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든 돌이든 소재를 다루는 양식이 중요하다. 앞으로는 건축가든 디자이너든 소재를 어떻게 다룰지에 대해서 좀 더 신중해야 할 것이다. 그저 단순히 돌을 쌓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라, 왜 돌을 쌓지 않으면 안 되는지를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제주도에 위치한 유동룡 박물관에서 마주했던, 프로덕트 매니저의 일에 큰 영감을 준 말입니다. 이는 건축가가 지역의 풍토, 이용자의 맥락 등에 맞는 조형을 이뤄내기 위해서, 건축의 재료가 될 돌, 나무, 흙 등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각 소재는 저마다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화롭게 조형해 내지 못한다면, 균형이 맞지 않거나 주변과 어우러지지 않는 건축을 양산하게 됩니다. 실력 있는 건축가는 소재를 다루는 자신만의 방식을 터득하고, 특정 소재를 통해서 표현하고자 하는 ‘느낌’을 석공과 이야기하며 의도한 대로 균형 있게 건축물을 완성해 나갑니다.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프로덕트를 만드는 일도 건축에서와 같이 소재가 가진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AI라는 기술은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짐과 동시에, 의도하지 않았던 아웃풋을 생성하거나 부정확한 예측으로 인해 비즈니스 상의 리스크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주의가 요구됩니다. 소재(기술)가 갖고 있는 특징과 이를 적절히 다루는 방법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을 때, 리스크를 방지하며 의도한 대로 제품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AI라는 소재를 다루며 경험했던 시행착오와 배운 점을 이 글을 통해 공유하고자 합니다.
AI 제품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목표와 운영 상의 문제
제품의 성공 여부는 (1) 목표를 잘 설정했는가 (2) 목표를 잘 달성할 수 있는 역량과 환경을 갖추고 있는가에 달려있습니다. 위와 같은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고 적절한 역할과 협업 방식, 규칙 등을 포함한 프로세스로 녹여낼 수 있을 때, AI 제품의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목표에 기반한 AI 목표 설정과 협업 방식
1. 경영진, 실무진이 모두 공감하고 실행할 수 있는 AI 제품 개발 목표와 전략 수립
우선, 비즈니스 목표에 강하게 얼라인된 AI 제품을 구성하기 위해서, 상위 의사결정자, AI 리서치 팀, 제품 팀이 동일한 목표에 집중하고 일관적인 언어로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선행적인 기업의 사례들을 보면, 성공적으로 AI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 기술에 대한 전사적인 인식 개선과 이니셔티브 설정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쉽게 풀어 말하면, 상위 전략 단계부터 AI 기술을 통해 얻고자 하는 비즈니스 목표와 기술의 역할, 배포 규칙에 대해서 함께 정의하고, 배포 순간까지 일관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