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란 20~30대의 젊은 층을 일컫는 말이다. 그 이후 세대는 알파세대라 부른다. 그런데 다른 연령층에서 MZ세대라고 부를 때는 조금은 부정적인 뉘앙스가 포함되어 있다. MZ세대라고 하면 젊은 층의 특징인 가능성, 창의성, 활력 등을 의미하기보다 요즘 유행하는 ‘조용한 사직’ 열풍과 맞물려 개인주의적이고, 쉽게 싫증 내고, 조직 충성도가 약하며, 팀워크에도 관심이 없는 세대로 치부해버리는 느낌이다. 사실 방향만 다르지 본인보다 나이가 조금 많은 사람은 무엇을 해도, 무슨 말을 해도 꼰대라고 부르는 현상과 비슷하게 보인다.
누가 MZ세대를 정의하는가
링크드인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한 HR 매니저가 있다. 30대 초반이니 연령대로 보아 MZ세대라 할 수 있다. 다양한 대외활동을 하고 있고, 포스팅하는 게시물들이 인상적이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의 이력을 살펴보고 조금 놀랐다. 직장 생활 6년 경력인데 지금 다니는 회사가 무려 10번째 회사이기 때문이었다. 한 회사에 평균적으로 1년이 안 되는 것도 놀랍거니와 누구나 입사하고 싶어 하는 유명한 기업들에 척척 입사한 것을 보면 개인 능력은 물론이고 이력서 쓰는 법, 면접에 관한 노하우도 상당할 것이다. 그리고 회사를 그만두고 쉬는 기간 없이 바로바로 이직한 것을 보면 그나마 짧게 근무한 곳에서도 다른 곳에 마음을 두고 상당한 시간은 이직을 위해 여러 가지 작업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신기한 것은, 이전 회사에서 함께 근무했던 사람들과도 댓글을 통해 활발히 소통 중이었다.
이 한 사람을 보며 “요즘 MZ세대는 참을성이 없고, 싫증을 잘 느끼며, 조직에 대한 충성심도 찾아볼 수 없는 세대”라고 단정 지을 수 있는가?
예를 하나 들어보자. 택배 회사 A와 B 중 하나를 선택해 거래해야 하는데, 두 회사는 명확히 다른 특징이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12시에 택배를 받아야 하는데 지난 1년간 A사는 평균 11시 30분에 물건들을 배달해 줬으나 B사의 배달 시간은 평균 오후 2시였다. 당신은 어떤 택배사를 선택할 것인가?
여기까지만 보면 당연히 A사를 선택할 것이다. 그런데 A사는 평균 도착 시간이 11시 30분이었지만 개별 데이터를 살펴보니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그저 평균만 11시 30분 정도로 나온 것이다. 그러나 B사는 거의 일정하게 오후 2시에 도착했다. B사의 경우는 충분히 예측과 대응이 가능한 것이다. 이런 사례를 ‘평균의 함정’이라 하는데, 과거 ‘6 시그마’*가 열풍일 때 업무를 이런 형태로 변환시켜 문제를 파악하고 ‘Variance is the enemy’라는 슬로건 하에 변수들을 제거해 혁신을 추구했었다. 정확한 정규분포 상황이 아니라면 평균은 그 집단 전체를 나타내주는 성격이 될 수 없다.
*기업에서 전략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정립된 품질 경영 기법 또는 철학
우리가 흔히 연령대에 맞춰 MZ세대라 규정하고 이들의 평균적이고 일반적인 특징을 언급하는 것은 바로 이와 비슷한 몇 가지 문제를 내포한다.
첫째, 20~30대의 연령대를 하나의 카테고리에 담는 것은 불가능하다.
요즘은 한 살만 차이가 나도 생활 습관이나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다. 대학생들조차 한 학년만 많은 선배도 꼰대로 인식되는 상황이고, 29살과 31살도 서로 말이 안 통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2023년도에 회사 입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Chat GPT를 통해 모범적인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참조하고 자신이 작성한 것들을 검토 받기도 한다. 그러나 불과 1년 전에 입사한 직원들은 입사를 준비할 때 아예 ChatGPT란 말을 들어보지도 못했다. 사회의 변화가 이토록 빠르게 일어나고 이에 적응해가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도 어제와 오늘이 이렇게 다른데 무려 20년을 아우르는 세대를 한데 묶어 ‘요즘 MZ세대는’이라고 규정짓는 것은 한마디로 난센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