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세일즈에서 PM까지, 스타트업 10년 차의 커리어 곡선 | 한국신용데이터

IT 세일즈에서 PM까지, 스타트업 10년 차의 커리어 곡선 | 한국신용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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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걸스인텍 X 원티드> 시리즈의 9화입니다. 


IT 업계 세일즈는 일반 제품 세일즈와 조금 다릅니다. IT 서비스는 대부분 필수재가 아니기 때문이죠. 굳이 해당 IT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세일즈해야 합니다. 따라서 IT 세일즈 직무에서는 잠재적 고객에게 ‘왜 우리 서비스를 사용해야 하는지’ 설득하는 역량이 필수입니다. 이러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자사의 IT 서비스를 제대로 파악해야 하는데요. 때로는 이 역량이 새로운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IT 세일즈를 잘 하기 위해 서비스의 세세한 부분까지 파악하다 사업개발로, 그리고 스쿼드 조직의 PM으로 또 한 번 커리어를 전환한 신아영 님을 만나 다양한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을 물어봤습니다.



회사 서비스를 잘 아는 것이 모든 일의 시작



Q. 아영 님, 반갑습니다. 현재 업무와 지난 커리어를 소개해 주세요.

10년째 스타트업에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 중인 신아영입니다. ‘스포카’라는 스타트업에서 로컬 세일즈 인턴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는데요. 주로 ‘도도포인트’라는 소상공인 대상 고객관리 솔루션을 세일즈했죠. 처음에는 세일즈라는 직무 자체가 굉장히 힘에 부쳤지만 초기 성과를 달성해 가며 재미를 붙였고, 인턴 동기들 중 최고 실적을 달성해 정직원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세일즈 직무를 시작했습니다. 로컬 세일즈를 거쳐 B2B 세일즈를 담당하며 운 좋게 팀장 역할까지 수행했고요. 그러다 뱅크샐러드로 이직하게 됐습니다. 

뱅크샐러드에선 금융사 제휴 영업이 주 업무였는데, 뱅크샐러드가 B2C 앱 서비스다 보니 제휴 영업이 잘 되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서비스를 잘 알아야 했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서비스 기반의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사업개발’ 포지션으로 확장하게 됐습니다.

이후 지금 몸담고 있는 한국신용데이터(KCD)’에 합류했습니다. KCD는 소상공인 대상 경영관리 서비스인 ‘캐시노트’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첫 커리어였던 스포카와는 타깃층이 겹치고, 뱅크샐러드와는 금융 서비스라는 맥락에서 결이 닿아 있죠. 이번 회사에서도 사업개발로 시작해 6개월 전부터 PM 직무를 수행하게 됐습니다. 

 

Q. IT 세일즈로 시작한 커리어가 PM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언뜻 생각하면 전혀 다른 직무 같은데요. 어떻게 커리어 전환이 가능했나요?

팀장을 할 때 ‘IT 세일즈는 필수재를 영업하는 직무가 아니다’라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서비스에 대한 필요를 한 번에 느끼지 못하는 잠재적 고객에게 왜 우리 서비스를 사용해야 하는지 니즈를 명확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선 저부터 우리 서비스를 잘 알아야 하겠더라고요. 이 과정에서 서비스를 구현하는 과정을 친밀하게 접할 수 있었고, 이러한 경험이 프로덕트 매니징을 하는 기반이 됐어요. 

세일즈를 진행하다 보면 고객사에서 다양한 문의를 주시는데, 답변하는 과정에서 개발, 디자인, PM, 운영 등 다양한 직군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됐고, 이러한 경험이 쌓여 PM 업무를 시작하게 된 것이죠. 

 
Q. IT 세일즈 경험이 커리어 여정에 어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요?  

IT 업계에서는 내가 속한 회사가 만드는 서비스를 잘 아는 것이 모든 일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세일즈를 하려면, 내가 소개하는 서비스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와 자기 확신이 꼭 필요해요.

자기 확신은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고객에게 반드시 기여한다고 생각하는 마음이에요. 세일즈 직무를 수행하다 보면 누구보다 열심히 자사 서비스를 배우고 사용해 보면서 서비스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어요. 결국 회사 내에서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반이 탄탄하게 다져지면 좋은 기회가 찾아오게 돼요. 


Q. IT 세일즈를 하며 기억에 남는 성과가 있나요?

뱅크샐러드에서 모 카드사와 수수료 협상을 진행하던 때였습니다. 예년보다 높아진 단가로 수수료 계약을 진행하고자 했지만, 카드사에서는 완강히 거절하는 상황이었죠. 단순히 단가를 올려달라는 제안만으로는 계약이 성사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양사가 목표한 성과를 달성 시 추가 수수료를 확보하는 식으로 다시 제안했습니다. 이때 마케팅 팀과 협업해 우리 앞으로 어떤 플랜으로 나아갈 건지, 구체적으로 얼마만큼의 수치를 달성할 것인지 좀 더 설득력 있는 자료를 만들어 보여드렸고 계약에 성공했습니다. 

2~3개월간 마케팅 팀과 계약에 공들이면서 팀끼리 같이 협업하는 것도 세일즈 스킬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새로 배웠습니다. 게다가 보수적이라 여겨지는 카드사 재무팀 승인을 받아내 실제 계약까지 체결했기에 기억에 더욱 남습니다.


Q. IT 세일즈는 단순히 ‘영업’이 아니라 분석가, 컨설턴트의 영역으로 확장되는 거 같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요즘에는 IT 세일즈가 컨설팅의 영역으로 확장되는 것 같아요. 한두 번의 만남으로 성패를 가르는 느낌이라기보다는 마치 한 팀처럼 꾸준하게 고객사랑 긴밀하게 협업하는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더라고요. 저 역시 IT 세일즈를 할 때 서비스와 관련된 데이터들은 머릿속에 늘 지니고 다녔어요. 특히 저희의 서비스를 썼을 때 앞으로 어떻게 개선된다는 분석은 필수로 있어야 하니까 내부에서 데이터 분석해 주시는 팀이랑 협업도 많이 했고요. 


Q. 세일즈 팀과 스쿼드 조직 리더는 어떤 점이 같고, 어떤 점이 다른가요?

세일즈 팀의 리더 역할을 할 때는 말 그대로 조직을 이끄는 느낌이었다면, 현재는 수평적인 관계에서 각자가 담당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세일즈 팀에서는 팀원들의 고충을 1:1 면담을 통해 확인하고 어떻게 하면 팀원들이 퍼포먼스를 더 잘 낼 수 있을지 중점적으로 고려해 업무를 진행했어요. 수시로 팀원들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방해하는 불편 사항이나 애로 사항을 듣고 해결했죠.

지금은 직급 체계가 따로 없어서 제가 리더라는 생각보다는 각 직군 간의 커뮤니케이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서로 다른 악기의 음색을 조율해 조화로운 소리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다른 직군별로 다른 언어를 써가며 세심하게 조율합니다.



현재 업무를 충실히 하는 것이 좋은 기회를 얻는 방법



Q. 이제 막 IT 세일즈를 시작하는 주니어에게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세일즈 직무를 담당하면 무엇보다 ‘거절’이 가장 괴로워요. 아무리 멘탈이 좋은 사람이라도 여러 고객에게 거절당하면 자괴감이 들고 괴로울 때가 분명히 있죠. 이때 얼마나 빠르게 평정심을 되찾느냐가 가장 중요해요. ‘회복 탄력성’이죠. 상대방이 내 제안을 거절했을 때는 나 자신을 거절한 것이 아니라, 내 제안을 거절한 것이기 때문에 하나하나 의미 부여하지 않고 크게 상처받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해요.


Q. 여성 IT 세일즈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자신의 성과를 과소평가하지 마세요. 저도 처음에는 제 성과를 높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의도적으로 연습했어요. 약간의 성과가 나도 회사에 적극적으로 알렸죠. 이때만큼은 겸손함을 내려놓고, ‘나는 이만큼의 성과를 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성과들을 알려놔야 이후에 새로운 기회도 생기게 됩니다. 


Q. 아영 님처럼 커리어를 빠르게 점프업 시키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경험을 하는 게 좋을까요?

저는 커리어 단계마다 세밀하게 계획하진 않았어요. 우연들이 반복되며 좋은 결과로 이어진 케이스죠. 계획하지 않았는데도 좋은 기회들이 찾아왔던 이유는 주어진 일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맡은 업무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내 커리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에는 섣부른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첫 커리어를 스타트업에서 시작할 때만 해도 주변 모든 사람들이 대기업에 가라며 입사를 반대했지만, 지금은 모두가 잘 한 선택이라며 인정해 주죠.

미래를 예측해 어떤 산업 군과 직무가 떠오를 것이라는 판단을 하는 것은 쉽지 않아요. 대신 현재 주어진 일을 충실히 수행하다가 자연스럽게 업무가 확장되는 기회가 왔을 때 잡는 것이 여러모로 커리어 점프업에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엔 ‘자기 PR’ 시대라고 하잖아요. 블로그나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에 자신을 알리는 시도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아요. 해보고 싶은 직무나 가고 싶은 직장에 몸담고 있는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연락해보는 것도 좋고요. 부끄럽고 안 해봐서 힘들 수 있지만 도전해보면 분명 자신만의 방향성을 찾아나갈 수 있을 겁니다.


Q. 새해에 꼭 실현하고 싶은 커리어 목표가 있나요?

작년은 새로운 직무를 맡아 서비스를 기획하고 배포하는 업무를 주로 담당했는데, 올해는 이 서비스의 지표와 이로 인한 매출 개선을 꼭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비즈니스를 잘 아는 제품 전문가로서 자리매김하는 것이 작은 목표입니다.

또한 현장에서 배운 여러 가지 노하우와 스킬을 서로 나누고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어 함께 성장하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제가 사회 초년생일 때는 보고 배울 수 있는 멘토가 없었던 것이 여러모로 아쉬웠는데요. 당시의 저와 비슷한 단계를 겪고 있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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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요약>
  • 세일즈를 하면서 고객사의 목소리를 개발, 디자인, PM, 운영 등의 직군에 전달하고 커뮤니케이션 해왔는데, 그 경험이 쌓여 PM 업무를 시작하게 됐어요. 
  • IT 세일즈는 점차 컨설팅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어요. 서비스와 관련된 데이터를 머릿속에 늘 가지고 다녀야 하고 우리 제품을 사용하면 어떤 부분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을 필수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해요. 
  • 세일즈를 할 때 도움이 되는 역량은 ‘회복 탄력성’. 상대방이 내 제안을 거절했을 때는 나 자신을 거절한 것이 아니라, 내 제안을 거절한 것이기 때문에 하나하나 의미 부여하지 않고 크게 상처받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해요.



CREDIT
글 | 정은혜 원티드 콘텐츠 에디터, 박영경 객원 에디터 
사진 | 최호근 포토그래퍼


발행일 2023.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