. 

ⓒ위워크와 함께 한 리크루팅카니발 


또 고객의 고민을 심도있게 들여다봤어요. 원티드 고객은 B2B로 봤을 때는 기업 담당자이지만, 그들은 다시 또 B2C 영역의 유저예요. 고객이자 유저인 HR 담당자와 자주 커뮤니케이션하다보니 그들의 공통적인 니즈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바로 업계 사람들과 교류하고 그 과정에서 성장을 추구한다는 거였죠. 어떻게 하면 HR을 잘 더 잘할 수 있을지, 다른 기업은 어떤 방식으로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지 등을 늘 탐구하고 있었어요. 저희는 이들의 고민을 풀어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나갔습니다. 


그러한 방식이 시장에서 통했나요? 

물론이에요. HR 담당자들을 모으고 원티드에 로열티를 강화하면서 고객으로 락인하고, 또 한 사람의 유저로 성장하고 이직, 다시 고객으로 찾아오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어요. 다양한 콘텐츠와 교육, 세미나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원티드를 알리자 이들이 자연스럽게 원티드로 모여들었어요. 물론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성과는 아니고요, 지속적으로 스킨십을 하면서 중장기적인 전략으로 진행했어요. 

ⓒ구글캠퍼스와 함께 한 HR Class 


원티드는 스타트업, IT 직군 채용으로 포지셔닝이 잘 되었던 거 같아요. 

스타트업 채용, IT 직군이야말로 초기 원티드가 가장 잘하는 분야였죠. 지금은 유니콘 기업으로 자리 잡은 스타트업들의 채용을 도왔어요. 기존 채용 회사에겐 소상공인에 불과했을 스타트업들을 원티드에서는 ‘숨은 진주’라고 이름 붙이며 구직자들에게 알리는 활동을 했어요. 각 사에 직접 방문하여 채용 페이지에 들어가는 사진을 직접 찍어줬고, 공고 문구 하나하나를 같이 구상해 페이지를 꾸몄어요. 채용이 잘 되어야 숨은 진주 회사들이 성장할 테고, 그들이 성장하면 당연히 더 많은 인재를 채용할 테니 원티드의 성장이 된다고 믿었죠. 

그렇게 하나씩 합격자가 나오고, 그 결과들이 쌓이면서 이 기업에는 어떤 인재가 적합한지, 어떤 경력을 가진 지원자가 합격 확률이 높은지에 대한 데이터가 만들어졌어요. 광고 기반으로 움직이는 타사에서는 엄두도 못 낼 데이터 자산이에요. 


‘숨은 진주’이라는 이름에서부터 원티드가 고객사를 대하는 마음이 드러나는 거 같아요. 다양한 콘텐츠로 기업 홍보를 돕고, 이벤트를 통해 기업 담당자들의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고 하셨는데, 사실 아예 새로운 건 아니잖아요. 

하지만 원티드의 행사는 분명 달랐어요. 기존의 HR 이벤트들이 ‘각 잡고 교육’이었다면 원티드의 이벤트는 말랑말랑하고 캐주얼한 컨셉으로 재미가 더해졌어요. 위워크에서 컨퍼런스를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위워크 자체도 꽤 힙한 공간이었고, 컨퍼런스에 맥주와 핑거푸드를 준비한 원티드의 발상도 새로웠어요. 현업 실무자를 강연자로 섭외해 강연자를 무대 위가 아닌, 같은 눈높이에서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배치했고, 일방적인 강연이 아니라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해서 참가자들의 참여도를 높였어요. 이런 시도가 업계에서는 꽤 신선했고, HR 시장에서 원티드의 브랜드를 높였어요. 무얼 하든 ‘새롭게’ ‘재미있게’ ‘원티드스럽게’가 구호처럼 작동되던 시절이에요.

ⓒ‘좋은기업을원티드’ 축하 케이크와 상패 


그 과정에서 세일즈 전략을 학습하셨을 거 같아요. 비슷한 고민을 가진 기업들에게 당시의 인사이트를 공유해 주실 수 있나요? 

초기 스타트업은 가진 게 많지 않아요. 그래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하기 쉬워요.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시기이기도 해요. 첫째, 기존의 레거시가 없기 때문에 무엇이든 해볼 수 있어요. 대신 우리만의 색깔을 담아서 신선하고 재밌게 해야 해요. 두 번째는 좋은 파트너와 함께 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없는 것을 갖추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리소스도 많이 듭니다. 따라서 함께 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아 그들과 콜라보 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어요. 세 번째가 가장 중요한데, 고객의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해야 합니다. 고객을 이익 추구의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우리와 함께 성장해가는 파트너로 대해야 해요. 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원티드가 성장할 수 있었어요. 


데이터 기반의 세일즈를 꽃 피우다


작년 하반기에  세일즈 조직(파트너성장 부문)이 생겼어요. 7년 만에 세일즈 전담팀을 만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원티드는 채용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어느덧 HR 전반을 함께 고민하는 기업이 됐어요. 채용을 비롯한 채용 브랜딩, HR Saas, 부업/프리랜서, 교육, 조직 성장 등 다양한 부문에서 고객의 성장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는 또 하나의 목표가 생겼고, 이를 위해 고객들과 더 밀접하게 대화하고 고객의 니즈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세일즈팀을 만들게 됐어요. 


세일즈팀이 생긴 후 왠지 일하는 방식이 더욱 고도화됐을 거 같아요.

우선 세일즈 조직을 세팅하면서 세일즈 퍼널별 R&R을 정의하고, 프로세스를 점검해 세일즈 파이프라인 관리를 체계화했어요. 데이터 기반으로 세일즈 퍼널을 개선하여 리드 전환율을 높여나가고 있죠. 예를 들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페르소나를 정의하여 잠재 고객부터 충성고객까지 고객 유형을 규모, 관계, 사용빈도, 매출을 기반으로 5개 유형으로 레벨링하고 세그멘테이션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체계적으로 고객과의 접점 기회를 확보하고, 유형별 접근 방식을 달리하며 세일즈 프로세스를 개선하게 됐어요. 

ⓒHR컨퍼런스 ‘하이파이브 2023’


최근 HR 시장에서는 다양한 서비스, 다양한 규모의 HR 서비스 회사가 생겨났습니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졌는데요. 이러한 경쟁 시장에서 원티드 세일즈팀은 어떤 강점을 가졌나요? 

먼저, 원티드는 우리 제품 기능을 알리는 데에 집중하기보다는 ‘고객의 문제’에 집중합니다. 당장 우리 회사에 적합한 인재 채용이 고민인 기업에게 ‘원티드 제품은 이런 기능을 가졌습니다’ ‘원티드는 이런 서비스를 제공합니다’를 외치는 건 큰 의미가 없어요. 그보다는 채용을 잘하는 기업의 사례나 당장 채용을 잘할 수 있는 팁이 더 중요하게 느껴질 거예요. 

이런 이유에서 얼마 전 ‘Talk: 스타트업 인재 채용 꿀팁이라는 세션을 원티드 오피스에서 진행했어요. 채용이 고민인 기업 담당자들이 참여했는데, 무려 4 대 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인기가 높았어요. 오신 분들에게 채용을 잘하는 기업 사례를 공유하고, 채용을 잘하기 위한 팁을 함께 이야기하며 네트워킹이 진행됐어요.  원티드 오피스에서 진행된 이번 세션은 이날 세션 이후 고객으로 전환된 케이스도 생겼습니다. 진심으로 고객의 문제에 공감하고 함께 풀고자 노력했을 때 고객이 우리에게 다가온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습니다. 

ⓒ‘Talk: 스타트업 인재 채용 꿀팁’ 세션 피드백 


두 번째는 데이터에 기반한 세일즈를 실행한다는 점입니다. 세일즈팀에서는 매월 원티드인사이트(구, 크레딧잡)의 기업 정보를 분석해 고용이 증가하는 기업을 확인하고, 채용 플랫폼들을 분석해 채용 니즈가 있는 기업을 우선순위로해 ‘선택과 집중’하는 세일즈를 진행하고 있어요. 덕분에 활성 기업수(현재 원티드 서비스를 사용 중인 기업)는 매월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요. 


‘안 된다’가 아니라 

‘일단 해보자’ 정신으로 뭉친 세일즈팀 


세일즈팀은 내부 경쟁이 치열할 거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원티드 세일즈팀은 어떤가요?

저희는 개인기에 의존하지 않고 팀워크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개인의 목표가 아닌 팀 목표, 나아가 회사 목표를 향해 협업합니다. 그러다 보니 함께 일하는 방식에 익숙해요. ‘안 된다’보다는 ‘일단 해보자’는 태도가 장착돼 있고요. 

팀에서는 서로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매주 수요일 1시간씩 세일즈 스터디를 하고 있어요. 이 시간에는 팀원들이 자발적으로 성공/실패 사례를 통한 레슨런을 공유하거나 각자가 경험한 세일즈 교육과 강의, 스터디 등을 동료에게 공유하면서 세일즈 스킬을 향상시키고 있어요. 

ⓒ원티드 세일즈 팀


이런 팀 분위기를 생각한다면 인재 채용에도 심혈을 기울이실 거 같아요. 어떤 분들이 원티드 세일즈팀에 어울린다고 보시나요? 

성장 욕구가 강하고, 린하게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이요. 또한 오너십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환영합니다. 운영 자동화나 제품화를 하기 전에 가설을 만들고 빠르게 테스트를 하는데 이는 원티드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새로운 도전과 시도에 열려 있기 때문에 가능해요. 누구나 아이디어가 있으면 빠르게 실행하고 검증하죠. 


이제 원티드는 스타트업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성장했고, HR 테크 서비스를 선도하고 있어요.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가 되네요.  

원티드는 '채용 시장의 판을 바꿔왔다'는 평가를 받아왔어요. 늘 변화의 선두에 서서 먼저 도전해왔죠.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어요. 그만큼 막중한 책임감도 느끼고요. 원티드의 외연은 확대되고, 고객도 다양해졌지만 변하지 않은 한 가지가 있어요. 바로 고객의 문제를 집요하게 들여다보고 고객의 성장을 도모한다는 점이에요. 더욱 빠르고 치열해지는 기업 환경에서 원티드는 건강한 HR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것은 물론, ‘기업의 성장 파트너’가 되어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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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은혜 원티드 콘텐츠 에디터 
사진 최호근 포토그래퍼 


발행일 2023.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