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차 디자이너가 코치하는 주니어 포트폴리오

글ㅣ허지인 카카오스타일 프로덕트 디자이너

6년 차 디자이너가 코치하는 주니어 포트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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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시니어가 주니어에게> 시리즈의 1화입니다. 

포트폴리오는 내 커리어를 이야기하는 문서입니다. 취업 시장 속 수많은 이야기에서 내 이야기가 조금 더 매력적으로 들릴 수 있도록 하는 비결은 무엇이 있을까요? 다양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포지셔닝입니다. 포트폴리오에서 알맞게 포지셔닝하는 기술과 함께 IT 산업에서 원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 인재상을 소개합니다. 사소해 보이는 한 끗 차이로 포트폴리오의 매력도를 크게 높을 수 있는 저만의 비결, 오늘부터 한번 적용해 보세요.

포트폴리오도 UX가 필요하다


주니어의 포트폴리오를 보다 보면 가끔 ‘이걸 보라고 써놓은 걸까’하는 텍스트와 성의 없는 목업 이미지 그리고 텍스트를 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포트폴리오를 검토하는 입장으로서 아쉬움을 느끼곤 합니다. 포트폴리오는 내 커리어를 대신 보여주는 문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 포트폴리오를 보는 사람도 당연히 존재합니다. 포트폴리오의 사용자는 면접관입니다. 그리고 면접관을 위한 UX 설계는 당연히 필요합니다. 넓게는 면접관이 내 강점과 맥락을 어렵지 않게 파악하도록 해야 하고, 좁게는 한 장에 하나의 주제를 담으며 여러 장의 장표를 한 장에 욱여 담지 않는 등 적절한 디자인을 해야 합니다. 좋은 UX 디자인은 프로젝트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포트폴리오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합니다. 효과적인 포트폴리오 UX를 위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유념해야 합니다.

  • 첫 번째, 프로젝트를 위한 포트폴리오 디자인을 해야 합니다. 가끔 레이아웃이 주인공이 되는 포트폴리오와 과도한 그래픽이 사용된 포트폴리오를 볼 때가 있습니다. 포트폴리오의 주인공은 프로젝트입니다. 그리고, 프로젝트를 통해 내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줘야 합니다. 내용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레이아웃과 내용을 보강해 줄 수 있는 그래픽 요소는 효과적으로 사용되겠지만 과도한 레이아웃과 그래픽은 페이지의 목적과 내가 보여주고자 하는 강점을 해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를 잘 보여줄 수 있는 레이아웃과 그래픽을 사용해야 합니다.


두 번째, 포트폴리오를 보는 면접관은 내 프로젝트를 처음 보는 사람입니다. 또, 이 포트폴리오는 업무 중에 확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므로, 최대한 친절하고 간결하게 구성해야 합니다. 이때 면접관이 프로젝트의 목적과 결과물을 분명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인의 프로젝트에서만 쓰는 전문 용어의 사용은 지양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적인 설명을 제공해야 합니다.


포지셔닝, 포트폴리오를 차별화 시키는 방법


포트폴리오에 자신의 강점을 드러내 차별화를 두라는 건 이미 보편화된 조언이지만, 실제로 어떤 강점을 보여줘야 할지 몰라 많은 사람이 고민합니다. 강점은 그야말로 본인의 포지셔닝입니다. 포트폴리오로 본인이 어떤 디자이너인지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포지셔닝은 본인의 강점만 우선적으로 보여주는 것보다,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 JD(Job Description)를 살펴보면서 어떤 디자이너를 원하는지 파악하고, 거기에 맞춰 포지셔닝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IT 업계 프로덕트 디자이너 JD를 보면 다음과 같은 능력을 가진 디자이너를 선호합니다.

  •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능력
디자이너는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주는 가치를 이해하고 사용자에게 가치를 전달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에 만족하는 사용자로부터 우리가 원하는 사용자의 가치를 받아야 합니다. 서비스와 사용자는 서로 상호작용하며 가치를 교환하는 윈윈하는 관계입니다. 디자이너는 그 가운데서 어떻게 하면 가치를 잘 주고받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람이며 디자이너의 사용자는 곧 서비스와 사용자, 두 그룹으로 구성됩니다. 이 두 그룹을 만족시킬 수 있는 사람이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디자이너입니다.

  • 문제와 목적을 정의하는 능력
디자이너는 문제를 설계하고 해결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마냥 새로운 것을 만들거나 기존의 멀쩡하던 것을 개선하지 않습니다. 무엇인가 결핍되었기 때문에 설계하고 해결합니다. 즉, 문제를 먼저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합니다. 나아가서, 문제를 해결하는 목적도 알아야 합니다. 그 목적은 앞서 이야기한 서비스 가치에 따릅니다. 사용자에게 가치를 잘 전달하기 위해서 혹은 사용자의 시간, 돈과 같은 가치를 벌기 위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디자이너는 항상 무엇을, 왜 하는지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 논리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능력
디자인 작업 결과에 ‘그냥’은 없습니다. 디자이너로서, 자신이 만든 디자인 아웃풋은 데이터, 레퍼런스, 각종 정보를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금융 애플리케이션에서 파란색을 사용한 경우, 이는 단순히 미적인 선택이 아니라 '파란색이 신뢰를 주는 색상이기 때문'이라는 논리적인 근거에 기반한 결정임을 설명해야 합니다. 이것은 디자인의 각 요소가 단지 시각적인 매력을 넘어 특정 가치나 목적을 전달하기 위해 고려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디자인 작업을 설명하면 기획자, 개발자 등 다른 팀 구성원과의 소통이 원활해집니다. 팀 구성원은 디자이너가 내린 결정의 배경을 이해하게 되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인 협업과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 실무 커뮤니케이션 능력
단순히 디자인만 한다고 서비스가 나오는 것이 아니므로 디자이너는 팀워크가 필요한 직군입니다. 기획자, 개발자와 함께 긴밀하게 협업을 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원활한 협업을 위해 기획자와 개발자의 역할, 그들이 사용하는 전문 용어와 뉘앙스를 알아야 합니다. 디자이너는 자신의 디자인 업무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팀 내 다른 직군과 어떻게 효과적으로 협업할 수 있을지에 대해 늘 고민하고 발전해야 합니다.

  • 그래픽, 편집 능력
디자이너의 핵심 역할은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편집 능력은 가장 기본인 능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은 아름다운 디자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을 담은 디자인을 사용자에게 무리 없이 드라이브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기 위해 기본적인 레이아웃, 타이포, 컬러 사용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주니어에게 흔히 기대하는 것은 기획력보다 실무에 바로 투입되어 일을 잘 따라올 수 있는 역량이기 때문에, 가르치지 않아도 되는 디자이너를 원할 것입니다. 그래서, 기본적인 편집에 대한 감각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가독성 있는 아이콘을 제작하거나 위계에 따라 색상 밸런스를 잘 맞추거나 컴포넌트 사이 간격을 배치하는 작업이 기초적인 편집 능력에 해당합니다.

  • 디테일 능력
모든 개발의 시작과 끝에는 디자이너가 있습니다. 그래서 디자이너는 디테일해야 합니다. 엣지케이스에 대한 정의부터 시각적인 디테일까지, 디자이너는 끝까지 파볼 수 있어야 합니다. 다양한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어야 하고 시각적으로 퀄리티 있는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섬세하게 디테일을 파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앞서 소개한 총 6가지 능력이 IT 업계의 프로덕트 디자이너에게 요구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해당 능력 중 본인이 가져갈 수 있는 강점 2~3가지를 골라 포지셔닝해야 합니다. 물론 모든 것을 잘하면 좋겠지만 그보다 2~3개의 주요 강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전자는 실제로 뚜렷한 강점이 없어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몇 가지 핵심적인 강점에 집중해 강조하면 좋습니다. 이러한 포지셔닝은 포트폴리오의 내용, 문구, 구성에서 나타나야 합니다. 포지셔닝은 내가 어떤 디자이너인지를 명확히 보여줄 수 있으며 면접 준비에도 도움이 됩니다. 자기소개에서부터 각 질문에 대한 답변의 맥락까지 나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 외 자잘한 포트폴리오 제작 팁


  • 프로젝트는 3~7개로 구성하기 (개인별, 상황별로 다를 수 있음)
프로젝트의 장수는 짧게는 3장, 길게는 6장 분량이 될 수 있습니다. 총 50장 이하의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도록 분량을 조절해 주세요. 또, 자신의 강점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프로젝트를 앞단에 배치해 면접관이 내 강점을 먼저 인지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배치해 주세요.

  • 실제 사용하는 것 같은 목업 이미지 구성하기
배포되지 않은 서비스의 경우 포트폴리오에 목업 이미지를 사용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 경우, 실제로 앱이 작동되었을 때 보이는 타이틀과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연한 말인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실제로 ‘일이삼사오…’만으로 의미 없는 타이틀을 넣거나 이미지 하나를 반복해 넣는 포트폴리오도 종종 봤습니다. 이런 포트폴리오는 면접관 입장에서 성의가 느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 개발과 운영까지 신경 쓴 프로젝트 사용하기
앞서 말했듯 디자이너는 혼자 일하는 직군이 아닙니다. 따라서, 제품 개발 후에도 운영에 신경 쓰거나 운영을 고려한 디자인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필자의 경우, 지원자의 포트폴리오를 볼 때 이를 고려한 디자인인지 꼭 확인했습니다. 개발이 가능한지의 여부를 살펴보고 디자인을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건 물론이고 타인의 공수를 신경 쓰는 사람일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구체적인 사례, 숫자와 사진 적극 활용하기
문제 정의와 성과를 설명할 때 추상적으로 표현하거나 나열하는 것보다 구체적인 사례, 데이터, 숫자 등을 증명할 수 있는 그래프와 사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세요. 내 논리와 주장에 힘을 실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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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인 카카오스타일 프로덕트 디자이너


발행일 2024.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