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ㅣ창업 경험이 PM 업무에 도움이 될까?

송영덕 쏘카 프로덕트 매니저

쏘카ㅣ창업 경험이 PM 업무에 도움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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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PM/PO를 말하다> 시리즈의 3화입니다. 


오늘의 아티클
  • 쏘카의 PM은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한 서비스 기획, 제품 고객 경험 설계(UX/UI), 대고객 어드민 설계, 프로젝트 개발/QA 일정 관리, 로깅 및 성과 분석 등 프로젝트가 마무리되기 위해 필요한 대부분의 과정을 리드하는 역할을 합니다. 
  • 쏘카는 아이디어와 가설을 원페이저 형태로 1차 검증하고 디렉터 협의를 통해 실제 제품으로 시도해 보는 절차와 시스템을 거친다고 해요. 우선순위를 MVP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죠.
  • 창업 당시 제품의 플로우를 그리고, 웹 화면⠂서비스 동선⠂콘텐츠를 담당했기에 PM 직무와 일관성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창업 멤버인 개발자와 커뮤니케이션하면서 개발 공부를 했던 것도 도움이 됐다고요. 

프로덕트를 책임지는 PM은 사업가와 닮아 있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여 제품을 구상하고, 서비스의 A부터 Z까지 책임지고 완성시키는 일. 궁극적으로는 매출을 일으켜 회사를 성장시키는 역할이 사업가에게 부여되고 있지만 PM 또한 그 몫을 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쏘카에 오기 전에 한국과 필리핀을 오가며 사업을 했던 송영덕 쏘카 프로덕트 매니저는 PM 업무를 처음 하면서도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 창업가로서의 경험이 현재의 업무와 고스란히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송영덕 

쏘카 프로덕트 매니저 ⠂크로스셀링 도메인 리드 

전) 로컬페이지, 카카오트리 스파 Co-Founder / 커머스(웹)⠂상품 기획



창업 경험이 PM 업무에 그대로 연결되다 


영덕님은 첫 커리어를 창업으로 시작하셨어요. 그 이야기가 궁금해요. 

친구와 함께 필리핀 여행을 갔다가 그곳의 여행 상품을 사업화하면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필리핀 여행 상품을 모아 온라인 여행 커머스와 현지에서 오프라인 마사지 샵을 오픈했어요. 2018년 당시만 해도 온라인 카페를 중심으로 여행 상품을 판매했었는데, 저희는 직접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반응이 꽤 좋았어요. 

그런데 그 무렵 코로나가 시작됐어요. 코로나가 지나갈 동안 기다릴지, 아니면 그만둬야 할지 결단이 필요했어요. 결국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될 듯하여 사업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그 사이 결혼을 했고, 그러면서 안정적인 직장이 필요해졌죠. 

필리핀에서 일할 땐 스스로 만들어가는 재미와 모르는 영역에 도전하는 즐거움이 컸어요. 업무 환경도 자유로웠고, 물론 수입도 훨씬 좋았어요. 하지만 당시 필리핀에 완전히 상주한 채로 일한 게 아니라 한국에서 한 달에 한 번 출장을 가는 형태로 일했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많았어요. 직장인이 되어서는 이런 장점과 단점이 완전히 바뀐 상태인 거 같아요.

필리핀에서 사업하던 당시 모습 ⓒ송영덕



그렇게 직장을 찾다가 인연이 닿은 회사가 쏘카인가요?  

네, 맞아요. 쏘카에서 일한 지는 3년 정도 됐어요, 처음 직장을 구할 때 그 기준이 ‘내가 써 본 서비스 회사’였어요. 당시 저는 자동차가 없어서 렌트나 카쉐어링 서비스를 종종 이용했는데 그때 경험한 곳이 쏘카예요. 이미 쏘카에 대한 호감을 가지고 있어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됐어요. 

그리고 사업을 했던 경험이 PM 직군과 잘 맞았어요. 창업 당시 제가 하던 일이 제품의 플로우를 그리고, 웹 화면⠂서비스 동선⠂콘텐츠를 담당했기에 PM 직무와 일관성이 있었죠. 당시 창업 멤버인 개발자와 커뮤니케이션하면서 개발 공부를 했던 것도 도움이 됐고요. 


창업 경험과 지금의 업무에서 비슷한 점은 무엇이 있나요? 

회사를 운영할 당시 팀원들과 화이트보드에 매출을 만들기 위한 가설을 나열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반복했어요. 3인 체제로 회사를 운영했던 그때와 현재 쏘카의 상황은 많이 다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점도 많아요. 창업 시절에는 ‘날 것의 아이디어’를 빠른 시도로 검증했다면 쏘카에서는 아이디어와 가설을 원페이저 형태로 1차 검증하고 디렉터 협의를 통해 실제 제품으로 시도해 보는 절차와 시스템을 거치고 있어요. 수많은 이슈 중에서 우선순위를 MVP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죠. 그러다 보니 가장 핵심적인 것을 정하고 불필요한 것은 덜어내는 작업이 중요해요. 각각의 프로젝트 일정을 체크해야 하는 것도 필요하고요. 



쏘카에서 PM이 일하는 방법 


쏘카의 PM들은 어떻게 일하고 있나요? 

쏘카의 PM은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한 서비스 기획, 제품 고객 경험 설계(UX/UI), 대고객 어드민 설계, 프로젝트 개발/QA 일정 관리, 로깅 및 성과 분석 등 프로젝트가 마무리되기 위해 필요한 대부분의 과정을 리드하는 역할을 해요. PM팀은 1팀과 2팀이 나뉘는데, 제가 속한 PM1팀은 주로 카셰어링, 제품 퍼널 개선, 예약 전환율 개선과 같은 앱의 프론트와 관련한 제품을 다루고 있고 PM2팀은 주로 사고관리자, 차량자원관리자, 법인회원 등과 같은 백오피스 개념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어요. 


쏘카는 개발팀을 ‘버킷’이라는 개념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우선 쏘카는 목적조직을 ‘버킷’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고 그 안에 BO-PM-TL이 있어요. 각 버킷은 사업 영역 리더인 BO, 제품 리더인 PM, 개발 리더인 TL이 한 명씩 배정되어 있고 이런 버킷이 약 25개 정도 운영되고 있죠.

각 버킷은 프로젝트 발제에 있어 자율성이 보장되고 있어요. 버킷의 BO와 PM이 사업이나 서비스를 기획하고 TL과 협의해 진행할 아이템을 ‘원페이저’ 형태로 발제합니다. 발제된 내용이 디렉터 단위에서 검토가 되면 각 버킷에서 프로젝트가 시작돼요. 


원페이저는 일종의 제품 기획안 같은 건가요? 주로 어떤 내용이 담기나요? 

맞습니다. 프로젝트 내용을 무조건 한 페이지로 요약해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 것이고, 이를 통한 매출 총이익은 얼마나 되고 어떠한 유저 경험을 기대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적어야 해요. 자유 형식이긴 하나 어느 정도의 약속은 있어요. 그리고 새로운 프로젝트이거나 두 개 스프린트 이상일 때에는 필수로 작성해야 해요. 


현재 영덕 님의 버킷에서는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신가요?

저는 크로스셀링 버킷에 속해 있고 현재 쏘카스테이(숙박) 제품을 진행하고 있어요. 쏘카에서 왜 숙박이 필요한가에 대한 제품 정의부터, 쏘카에는 전혀 없었던 숙박이라는 카테고리를 제품으로 구현하기 위해 앱 UI/UX, 숙박 정책 마련, 숙박제품 공급 외부사 연동, CS 어드민 설계 등의 서비스를 쏘카에 녹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때론 부침이 있을 때도 있지만 BO, TL과 협의하면서 최선의 제품을 만들었고 지난 5월 17일 출시했습니다.

쏘카스테이 화면 ⓒ송영덕


버킷의 리드들이 사업 발제를 할 때 우선순위는 어떻게 정하나요? 

우선 순위는 단연 임팩트(매출이나 손익 등의 가치)예요. 프로젝트의 원페이저 작성 때부터 논리적으로 임팩트를 산정할 수 있어야 하고 논의된 프로젝트 중 매출, 손익 등의 임팩트가 높은 순으로 진행해요.


사업 발제를 할 때 유저들의 니즈를 캐치해 데이터화하는 것도 중요할 텐데, 영덕님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나요. 

제가 진행한 프로젝트에서는 고객 설문과 데이터 분석으로 니즈를 가설화했어요. 예를 들어 패스포트 멤버십(1년 구독) 프로젝트를 리드했을 때 런칭 후 1년이 다가오면서 대규모 해지를 방어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이때 해지 예정자와 해지 완료 고객 1500명의 설문을 받아 해지를 방어하기 위한 가장 합리적인 솔루션을 발제해 진행했어요. 데이터 분석 또한 유효한데, 프로젝트마다 보통 데이터팀의 도움을 받아 제품 퍼널 대시보드를 만들어 화면별 이탈율, 전환율 등을 확인하고 있어요. 퍼널단위의 고객 니즈는 이탈이나 전환율을 보며 가장 취약한 퍼널을 선정하고 그 화면에 어떤 고객불편이 있을지에 대해 가설과 검증을 진행하는 편이에요. 

또, 쏘카 슬랙에는 실제로 쏘카앱을 사용해 보면서 개선하거나 추가해 보고 싶은 제품 아이디어를 모아보는 ‘개밥먹기’ 채널과 ‘UX 레퍼런스’ 채널이 있는데 쏘카 직원들의 경험을 리뷰해 보면서 직접적인 고객 경험을 리뷰해 보기도 해요. 


수많은 실패 속에서 결국 성공 프로덕트가 나온다지만, 그럼에도 실패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쏘카 PM들은 이를 위해 어떻게 일하나요? 

각 버킷의 PM마다 리스크 관리 방법이 다르겠지만, 저는 모든 프로젝트의 초기 과정에서 캘린더 형태의 WBS 문서를 프로젝트 팀원들과 함께 작성해요. 그리고 주 단위 프로젝트 주간 스크럼에서 이 WBS를 함께 수정하면서 특별한 변경사항들을 모든 프로젝트 멤버들과 공유하는데 WBS, 주간 스크럼 형태의 일정 관리는 모든 프로젝트에서 동일하게 진행하고 있어요. 

창업 시절 대표로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 중 하나가 ‘일’이라는 개념을 함께 진행하는 데에 함께 하는 사람들 간의 감정적인 유대감이 기반되어야 더 즐겁고 동기부여가 쉽다는 거였어요. 저는 프로젝트의 정량적인 일정 관리와 리스소 관리 외에도 인간적인 유대감이나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멤버들과 자주자주 커피챗 등을 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는 편이에요. 

쏘카 멤버들과 함께  ⓒ송영덕



프로젝트가 끝나고 회고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나요? 

각 프로젝트 런칭 후 성과를 어느 정도 취합해 회고를 진행해요. 저는 프로젝트가 끝난 다음 일주일 정도 성과는 무조건 집계해 회고를 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저희가 KTX를 런칭하고 나서 일주일 동안 KTX 예약수나 매출 등을 확인하는 것이죠. 그 외 몇 가지 주제로 보통 2시간 정도 회고를 진행하고 있어요. 


(예시)

  • 우리가 잘 했다고 생각하는 점, 좋았던 점
  • 우리가 잘 못했다고 생각하는 점, 아쉬운 점 
  • 익명으로 아무 말 공유하기
  • 회고 포인트 키워드로 만들어 아카이빙하기 

이런 대화가 다음 프로젝트를 위한 인사이트를 주고, 스스로 동기부여할 수 있는 시간이 되는 것 같아요.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피드백 받거나 꽤 솔직한 이야기들이 나와서 개인적으로도 도움이 많이 돼요. 


영덕님은 PM으로 성장하기 위해 어떤 역량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보세요?

PM은 필연적으로 개발자들과 가깝게 일을 해야 하기에 개발 언어나 개발 구조도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도움이 돼요. 개발자가 구현하고자 하는 데이터 베이스의 구조를 제품 구성과정에서 함께 해석하고 제품을 구성하면 시스템 DB와 제품을 같은 맥락과 해석 방법으로 관리할 수 있어요. 일정 관리라 개발자의 동기부여에도 도움이 될 거 같아요. 


앞으로 쏘카 내에서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시나요? 

크로스셀링 버킷은 출범한지 약 6개월 밖에 되지 않은 신생 버킷이에요. 6개월 내에 KTX와 숙박이라는 2개의 큰 프로젝트를 진행한 셈인데, 각각의 프로젝트에 고도화하고 싶은 백로그들이 아주아주 많아요. 1차적으로는 출시한 제품의 고도화를 통해 더 풍부하고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구성하고 싶고, 그다음에는 쏘카, 카셰어링 외 여러 변동 프로젝트를 경험하며 더욱 다양한 서비스를 다루어보고 싶어요. 

창업, 쏘카 PM을 경험하면서 느낀 건 역시 저는 시스템을 기획하고 설계해 팀원들과 고생하며 제품을 완수하는 일련의 과정이 무척 재밌다는 거예요. 그런 과정 후에 동료들과 나누는 경험담이 또 다른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에 동기부여가 되고요. 그리고 아직은 직장인 PM으로서의 경력은 길지 않기에 앞으로도 다양한 동료들과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개선하면서 경험하면서 인사이트를 계속 쌓아가고 싶어요. 
 

3년 뒤, 영덕님을 모습을 그린다면? 

3년이 되는 시점엔 전문적인 지식을 기반으로 명확한 도메인 오너십을 갖고 있는 PO가 되고 싶어요. 작년~올해 구독 멤버십, KTX, 숙박 등의 다양한 도메인을 경험하면서 각각의 도메인은 파면 팔수록 새롭게 알게 되는 인사이트와 경험들이 끊임없이 있더라고요. 하지만 다양한 프로젝트를 스위칭하면서 좀 더 깊게 파보지 못하고 다른 프로젝트를 하게 되는 순간들이 참 아쉬웠어요. 그래서 3년 뒤엔 적어도 한 도메인에서는 마스터 수준의 전문성을 갖는 PO, PM으로 연속성 있는 전문 스택을 쌓아보고 싶어요. 



▶ <PM/PO를 말하다> 시리즈 보러 가기 



CREDIT
글 | 정은혜 원티드 콘텐츠 에디터
사진 | 최호근 포토그래퍼  


발행일 2023.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