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출시한 새로운 SNS
'스레드'가 출시 닷새 만에
가입자 1억명을 돌파하며
전 세계적으로 큰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스레드를
'트위터 킬러'로 치켜세우기까지 했죠.
스레드가 초기 흥행에는
확실한 성공을 거두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출처=메타)(참조 - 순식간에 1억명 돌파한 스레드.. 인기 유지할 수 있을까)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이런 광경이낯설지 않습니다.2년 전 돌풍을 일으켰던음성 기반 SNS '클럽하우스'가 그 주인공입니다.소위 오피니언 리더라 불리는 유명인들이클럽하우스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던 때가엊그제 같은데,이제 클럽하우스를 사용하는 사람은거의 볼 수 없습니다. (출처=클럽하우스)(참조 - 딱 1년 전 전세계를 강타한 '클럽하우스 열풍'을 되돌아보며)메타는 왜
트위터의 카피캣을
만들었을까요.
마크 저커버그는SNS 영역에서 독식을 꿈꿉니다.메타를 위협할 만한 경쟁사가 등장하면인수해버리거나,인수가 안되면 카피하여경쟁사를 철저히 짓밟아 버립니다.2008년 마크 저커버그는일찍이 트위터의 가능성을 알아보고인수를 두 번 시도했으나수포로 돌아간 적이 있습니다.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메타는 트위터가 일론 머스크의 인수 이후정책적인 혼선을 겪고 있는 틈을 타트위터의 카피캣인 스레드를 출시했습니다. (출처=마크 저커버그의 트위터 계정)
더불어 2021년 애플의 정책 변화와
코로나 종식으로
광고 매출에 타격을 입은 메타는
현재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해
신규 광고 매체가 필요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메타버스, VR 등을 통해
큰 성과를 보지 못한 메타의 종착점은
결국 메타가 가장 잘하는
SNS 플랫폼이었던 것이지요.
스레드를 보면 메타의 카피 전략을
그대로 엿볼 수 있는데,
아쉽게도 인스타그램 계정과 연동해서
가입할 수 있다는 점 말고는 트위터와 비교해
차별점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스레드가 트위터를
대체할 수 있을까요.
2006년에 출시된 트위터의 현재 MAU는
약 4.5억명입니다.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배적인 SNS 플랫폼 중 하나로 자리 잡았고,
국내에서도 소소하지만
아직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년 전 310만 MAU에서 현재 460만 가까이
성장을 거듭했죠.

(2020/07 ~ 2023/06 국내 트위터 MAU 추이. 출처=모바일인덱스)
이미 지배적인 플랫폼이 있는 시장에 진입하여
유의미한 성과를 내려면
차별화된 전략 또는 기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메타는
이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메타가 스냅챗의 스토리 기능을 카피하여
인스타그램에 출시하였을 때
'뒤로 가기'와 '앞으로 가기' 기능을 추가해
스냅챗과 차별화를 두었고,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은
해당 기능에 크게 호응하였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쿠팡이츠도
4년 전 '단건 배달'이란
당시 차별화된 기능이 있었기 때문에
국내 배달 시장의 오랜 강자 배달의민족과 맞붙어
후발주자로써 나름 유의미한 시장을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스레드는 트위터와 비교해
그 어떤 차별화된 전략 또는 기능이 보이지 않는데,
바로 이 지점에서 트위터 사용자들이
스레드로 넘어가야 할 명분이
크게 없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트위터를 떠날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트위터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소위 오피니언 리더라 불리는
정치인, 기자, 기업인들과
이들을 팔로우하는 사용자들입니다.
해외에서는 정치적인 뉴스, 사회적인 이슈,
또는 속보를 보기 위해 트위터를 찾는 게
하나의 문화가 되어 버렸습니다.
영향력 있는 해외 오피니언 리더들은
트위터에서 오랜 기간 활동하며
많은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적게는 수천에서 많게는 몇천만명의
팔로워가 있죠.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에
약 1.4억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유명합니다.
이들에게는 트위터에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공유하는 것이 일상이며,
이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더욱 두터운 인지도와 영향력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단편적인 사례이지만,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덕분에
광고비를 전혀 지출하지 않고
신규 모델이 출시될 때마다
전 세계적으로 큰 흥행을 기록합니다.
다른 자동차 제조 기업들이
매년 천문학적인 광고비를 지출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지요.

(출처=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계정)
오피니언 리더 입장에서는
자신이 수년간 남긴 트윗, 댓글,
내 팔로워들이 남긴 댓글들을 버리고
새로운 플랫폼으로 가는 것은
큰 모험이자 리스크입니다.
본인이 트위터에서 쌓아온 영향력과 인지도를
포기하는 셈이니까요.
마찬가지로 팔로워 입장에서도
자신이 팔로우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의 일상을 보려면
결코 트위터를 떠날 수 없습니다.
물론 트위터의 사용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아직 트위터의 사용자 수는 건재합니다.
메타의 카피 전략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지난 20년간 메타의 성장 전략을 보면
경쟁 플랫폼 카피가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경쟁 플랫폼의 일부 기능을 카피하느냐,
아니면 플랫폼 전체를 카피하느냐입니다.
메타가 스냅챗의 스토리 기능을 카피해
인스타그램에 '스토리'를 출시하여
큰 성공을 거둔 것은 유명한 일화입니다.
메타는 이어서 틱톡의 영상 노출 방식을 카피해
'릴즈'를 출시하여 또다시 인기몰이를 하였습니다.
이렇듯 메타는
사용자들이 열광하는 경쟁사의 기능을
그대로 카피해 성공을 거두어 왔습니다.
그러나 단순 기능 카피가 아닌,
플랫폼 전체를 카피하는 것은
또 다른 얘기가 됩니다.
메타가 스냅챗, 틱톡, 핀터레스트의
카피캣(copycat) 앱을 만들어 출시했다
실패한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출처=라쏘)
메타는 스냅챗을 잡기 위해
포크(Poke)와 슬링샷(Slingshot) 앱을 출시했고,
틱톡을 잡기 위해 라쏘(Lasso)를,
핀터레스트를 잡기 위해 하비(Hobbi)라는
카피캣 앱을 출시했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물론 추후 메타는
스냅챗과 틱톡의 일부 기능을 카피해
사용자가 탄탄한 인스타그램에
신규 기능으로 출시하여
구겨진 자존심은 살릴 수 있었지만,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우린 메타의 강점과 취약점을 알 수 있습니다.
메타에는
명확한 취약점이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데로 메타는
아직까지 메타를 위협하는
경쟁사의 카피캣 플랫폼을 만들어
성공한 적이 없습니다.
사실 이것은 메타가 잘 못해서가 아니라,
이미 선점한 플랫폼이 있는 시장을 뺏어 오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뼈아픈 과거를 가진 메타가
다시 한번 경쟁사 플랫폼의 카피캣인
스레드를 세상에 내놓았는데
이번에는 조금 다른 전략을 썼습니다.
바로 인스타그램의 사용자풀을
등에 업고 시작하는 것이지요.
(출처=스레드)
심지어 앱 이름도
'Threads, an Instagram app'으로 지었습니다.
인스타그램의 MAU는 약 24억명입니다.
트위터보다 무려 5배 이상 많죠.
메타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스레드에 5일 만에
1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안겨주었습니다.
그러나 해당 1억명의 사용자들은
새로운 SNS가 필요해서
스레드에 가입했다기보다는
단순한 호기심에 가입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레드의 DAU가
벌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합니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센서타워(Sensor Tower)에 따르면
스레드의 DAU는 2주 연속 하락했습니다.
현지시간 21일 기준 DAU는 1300만명으로
지난 7일 대비 70% 급락했습니다.
이용자들이 스레드 앱에서 보내는 평균 시간도
19분에서 4분으로 감소했습니다.
심지어 국내에서도
DAU가 계속 빠지고 있는 실정이죠.
(2023/07/06 ~ 2023/07/22 국내 스레드 DAU 추이. 출처=모바일인덱스)이에 반해 트위터의 DAU는약 2억명으로 꾸준히 유지되고 있고,하루 평균 사용 시간도 30분에 달합니다.(참조 - 스레드 인기 '시들'…일일 이용자 2주 전보다 70%↓ 1,300만명)스레드는 트위터와는
노선이 다르다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트위터에 열광하는 사람들은소위 오피니언 리더라 불리는정치인, 기자, 기업인들과이들을 팔로우하는 사용자들입니다.트위터에서 정치적인 콘텐츠가 유통되는 것은자연스러운 현상이며,또 이곳에는 이러한 강성 콘텐츠에열광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출처=giphy)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도'freedom of speech'를 외치며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늘 강조하죠.반면 스레드를 만든인스타그램의 아담 모세리 부사장은"스레드 앱은 정치와어려운 뉴스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히며,트위터와는 콘텐츠의 성격과 유통 방식에서다른 노선을 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출처 - 인스타그램 부사장, "스레드는 딱딱한 뉴스나 정치를 위한 게 아니다")스레드가 트위터와 달리연성 콘텐츠를 추구한다면기존 트위터 사용자들은더더욱 스레드로 옮겨갈 이유가 없습니다.그런데 여기서메타의 오점 한 가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인스타그램 부사장의 말을 얼핏 들으면,스레드가 트위터와 구별된 콘텐츠를추구하기 때문에 마치 새로운 가치를창출하는 플랫폼처럼 들리지만,사실 이것은 오히려 메타에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는주로 연성 콘텐츠들이 유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다시 말해,스레드가 트위터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오히려 애꿎은 자사 플랫폼들과경쟁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지요.메타 서비스들끼리
카니발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스레드는 약 20명의 직원이6개월 만에 개발한 앱이라고 합니다.정말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지만다르게 보면,메타와 같은 글로벌 대기업이자사의 신규 플랫폼을 위해 20명만을 투입하여6개월 만에 뚝딱 출시했다는 것은상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메타는 메타버스 사업을 위해수십조원의 예산을 투입했고,VR 사업을 위해벌써 10년 넘게 고군분투하고 있으니까요. 
(출처=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물론 소수의 인력이 단기간에 만들었다고 해서
꼭 그 결과물이 좋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그러나 메타에서 내놓은
트위터의 대항마라고 하기엔
차별화된 기능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스레드에 있는 기능들을 보면
글쓰기, 댓글, 좋아요, 공유하기,
사진/영상 업로드 등
이미 우리에게 친숙한 기능들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능들을 탄생시키고
전 세계적으로 대중화시킨 장본인은
바로 메타입니다.
거기에 더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이미 유통되고 있는 연성 콘텐츠가
스레드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유통된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스레드에 유입된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인스타그램에서 건너왔습니다.
스레드에 체류하는 시간만큼
인스타그램에 덜 체류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리고 만약 인스타그램에서 보았던 콘텐츠가
스레드에서도 보인다면
사용자들은 금방 피로를 느끼게 됩니다.
사실, 위와 같은 일은 수년 전부터
이미 메타 플랫폼 사이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메타는 사용자가 페이스북에
업로드하는 콘텐츠를 인스타그램에도
자동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하였는데,
이러한 정책은 오히려 사용자들이
페이스북보다 인스타그램에
더욱 몰려가는 데 일조를 했습니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인스타그램의 사용자는
꾸준히 높은 반면,
페이스북 사용자는 계속 빠지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2년 전 1500만 MAU에서
현재는 950만까지 떨어졌습니다.
(2020/05 ~ 2023/06 국내 인스타그램 MAU 추이. 출처=모바일인덱스)
(2020/05 ~ 2023/06 국내 페이스북 MAU 추이. 출처=모바일인덱스)
플랫폼의 성패는
반짝 흥행과는 다릅니다.
2년 전 클럽하우스가 열풍을 몰고 오던 때
그렇게 빨리 열기가 꺼질 것이라고
예견했던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입니다.
클럽하우스는 당시
약 4.5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앤드리슨 호로위츠 등 유명 VC로부터
누적으로 약 14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였습니다.
만약 클럽하우스의 열풍이
단순 유행이었다는 사실을 예측했다면
투자자들은 결코 클럽하우스에
투자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투자자들은
클럽하우스의 반짝 흥행을
플랫폼의 성공 가능성으로
착각하였던 것 같습니다.
지배적인 플랫폼을 가진 IT 기업들이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는 이유는
플랫폼은 한 번 궤도에 올라가
사용자풀만 탄탄해지면,
강력한 경쟁사가 나오지 않는 이상 오랫동안
지배적인 사업자로 군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용자들 입장에서도
해당 플랫폼에 수시로 접속하는 것이
하나의 습관이 되면
그곳에서 돈을 쓰고 광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됩니다.
이것이 바로 플랫폼 사업이
장기적으로는 수익성이 좋은 이유이기도 하죠.
플랫폼으로 성공하려면 먼저 확실한
PMF(product market fit : 제품 시장 적합성)가
있는지 판단하고,
경쟁사가 있다면 경쟁사와는
차별화된 기능을 구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다음, 사용자들을 록인(lock in) 시키기 위해서
긴호흡을 갖고 남다른 전략을
지속적으로 고안해야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스레드가
출시 초기에 흥행했다고 해서
앞으로도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속단하면 안 될 것입니다.

(출처=위키미디어)어찌 보면 메타는 지난 20년간SNS 영역에서는 이미 도달할 수 있는최고점을 찍었을 수 있습니다.메타에 필요한 것은또 다른 SNS 플랫폼 출시가 아닌사업다각화일지 모르겠습니다.과연 메타는 향후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참조 - 대세였다가 하락세 탄 SNS 사례들이 주는 시사점 4가지)*편집 : 류호성 에디터 *해당 기사는 유료 콘텐츠로서 무단캡쳐 및 불법게재 시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아웃스탠딩 X 원티드> 시리즈 보러 가기 발행일 2023.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