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안에서 협력을 이용해 성과를 높이는 실천 방법

글 | 홍영기 쏘카 애자일코치

조직 안에서 협력을 이용해 성과를 높이는 실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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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협업 잘하는 방법> 시리즈의 4화입니다. 


✍ 오늘의 아티클
  • 협업과 협력은 다릅니다. 협업은 전체 업무를 나눠 진행하고 합치는 형태이고, 협력은 공동의 목표를 위해 힘을 합하여 서로 돕습니다.
  • 애자일 관점에서 보면, 성공은 협력의 가치를 추구할 때 보다 유리해진다고 할 수 있어요. 협력을 위해 회고하기, 고객 피드백 받기, 데일리 싱크업과 같은 실천법을 시도해볼 수 있어요.
  • 협력을 높이는 실천법을 성공적으로 시도하기 위해서는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의도적 수행 4단계를 활용하여 협력을 높이는 프로세스를 만들어 봅시다.


팀플의 악몽, 애자일로 극복하기?


요즘은 초중고에서도 많이 하긴 하지만, 대학교 수업 들을 때 접하는 수업 형태 중 하나가 "팀플"이다. 팀플로 과제 진행을 제안하는 교수는 업무 현장과 유사한 상황에서 팀원들과 협업 또는 협력해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을 경험하길 기대했겠지만, 많은 경우 팀플은 제대로 된 결과를 내지 못하고 악몽으로 기억에 남는다. 

대부분의 회사 업무는 주변 동료와 함께 과제를 진행하거나, (조금 더 책임의 범위가 넓어지면) 다른 부서, 조직과 협업/협력해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회사에서 경험하는 협력의 상황은 대학교 때 겪은 팀플 수준과 비교해 본다면, 슬프지만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 상황일 것이다. 


협업과 협력은 어떻게 다를까?


각각의 사전 정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차이점이 있다.

  • 협업(cooperation) : 생산의 모든 과정을 여러 전문적인 부문으로 나누어 여러 사람이 분담해 일을 완성하는 노동 형태
  • 협력(collaboration) :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서로 힘을 합해 도움

쉬운 예시를 들어보자면 협업은 마치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처럼 전체 업무를 각자 나눠서 진행하여 과제를 완성하는 것이고, 협력은 농구팀처럼 각자 가지고 있는 역할이 있지만 승리를 위해서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과 같다.

우리가 경험한 악몽의 실체는 팀플 활동 그 자체라기보다는 이 활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협업인지 협력인지 구분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한다는 것이다. 만약 내가 다루는 과제의 공정이 명확하게 나뉘어 있고 개별 공정의 산출물을 합하는 것으로도 만족할만한 결과를 낸다면, 협업을 선택하는 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그러나 복잡⒧한 도메인 문제를 풀어야 한다면, 참여하는 구성원들이 서로 협력하도록 만들어야 원하는 목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복잡도가 높은 도메인인 IT 산업에서는 ‘애자일’이 협력적으로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애자일에서는 협력이라는 주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 



애자일 선언문에서 다루는 협력의 가치와 원칙



협력을 만들어 내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협력은 소통, 투명성, 신뢰, 존중 등의 여러 요소⑵가 갖춰져야 비로소 동작하는 매우 고차원적인 활동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애자일에서는 협력을 높이는 방법을 찾아볼 수 있을까? 애자일 선언문의 가치와 원칙에서 협력과 관련된 내용을 찾아보면, 아래 세 문장이 눈에 들어온다. 

  • 4가지 가치 중 3번째 : 계약 협상보다 고객과의 협력을 (Customer collaboration over contract negotiation)
  • 12가지 원칙 중 4번째 : 비즈니스 쪽의 사람들과 개발자들은 프로젝트 전체에 걸쳐 날마다 함께 일해야 한다. (Business people and developers must work together daily throughout the project)
  • 12가지 원칙 중 12번째 : 팀은 정기적으로 어떻게 더 효과적일지 숙고하고, 이에 따라 팀의 행동을 조율하고 조정한다. (At regular intervals, the team reflects on how to become more effective, then tunes and adjusts its behavior accordingly)

애자일 선언문에서는 고객과 힘을 합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협력의 가치를 추구해야 고객이 성공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선언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개발팀이 지켜야 하는 원칙들에서 “반드시 매일 함께 일해야 한다"고 밝힌다. 그렇다면 이러한 가치와 원칙을 조직 안에 구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법은 무엇이 있을까.


협력을 이용해 성과를 높이는 실천법


1. 회고하기
회고는 지난 시간을 함께 돌아보며 다음에 어떻게 더 나아질 수 있는지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고 변화를 모색하며 약속하는 시간이다. 이는 애자일 선언문의 12가지 원칙 중 12번째 문장에 있는 내용 그대로다. 회고시 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참여자들이 심리적 안전⑶을 느껴야 하고, 모든 참여자들이 동등하게 참여⑷해야 하며, 액션 아이템을 실천하여 점진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야 한다. (회고를 운영하는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회고 기법에 대해서는 아래 각주⑸를 참고)

2. 고객으로부터 피드백 받기
연구⑹에 의하면 프로젝트 진행 관련된 대부분의 경우에서 고객 참여는 프로젝트 성공을 높이며, 특히 초기(Ideation) 단계 고객 참여가 재무적 성과와 상관 관계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고객으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간단한 방법을 소개하면 1)프로젝트 시작 전 고객과 사용자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파악하고 2)고객과 사전에 중간 진척 과정을 공유하고 피드백 받는 것이 성공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것을 설득하고 3)고객으로부터 피드백을 수렴할 수 있는 시간을 약속하는 것이다. 이때 공유 주기는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 보통은 2주 주기를 선호하지만 상황에 맞춰 주기를 조절하는 것도 괜찮다. 이후 고객에게 작동하는 기능을 시연하고 피드백을 받아 점진적으로 제품을 개발해 나간다. 

3. 데일리 싱크업 
애자일 선언문 12가지 원칙 중 4번째의 내용을 참고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개발팀은 가급적 매일 함께 모여 짧게 하루동안의 진척 상황과 진행에 방해가 되는 요소를 파악한다. 그리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팀이 무엇을 함께 실행해야 하는지를 정한다. 이때 이해관계자는 참석은 가능하나 개입은 하지 않아야 한다. 이 실천법을 통해 개발팀은 매일의 진척을 확인하고 속도를 늦추는 요소를 제거해 팀의 페이스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위 세 가지 실천법은 팀 내부 구성원과의 협력, 고객을 포함한 팀 외부와의 협력 체계를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방법을 처음 시도한다면, 변화의 성공 여부는 구성원의 적극적 참여에 달려있다는 점을 잘 설명하고, 시작부터 구성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리더가 지원해야 한다.

[TIP] 이러한 실천법에 어느 정도 경험이 있다면 실천법 시행 주기를 더 자주, 한 번에 다루는 일의 크기를 더 작게, 실행 속도를 더 빠르게 진행하는 방향으로 팀의 역량을 올려 보자. 예를 들어 데일리 싱크업은 보통 하루에 한 번 하는데, 오전 오후로 나눠 하루에 두 번 하는 것도 가능하다. 회고의 경우 주기 회고 외에 중간에 모든 일을 할 때 짧게라도 회고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더 빠르게 학습하고 성장하는 조직을 만들 수 있다. 



협력적으로 협력을 높일 수 있을까?


실천법을 적용하는 데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실천법 그 자체를 실행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실천법이 잘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즉, 협력적 실천법을 도입하는 과정을 협력적으로 만들어가야만 실천법이 온전하게 작동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온전하게 학습해 나갈 때 도움이 되는 “의도적 수행(Deliberate Performance)”을 소개한다. 심리학자 앤더스 에릭슨(K. Anders Ericsson)은 전문성을 획득하는 데는 최소 1만 시간 이상의 의도적 수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의사결정 분야의 세계적인 심리학자 게리 클라인은 별도의 훈련 시간을 가지기 어려운 현업 종사자를 위해 일하는 과정에 학습과 성장을 가속화하는 방법인 의도적 수행을 제안했다. 이 의도적 수행의 4단계⑺를 응용해 업무를 통해 협력을 높이고 실천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의도적 수행 4단계를 응용해 협력을 높이는 방법>
  • 첫 번째 단계는 우리 안에 성공적인 협력의 사례를 찾아보는 것이다. 조직 안에 분명 위 실천법에 해당하는 좋은 협력의 사례들이 있을 것이다. 사례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찾아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정리해 보자. 
  • 두 번째 단계는 해당 사례들을 모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내용을 살펴보고, 성공 요인을 분석하고, 다른 사례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찾아보는 것이다. 
  • 세 번째 단계는 위에서 찾은 적용 방법을 실제 나의 문제에 적용하고 시도해 보면서 변화를 확인하고 관찰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관련 도메인에 대한 이해와 학습 역량을 높일 수 있다. 
  • 네 번째 단계는 결과를 바탕으로 다시 사례를 정리 분석하고, 새로운 실천 방안을 모색해 보는 것이다. 

위의 단계를 계속 반복하며 점진적으로 협력의 사례를 강화하고, 전파하며, 반복 주기를 더 빠르게 실천할 방법을 찾아보자. 이 과정에서 우리는 기존 조직 내의 레거시에 기반해 좀 더 유리한 위치에서 출발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협력이 가능한 환경을 구축해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대부분의 문제는 복잡하다. 복잡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협력적으로 작동하는 조직의 예는 우리 주변에서 자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조직이 협력적으로 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방법이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많다. 이번 글은 협력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실천법과 협력적으로 협력을 높이는 수행법에 대해 살펴봤다. 당신의 조직이 조금 더 건강해지는 데 도움이 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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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홍영기 쏘카 애자일코치
조직과 개인의 변화와 성장을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20년간 IT 분야의 여러 산업에 속한 조직과 기업에서 일하며 다양한 변화를 만들어왔으며, 최근에는 조직의 성과관리시스템을 재설계하고 조직에 내재화하고 있습니다.  

글ㅣ우경재 Engineering Management
어쩌다가 친구들과 창업하게 되어 개발을 시작했고, 10여 년 지난 지금은 Engineering Management(EM) 역할로 일하고 있습니다. 쏘카 개발자들의 성장을 돕는 도중 올해는 범위를 넓혀 회사 전체의 성과관리시스템을 함께 만드는 중입니다. 내년에는 무엇을 할지 기대됩니다.

글ㅣ길도현 애자일 코치
애자일과 Scaled Agile Framework(SAFe)에 진심인 애자일 코치입니다. 애자일/SAFe의 가치와 원칙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애자일 조직을 실현하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 SAFe 커뮤니티’의 의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발행일 2023.08.04
⑴커네빈 프레임워크 https://en.wikipedia.org/wiki/Cynefin_framework
https://theecmconsultant.com/collaboration-challenges/
⑶Psychological Safety and Learning Behavior in Work Teams, https://www.jstor.org/stable/2666999
⑷퍼실리테이션 https://en.wikipedia.org/wiki/Facilitation_(organisational)
⑸다양한 회고 기법 소개 https://www.funretrospectives.com/
⑹The Effectiveness of Customer Participation in New Product Development: A Meta-Analysis, 2016
⑺DELIBERATE PERFORMANCE: ACCELERATING EXPERTISE IN NATURAL SETTINGS, 2010, Gary Klein, 의도적 수련(Deliberate Practice)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