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도 이전 회사의 장기 근속자였기 때문에, 스투시 님께서 이직을 결심하셨을 때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아요. 퇴사하겠다고 말씀하시기까지 어떤 고민이 있으셨고, 마침내 그 결정을 따르기로 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좋은 회사에서 좋은 동료들과 일하면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성과를 만들어 냈지만 한 회사에서 장기 근속을 하지 않고 좀 더 다양한 곳에서 도전을 해보지 않았던 것에 한편으로 아쉬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연차가 쌓이고 직급이 높아질수록 나에게 꼭 맞는 회사를 찾기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잠시 재충전을 한 후에 저 스스로 의미있는 역할을 하며 새로운 도전을 해볼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멋에 합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Q. 스투시 님은 영감을 주는 다양한 분야의 레퍼런스를 기록하는 인스타그램(마케팅 팩토리) 등을 운영하시면서 마케터 사이에서 유명해지셨어요. 그중 인스타그램 피드에 업로드하는 콘텐츠는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일본의 대표 서점 브랜드 ‘츠타야 서점’을 만든 ‘마스다 무네아키’ 창업자는 ‘자신의 이해 영역을 넘은 물건이나 일에 대해 느끼는 감각’을 ‘위화감'이라고 표현하며 새로운 것에는 항상 위화감을 느낀다고 말했죠. 저는 ‘위화감을 느끼게 되는가’ ‘어떠한 특별한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는가’ ‘충분히 적용해 볼 수 있는 아이디어를 보여주는가’ 이 세 가지를 콘텐츠 선정의 중요한 기준으로 생각합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마케터 입장에서 충분히 신선하고 재미있거나 인상적인가’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스투시 님과 같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해 보고 싶으신 분께 운영 관련해 조언이나 이것만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말씀해 주신다면요?
A. 요즘 이미지와 영상을 창의적으로 제작하고 활용해 브랜드나 마케팅 트렌드와 관련한 이슈를 소개하는 채널이 정말 많아진 것 같아요. 저 역시 그런 채널들을 보며 배우고 있고요. 그런데 만약 채널 운영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분이라면, 다른 채널에 비해 팔로워 수도 적고 알아주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고 해서 의기소침해지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꾸준하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콘텐츠를 만들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나름의 작은 경험들이 쌓일 것이고, 그 경험들이 결국 브랜드를 운영하거나 마케팅을 하는 것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나만의 관점을 찾아가는 일
Q. 지난 해 10월 도서 <마케터의 브랜드 탐색법>을 출판하셨어요. 스투시 님은 그간 여러 매체에서 인사이트를 활발히 나눠오셨는데요. 특히 이 도서에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는 무엇인가요.
A. 다양한 분야의 브랜드 사례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인사이트를 발견해 나가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하나의 단어로 압축해 표현한다면 저는 ‘탐색'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저에게 탐색이란, 일과 일상에서 늘 새로운 아이디어와 영감을 찾는, 하루에도 수없이 반복하는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제가 그동안 어떻게 브랜드를 탐색하고 인사이트를 발견해 왔는지, 마케터 스투시의 관점에서 바라본 브랜드 탐색의 방법을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책의 타이틀을 ‘마케터의 브랜드 탐색법'이라고 정한 이유기도 하고요.
Q. ‘책’이라는 매체를 선택하신 이유도 궁금해요. 사실 종이책을 내는 일이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잖아요.
A. 사실 제 주변에 책을 쓰신 분이 꽤 많아요. 그래서 오래 전부터 책을 써보라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어요. 저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브랜드와 마케팅 이야기를 오래 해오기는 했지만 어떤 주제와 내용으로 책을 써야 할지 적지 않은 고민을 했던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종이책이 갖는 물성은 디지털 채널과 분명하게 달라서, 같은 콘텐츠라도 책으로 읽는 경험은 온라인과는 크게 다르다고 여겼기에 작가로서 또 마케터로서 저의 경험과 생각을 보다 더 많은 분들에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출간하고 저의 독자가 되어주신 분들과 직간접적으로 만나는 경험 역시 소중하기 때문에, 책을 쓰기로 한 결정이 참 좋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Q. 책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주안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이 책은 총 4장으로 챕터를 구분해 1~2장은 브랜드(브랜딩) 레퍼런스를 ‘탐색’하고, 3~4장은 자신만의 새로운 관점을 만드는 탐색법을 찾아 ‘탐색의 감각’을 기르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그 페이지 간 긴밀한 구성은 물론이고, 각 장에서 다루는 레퍼런스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QR 코드를 삽입한 부분 등에서 굉장히 섬세한 부분까지 많은 신경을 쓰셨다고 느꼈어요.
A. 처음 제 원고를 읽으신 분들은 이 책 한 권에 담겨 있는 내용이라면 2~3권으로 나눠 출간해도 되겠다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저는 한 권 안에서도 독자에게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전해드리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원고를 구성할 때도 긴 고민을 했고요. 전체적인 챕터 구성을 상세하게 말씀을 드리면, 1장에서는 차별화된 브랜드 정체성으로 확고한 존재감을 갖게 된 9개 글로벌 브랜드의 브랜딩 전략을, 2장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시장 속 대중의 선택을 받는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을 소개합니다. 이어 3장에서는 마케터 스스로 자신의 역량과 새로운 관점을 키울 수 있도록 기존의 레퍼런스들을 새롭게 정의해 보고, 자신만의 관점을 만들 수 있는 저만의 9가지 레퍼런스 탐색법을 제안합니다. 또한, 마케터로서 제가 일상에서 브랜드를 경험하며 얻었던 영감을 이야기합니다. 마지막으로 4장에서는 일상에서 탐색의 감각을 키울 수 있는 6가지 관점의 생활법을 제안합니다.
책에 QR코드를 삽입하는 것은 초기 원고 기획 때부터 정했어요. 책을 읽는 독자들이 각 페이지에 소개된 내용을 읽으며 저자가 마케터로서 어떤 관점으로 탐색하고 있는지, 그 ‘탐색의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은 어떠한지 독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몰입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책에서 탐색하는 100개가 넘는 브랜드 케이스 중 77개의 브랜드 케이스의 영상을 찾아 정리하고 수록해 독자가 QR코드를 스캔하며 바로바로 유튜브 영상으로 볼 수 있게 구성했어요. 책에서 소개하는 여러 브랜드와 마케팅 사례를 즉석에서 영상으로 확인해봄으로써 ‘나라면 어떤 관점이나 방식으로 저자가 소개하는 브랜드의 레퍼런스들을 탐색해 볼 수 있을까’에 대한 영감을 적극적으로 얻어갈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Q. <마케터의 브랜드 탐색법> 1장에서는 9개 브랜드의 브랜딩 전략을 소개하고 있어요. 그중 한 가지 브랜드(사례)를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자세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미리보기 느낌으로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A. 저는 ‘하인즈 케첩(Heinz Ketchup)’의 브랜딩 전략을 소개하고 싶어요. 국내에서는 ‘케첩’하면 대다수가 ‘오뚜기 케첩’을 떠올리겠지만, 글로벌 기준으로 보면 하인즈 케첩이 1등이에요. 지금도 미국 시장에서 70%의 점유율을 가지며 압도적인 1위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하인즈 케첩은 매년 시선을 끄는 새로운 마케팅으로도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