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케어는 다른 비즈니스보다 더 협업이 중요한 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IoT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엔지니어와 SW를 개발하는 IT 개발자, 의약학 알고리즘과 영양제 제품을 연구하는 약사 연구진, B2B 비즈니스의 세일즈와 마케팅, CX 고객 대응 인력까지 모두 한 팀이 되어 일하기 때문입니다. 산업 분야에 따라 각각 완전히 다른 가치관과 사고 방식, 업무 프로세스를 갖고 있습니다. 이들이 모여 하나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선 협업이 필수적입니다.
보통의 기업은 제조업이라 할지라도 그 안에서 엔지니어와 구매 부서, 품질 부서 등이 각기 다른 이해관계를 갖고 갈등하는 경우도 많으며, IT부서 내에서도 PM/기획자와 디자이너, SW 개발자가 충돌하기도 합니다. 그에 비하면 알고케어는 더욱 난도가 높은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맡은 주제는 협업의 여러 노하우 중에서도 협업의 시작 단에서 ‘관계 형성’에 초점을 맞췄고, 알고케어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소개해 보겠습니다.
협업의 출발 – 목표부터 합치시킨다
협업이 잘 안되는 이유 중 하나는 각자 생각하는 목표가 다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세일즈 쪽에서는 잘 팔기 위해 A라는 기능이 가장 시급하다고 하고, 개발팀에서는 안정성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A보다 B가 중요하다고 하는 등, 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과 목표가 전혀 다릅니다. 때문에 어떠한 종류의 협업을 하더라도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주고받은 뒤에 공통된 목표를 설정하는 게 첫 단추입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게 킥오프입니다. 성질 급한 관리자들이 가장 실수하는 게 솔루션부터 던지는 것인데, 협업에서도 같습니다. 실무자는 일단 ‘무엇을 해야 한다’만 전달받으면 그걸 ‘왜 해야 하는지’ 공감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이 제대로 진행되기가 어렵습니다.
▼ Worst : 어느 날 갑자기 OO를 해야 한다고 통보받는다. A 팀과 B 팀이 업무 범위와 역할을 나누고 바로 일을 시작한다.
▲ Better : 이해관계자들을 불러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부터 공유한다. (여기서 포인트는 솔루션을 말하지 않는 것입니다. 왜 해야 하는지 공감대가 잡히기 전까지는 솔루션을 꾹 참고 말하지 않는 게 핵심입니다.)
많은 관리자가 마음속에 솔루션을 다 정해놓고 일을 어떻게 시킬지만 생각하고는, 일을 던져준 뒤 ‘왜 제대로 협업하지 않냐’라고 하소연합니다. 그러고는 직원들이 서로 협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실은 킥오프를 제대로 못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실무자는 직무/팀에 따라 각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중도 다르게 판단하고, 결과물의 수준이나 목표도 각기 다릅니다. 그런데 이를 서로 대화하며 나눌 기회 없이 솔루션이 이미 정해져 있으면 각자 생각하는 목표도 다르고 동상이몽 하면서 갈등하게 되고, 서로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킥오프 때 신경 써야 하는 건 크게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문제 인식부터 공감시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을 공유하게 하는 것, 세 번째가 실무적으로 각자 상황이 어떤지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기대치에 비해 다른 팀에서 리소스가 부족해 내가 기대하는 만큼 결과물이 안 나오더라도 이걸 미리 알고 있으면 이해해 줄 수 있지만, 모르는 상태로 당장 일부터 시작하면 뒤에서 욕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