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개발자의 네카삼 합격 스토리

이수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주니어 개발자의 네카삼 합격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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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내가 찾던 커리어 선배> 시리즈의 7화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합격했을까? 취업 및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궁금했을 이야기다. 치열했던 반년 간의 취준생 시절 ‘네카삼’을 비롯한 IT 기업 및 대기업 여러 곳의 공채에 합격했고, 현재는 국내 대기업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재직하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인 이수진 님.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사실 취업의 공식이나 편로에 관한 것은 아니다. 어쩌면 평범한, 때문에 더 의미 있고 빛나는 노력에 대한 기록이자 구직이라는 험난한 여정을 지나고 있는 주니어 개발자들에게 띄우는 응원과 조언의 메시지다. 


기술 면접,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Q. 안녕하세요, 수진 님. 먼저 근황을 여쭙고 싶어요.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A. 요즘은 휴식을 만끽하는 시기예요. 취업 준비할 때는 공부하느라, 입사 직후에는 적응하느라, 얼마 전까지는 책을 집필하느라 바빴거든요. 이제는 책이 출간되었으니 집에서 쉬기도 하고 테니스를 치거나 친구들을 만나기도 하고, 그야말로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보내고 있답니다. 


Q. 축하 인사부터 드려야겠네요. 최근 출간된 <기술 면접 대비 CS 전공 핵심요약집>은 개발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제가 읽기에도 유익하고 흥미로웠습니다. 개발자 취준생이라면 꼭 알아야 하는 개념들과 예상 면접 질문까지 알차게 담고 있더라고요. 이 책을 집필하시게 된 계기에 대해 들려 주시겠어요? 

A. 기술 면접은 개발자 취업 과정 중 가장 생소한 단계가 아닐까 해요. 저 또한 취업 전선에 막 뛰어들었을 때 기술 면접을 보고 엄청 충격을 받았죠. CS 개념을 그렇게 직접적으로 물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이렇게까지 몰라도 되나?’ ‘분명히 아는 개념인데 왜 이렇게 설명하기가 어렵지?’ 싶더라고요. CS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 다짐하곤 구글링부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검색 결과물만으로는 정확하고 깊이 있는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어요.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해 흩어져 있는 기술 면접 질문을 그러모으고 출제 빈도가 높은 질문과 중요 개념을 직접 정리했지요. 그렇게 준비해 공개 채용에 지원했고 유명 IT 기업과 대기업 여러 곳에 최종 합격했습니다. 

합격 이후 그 일련의 과정을 블로그에 게시했는데, ‘기술 면접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같은 댓글이 많이 달리더라고요. 그때 이 자료들이 취업 준비생들에게 유의미하게 쓰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방대한 CS 개념 중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공부해야 할지 막막한 분들께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CS 주제별 핵심 개념 정리와 면접 전 요약 정리, 출제 빈도가 높은 예상 면접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까지 꾹꾹 눌러 담아 책을 엮어냈죠. 

(보통 일이 아니었을 것 같아요.) 정말 힘들었어요.(웃음) 취준 때보다 더 많은 자료를 찾아보고 더 정확하게 알기 위해 노력했거든요. 퇴근 후나 주말에 원고를 쓰면서 솔직히 괴롭기도 했지만 막상 완성된 책을 보고 나니 기억이 미화돼서 좋았던 것 같기도 하네요.(웃음)


Q. 기술 면접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이 책의 활용 가이드를 주신다면요?

A. 기술 면접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주 출제되는 주제와 질문 유형을 파악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기술 면접에서는 CS 전공 관련 내용부터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한 것까지 정말 다양한 질문이 나오거든요. 그것도 ‘프로세스와 스레드의 차이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버블 정렬이 뭐죠?’처럼 아주 직접적으로 개념을 묻는 질문들이요. 예상 질문을 살펴본 뒤 얼마나 알고 있는지 스스로의 상태를 파악하고, 그 정도에 맞게 준비해야 한다고 봐요. 어느 정도 답변을 할 수 있는 상태라면 심화 질문 위주로 공부하고, 거의 답변을 할 수 없는 정도라면 기본 개념부터 숙지해 가야겠죠. 

그런데 우리는 늘 시간에 쫓기잖아요?(웃음) 서류 전형과 코딩 테스트까지 준비하려면 광범위한 CS 지식을 전부 복습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죠. 이 책은 기술 면접에 자주 나오는 필수 주제 5가지를 엄선해 핵심 개념을 요약 정리해 두었고, 예상 질문과 함께 놓치기 쉬운 포인트와 개발자로서의 역량을 드러낼 수 있는 답변 요령을 제시하고 있으니 면접을 앞두고 훑어보시면 효율적이지 않을까 싶어요. 

또, 구직자 분들께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를 드리고 싶어서 제가 취업 준비를 하면서 쌓은 모든 노하우를 채용 전 과정에 걸쳐 정리했거든요.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 작성 방법, 면접 준비 팁까지 참고해서 활용해 주신다면 정말 기쁠 것 같습니다. 


Q. 취업 노하우만큼 정리의 기술도 남다르신 것 같아요. 정보를 정리할 때 즐겨 사용하시는 툴이 있을까요?

A. 특별한 기술이 있다기보다는 기록이 습관화되어 있는 게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전공 수업 수강 기록이나 활동 내역을 순차적으로 리스트업 해 두었기 때문에 제 경험을 복기하면서 그 안에서 저만의 장점을 찾아내는 게 비교적 수월했어요. 기술 면접의 경우에는 트렐로(Trello)를 활용해서 준비했습니다. 핵심 개념을 과목별, 항목별로 구분해 정리한 뒤 타이틀만 보고 답변하는 식으로 혼자 가상 연습을 하곤 했어요.


합격의 필요충분조건을 완성하는 ‘경험’



Q. 수진 님은 굵직한 기업들의 공채에 줄줄이 합격하셨는데, CS에 대해 잘 안다거나 개발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만이 합격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닐 것 같아요. 진심으로 부러운 마음을 담아 여쭈어 봅니다. 수진 님의 합격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자신의 개발 능력과 장점을 어필할 수 있는 팁이 있을까요? 

A. 저는 대학생 때 정말 많은 활동을 했어요. 복수 전공도 했고 교환 학생, 봉사 활동 등의 대외활동도 굉장히 열심히 했죠.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값진 배움을 얻을 수 있었고, 이런 경험들이 밑거름이 되어 취업에 성공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개발자라고 해서 정말 개발만 잘하는 사람을 뽑는 것 같진 않거든요. 개발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주로 팀으로 일을 하니까요. 다양한 인간관계와 사회생활 경험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어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 중 하나는 자기소개서예요. 자기소개서보다는 코딩 테스트나 기술 면접에 주력하는 분도 많은데, 채용 단계별로 경중을 따질 수는 없지만 저는 자기소개서가 당락에도 영향을 미치는 아주 중요한 서류라고 생각해요. 간혹 코딩 테스트를 통해 서류 전형 대상자를 선정하는 기업도 있지만 대부분 서류 전형이 채용의 시작이니까요. 자기소개서를 탄탄하게 작성해 두면 면접에서도 일관되게 본인의 장점을 어필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자기소개서를 잘 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저는 제일 먼저 대학 생활과 취업 준비 과정을 되돌아보며 제 경험을 수집하고 정리했어요. 그 다음 지원할 기업의 지향점이나 자기소개서 문항에 맞춰 그 경험들을 분류하고 적용했습니다. 

대학 생활을 통해 얻은 경험은 크게 ‘수업’과 ‘활동’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가장 보편적인 건 아무래도 전공 수업일 것 같아요. 저도 전공 수업에서 수행한 프로젝트 중 직무와 관련된 것을 소재로 사용했어요. 적합한 소재를 찾았다면 과목명, 프로젝트 주제, 프로젝트에서 본인의 역할, 결과 등을 상세하게 작성해요. 활동 경험은 활동명, 활동 내용, 활동 기간, 주최 기관을 표로 정리했죠. 이때 활동 자체를 설명하기보다는 그 안에서 본인이 기여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기술해야 유용한 이야기거리가 될 수 있어요.


Q. IT 대기업에서 특히 더 요하는 역량이 있다고 보시나요? 

A. 기업에 따라, 면접관에 따라 중시하는 것이 다를 수 있기에 정답은 없겠지만 아무래도 개발 경험을 빼놓을 수 없겠죠. 특히 팀원들과 협업해보는 경험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문제 해결 능력이요. 개발 과정에서는 반드시 문제를 맞닥뜨리게 되는데, 그것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드러내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제 경우에는 마트에서 사용 가능한 음성 인식 기반 상품 안내 앱 개발 경험을 서류 및 면접 전형에서 잘 활용했던 것 같아요. 당시 유사 상품을 어떻게 찾아낼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거든요. 예를 들어 ‘허쉬 다크초콜릿 어디 있어?’라고 질문했을 때 다크초콜릿은 없지만 밀크초콜릿이 있다면 어떻게 할지가 화두였죠. 그때 어절 태깅 기반의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해서 유사 상품을 찾아주는 알고리즘을 개발했고, 이런 문제 해결 능력을 어필했습니다. 


Q. 이야기를 듣다 보니 학창 시절의 수진 님은 어떤 학생이었는지 궁금해지네요. 참여했던 수업이나 활동 중 가장 도움이 된 것은 무엇인지도 알고 싶어요. 

A. 저는 종일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쉬지 않고 무언가를 하는 학생이었어요. 하고 싶은 게 생기면 꼭 해야 하는 성격이어서 동아리, 교환 학생, 복수 전공 등 기회가 있으면 뭐든 지원했죠. 사이드 프로젝트는 따로 하지 않았지만 전공 수업의 팀 프로젝트엔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참여했고요. 

그중에서도 교환 학생 프로그램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싱가폴 난양공대에서 AI 관련 수업을 들었는데, 외국에서 장기적으로 생활하면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처에서 봉사 활동도 할 수 있었고, 회사원이 된 지금도 해외 개발자 분들과 소통할 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Q. 전공 선택 계기도 궁금해요. 원래 개발이 꿈이었나요?

A. 고등학생 때 전자기기에 관심이 많아서 사물인터넷 관련 공부를 해보고자 ICT융합학부를 선택했어요. 2학년 때부터 점점 진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면서 전자공학부를 복수 전공하게 됐는데, 그때 생각보다 코딩이 적성에 잘 맞는다는 걸 깨달았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대로 개발자가 되는 게 맞나?’라는 고민을 꽤 오래 했는데, 그래서 더 여러 가지 활동을 했던 것 같기도 해요. 처음부터 개발자가 목표였다면 한 분야에만 집중했을지도 모르죠. 결과적으로 그 다양한 활동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 주었지만요. 


끊임없이 배우고 답을 구하는 여정



Q. 취업 준비 과정에서 아쉬웠거나 어려움을 느꼈던 적도 있나요? 그런 어려움은 어떻게 극복하셨어요? 

A. 아무래도 취준 시기에 가장 힘든 건 막연함, 불안정함 같은 심리적 요소인 거 같아요. 채용 인원은 한정적이고, 어떤 사람들과 경쟁할지 알 수 없으니 불안할 수밖에 없죠. 그럴 땐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저는 불합격 통보를 받아도 좌절하기보다는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분석하고, 그 부분을 보완해서 새롭게 도전하려는 마음을 갖기 위해 애썼어요. 마인드 컨트롤이 잘 안 될 때는 맛있는 걸 먹거나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고요.(웃음)


Q. 회사원이 된 지금은 스스로 어떤 개발자라고 생각하세요? 수진 님의 업무 스타일이 궁금합니다. 

A. 희망 사항을 섞어서 말씀드려도 될까요?(웃음) 저는 누구에게나 먼저 다가가 말을 건네고, 항상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개발을 하다 보면 개발자들뿐 아니라 UX 파트나 PM 분들, 다분야의 해외 관계자 분들과도 자주 소통해야 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대화가 잘 통해야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으니까요. 전보다 더 기록하고 정리하고 공유하는 일에 공을 들이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지금 재직 중인 회사에서는 위키 페이지를 주로 쓰는데, 저의 개발 기록뿐 아니라 이슈별 내용을 다 정리해서 공유하죠. 어떤 정보나 노하우를 나눌 때 성취감을 느끼고, 누군가 도움이 됐다고 말해주면 뿌듯해요. 


Q. 일 외에는 어떤 것을 좋아하세요? 수진 님의 일상은 어떤 모습인가요? 

A. 테니스, 클라이밍, 요가, 서킷 트레이닝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기고 있어요. 사람들과 만나는 걸 너무 좋아하고 맛집 탐방도 자주 가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진 않은데, 요즘은 밖에서 보내는 시간과 안에서 보내는 시간 사이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 중입니다. 다방면의 책을 읽으려 하는 편이고, 블로그에 서평도 쓰고요. 


Q. 업무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 따로 하시는 일이 있나요? 개발자로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A. 저도 아직 좋은 개발자의 기준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더 잘하는 개발자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은 찾지 못했어요. 다만 끊임없이 공부하면서 답을 구하는 과정에 있는 것 같아요. 컨퍼런스나 세미나에 참석하거나 개발 서적을 꾸준히 읽고 독서토론 모임에도 참여하고요. 워낙 빠르게 변화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적응력도 갖춰야 하고, 계속해서 스스로 알고자 해야만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IT 대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 분들께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A. 취준생 분들께서 ‘인턴 경험이 없는데 괜찮을까요?’ ‘자격증이 하나도 없는데 취업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블로그 댓글로 많이 올려 주시는데요, 저도 인턴 경험 전무하고 자격증도 없거든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없는 경험을 메꾸려고 시간을 투자하기보다는 가지고 있는 경험 가운데에서 본인의 역량을 드러낼 수 있는 방향성을 찾고 그것을 강화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해요. 또 비전공자가 개발자로 취업할 수 있을지 고민하시는 분도 많은데,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자신을 믿고 나아가시라고 응원해드리고 싶어요. 너무 교과서적인 말인지도 모르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한다면 불가능한 건 결코 없다고 믿어요. 


Q. 오늘 이야기 끝에는 이런 생각이 들어요. 스스로를 내어주며 차곡차곡 쌓아온 시간들은 반드시 어떤 결실로 빛나게 되어 있다는. 노력과 경험이라는 진부한 단어들이 어쩌면 유일한 정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요. 

A. 맞아요. 취업에서도,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여러 가지 경험을 쌓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하나의 활동은 또 다른 기회로 확장될 수 있고, 그로 인해 체득한 것들이 나만의 이야기가 되어 오래도록 자산으로 남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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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조아라 브랜드 플래너
사진 최호근 포토그래퍼


발행일 2023.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