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성 상무가 말하는 이 시대 마케터의 성장법

장인성 우아한형제들 브랜드실 상무

장인성 상무가 말하는 이 시대 마케터의 성장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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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일의 고수를 만나다> 시리즈의 1화입니다. 


✍ 오늘의 아티클
  • 초창기 브랜드를 마케팅해야 한다면, 제품의 타깃 설정이 우선입니다. 작더라도, 명확하게 타깃을 정해야 해요. 
  • 브랜드가 크게 성장하면 재미있게만 일할 수 없습니다. 재치와 재미는 물론이고, 위기 관리 능력도 필요해져요. 
  • 브랜드 마케터에게 중요한 기술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술'입니다. 고객의 생각과 태도를 바라는 대로 바꾸는 것이 브랜드 담당자의 역할이니까요. 

마케터의 입문서로 통하는 <마케터의 일>은  업무 스킬이나 교과서처럼 통용되는 법칙이 아니라 마케터가 가져야 할 태도를 담은 책이다. 제목에는 ‘마케터’ 이야기를 표방했지만 내 일을 대하는 자세, 업무 역량을 키우기 위한 방법 등은 마케터가 아닌 일반 직장인들의 공감을 받기에 충분했다. 

책의 저자는 장인성 우아한형제들 브랜드실 상무(Chief Brand Officer)다. 배민 신춘문예, 치믈리에, 3초 광고 등 당시 배달의 민족을 상징하는 콘텐츠의 주역이기에 책에도 그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이 나온 지 벌써 5년이 지났다. 장인성 상무는 여전히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나누는 글을 쓰고(얼마 전 신간 <사는 이유> 발행), 여전히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변한 것이 있다면,  일과 삶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졌다는 사실뿐. 

장인성 상무를 만나 요즘 그가 사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장인성 우아한형제들 브랜드실 상무 /  Chief Brand Officer 


25년 브랜드 마케터, 커리어의 시작


Q.  안녕하세요. 상무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우아한형제들의 브랜드를 총괄하고 있는 장인성입니다. 우아한형제들에서는 11년 째 일하고 있고요, 커리어의 첫 시작은 브랜드 에이전시, 그 후엔 네이버에서도 근무했어요. 

첫 회사가 에이전시였다고 하면 다들 ‘박봉에 고생 많았겠다.’는 말을 하는데,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저에겐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어요. 다양한 산업의 많은 기업과 작업한 덕분에 제품과 고객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었으니까요. 이후 인하우스에서 일하게 된 제게 큰 무기가 됐죠. 

네이버에서는 마케팅 전략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했고, 우아한형제들은 초기 멤버로 합류해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어요. 아시다시피 우아한형제들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했잖아요. 50명일 때 입사했는데, 지금은 2,000명이 넘는 조직이 됐으니까요. 팀원으로 입사해서 다음 해에 팀장이 되고, 그 다음 해에 실장이 되는 식이었어요. 요즘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성장이 어려워,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서 이직을 한다고 하잖아요. 저는 빠르게 변하는 조직 안에서 이직으로 인한 성장보다 더 큰 성장을 경험할 수 있었어요.  


Q. 에이전시에서 일하면서 객관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뜻인가요. 

대부분의 기업들이 가진 착각이 있어요.  바로  ‘우리 제품은 좋은데 소비자들이 잘 몰라서 안 팔린다.’ ‘우리 제품이 알려지기만 하면 잘 팔릴 것이다.’라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고객에게 우리 제품이 얼마나 좋은지만 설명하려고 해요. 고객이 배가 고픈지 안 고픈지는 관심이 없고 ‘우리가 만든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왜 안 먹지?’만 고민하는 거예요. 맵찔이에게 우리가 만든 매운맛이 얼마나 ‘위대한 매운맛’인지 알아?라고 이야기하고요. 

인하우스에서만 일했다면 저 역시 제품의 기능만 생각하는 마케팅을 펼쳤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에이전시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제품보다는 우리 고객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고객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


Q. 네이버에서 우아한형제들로 이동할 때는 적지 않은 용기가 필요했을 거 같아요.  지금이야 ‘우형, 우형’하지만 11년 전 우형은 정말 초기 스타트업이잖아요. 주변의 만류도 컸을 거 같은데요? 

맞아요. 그래서 반대할 것 같은 분들에겐 아예 말을 안 했어요. 예를 들면 부모님?(웃음).  

개인적으로 좀 더 말랑말랑한 회사에서 업무를 빠르게 진행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네이버도 처음 입사할 때에는 빠르게 움직이는 구조였는데 회사가 점점 커지다 보니 말로 할 수 있는 일도 문서로 남겨야 하고, 시스템 안에서 작동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졌어요. 복잡도가 커지니까 어쩔 수 없었죠.  그래서 이제 막 시작한 작은 회사에 매력을 느꼈던 거 같아요. 같이 일해본 경험이 있는 김봉진 님에 대한 신뢰도 있었고요. 

막 입사했을 때 마케팅을 세 명이서 했어요. 셋이서 이야기하고 만들면 되는 거였죠. 네이버에선 수많은 팀과 사람들, 이해관계자들과 엄청난 조율이 필요한 일들이 여기에선 그냥 ‘하자’고 하면 하는 거예요. 이렇게 일하는 게 좋았고 재밌었어요. 그렇게 해서 탄생했던 것들이 3초 광고, 치믈리에, 배민 신춘문예 등이에요.

브랜딩실원들이 피플실과 함께 준비해준 입사10주년 기념 서프라이즈 ⓒ 장인성


성장을 꿈꾸는 브랜드 마케터가 고민할 사항 


Q. 배민의 초창기 시절부터, 국민 기업이 된 지금까지의 브랜드를 쭈욱 이끌어 오셨어요. 초창기 브랜드를 마케팅해야 한다면 어떤 고민을 하면 좋을까요. 

제일 중요한 건 우리 제품의 타깃을 설정하는 거예요. 처음에는 작지만 명확하게 타깃을 정하는 게 좋아요. 

초창기 배민의 마케팅은 ‘누가 배달 음식을 많이 시켜 먹을까’부터 시작했어요. 그렇게 고민해보니 회사에서 야근을 할 때 저녁 주문을 도맡아 할 ‘막내 직장인’이 떠오르더라고요. 누구나 배달을 시켜 먹을 수 있지만, 우리의 페르소나를 설정하니 마케팅이 분명해졌어요. 막내 직장인은 보통 어린 친구들이 많을 테니 이들이 좋아할 만한 브랜딩을 하는 거죠. 당시 유행하는 것들을 패러디하는 것도 좋았지만, 그걸 한 바퀴 뒤집어서 ‘B급 콘텐츠를 만들어보자.’고 했어요. B급 콘텐츠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사용한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브랜드가 공개적으로 선보이니 조금 특이해보였을 거예요. 그래서 소위 말해 대박이 났죠. 그후엔 앱 산업이 커지면서 새로운 회사들이 등장했고, 배민처럼 B급을 내세우는 브랜드들도 많아졌어요. 그러다가 메이저 브랜드들도 B급 감성을 쓰기도 하고요. 그랬던 것이 벌써 10년 전이네요. 


Q. 저도 기억나는 이벤트들이 몇 개 있는 거 같아요. 당시 엉뚱하다 싶으면 출처가 배민이었어요. 그게 몇 번 반복되니까 ‘역시 배민이구나’ 싶더라고요. 

예를 들어 회사들이 이벤트 상품으로 제주도 왕복 항공권을 준다면, 배민에서는 두루마리 휴지 세트를 잔뜩 준다거나 수건을 50개씩 줬어요. ‘그걸 어디에 써?’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회 초년생, 여유롭지 않은 자취생 친구들의 마음을 알아주는 이벤트였죠. 재치 있고, 재밌는 것들로 사람들의 반응을 이끌어내 공감대를 얻었어요.  감사하게도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 배민이야.’라는 말을 자랑스럽게 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렇게 재미있게 일하던 시절이었죠.

ⓒ 배달의민족 


Q. 자꾸 과거형으로 말씀하시는데, 지금은 많이 달라졌나요? 

브랜드가 크게 성장하면 마냥 재밌게만 일할 수 없어요. 이건 어느 브랜드나 마찬가지입니다. 시절이 바뀌고, 우리 회사도 커지면서 더 이상 대책 없이 재밌는 것만 할 수가 없어졌죠. 마치 대기업들이 깔끔하고 단정한 메시지만 내보는 것처럼 배민의 메시지도 그렇게 달라져야 했어요. 지켜보는 눈이 많아졌고, 같은 메시지라도 누군가에게는 불편함을 주는 상황들이 생겼거든요.  ‘기분이 저기압일 때는 고기 앞으로 가라.’는 문구를 저희는 그저 언어 유희적(저기압 - 고기압) 표현으로 썼지만 혹여 채식주의자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건 아닌지 고민해야 했고, 다양한 할인 혜택 이벤트는 할인을 받지 못하는 분들에게는 상대적인 불편함을 줄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됐죠. 이러다 보니, 브랜드 담당자는 재치와 재미 외에도 위기 관리 능력이 필요해졌어요. 


Q. 브랜드 담당자의 위기 관리 능력이란 어떤 거죠? 

이제 배민은 재치 있고 재밌는 브랜드보다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역량 있는 젊은 브랜드로 스테이지를 옮겨가고 있어요. ‘우리는 열심히 하고 있는데, 왜 자꾸 욕을 하지’라고 억울해 할 것이 아니라 그만큼 우리에게 바라는 게 많아졌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에 맞는  태도를 가져야 하는 단계인 거죠.

예를 들어 배달 문화가 확산되면서 일회용품 사용률이 늘어났다는 인식이 생겼어요. 자연스럽게 배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배민에게 비난이 쏟아졌어요. 배민은 그 비난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는 장치들을 마련했어요. 2019년 배달업계 처음으로 앱 기능으로 '일회용 수저·포크 안 받기'를 장착했고, 2021년에는 '먹지 않는 기본찬 안 받기' 선택 기능을 선보여 2만 8000여 톤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였어요. 그 외에도 다회용기 배달, 배달용기 뚜껑 회수로봇 설치, 포장주문 시 개인컵 사용 선택 기능 등을 도입했고요. 분리수거에 대한 콘텐츠도 만들었어요. 공익광고 느낌이 아니라, 배민스럽게 만드는 거죠. 사람들이 많이 보도록, 재밌게 볼 수 있도록. 


Q. 사회적인 문제가 한 기업의 책임이 될 수도 있는 거네요. 배민이 그 책임을 가져가야 할 만큼 성장한 단계가 된 거고요. 이러한 리스크를  미리 준비해야 할까 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위기가 오기도 전에 조심하느라 성장을 주저하는 것은 기업에 더 큰 마이너스가 될 거예요. 일단 할 수 있을 때까지 기세 좋게 치고 나가고, 위기가 찾아온다면 우리에게 맞는 방법으로 극복해 나가는 것이 더 낫다고 봅니다. 미리부터 움츠리지 말고요.

스타트업 씬에서는 하던 방식 그대로가 아니라 늘 새로운 시도를 하잖아요. 그만큼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상황들이 만들어질 수 있는 거고요. 위험한 발언일 수 있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들은 ‘한 방 맞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웃음). 그래야 ‘조심할 때가 됐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이런 위기도 겪어봐야 더 단단해질 수도 있죠. 더 크게 성장해 나갈 감을 키우는 기회가 될 수도 있어요.


브랜드 담당자에게 가장 중요한 ‘기술’


Q. 각 기업의 브랜드 담당자 역할이 중요해졌어요. 이들은 어떤 방식으로 일해야 할까요?

처음에는 기술을 쌓는 것부터 시작해요. 브랜드 이름을 짓는 것이 대표적이죠.  그 다음 단계로 가면 우리 브랜드의 정체성을 정의하는 기술이 필요해요. 이때는 우리 브랜드가 어떤 브랜드인지부터 들여다봐야 하고 브랜드에 어울리는 시각적인 상징 체계는 무엇일지, 어떤 캐릭터가 있어야 할까, 어떤 사람이 있어야 할까, 무형의 도형이 있어야 할까 아니면 다 없애고 글자가 있어야 할까 등 다각도의 고민을 해야해요. 이러한 생각들을  정리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기술이 필요한 단계인거죠. 

브랜드 마케터에게 가장 중요한 기술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술’이에요. 고객이 가진 우리 브랜드의 대한 생각과 태도를 우리가 바라는 대로 바꾸는 것이 브랜드 담당자의 역할이에요. 그리고 이러한 활동이 우리 회사에 어떤 도움이 되고, 고객에게는 어떤 도움이 되는지까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해요.

고객의 인식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요? 그럼 그게 회사에 어떤 도움이 됐는지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해요. 폰트를 얇게 바꾸고 색깔을 가벼운 파스텔톤으로 바꾸었어요. 그런데 그후 회사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없다면, 이 브랜딩은 실패한 거라고 할 수 있어요. 단순히 기술적인 관점에서만 전환을 이룬 것이니까요. 따라서 브랜드 담당자들은 처음에는 기술적인 관점으로 일하지만, 점점 내가 하는 일이 회사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사람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주는 지를 염두에 두고 일해야 합니다.


Q. 우형 브랜드 실에는 어떤 분들이 근무하고 있나요? 다양한 분이 모여 있겠지만, 공통된 특징이 있을 거 같아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팀워크예요. 브랜드 담당자로서 역량이 뛰어난 분들이 모여서 더 큰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하고 있다는 신뢰가 있어야 하죠. 그래야 피드백을 주고받기도 편하고, 협업을 잘할 수 있어요. 우형 브랜드실에는 내 성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가 잘되는 게 더 중요한 사람들이 모여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모르는 것을 쉽게 물어볼 수 있고 개선사항을 빠르게 적용할 수도 있어요. 혼자 답을 찾는 사람 말고, 서로 이야기하면서 함께 답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함께 합니다. 

‘내가 제일 잘난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피곤해요. 내가 더 잘했으니까 내가 평가 더 잘 받아야 하고, 내가 승진해야 하고, 중요한 일은 내가 해야 하고.. 이런 사람들이 모여있으면 조직이 피곤하게 운영되는 거죠.

우아한형제들 일문화 컨퍼런스 ‘이게 무슨 일이야’ 중에서 ⓒ 장인성


Q. 이런 조직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총괄이신 상무님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할 거 같아요. 리더의 말, 행동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크잖아요. 

저는 좋은 기획이 나왔을 때 ‘이거 누구 아이디어예요?’라고 묻지 않아요. 누구 아이디어냐고 묻고 칭찬하면 ‘내 아이디어가 선발되는 게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주게 되니까요. 프로젝트 인원이 많아지더라도 ‘누가 무엇을 하는지’를 묻지 않아요. 

공동의 작업에서 누가 무엇을 하는지 보다는 이 일을 고객에게 어떻게 전달할 지에 더욱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는 경험이 쌓이도록 하는거죠. 일의 목적이 리더에게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객에게 가치를 주기 위해서라는 궁극적인 목적이 분명 해지도록 말이에요. 우리 팀의 더 좋은 성과를 바란다면 누구의 성과인지 누구의 잘못인지를 너무 따지지 마세요.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겠지만, 그보다는 우리 브랜드가 고객에게 얼마나 의미 있는 브랜드가 될 것인지를 먼저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적어도 브랜드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Q. 업무에 따라 조금 다를 수는 있겠지만, 팀 워크가 중요한 건 분명한 거 같아요. 

새로운 걸 찾아서 고객의 반응을 얻어야 하는 조직이 있는 반면, 한 치의 오차 없이 완벽을 기하는 것이 중요한 조직도 있어요. 일의 특성에 따라 문화도 달라질 거예요. 저희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발산되어야 하는 조직이니까 눈치 보는 문화가 아니라 자유롭고 수평적인 분위기가 중요해요. ‘이걸 하면 팀장님이 좋아하실까’가 아니라, 고객 지향적인 관점에서 맞느냐가 중요한 거예요. 


Q. 5년 전에 쓰신 <마케터의 일> 책을 보면 ‘마케팅을 잘하려면 일단 일을 잘해야 된다’라고 말씀하셨어요. 지금은 그 생각이 달라지셨나요?

크게 다르지 않지만, 여기서 말하는 일이 업그레이드 돼야 해요. 다양한 분석 기술, 커뮤니케이션 능력, 보고서를 잘 쓰고 PT를 잘하는 능력까지. 이런 기술이 ‘일 잘하는 마케터’에 표본이었다면 그 기술을 어디에 써야 하는지까지 고민하는 마케터가 되어야 해요. 즉 해결사가 되어야 하는 거죠.

우리 브랜드와 고객 사이의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는 관점에서 마케팅을 진행해야 해요. 문제가 무엇인지 찾아야 하고, 그 문제의 중요도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해요. 그 후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지 찾아야겠죠. 마케터는 마케팅으로만 해결하려고 하겠지만, 다른 방법이 적용됐을 때 더 빨리 해결될 수도 있어요. 정책적으로 해결한다거나 개발자가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죠. 따라서 다양한 직군과 공통의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해요. 이러한 부분까지 생각할 수 있을 때 진짜 일 잘하는 마케터라고 말할 수 있겠죠. 


Q. 처음부터 그런 시각을 갖긴 힘들잖아요. 결국 작은 경험들이 쌓여서 큰 뷰를 가지게 되는 거 아닐까요? 

맞습니다. 작은 경험이라도 다양하게 해 보는 것이 중요해요. 이러한 경험은 회사에서도 가능하고 회사 밖에서도 할 수 있어요. 책을 쓰거나 모임을 주최하는 것을 몸소 해본다면 또 다른 뷰를 가질 수 있어요. 책을 냈는데, 사람들이 잘 모르네 그럼 어떻게 홍보해야 할까. 내 책을 볼 사람들은 누구일까를 찾고 그 사람들에게 닿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되죠. 이런 걸 하다 보면 작은 사업 하나를 경험한 거랑 비슷한 느낌일 거예요. 대기업에서 작은 부분의 일을 맡고 있는 사람도 내가 하는 일이 회사 전체적인 부분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요. 이러한 구조를 알 때 해결사로서의 역할을 더 잘할 수 있습니다. 

심금을 울리는 카피를 고민하는 것도 좋지만, 심금만 울려서는 회사가 성장할 수 없어요. 그저 망치질만 하는 사람과 왜 망치질이 필요한 지부터 고민하는 사람의 성장 속도와 일의 결과는 분명히 다를 거예요.


25년 마케터의 요즘 삶, 그가 사는 이유 


신간 <사는 이유>는  장인성 상무가 소비하는 것들을 소개하는 책이지만, 결국 거기엔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마지막 페이지의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나는 더 나답고 싶다. 성실하게 단정하게 살며 꾸준히 계속하고 싶다. 호기심을 가지고 반짝이는 사람들을 만나며,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것들 가운데서 좋은 생각을 발견하고 감탄하고 싶다. 

회사 히스토리 영상에 들어갈 인터뷰 촬영 중 ⓒ 장인성 


Q. 앞으로 상무님은 어떤 영역에서 일하고, 살아가고 싶으신가요? 

얼마 전에 박진영 님이 피식쇼에 나와서 하신 말씀이 생각나요.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할 때 완전 좋다. 그런데 이걸로 돈도 벌 수 있다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저도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스스로 즐겁고 사람들에게도 도움되는 일, 브랜딩도 좋지요. 일하기 좋은 기업 문화를 만드는 일도 좋습니다. 책을 써보니 책 쓰는 일도 참 좋고, 유튜브를 하는 것도, 강연에서 질문을 받고 답을 해주는 것도 좋아하더라고요. 제가 좋아하는 일이란 무언가 더 나아지게 만들고, 그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래서 믿음을 바꾸고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개선하고 해결하고 만드는 일. 이런 일을 하는데 돈도 벌 수 있으면 좋겠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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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은혜 원티드 콘텐츠 에디터 
사진 최호근 포토그래퍼 


발행일 2023.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