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전반을 책임지는 곤지암 리조트 마케터

김현아 곤지암리조트 온라인 마케터

온라인 전반을 책임지는 곤지암 리조트 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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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여행 아니고, 일하는 중입니다> 시리즈의 3화입니다. 
생각한 직무와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누군가의 행복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김현아 마케터. 6년 차 온라인 마케터인 그는 곤지암 리조트가 첫 직장이다. 쉴 틈 없는 주말과 더 바쁜 연휴 속에서도 뿌듯함을 느끼는 그에게 이 일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관광경영학과 중어중문학을 복수 전공하셨어요. 두 학과를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릴 적부터 여행을 좋아해 호텔과 관광 산업에 관심 갖게 됐어요. 전공 역시 자연스럽게 호텔관광학과 관광경영학 사이에서 고민하다 좀 더 넓은 범주인 관광경영학과를 선택했죠. 그런데 3학년이 되니 취업 준비로 친구들과 자주 못 보게 돼 일상에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그때 학교 공지 게시판에 올라온 중국(광저우)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보게 됐죠. 중국어를 전혀 하지 못했지만 해본 적 없는 재밌는 일이 펼쳐질 것 같아 지원했고, 운 좋게 선발돼 1년 동안 중국 생활을 하다 왔습니다. 그때 배운 중국어를 깊이 배우면 취업 때 유리할 것 같아서 중어중문학 복수 전공도 선택했어요. 


중국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데 교환학생이라니. 중국 생활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다행히 중어중문학과 친구들과 친해지게 돼서 같이 다녔어요. 중국어를 전혀 알아듣지 못하니 친구들 곁을 졸졸 따라다니며 곁눈질로 배웠죠. 한 학기 정도 지났을 땐 대략적이나마 알아듣게 됐고, 다음 학기가 시작될 때부터는 말을 하기 시작했어요. 1년이란 짧은 시간 동안 얻은 게 많아요. 중국어가 늘었고 타문화에 대해 가졌던 편견도 깨졌거든요.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 무언가를 섣불리 판단하지 말아야겠구나’란 생각을 갖게 됐죠. 인생의 전환점이라 할 만큼 큰 경험이었어요. 

낯선 환경에 적응하며 새로운 경험을 쌓았던 중국 유학 생활 ⓒ김현아


관광업계 취업문이 좁다고 알고 있어요. 영어나 제2외국어도 잘 해야 할 것 같고요. 교환 학생을 다녀오며 배운 중국어 실력이 취업에 도움이 됐나요?
보통 면접이 끝날 때 면접관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나요?’란 질문을 하잖아요. 저는 항상 손을 들고 ‘중국 교환학생을 다녀와서 중국어 회화가 가능한데 한번 말해봐도 될까요?’라고 제안 드렸어요. 중국어 능력을 저만의 무기로 삼은 거죠. 그런데 중국어 실력 때문에 뽑혔다기보다는 저의 열정과 당찬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먼저 손들고 말하는 경우는 흔치 않으니까요. 


곤지암 리조트가 현아 님의 첫 직장이라고요. 6년 차인 지금, 취업 당시 생각했던 일들과 비슷한 일을 하고 있나요?
관광 산업에서 일하는 건 항상 꿈꿔왔던 일이지만 마케팅을 하고 있을지는 몰랐어요. 처음 지원한 부서와 전혀 다른 일이거든요. 그래도 리조트 산업에서 일하는 건 즐겁고 지금 하는 일도 저랑 잘 맞아서 마음에 들어요. 


어떨 때 이 일이 나랑 잘 맞는다고 느끼시나요?
곤지암 리조트로 여행 온 사람들의 표정을 들여다보면 행복함이 느껴져요. 제가 하는 일이 누군가의 행복을 만드는 일이라 생각하니 뿌듯하죠. 또, 산으로 둘러싸인 환경 속에서 근무하다 보니 계절의 변화를 누구보다 빠르게 느껴요. 벚꽃 가득한 봄, 녹음 짙은 여름, 단풍으로 물든 가을, 스키를 타는 겨울까지 가지각색이에요. 힐링 포인트고요. 가끔 업무 때문에 힘들 때 주위를 둘러보면 ‘경치가 참 예쁘네’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직 내가 일을 많이 좋아하는구나’라고 생각하죠. 

계절의 변화가 뚜렷이 느껴지는 곤지암 리조트 전경 ⓒ김현아


곤지암 리조트 온라인 마케터는 어떤 일을 하나요?
곤지암 리조트 마케팅팀은 PR, 오프라인 마케터, 온라인 마케터, 디자이너, 스키장과 어트랙션 담당자로 나뉘는데요. 저는 온라인 마케터로서 홈페이지와 앱, 그리고 SNS(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톡) 콘텐츠를 기획하고 운영해요. 


최근 진행한 프로젝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어떤 건가요?
엔데믹 후 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곤지암 리조트 객실 및 스키장 이용률이 증가했어요. 그러나 온라인 회원 수는 5만 명에서 더 늘지 않더라고요. 회원 수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LG그룹 임직원이라면 가입돼 있는 MY LG ID* 회원을 유입시키면 어떨까란 생각을 하게 됐죠. 곤지암 리조트는 LG그룹 계열사 중 하나라 임직원 복지 혜택도 많아서 전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거든요. 

2022년부터 LG CNS(IT 서비스를 공급하는 LG그룹 계열사)와 함께 ‘MY LG ID 회원가입’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기존 MY LG ID 회원을 곤지암 리조트 홈페이지로 전환 시키거나 신규 가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 곤지암 리조트 홈페이지 회원 수를 늘리는 것이죠. 하지만 모든 MY LG ID 회원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할 수 없잖아요. 적합한 타깃을 찾아야 했어요. 

결과적으로 3040 세대, 특히 미취학 아동을 가진 기혼 임직원과 곤지암 리조트 내 이벤트 페이지를 한 번이라도 클릭해 본 적 있는 회원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이벤트 경품은 객실 이용권을 증정해 재방문을 유도했고요. 곤지암 리조트 앱 실 사용률을 높이기 위해 앱 사용자 대상으로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거나 앱을 활용해 체크인과 카드 키를 발급할 수 있게끔 기능도 개발했죠. 회원 수가 28만 명일 정도로 큰 성장을 하게 됐어요. 

*LG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ID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LG 통합 계정 서비스 


일반 회사와 달리 리조트는 24시간 돌아가는 곳이다 보니 퇴근 전에 급한 업무가 생길 때도 많을 것 같아요. 명절이나 휴일 같은 연휴에 각종 이벤트로 오히려 더 바쁠 것 같고요.
맞아요. 일단 쉬는 날이 일반 직장인처럼 주말이 아니고 월, 일이에요. 처음에는 주말에 일한다는 게 어색했는데 평일에 쉬어서 좋은 점을 많이 발견했어요. 연차 없이 병원이나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고 평일 숙박 비용은 더 저렴하기 때문에 여행 가서 혜택받기 좋죠. 

여행 중 업무를 위해 급히 방문한 카페 ⓒ김현아


물론 가끔은 쉬는 날에 업무를 해야 할 때도 있어요. 얼마 전 일본 여행을 다녀왔는데 홈페이지에 올라간 콘텐츠 교체가 급히 필요한 상황이 생겨서 여행을 중단하고 호텔로 들어가 VPN 연결하고 노트북을 켠 일이 있었거든요. 온라인 마케터가 적어 담당 업무가 명확하다 보니 급한 일이 생기면 처리해야 해요. 특히나 연휴는 리조트의 성수기라 실시간으로 반영이 필요한 업무가 종종 생기고요. 다행인 건지 온라인 마케터는 노트북 하나만 있으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어서 문제는 없습니다. 


리조트는 계절별 행사나 음악회 등 특별한 이벤트가 많을 것 같아요. 때론 현장 지원을 위해 생각지 못한 일을 해야 할 때도 있을 것 같은데요.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나요?
곤지암 리조트는 해가 바뀌는 12월 31일 오후 11시 59분에 새해 카운트다운을 하고 불꽃축제를 해요. 연말연시는 가족이나 연인같이 소중한 사람과 보내는 특별한 날이지만 이벤트 담당자가 저희 팀원이다 보니 팀과 함께 연말을 보내게 됐어요. 고객들을 인솔하고, 현장 스케치 사진을 찍고, 안전 가이드 역할을 하고, 카운트다운을 함께 센 뒤 주변을 정리했죠. 그래도 평소 신발 신고 들어갈 수 없는 스키장 눈밭을 밟으며 하늘 위 터지는 폭죽을 구경한다는 게 흔한 경험은 아니니까 좋더라고요. ‘올 한 해도 잘 마무리했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봄과 겨울을 준비하는 리조트 풍경 ⓒ김현아


리조트 마케터로서 일을 더 잘하기 위해 혹은 레퍼런스 수집을 위해 특별히 하는 활동이 있나요?
팀장님이 항상 ‘직접 경험해 봐야 잘할 수 있다’고 말하세요. 사무실에 앉아 고민하는 것보다 눈으로 보며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시죠. 실제로 근무 시간에 팀원들과 함께 인기 있는 공간이나 팝업 스토어에 방문해 인사이트를 얻기도 해요. 최근에는 이천에 위치한 시몬스 테라스점에 다녀와서 포토존을 어떤 방식으로 꾸몄는지, 동선은 어떻게 만들었는지, 후킹 포인트는 무엇인지 생각해 봤고 곤지암 리조트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함께 얘기 나눠보기도 했어요. 


곤지암 리조트는 임직원을 위한 기숙사가 있다고요. 쾌적한 리조트 근방에서 산다는 건 좋을 수도 있지만 일터에서 누군가와 함께 사는 거다 보니 불편한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서울 사는 친구들에게 출근길이 험난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데 저는 이동 시간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전혀 없어요. 사내 기숙사에서 회사까지 셔틀버스 타고 5분이면 되거든요. 게다가 임직원 대상이라 거주 비용도 엄청 저렴하고요. 그런데 회사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보니 후줄근하게 입고 돌아다니기는 어색해서 보통 모자 쓰고 다니곤 해요. 


곤지암 리조트 임직원만의 혜택이 있나요?
LG그룹 임직원이라면 정가의 40~50% 할인된 가격에 곤지암 리조트 객실 이용이 가능해요. 할인 횟수 제한도 없고 지인까지 혜택받을 수 있죠. 이 외에 곤지암 리조트 직원만 누릴 수 있는 복지로는 연차를 포인트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가 있어요. 사용하지 않은 연차는 1.5배 포인트로 전환해 주는데 객실 예약이나 스키장 이용 시 쏠쏠하게 사용할 수 있답니다. 


곤지암 리조트에서 꼭 봐야 할 명소를 추천해 주세요.
먼저 곤지암 리조트 내 스키장 정상에 위치한 ‘곤돌라 하늘공원’을 추천해요. 양 떼와 토끼를 구경할 수 있는 키즈 체험존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빈백 소파와 포토 스폿이 설치된 힐링 존이 있어서 구경하기 좋습니다. 

리조트 꼭대기에 위치한 곤돌라 하늘공원 ⓒ김현아


LG 재단에서 운영하는 ‘화담숲’도 가보면 좋아요. 몇 년 전부터 화담숲의 단풍 사진이 온라인상에 퍼지며 입소문이 난 덕분에 유명해졌어요. 원래는 등산복 입은 어르신들이 자주 오셨는데, 요즘은 연인이나 가족 단위의 손님이 많아졌더라고요. 가을 성수기는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높으니 한번 꼭 와 보세요.

단풍이 아름다운 곤지암 리조트의 명소 화담숲 ⓒ김현아


현아 님은 여행을 왜 좋아하시나요?
리조트 리플릿을 제작할 때 넣었던 카피 문구가 ‘여행은 눈을 뜨고 꾸는 꿈이다’였어요. 공감하는 말이에요. 일상은 반복되지만 여행은 비일상적이라 환기도 되고, 설레고, 새로운 자극제가 되죠. 추억을 원동력 삼아 다시 매일을 살아갈 힘도 얻기에 소중하게 느껴져요. 

처음 홀로 여행해 본 제주도 ⓒ김현아


지금까지 다녀온 곳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어디인가요?
처음 혼자 여행해 본 제주도를 꼽고 싶어요. 밥도 혼자 먹어 보고, 물멍도 때리고, 노을도 감상하고, 스쿠터를 타고 돌아다니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겼죠. 그다음 가족과 함께 제주도에 가 동일한 경험을 했는데 더 좋더라고요. 가는 곳보다 누구와 함께 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여행하면서도 유심히 보는 부분이 친구들과는 다를 것 같아요. 직업병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아무래도 직원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방문한 숙소의 프로모션을 볼 때면 ‘이벤트 담당자가 고생했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사용하는 앱이 오류 나면 불평하기보다 ‘개발자 큰일 났네’란 생각을 먼저 하죠. 숙소를 이용하면서도 곤지암 리조트와 비교하게 돼요. 더 좋은 부분이 있으면 벤치마킹도 하고요. 특히 온라인 이벤트 담당자라서 SNS 이벤트를 보면 어떻게 해야 당첨될지 눈에 보일 때가 있어요. 실제로 응모하면 친구들보다 당첨 확률이 높습니다.
 
친구와 간 부산 바다 앞 루프탑 카페 ⓒ김현아


현아 님만의 여행 팁이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여행로그’라고 인공지능 데이터 구축을 위해 여행자를 모집하는 정부 여행 지원금 사업이 있는데요. 국내 여행 기록(시간, 장소, 사진 등)을 앱에 올리면 데이터 제공의 대가로 최대 21만 원가량의 현금을 받을 수 있는 제도예요. 여행지에서 사진 촬영하기 좋아하는 분이라면 쉽게 참여하실 수 있으니 도전해 보세요.



▶ <여행 아니고, 일하는 중입니다> 시리즈 보러 가기 



CREDIT
글 김한나 원티드 콘텐츠 에디터 
사진 최호근 포토그래퍼


발행일 2023.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