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디즈ㅣ커리어와 연봉도, 나만의 페르소나를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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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비즈니스를 리드하는 에디터들> 시리즈의 2화입니다.


와디즈에서 콘텐츠 리드로 있는 최홍희 에디터는, 필자가 에디터 시리즈를 시작한 동기였다. 내면에 있던 욕망들, 이를 테면 ‘좋은 콘텐츠는 대체 무엇이고, 내가 그러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면 돈 좀 더 벌고 싶다.’는 이야기를 기어코 세상 밖으로 소리내게 한 에디터다. 그는 말한다. 용기 있게 야망을 드러내야 비로소 우리의 세상은 변할 거라고.





집념과 오기로 증명한 성공 레퍼런스


"성장이 정체돼 있다고 느낀다면, 그건 아직 충분한 모수가 쌓이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Q. 와디즈가 첫 직장이세요. 와디즈에 입사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A. 대학교 4학년 1학기를 앞두고 로마 한 달 살기를 준비하던 중, 와디즈에 재직 중이던 연합 동아리 선배가 제품 하나를 추천해 줬어요. 와디즈 펀딩 제품인 소매치기 방지 가방이었어요. 제가 작고 만만하게 생긴 터라,(웃음) 소매치기가 걱정됐고, 펀딩에 참여해 출국 이틀 전에 그 가방을 받았어요. (Q. 가방이 여행에 도움이 됐나요?) 그럼요! 별 탈 없이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어요. 귀국 후, 와디즈에서 콘텐츠 관련 직무를 채용한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으로 자기소개서를 쓰고 면접을 봤어요. 


Q. 재직하시는 동안 메인, 서브 업무가 계속 바뀌었을 텐데요. 지금까지 어떤 일을 해오셨는지 간략히  들어 볼 수 있을까요?

A. (펀딩) 메이커가 기획한 상세 페이지를 피드백해 주는 콘텐츠 에디터로 입사했어요. 그러다, 기획과 촬영 등 상세 페이지를 제작하는 대부분의 과정에 투입해 스토리(와디즈에서는 상세 페이지를 ‘스토리’라고 표현한다.)를 완성하는 일을 했어요. 현재는 ‘메이커 센터’를 운영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메이커 센터는 메이커에게 필요한 서비스 가이드와 창업 트렌드, 노하우를 모아 볼 수 있는 포털이에요. 메이커가 와디즈에서 프로젝트를 여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담고, 창업에 필요한 트렌드나 정책까지 한눈에 모은 플랫폼이죠. 센터를 준비하는 일을 작년부터 해왔고, 앞으로 이 일에 조금 더 집중할 것 같아요.


Q. 지금은 예측 가능한 변수 안에서 업무를 익숙하게 처리하고 계시지만, 신입 시절 스타트업 특유의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업무 능력과 스킬을 기르기 결코 쉽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어떠셨나요?

A. 처음에는 지메일(Gmail) 쓰는 법도 몰랐어요. 당연히 업무에 서툴러 실수도 잦아 요주의 인물이었고, 정규직 전환도 어려웠다고 풍문으로 들었어요.(웃음) 저 혼자 업무 능률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 팀까지 피해 가는 걸 보고 각성했어요. 한 번한 실수는 절대 반복하지 말자는 각오로 오기를 갖고 업무에 뛰어들었어요. 우선 회사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어요. 입사 초기 경기도 안산에서 판교까지 통근했는데, 오전 8시 20분쯤에 출근하고 오전 12시 혹은 새벽 1시에 퇴근하기 일쑤였어요. 팀원들이 제가 마치 가구 같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였어요. (Q. 가구라뇨, 무척 힘드셨을 텐데. 이직 고민은 없으셨나요?) 제가 일을 하려고 와디즈에 온 거잖아요. 초반에 임금 받은 것만큼 퍼포먼스를 내지 못해 부채감이 있었기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수강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상세페이지 강의 ⓒ 최홍희


Q. ‘3년만에 300억 매출 만든 상세 페이지’를 제작하셨어요. 이제와 고백하자면, 인스타그램에서 홍희 님 강연(강의) 광고를 볼 때마다 얼마나 궁금했는지 몰라요. ‘이런 분은 도대체 어떻게 기본기를 다져오신 거지?’ 부럽기도 했고요. ‘잘 팔리는 상세 페이지’를 만들게 된 홍희 님만의 공부 방법이 궁금합니다.

A. 정반합 전개 방식을 주로 사용했어요. 멋있게 말하면 애자일이겠죠?(웃음). 방법 A를 시도했는데 잘 됐다면 비슷한 결의 제품을 맡았을 때 A를 적용하지만, 전혀 다른 결의 제품을 만나면 내가 알고 있던 A와 반대에 있는 방법 Z를 일부러 적용해 봐요. 나아가, A로 성공했던 제품을 재배정 받았을 때 방법 Z 그리고 A와 Z 사이의 균형을 만들어 방법 S를 구축해요. A부터 Z까지 모든 방법을 다룰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런데, 이 전개를 적용하기 위해 빠르게 속도를 내는 게 중요해요.

만약 ‘내가 성장하고 있나’ 고민이 든다면, 그건 아직 성장을 위한 경험의 모수가 충분히 쌓이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저는 긴 시간에 걸쳐 차근차근 모수를 그러모으는 방법보다, 짧은 시간 동안 압축해 쌓는 방법을 선택했어요. (Q. 타 브랜드 상세 페이지를 레퍼런스 삼아 분석하기도 하셨나요?) 아니요. 저는 와디즈 레퍼런스를 들여다 봤어요. 왜냐하면 와디즈는 크라우드펀딩의 성격을 갖고 있어 타 브랜드 레퍼런스를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요. 대신, 와디즈에서 오픈하는 스토리는 한 건도 빠짐없이 다 읽고 있어요. 추후 활용하고 싶은 요소는 스크랩해 두죠. 그럼 레퍼런스 찾는 시간과 스토리에 정반합을 적용해 보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어요.


ⓒ 최홍희



돈 버는 글쓰기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


“나에게 중요하고 매력적인 포인트가 누군가에게는 쓸모없거나 평범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해요.”


Q. 저는 오랜 기간 긴 호흡의 스토리텔링이 필요한 기사를 쓰다, 잠시 코스메틱 브랜드에서 에디터로 있었는데요. 적응하기 무척 어려웠어요. 커머스 시장에서의 글쓰기는 또 다른 영역이더라고요. 공감에서 나아가 설득까지 해야 하는 일이니까요. ‘돈 버는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혹은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A.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해요. 첫 번째가 상상력, 두 번째가 확신이에요. 먼저 ‘유저(독자)는 몇 시에, 어디에서, 어떤 이유로 해당 콘텐츠를 읽게 됐을까’ ‘유저가 왜 이 콘텐츠를 클릭했을까’라는 상상을 열심히 하며 글을 써야 해요. 데이터 시대에 상상력으로 승부할 수 있을지 물음표가 생길 수 있어요. 이때 자기 확신이 필요해요. 내가 파악한 바로 이 지점으로 인해 해당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이 있을 거라는 확신이 중요해요. 확신이 자만이 되지 않도록 컨트롤을 하는 것은 물론이죠. 상상력과 확신, 이 두 가지가 잘 어우러지면 결과는 잘 나오게 되더라고요. 


Q. 반대로, 제품 판매에(혹은 고객을 설득하는 데) 실패하는 카피라이팅 습관이 있을까요?

A. 앞서 말씀 드린 상상력이 부재하면 내가 하고 싶은 말만 쓰게 돼요. 본인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만 골몰하는 태도를 바꿔야 해요. 나에게 중요하고 매력적인 포인트가 누군가에게는 쓸모없거나 평범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본인의 고집을 꺾지 못하면 골인점까지 여러 번 돌아가게 돼요. 다음으로, 제품 설명서와 상세 페이지를 명확히 구분해야 해요. 상세 페이지는 단순히 제품 특징을 나열하는 것이 아닌, 스토리텔링으로 고객을 설득하는 영역이에요. 그래서, 특정 근거를 바탕으로 고객이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이유를 짜임새 있게 엮어내야 해요.


Q. 크라우드펀딩 카피를 쓰실 때 '이건 분명 잘 될 것 같다'라는 감이 오는 편인가요? 그 감은 얼마나 적중하나요?

A. 신나서 쓰게 되는 상세 페이지가 있어요. 그건 반드시 잘 돼요. (Q. 신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캐릭터는 내가 만들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캐릭터가 내 손을 움직여 이야기를 쓰게 한다’라는 말을  작가들이 자주 하잖아요.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제품의 매력과 무관하게, 상세 페이지에 활용할 만한 ‘원 메시지’(페이지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핵심 메시지)’가 번뜩일 때가 있어요. 이 메시지를 하루 빨리 어필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 새벽에 퇴근해도 아침 일찍 눈이 떠져요.


아무런 걱정 없이 자유롭게 즐겼던 로마 여행 ⓒ 최홍희


Q. ‘좋은 콘텐츠’ ‘잘 쓴 문장’은 취향에 따라 달라집니다. 하지만, 비즈니스에서는 결과(매출, 조회수 등)로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콘텐츠 바깥의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요소(마케팅, 개발 등)를 배제하고 콘텐츠 퀄리티를 평가받기도 하고요. 홍희 님은 본인의 콘텐츠와 결과를 어떤 방식으로 회고하고 계신가요? 실제 사례와 함께 들어보고 싶습니다.

A. 회사가 세운 기준이 정답은 아니지만, 내가 회사에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선 그 기준에 맞추는 노력을 다방면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먼저 회사가 원하는 사람이 돼야 연봉도 올릴 수 있으니까요. 회고의 경우, 결과물에 진정 후회 없는지 검토해요. 그리고, 에디터님이 말씀하신 대로 제품 자체 혹은 마케팅의 매력도가 높으면 콘텐츠의 퀄리티와 무관하게 좋은 성과를 내기도 해요. 그럴 때 저는 전환율을 봐요. 활발한 마케팅으로 페이지에 만 명이 유입됐는데, 그 중 단 한 명만이 구매 전환이 됐다면 임팩트 있는 콘텐츠가 아닌 셈이죠.


Q. 나이가 들수록 트렌드를 좇고 이를 활용하는 감이 이전보다 더뎌지는듯합니다. 아무래도 실제 그 나이대에 속해 있지 않으면 속도를 따라잡기 버거운데, 콘텐츠에서 트렌디함은 중요하잖아요. 홍희 님은 어떠신가요? 

A. 한 달에 하루이틀 정도, 기분이 완전히 바닥을 칠 때 침대에 누워 꼬박 8시간 동안 SNS 채널을 봐요. 어차피 이런 기분일 때는 일을 해도 손에 안 잡힐 테니 이 시간에 죄책감을 갖지 않고, 트렌드에 저를 절여두는 셈이죠. 그러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업무에서 툭 나와요. 이 시간 이외 따로 트렌드를 '공부'하지는 않아요. 소비자들은 이미 트렌드(유행어)를 활용한 수백 개의 콘텐츠 마케팅에 지쳐 있거든요. 영화 <극한직업>이 개봉했을 때 수백 개의 '지금까지 이런 OO은 없었다'가 튀어 나온 것처럼요. 트렌드를 콘텐츠에 적용한다 해서 무조건 잘 되는 건 아니에요.





‘에디터’에 연연하지 않는 태도


“단지 콘텐츠를 완성도 있게 제작하는 데 능하면 제로에서 시작하는 거예요. 제로에서 플러스 알파를 만드는 게 관건이에요.”


Q. 이제 본격적으로 에디터의 다소 짠내나는 이야기로 들어가 볼게요. 홍희 님 브런치에 발행된 글 <스타트업 에디터는 얼마나 일할까?>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어디서든 에디터 업무량이 유독 많은 것 같습니다. 기분탓인가요?(웃음) 그럼에도 몸값 올리기 정말 어려운 직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콘텐츠가 중요하다고는 하면서도 창작자 처우(노동 환경)는 이에 따라가지 못하죠. 비즈니스(회사)에서 에디터로서 입지를 다지는 일, 어떻게 가능할까요?

A. 쉽지 않죠.(일동 웃음) 내가 에디터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면 일부 감수를 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요. 요리사라면 칼질을 잘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콘텐츠를 완성도 있게 제작하는 데 능하면 에디터로서 제로에서 시작하는 거예요. 제로에서 플러스 알파를 만드는 게 굉장히 중요하죠. 회사에서 ‘일 잘하는 에디터’가 아닌, ‘일 잘하는 사람’임을 어필하기 위해선 내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도 지금 내가 속한 조직의 성장(성공)에 필요한 일을 찾아서 해야 합니다. 내 연봉을 올리고 회사에서 권한을 확대를 하고 싶다면, 그에 상응하는 만큼 일을 많이 해서 따와야 하죠. 인생은 정글짐이라고 하잖아요. 한 가지 능력만 갖고 사다리 타기를 하면 연봉 협상에서 잘렸을 때 길이 막히게 되지만, 단계별 성장을 통해 업무 풀을 넓혀 왔다면 또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어요. (Q. 연봉 협상에서 쾌거를 이루는 비결이 있다면요?) 몸을 사리지 않았으면 해요. 저는 팀원들에게 아무리 소소한 일이라도 전사에 소문내라고 권하거든요. 연봉을 협상하는 자리에서도 마찬가지예요. 특히 여성 에디터는 이를 더 부끄러워하곤 해요. 자신이 이뤄낸 성취를 스스로 인정하지 못할 때도 있고요. 만약 내가 1g의 성과를 냈다면 1t으로 말해 보겠다는 각오로 내 성취를 인정하고 자랑하는 연습을 했으면 좋겠어요. 물론, 없는 걸 만들어 내라는 건 아니에요! 자랑하는 연습을 했으면 좋겠어요. 



퇴근 전 동료가 찍어준 사진 ⓒ 최홍희



Q. 홍희 님은 코치, 필진, 인터뷰어 등 외부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계세요. 이런 다양한 기회는 무엇을 통해 들어 오고 있나요?

A.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어요. 와디즈에 입사한지 1년 6개월 정도 됐을 무렵, 주말에 꾸준히 글을 업데이트한 브런치를 통해 ‘패션포스트’라는 잡지에서 인터뷰 요청이 왔어요. 또, 그 인터뷰 기사 덕분에 퍼블리에서 기고 요청이 들어왔고, 퍼블리 기고 이후에 여러 곳에서 다양한 제안을 받게 됐어요. 줄줄이 들어오기 시작한 기회를 잡으려면 늘 포트폴리오를 잘 준비해 둬야 하고, 회사 이메일뿐만 아니라 개인 이메일도 반드시 활성화를 시켜놔야 합니다. 나아가, 앞서 언급했듯 작은 성취도 SNS 채널 어디든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더불어, 모든 기회에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Q. 본업이랑 병행하면 힘드실 텐데요.) ‘사이드 잡(side job)’에서 ‘잡’을 빼고 내 삶의 또다른 이면이라고 받아들이면 마음이 한결 편해져요. 당연히 버릴 건 버리고, 취할 건 취하는 태도도 가져야 하고요.


Q. 언젠가… 에디터도 개발자 만큼 몸값 불리는 시대가 올까요?(웃음) 저도 돈 굉장히 벌고 싶은데 말이죠.

A. 잔인한 말이지만 거의 모든 직무에서 양극화가 심해질 것 같아요. 에디터로서 높은 연봉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에디터에게 주어지는 평균 범위에 머무르기보다 나만의 연봉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개발자도 처음에는 열악한 처우에서 개발을 해오다 이제 빛을 본 거잖아요. 에디터도 언젠가 몸값이 올라가겠죠. 그날이 제가 60세가 되는 날일지도 모르지만요.(일동 웃음)


Q. 아끼는 후배가 ‘에디터 한번 해보고 싶은데, 어때요?’라고 묻는다면 어떤 대답을 해주고 싶나요? 저는 인턴 시절 존경하던 선배에게 ‘늦지 않았어요. 도망가요’라는 답변을 듣기도 했습니다.

A. 저는 일단 해 보라고 하는 편이에요. 실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대신 에디터로 입사한다면 운동은 꼭 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Q. 저는 홍희 님 문체가 너무 좋습니다. 낄낄대며 읽기도 해요. 글을 읽을수록 홍희 님이라는 사람에 대해 더욱 궁금해지더라고요. 학력, 회사, 직무 다 제외하고 홍희 님을 소개한다면요?

A. 저는 최대한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해요. 왜냐하면 저는 유튜버 ‘밀라논나’와 같은 롤 모델이 되는 게 꿈이기 때문이에요. 후배들의 커리어 폭을 넓혀 주기 위해 일이 들어왔을 때 거절하지 않아요. 이렇게까지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그들도 자신의 가능성을 크게 보고 더 많이 도전할 것 같아서요. 진심으로 제가 60세가 됐을 때, 중앙일보 ‘토요판’ B3면에 저를 인터뷰한 기사가 실리는 상상을 해요. (Q. 엄청 구체적인 상상인데요?) 집에 큰 몬스테라가 있고, 그 옆에서 제가 팔짱 끼고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회고할 것인지도 상상하죠. 회사에서 힘든 일이 있었을 때 ‘감성 카페에 가서 8천 원어치 푸딩을 사먹고, 귀여운 소품을 구매해 힐링했다.’라고 그 인터뷰에서 답변하기 싫어요. 대신, ‘새벽 4시까지 세가지 버전의 보고서를 제작해 마침내 컨펌을 받고, 이를 계기로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그러면, 상상한 대로 살게 되더라고요. 되게 허무맹랑하죠?(웃음).


Q, 홍희 님이 말씀하시는 허무맹랑함을 실천하고 싶어지는데요? 저도 항상 야망 있는 에디터가 되고 싶거든요.

A. 아직 에디터 직무는 여성이 많은 편이에요. 같은 여성으로서 모두가 성공의 기준을 높게 가졌으면 좋겠어요. (Q. 제가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저는 돈 많이 벌고 싶습니다.) 저도예요. 그런 욕심을 밝히는 게 사실 쉽지 않은 분위기잖아요. 그럼에도 솔직하게 목소리를 내길 바라요. 돈을 벌기 시작하면 커리어에도 선순환이 생기더라고요.


Q, 프로필에서 ‘프로N잡러’라고 본인을 소개하셨는데요. 제일 애정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A. 팀장으로서의 일입니다. 올해 3월 15일, 제가 팀장으로 승진한지 1년 되는 날이에요. 매니징에서는 신입사원인 셈인데, 앞으로 더 잘하고 싶어요. 특히 팀원들의 능력과 니즈를 잘 파악해, 팀 OKR에 맞춰 업무를 배분하는 일이 재밌어요. 


ⓒ 최홍희



Q, 마지막 질문입니다. 에디터,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나요?

A. 네, 하고 싶어요. 그런데, 에디터 앞에 오는 형용사는 계속 바꿔가고 싶어요. 현재는 ‘와디즈를 대표하는 중요한 프로젝트가 생겼을 때 제일 먼저 찾는 에디터’였다면, 향후에는 다른 결의 에디터로 변화해 보고 싶어요. 최근 ChatGPT와 AI의 강세로, 그 어느 때보다 걱정이 클 텐데요. 내 직무와 이름 앞에 형용사를 바꿔 가면서 대체 불가능한 인재가 된다면 에디터는 평생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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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글ㅣ박효린 또 한 명의 에디터
사진ㅣ최호근 포토그래퍼


발행일 2023.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