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신입 마케터는 기획, 소재 제작, 성과 분석 등 혼자 해야 할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스타트업 마케터가 지금 퍼포먼스 마케팅을 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까요?
A. 스타트업의 경우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한 사람이 여러 업무를 동시에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퍼포먼스 마케터는 광고 소재를 기획, 제작하고 광고 매체를 선정해 운영할뿐만 아니라, 광고 성과를 분석하며 전략을 설정을 합니다. 주니어 마케터(1-3년 차)가 이 모든 업무를 혼자서 수행해 내기는 어렵습니다. 전반적으로 큰 그림을 그리고, 퍼포먼스 마케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년 정도 이 분야의 실무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직접 광고를 제작하고 광고를 운영해 보고, 자신이 운영한 광고에 대한 성과도 분석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경험을 충분히 쌓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Q. 그렇다면 퍼포먼스 마케팅을 배우고 싶은 혹은 해야 하는 주니어 마케터는 어떤 일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A. 가장 기본적인 것은 ‘나를 알고’ ‘고객을 알고’ ‘경쟁사를 아는 것’ 입니다. 이건 마케팅 용어로는 3C라고도 하는데요. 자사(Company), 고객(Customer), 경쟁사(Competitor)를 아는 것이 전제가 돼야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습니다.
퍼포먼스 마케팅을 수행하기 위해 우리 브랜드(혹은 서비스나 제품)는 구체적으로 어떤 특징이 있고,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지 정확히 분석하는 일이 먼저 선행돼야 합니다. 그다음 타깃은 어떻게 정의를 내리면 되는지, 타깃이 머무는 곳은 어디인지(유튜브, 틱톡, 페이스북, 네이버 등)를 파악해야겠죠. 또한 우리와 유사한 비즈니스를 하는 경쟁 업체는 어디인지, 그곳은 어떤 마케팅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레퍼런스 수집을 하면서 경쟁사 움직임을 파악하면 도움이 됩니다.
현업에서 마케팅을 하는 주니어 마케터의 고민을 토로하는 커뮤니티 글을 읽어보면 대체로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 ‘막막하다’라는 이야기를 하는데요. 일단 3C에 대해 정확히 알고 그것을 염두에 둔다면 퍼포먼스 마케팅의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게 됩니다.
Q. 우리 브랜드에 대해 이해하고 타깃 소비자, 경쟁사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면 다음 해야 할 스텝은 무엇인가요?
A. 3C를 충분히 이해했다면 다음은 전반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를 브랜드 가이드, 마케팅 방향이라고 저는 표현합니다. 저는 작년 30개 이상의 스타트업과 3곳의 대기업에서 컨설팅을 수행한 적이 있는데요. 대부분의 기업이 액션 플랜만 나열해 수행하고 있었다는 걸 발견했어요. 기업들은 ‘광고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페이스북 광고를 한다’ ‘카카오 비즈니스 광고를 한다’라는 논의를 하며 퍼포먼스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이해해 왔습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어떤 목표를 갖고 어떤 슬로건으로 일관성 있는 온라인 마케팅을 수행하는지 결정하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대중은 ‘Just do it’이라는 카피가 나오면 ‘나이키’를 떠올리고, ‘I am your energy’라는 카피가 나오면 쉽게 ‘GS칼텍스’를 떠올립니다. 슬로건이 아니라도 컬러로 소비자에게 각인된 브랜드도 있습니다. 노란색과 파란색의 조화를 보면 ‘이케아’를 떠올리고, 파란색과 흰색 그리고 빨간색 글자의 조합을 보면 ‘코스트코’를 떠올리는 것처럼 말이죠.
퍼포먼스 마케팅을 하기 위해 수많은 SNS 플랫폼을 활용하게 되는데요. 모든 플랫폼에 일관된 메시지, 로고 플레이를 해야 소비자가 브랜드를 인지하고 기억합니다. ‘퍼포먼스 마케터가 왜 브랜드까지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할 수 있는데요. 퍼포먼스 마케팅의 효율성이 극대화 되려면 일관성 있는 광고 메시지가 반복적으로 여러 곳에 등장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브랜드 이벤트와 관련된 광고 소재를 만들어 페이스북으로 광고를 집행한다고 할 경우, 해당 광고를 클릭해 쇼핑몰로 들어온 소비자에게 해당 광고 소재와 비슷한 톤앤 매너의 이벤트 페이지가 뜨면 의식의 흐름대로 이벤트를 따라가게 됩니다. 반대로 광고 소재는 귀여운 느낌의 파스텔 톤인데 클릭해 들어오는 쇼핑몰은 블랙 & 화이트의 시크한 느낌이라면 소비자 경험(의식)의 여정이 단절되므로 이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퍼포먼스 마케팅은 브랜드 마케팅과 협업을 공고히 해야 합니다.
Q. 모든 준비가 된 이후 퍼포먼스 마케터의 실제 경험은 어떻게 쌓는 거죠?
A. 퍼포먼스 마케팅은 이론과 실전이 매우 다릅니다. 옆에서 보면 나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고, 쉬울 것 같다고 생각할수 있지만 막상 광고를 세팅해 운영하면 저조한 성과와 매일 받게 되는 성적표(광고 성과 지표)를 들고 좌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케팅 분야에서 퍼포먼스 마케팅은 가장 데이터를 많이 보는 분야이기 때문에 매일 쏟아지는 데이터와 싸워야 하고, 내가 만들어낸 결과 지표가 좋지 않을 경우 분석과 결과에 따라 광고 소재를 변경하거나 광고 캠페인 혹은 플랫폼을 변경하는 등 끊임없는 수정 작업을 해야 합니다.
매회 가설을 세워 검증해 보고, 이를 강화할 것인지 새로운 가설을 세울 것인지 반복적으로 테스트를 하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업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잔업도 많고 업무 범위도 넓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업계에서 퍼포먼스 마케터의 연봉이 높은데요. 연봉이 높은 데에는 그만큼의 업무 역량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단 퍼포먼스 마케팅 업무를 하게 되면 어떤 분야보다 더 깊게 우리 제품, 브랜드에 대해 이해하고 데이터를 통해 상당한 인사이트를 얻습니다. 이렇게 쌓은 경험이 누적돼 몇 년이 지나면 단단한 내공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커리어를 쌓은 마케터는 다른 마케팅 직무를 맡더라도 자신 있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정리해 보면 퍼포먼스 마케팅의 실전 경험은 팀 내에서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할 때 아주 적은 금액의 광고 캠페인이라도 직접 운영하고, 데이터를 보고 분석하고 성과를 높이는 연습해야 합니다. 광고 비용보다 잦은 경험이 훨씬 의미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