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스 업계는
광고선전비를
많이 쓰는 곳 중
하나입니다.
매출을 내기 위해선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구매를 유도해야 하며
이를 위해선 기본적으로, 고객들의 유입량
즉 월간활성사용자(MAU) 등의 지표가
얼마간 나와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겠죠.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그렇다면 커머스 기업들은
얼마나 많은 광고선전비를 지출했고,
어느 정도의 MAU를 확보하고 있을까요?
국내 주요 커머스 업체들의
2년 치 광고선전비와 같은 기간
MAU 변동 추이를 함께 살펴봤는데요.
업계의 광고선전비 및 MAU 현황을
짚어볼 수 있었던 것은 물론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다음의 다섯 가지 작은 주제로
추려서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1. 광고선전비, 어디가 늘리고 어디가 줄였나?
2. 광고선전비 늘렸는데 되레 MAU 떨어진 곳은?
3. 광고비 줄였는데 오히려 MAU는 늘어난 곳은?
4. 쿠팡은 온라인 광고업계의 얼마나 큰 손일까?
5. 광고선전비와 MAU, 어떻게 봐야할까?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취재의 기준과 방법,
그리고 한계점을 명시하고자 합니다.
우선 조사 대상에 대해 설명 드리자면요.
넓게 보아 커머스 기업으로 볼 수 있는 곳 중
규모가 있는 곳들을 조사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커머스 기업이라도 아직 업력이 짧거나
규모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곳들은
조사 대상으로 삼지 않았습니다.
쿠팡이나 11번가, 위메프 등 오픈마켓을 비롯해
무신사, 에이블리 등 패션커머스,
오늘의집 등 버티컬 커머스를 포함했습니다.
지마켓 등 이베이코리아 계열 업체들은
이마트에 인수된 후 판관비 내역을
공식적으로 공개하고 있지 않기에
부득이하게 제외했습니다.
둘째, 광고선전비는 공시 자료에서 가져왔으며
MAU는 모바일인덱스를 활용해 조사했습니다.

(출처=아웃스탠딩)
이때 MAU는 특정 달의 MAU가 아닌
연평균 MAU를 내어 활용했습니다.
커머스 업계 특성상
특정달에 대규모 마케팅을 집행할 경우
MAU가 평시보다 훨씬 더
높게 기록되는 경우가 있고요.
(ex. 블랙프라이데이)
결과적으로 특정 달의 MAU가
해당 연도의 전반적인 현황을
오롯이 보여주긴 힘들다는
맹점이 있습니다.
연평균 MAU를 활용한다면 이러한 맹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셋째, 본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여러 업계 관계자에게 자문을 구했는데요.
회사마다 광고선전비에
산입시키는 비용의 내용이
다 다를 수 있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각 기업이 지출한 광고선전비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알긴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했고요.
아울러 내부 집계 트래픽과
모바일인덱스 수치 사이에
약간의 오차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말씀드립니다.
이 점에 대해 미리 양해를 부탁드리며
커머스 업계의 광고선전비와
MAU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출처=각 사)
1. 광고선전비,
어디가 늘리고
어디가 줄였나
우선 2022년 커머스 업체들의
광고비 지출 현황을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2022년은 경기 침체와
투자시장 경색이 가시화된 한 해였지만
여전히 많은 업체가 광고선전비를 증액했는데요.
후술하겠지만, 온라인 광고업계인 쿠팡은
이미 2021년 5000억원에 가까운
광고비를 지출한 데에 이어
2022년에도 전년 대비 58%가량
그 비용을 늘렸습니다.
이밖에 SSG닷컴이나 티몬, 컬리가
전년 대비 각각 2%, 17%, 24%가량
광고 선전비를 증액했고요.
패션 커머스 쪽에서도 무신사(96%),
에이블리(15%), 지그재그(12%), 퀸잇(135%),
크림(38%), 발란(102%) 머스트잇(17%) 등이
전년 대비 광고선전비를 늘렸습니다.
세부 분야를 막론하고 커머스 업계의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출처=아웃스탠딩)
물론 보수적으로
전년 대비 광고선전비를
줄인 곳들도 있었습니다.
공격적인 마케팅보다는
경영 효율화에
역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대표적으로 11번가와 위메프가
전년 대비 2%, 4% 광고선전비를 줄였고요.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광고선전비를 줄인 곳으로는
브랜디(-48%), 트렌비(-59%),
오늘의집(-47%) 등이 있습니다.
2. 광고선전비 늘렸는데
되레 MAU 떨어진 곳
통상 광고선전비와 MAU는
양의 상관관계를 가집니다.
광고선전비를 많이 투입할수록
MAU는 늘어나고,
반대로 광고선전비를 줄이면
대개 MAU도 함께 줄어듭니다.
실제로 조사한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광고선전비를 줄일 경우 MAU가 감소하고
광고선전비를 늘리면 MAU도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다만 예외적인 경우도 있었는데요.
조사한 기업 중 광고선전비를 늘렸는데도
MAU가 떨어진 곳은 티몬이었습니다.
(출처=티몬)
티몬은 2022년
338억원의 광고선전비를 지출했는데요.
이는 전년 288억원의 광고선전비와 비교할 때
17%가량 그 규모가 늘어난 것이었죠.
그런데 2022년 티몬의 연평균 MAU는
391만명으로, 전년 439만명에서 오히려
약 11% 감소했습니다.
(출처=아웃스탠딩)
회사 측은 광고선전비를 늘렸음에도
MAU가 줄어든 것에 대해,
인수 이후 나타난 과도기적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티몬은 한동안
콘텐츠 마케팅에 투자를 늘려온 바 있는데요.
지난해 9월 큐텐으로부터 인수돼
경영의 키가 바뀌면서
마케팅에 대한 기조에도
다소간 변동이 있었다는 전언입니다.
다시 말해, 광고선전비를 늘렸지만
MAU가 줄어든 현상은
재정비를 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비효율이 발생한 탓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덧붙이자면 키워드 검색 광고 등은
싼 가격에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반면,
콘텐츠 마케팅은 상대적으로
투입한 비용 대비 즉각적으로
MAU가 높아지진 않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콘텐츠 마케팅은 효율은 떨어지고,
비용만 높이는 방법으로 보일 공산도 있는데요.
장기적으로 보면 콘텐츠 마케팅은
중장기적으로 고객에게
우리 서비스를 브랜딩하고,
관계를 만드는 데
용이한 방법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물론 광고선전비 지출을 늘렸는데도
MAU가 감소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다만 동시에 산술적으로만
현상을 바라보는 것도
경계할 필요는 있겠죠.
3. 광고비 줄였는데
오히려 MAU는 늘어난 곳
반대로 광고비를 줄였지만
MAU는 오히려 늘어난 곳도 있었습니다.
바로 명품 커머스 업체인 트렌비입니다.
(출처=트렌비)
회사는 2021년 299억원의
광고선전비를 지출했지만,
이듬해인 2022년엔
123억원의 광고선전비만 지출하면서
그 규모를 절반 이하로 줄였는데요.
같은 기간 MAU는 2021년 28만명에서
2022년 51만명 수준으로 되레 증가했습니다.
(출처=아웃스탠딩) 통상 광고비를 줄이면 MAU도함께 줄어든다는 점을 고려하면예외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는데요.회사 측은 광고선전비를 줄였는데도전년 대비 MAU가 늘어난 배경으로중고명품 비즈니스가순항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습니다.(참조 - "경기불황에 중고명품 찾는다" 트렌비, 실적 보니)트렌비는 지난해부터중고 비즈니스에 집중해 왔습니다.직접 중고명품을 소싱해서판매하는 모델을 안착시켜 왔죠.회사는 여기에 명품 교환 서비스인 셔플과렌털 서비스인 바이백도 운영해 왔는데요.새 상품을 구매하는 사용자에 비해중고 상품을 구매하는 사용자의 재방문율이나재구매 횟수 등이 월등히 높다고 합니다.트렌비 측은 "내부 데이터를 보면새 상품만 구매하는 고객들 대비중고명품을 찾는 고객들의 연간 구매 횟수가4배 정도 높다"고 설명했는데요.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는 위축됐지만,여전히 다양한 명품을 경험하고자 하는잠재 고객이 많다는 방증이겠고요.서비스가 무엇이냐에 따라광고선전비를 줄이고도 MAU가 늘어나는예외적인 사례도 존재한다는 점을알 수 있습니다.4. 쿠팡은 온라인
광고업계의
얼마나 큰 손일까?
잘 아시듯 쿠팡은 온라인 광고업계의큰 손 중의 큰 손이죠.회사는 지난 2년 동안지속적이고도 빠르게광고선전비의 규모를 늘려왔습니다. (출처=쿠팡)
공시를 보면 회사는 광고선전비를
1510억원(2020) -> 4949억원(2021)
-> 7801억원(2022)으로
증가 시켜왔는데요.
증가율로 보면 2021년엔 전년 대비
228%가량 비용을 늘렸고요.
2022년에는 전년 대비 58%가량
비용을 다시 한번 늘렸습니다.
증가율 자체는 줄었지만,
회사가 전년도 이미 연 5000억원에 가까운
광고선전비를 쓰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작은 규모의 증액이라고 볼 수 없겠죠.
그래프로 살펴보면
쿠팡의 광고선전비 지출 규모가
업계에서 독보적인 수준이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아웃스탠딩)
사실 2020년까지만 해도 11번가 등이
1000억원대 광고선전비를 지출하는 등
쿠팡과 타 커머스 업체들 간의 격차가
지금처럼 크진 않았습니다.
(물론 이때도 수백억원의 차이가 나긴 했습니다)
그런데 2022년 기준으로 쿠팡은
11번가보다 무려 6538억원 더 많은
광고선전비를 집행했고요.
주요 커머스 업체들의 광고선전비를 모두 합쳐도
쿠팡 한 회사가 지출하는 금액에 미치지 않으니
쿠팡이 온라인 광고 업계의
얼마나 큰손인지 가늠할 수 있죠.
다만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광고선전비 증액 대비 MAU 증가율이
그다지 크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쿠팡이 광고 선전비를 4949억원에서
7801억원으로 228%가량 늘릴 동안,
MAU는 2528만명에서 2734만명으로
8%가량 증가했습니다.
물론 여전히 200만명을
추가로 확보한 것은 고무적이지만
이전과 비교하면
상승세는 비교적 완만해졌는데요.
이미 2000만명 중후반대
MAU를 확보한 상태에서
신규로 확보할 수 있는 고객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겠죠.
5. 광고선전비와 MAU,
어떻게 봐야할까
이상 국내 주요 커머스 업체들의
광고선전비 지출과
MAU 변동 추이에 대한
이모저모를 이야기해봤는데요.
이번 취재를 위해
업계 관계자들과 이야기 나누다 보니
광고비 지출이나 MAU는
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광고선전비를 늘리면
대체로 MAU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리고 MAU가 올라간다는 것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해석되죠.
하지만 프로덕트나
고객 경험 자체가 좋지 못한 상태에서
MAU 상승만을
금과옥조로 여길 순 없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발적인 리텐션 비율을 올리고
구매까지 연결 시키는 것일 텐데요.
매번 광고비를 늘려서
신규 유입량을 확보하는 식으로
MAU를 상승 시키는 것에만 매몰된다면
지속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우리 서비스를 알리려면
광고나 마케팅은 당연히 필요한 부분이며
재무적인 여력이 충분하다면
한동안 막대한 광고선전비를 투입하는 전략도
유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요즘처럼 투자시장이 경색된 시점에서는
추가 투자를 유치해
광고선전비를 늘리는 식의 전략을 쓰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고요.
재무적이 여력이 달리는 기업의 경우
언제까지나 광고선전비로 MAU를
유지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겠죠.
"진짜 실력은
돈을 끊어봐야 알 수 있어요"
한 업계 관계자는 이상의 논의와 관련해
이렇게 말했는데요.
결국 제대로 된 ROI를 살피지 않고,
MAU 숫자 늘리기에만 치중할 경우
만만치 않은 후폭풍을
마주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고요.
당장의 MAU가 높게 찍히는 것을 넘어
우리가 양질의 프로덕트를 제공하고 있는지,
이를 통해 광고비에 의존하지 않고도
일정 수준의 이상의 리텐션과
재구매를 유도할 수 있을지를
봐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앞서 언급한 기업 중에는몇 년째 공격적으로 비용을 집행해마케팅을 이어가는 곳도 있고반대로 관련 비용을 절감하는 쪽으로전략을 수정한 곳도 있었습니다.언제나 그렇듯 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니며각자 경영 상황에 따라 최선의 선택을한 것일 텐데요.과연 시간이 흐른 뒤,어떤 기업의 전략이결과적으로 유효했다고 회자될까요.유의미한 동향이 관찰되면또 이야기를 들고 오겠습니다.*해당 기사는 유료 콘텐츠로서 무단캡쳐 및 불법게재 시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아웃스탠딩 X 원티드> 시리즈 보러 가기 발행일 2023.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