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담당자가 참고하기 좋은 브랜드 계정

글ㅣ이수영 마케터

인스타그램 담당자가 참고하기 좋은 브랜드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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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마케터가 캡처한 하루 5분 인사이트> 시리즈의 2화입니다. 


✍ 오늘의 아티클
  •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 고객들의 눈과 손을 멈출 수 있을까요? 피드 스크롤을 멈추게 했던 콘텐츠만을 모아 시선이 머문 이유를 설명합니다. 
  • 고객이 진짜로 필요로 하는 정보를 담았는지, 고객과 잘 소통하는지가 중요해요. 때론 날것 그대로의 콘텐츠도 반응이 좋죠. 고정된 템플릿에 핵심 이미지 요소만 바뀌는 콘텐츠도 흥미롭습니다. 
  • SNS 이벤트의 경우 단순히 팔로우 이벤트를 진행하기보다는 유저가 갖고 싶은 물건을 경품으로 삼아 보는 것도 중요해요. 어떤 계정이 운영을 잘 하고 있는지 궁금하시다면, 아래 아티클을 읽어봐 주세요. 

작은 가게도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는 요즘, 인스타그램은 홍보와 마케팅을 위한 기본적인 채널이 된 지 오래입니다. 브랜드뿐만 아니라 지인들의 소식도 함께 접할 수 있는 채널의 특성상 공을 들여 좋은 콘텐츠를 만들더라도 넘쳐나는 게시물에 우리 브랜드의 콘텐츠가 스킵될 수도 있어요. 

그렇다면,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 고객들의 눈과 손을 멈출 수 있을까요? 요즘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발견한 브랜드 계정 중, 쓱쓱 넘기던 피드 스크롤을 멈추게 했던 콘텐츠만을 모아 시선이 머문 이유를 생각해 봤어요.


✅ 1. 고객이 진짜로 필요로 하는 정보를 이야기하기

브랜드 인스타그램 계정에서는 브랜드에서 하고 싶은 말보다 고객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온전히 고객의 입장에서 어떤 정보를 필요로 하는지, 어떤 궁금증이 있는지 알아내는 노력이 필요해요. 인스타그램 등의 채널에 남겨진 댓글, 고객 문의, 리뷰 등 다양한 통로에서 고객 보이스를 취합한다면 진짜로 고객들이 원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알아챌 수 있을 거예요. 인스타그램을 보고 ‘맞아, 이게 궁금했었는데!’라고 생각이 드는,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콘텐츠를 만드는 뮤직 페스티벌 ‘DMZ 피스트레인’ 계정처럼요.

사례) DMZ 피스트레인 인스타그램 @dmzpeacetrain

지난 9월, 강원도 철원에서 개최된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은 고객들이 필요할 만한 콘텐츠를 인스타그램에서 살뜰하게 챙겨준다는 점에서 많은 호평을 받았어요. 일반적인 페스티벌 계정들이 아티스트 라인업에 대한 정보, F&B 부스나 페스티벌 이용 안내 정도만 하는 데 비해 DMZ 피스트레인 인스타그램에서는 숙소와 이동 시간 등 궁금할 만한 정보를 다양한 콘텐츠로 안내했기 때문이에요.

먼저, 페스티벌이 시작되기 전 주변에 묵을만한 숙소를 모아 안내했어요. 차로 어느 정도 소요가 되는 곳인지, 외관은 어떠한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어요. 그리고 페스티벌이 약 1주일 남았을 때는 다시 한 번, 지금 시점에서 예약할 수 있는 숙소를 안내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잠잘 곳을 미처 구하지 못한 고객에게 도움이 되도록 했어요.


주말 먹거리, 놀 거리 큐레이션을 잘하는 뉴스레터, 주말랭이와 협업해 페스티벌 주변의 관광지와 로컬 맛집을 안내한 콘텐츠를 만들기도 했어요. 철원은 수도권과 멀리 떨어진 편이라 페스티벌 하나만 참여하기 위해 이동하기에는 다소 멀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그렇지만 좋은 장소를 알려주는 주말랭이와의 콜라보로 철원 여행 꿀팁을 알려주며 이동 거리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더욱 풍성한 페스티벌 및 철원 여행 경험이 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히 첫날의 경우 페스티벌 입장 시간이 13시로 꽤 늦은 편인데, 오전에 도착한 사람들이 짧은 여행을 하며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검증된 맛집에서 점심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페스티벌 준비물을 알려 주는 콘텐츠도 좋은 반응을 얻었어요. 페스티벌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준비 없이 갔다가 불편을 겪기도 하는데, DMZ 피스트레인 계정에서는 누구나 행복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게끔 미리 준비하면 좋을 것들을 알려줬어요. 당연히 게시글에는 다정하고 친절하다는 댓글이 잔뜩 달렸어요. 


✅ 2. 고객과 잘 소통하기

인스타그램을 고객과 소통하는 장으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고객과 잘 소통하는 방법은 영어 스피킹 앱, ‘스픽’처럼 서비스나 이벤트에 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적는 방법도 있고, 스픽 디자이너 이근희 님의 개인 계정처럼 이벤트나 업무의 중간 과정을 공유하는 방법도 있어요. 

사례 1) 스픽 인스타그램 @speak_kr

영어 스피킹 앱, 스픽은 브랜드 계정이지만 종종 인스타그램 담당자의 솔직한 이야기가 올라와요. 스픽 팀의 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이야기부터, 스레드 앱 출시 후 스픽 팀이 어떻게 스레드를 시작할 수 있었는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공식 계정임에도 불구하고 친근한 느낌이 들어요. 

이렇게 공식 계정에서의 진솔한 이야기는 브랜드와 고객의 거리를 줄이는 데도 효과적이지만 댓글로 서비스에 대한 반응을 즉각적으로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예를 들어, 위에 첨부한 이미지는 스픽 앱을 연속으로 100일 사용하는 유저들만 가입할 수 있는 ‘헌드레드클럽’에 관한 게시글에 유저들의 긍정적인 반응입니다. 이렇게 서비스에 대한 응원을 받을 수도, 또 피드백을 받아 제품을 개선할 수 있는 계기로도 활용할 수 있어요.

사례 2) 스픽 디자이너 이근희 님 인스타그램 @love.geun

공식 계정은 아니지만 스픽 마케팅 디자이너이자 임플로이언서* 이근희 님의 개인 계정도 스픽 유저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곳이에요. 공식 계정에서는 ‘진솔한’ 방식으로 소통했다면 이근희 님의 계정에서는 ‘중간 과정’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 계정에서는 광고 및 프로모션 이미지 제작기 등 스픽에서 진행하는 큰 단위의 캠페인의 과정을 아낌없이 보여주는데 슬랙*의 대화나 이메일로 소통한 내용을 그대로 캡처하기도 하고, 피드백 전과 후의 작업물도 보여줘요. 결정이 어려운 순간에는 댓글로 팔로워들의 의견을 받아 결정을 내리기도 합니다. 

인스타툰 방식의 콘텐츠다 보니 피드에서부터 눈에 띄고, 캠페인의 중간 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때문에 고객은 브랜드에 더 호감을 느낄 수 있어요. 광고를 목적으로 한 콘텐츠는 아니지만 광고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인플로이언서 : ‘Employee(직원)’와 ‘Influencer(인플루언서)’를 합친 말로, 본인이 재직하는 회사 생활을 SNS에 공유하는 영향력이 큰 직원을 의미

*슬랙(slack) : 프로젝트 협업을 위한 메신저이자 업무 툴  


✅ 3. 때로는 날것의 콘텐츠

다듬어지지 않은 콘텐츠가 오히려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어요. 브랜드에서는 보통 완벽하게 디자인된 콘텐츠를 게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스타그램은 사진 중심의 SNS라 상대적으로 게시물이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어요. 너무 세련된 게시물의 경우 광고처럼 보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에요.

핸드폰으로 쓱쓱 그린 이미지를 활용하는 ‘버거킹덤’의 사례와 재치 있는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TIEB’ 대표 이지훈 님의 인스타그램에서 생생한 콘텐츠가 지니는 힘을 확인해 보세요.

사례 1) 버거킹덤 인스타그램 @burgerkingdom_official

버거킹덤은 버거킹을 사랑하는 고객을 위해 브랜드에서 만든 버거킹 팬 계정입니다. 버거킹 공식 계정과 다르게 이곳에서는 SNS다운 날것의 소통이 이뤄지는 곳이에요. 프로필 이미지나 하이라이트 커버도 그림판이나 메모로 대충 그려놓고, 스토리로 진행하는 이벤트도 핸드폰 메모로 그린 것으로 보여요. 

하지만 팔로워의 반응은 뜨겁습니다. 약 7천 명 정도밖에 되지 않은 계정이지만(23.10.20 기준), 게시글 하나에 댓글이 몇백 개씩 달리고 있어요. 비율로 치면 팔로워의 10% 이상이 댓글로 반응하는 수치일 정도로 반응률이 높은 계정이에요.

사례 2) 이지보이 인스타그램 @tieb_easyboy

라이프웨어 브랜드 TIEB의 대표 이지훈 님은 개인 계정을 운영하고 있어요. 브랜드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이 계정에서 가장 자주 올라오는 콘텐츠는 유쾌한 릴스입니다. TV 프로그램 <나는 솔로>의 짧은 패러디를 하기도 하고, 요즘 유행하는 릴스 음악인 이세계의 <낭만젊음사랑>을 배경으로 리코더를 부는 영상을 찍기도 해요. 

브랜드의 새로운 제품에 대해서도 재치 있게 콘텐츠를 만듭니다. 바람막이 제품이 새로 나왔을 때는 바람막이를 직접 입고 물뿌리개로 물을 맞는 영상을 만들었어요. 

종종 런닝 상의만 입고 있거나 상의를 탈의한 채로 영상을 찍기도 하는 날것의 계정이지만 사람들은 이지훈 님의 콘텐츠를 좋아합니다. 무려 팔로워가 14.8만에 달할 정도예요. 짧고, 와우 포인트가 확실하면서 재밌는 영상을 지속해서 만드는 열정과 콘텐츠의 일정한 톤 앤 매너가 시선을 잡아끄는 이유일 거예요. 


✅ 4. 템플릿이 있지만 움직이는 콘텐츠

고정된 템플릿에 핵심 이미지 요소만 바뀌는 콘텐츠도 활용해 볼 수 있어요. 처음 봤을 때는 단순한 이미지처럼 보이지만 딱 한 부분만 계속 바뀌기 때문에 시선을 집중하는 효과를 만들 수 있고, 꼭 알리고 싶은 내용을 지속적으로 보여줄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사례 1) 뉴웨이즈 인스타그램 @newways.kr

젊은 정치인의 성장을 돕는 에이전시 ‘뉴웨이즈’는 2024년 총선에 출마할 젊은 정치인을 찾기 위해 움직이는 콘텐츠를 만들었어요. 가장 중요한 정보인 모집 기간과 메인 카피 ‘핵심 인재 300명 채용 중’은 이미지로 고정하고 의자의 이미지만 계속 바뀌는 영상인데, 다양한 모양의 의자가 초마다 바뀌니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어요. 강렬한 배경색도 한몫했고요.

키 이미지로 빈 의자를 선택해 이 빈 자리를 채워줄 사람을 찾는다는 은유적인 의미를 담았어요. 핵심 인재 추천을 위한 콘텐츠라는 목적에 부합하면서도 시선을 잡아끄는 좋은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사례 2) 머쉬룸페이퍼팜 인스타그램 @mushroom_paper_farm

커스터마이즈 문구 브랜드 ‘머쉬룸페이퍼팜’은 자신의 취향에 맞게 기록 속지를 골라 조합할 수 있는 브랜드예요. 위클리형 다이어리가 좋은 사람, 체크리스트형 기록을 좋아하는 사람 등 각자가 원하는 기록 유형을 선택할 수 있는 만큼 내가 어떤 식으로 기록하고 있는지를 인지하는 게 중요해요. 그래서 머쉬룸페이퍼팜은 인스타그램 콘텐츠로 ‘나의 기록 유형 알아보기’ 테스트를 진행했어요. 

‘나의 기록 유형 알아보기’와 설명은 그대로 두고 0.5초에 한 번씩 양송이 캐릭터만 바뀌는 짧고 반복되는 영상을 만들어 커버 이미지로 활용해 눈길을 끌었어요. 커버 이미지에 화살표도 여러 개 그려 넣어 콘텐츠를 넘기게끔 했고요. 그리고 유형 테스트 이미지를 2개로 분할해 넘겨서 확인할 수 있게 하며 테스트를 완료하게 만드는, 유저의 행동을 처음부터 끝까지 고려한 콘텐츠입니다. 


✅ 5. 참여하고 싶은 이벤트

‘인스타그램 팔로우하면 경품을 드릴게요’와 같은 일반적인 이벤트가 아닌 조금 더 독특한 이벤트를 진행하면 인스타그램 팔로워들의 ‘좋아요’를 만들어 낼 수 있어요. 참여하는 방식이 쉬우면서도 명확한 콘셉트가 있거나, 체리 피커(cherry picker)*를 양산하는 비싼 경품이 아닌, 갖고 싶은 물건을 경품으로 정하는 게 핵심입니다. 

재치있는 이벤트로 반응을 만들어 낸 ‘롯데온’ 먹태깡 이벤트와 이전 게시글에서 반응이 좋았던 손잡는 자석 양말로 이벤트를 한 ‘핱시온’ 매거진처럼요.

*체리피커 : 기업이 제공하는 무료 서비스나 각종 할인 혜택만을 누리는 소비자

사례 1) 롯데온 인스타그램 @lotteon_official

‘롯데온’ 인스타그램에서는 요즘 구하기 힘든 과자인 먹태깡을 경품으로 눈치 게임 이벤트를 시작했어요. 롯데온 모바일 앱에서 댓글로 한 글자씩 쓸 수 있고, 연속되는 7명의 댓글이 ‘먹태깡은 내 거야’ 문장을 완성하면 경품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이에요. 글자 하나씩만 댓글로 달면 되는 거라 참여하기 쉽고, 우연에 기댈 수밖에 없는 이벤트다 보니 재밌어요. 

당첨 확률이 희박하지 않기 때문에 참여율도 높일 수 있는 이벤트예요. 참여한 7팀 모두에게(49명) 먹태깡을 4봉씩 증정하기 때문에 댓글 하나 남길 마음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요. 

사례 2) 할시온 매거진 인스타그램 @magazine__h

할시온 매거진은 이전에 한 번 소개했던 커플 자석 양말 게시글에 반응이 폭발하는 것을 보고 이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어요. 커플 자석 양말은 금액대는 높지 않지만 1켤레를 구매하더라도 해외 배송으로만 구매할 수 있는 번거로움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비싼 해외 배송비를 내지 않고, 오랫동안 기다릴 필요 없이 이벤트를 통해 받을 수 있는 경품이라는 게 매력적이에요. 

이벤트 참여 방식은 10초도 걸리지 않을 만큼 쉽고 간편하지만, 할시온 매거진 계정이 얻을 수 있는 이익도 고려한 이벤트예요. 팔로우하게 해 팔로워도 얻고, 댓글로 양말을 함께 신고 싶은 친구를 태그하게 했어요. 게시글의 인게이지먼트를 높여 인스타그램 ‘검색’ 탭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인 거죠. 마지막으로는 이벤트가 널리 퍼지도록 스토리 공유를 조건으로 걸었어요. 그 결과, 팔로워와 브랜드 계정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이벤트가 되었습니다. 



▶ <마케터가 캡처한 하루 5분 인사이트> 시리즈 보러 가기 



글ㅣ이수영 
세상을 기민하게 보고, 느끼고, 경험하는 마케터입니다. 세부적인 직무에 국한되지 않고, 문제를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고 해결하는 마케터가 되고 싶습니다. 


발행일 2023.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