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를 위한 영어 공부 방법

글ㅣ최희철(곰씨네 IT) 프리랜서 개발자

개발자를 위한 영어 공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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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나만 알고 싶은 개발자 취업 치트키> 시리즈의 9화입니다.


글로벌 시대를 사는 개발자에게 영어는 당연히도 중요한 덕목이 되었다. 그렇다면, 뒤늦게 영어 공부를 시작하는 개발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시작해도 해외에서 일할 수 있을 만큼 영어에 능숙할 수 있을까? 약 10년간 한국에서 직장인으로 일하다, 미국으로 건너가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자신의 몇 가지 영어 공부법을 소개하며, 공부에 늦은 때는 없다고 말한다. 





모든 기회는 ‘어느날 갑자기’가 아닌,

‘준비된 누군가에게’ 찾아오는 법


Q. 안녕하세요, 서면으로나마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A. 안녕하세요.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직접 뵙고 이야기를 나누면 더 좋겠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았네요. 요즘 저는 일, 학업, 육아로 정신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와이프의 둘째 출산도 얼마 남지 않아 아마도 제 인생 중에서 가장 바쁜 한해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도 저희 가족 모두 감사하게도 건강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Q. 희철 님은 2010년부터 LG CNS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하시다, 2017년 프리랜서로 전향하셨어요. 그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A. 한국에서 인턴 과정을 포함해 근 10년 정도 회사 생활을 하다보니 조직을 벗어나 독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와이프가 미국 회사에 취업이 되었고, 저에게 선택지가 주어지게 되었어요. 당시 과연 우리 부부가 미국에 정착할 수 있을지, 어떻게 돈을 벌고 커리어를 만들어갈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결국 고민 끝에 미국행을 결정했고, 그 과정에서 저는 다시 회사로 들어가기보다 1인 개발자, 1인 기업가의 꿈을 한번 쫓아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을 미국에서 프리랜서 개발자로 시작하게 되었죠.


Q. 직장인에서 프리랜서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준비가 필요했을 텐데요.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A. 한국에서 회사를 완전히 그만두기 전에 잠깐 부업으로 프리랜서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클라이언트 요구사항을 어떻게 정리하고, 프로젝트 종료 후 문제 없이 대금을 받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등에 대해 많은 공부가 되었어요. 더불어 온라인 마케팅과 비즈니스와 관련한 강의를 들으며 1인 기업을 운영할 때 필요한 기업가 마인드, 세일즈 기법, 세금, 회계 등에 대해서도 미리 준비했습니다. 여담으로, 미국 프리랜서 초창기에 개인 사업자가 되면서 세금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미국과 한국 세법이 너무 달라서 모르는 게 많았죠. 그래서 미국 세금을 제대로 공부해보자는 생각으로 미국 세무사 자격증을 따기도 했습니다. (참고: 미국 EA 합격 후기)


Q. 이전에 만나 뵈었던 프리랜서 개발자 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물론 직장인일 때도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중요했지만, 프리랜서로 전향하며 이 소프트 스킬을 더욱 갈고닦아야 했다고요. 새로운 사람과 협업할 때 서먹함을 허물어야 함께하는 ‘티키타카’가 좋아진다고도 하셨죠. 희철 님은 어떠신가요?

A. 소프트 스킬은 직장에서 일할 때나 프리랜서로 일할 때나 중요한 것은 변함 없는 것 같습니다. 결국 일이라는 것은 사람과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협업, 공감 능력 같은 소프트 스킬이 반드시 필요하죠. 저도 내향적인 성격이라 처음 만난 사람과 서먹하거나 어색한 경우가 많지만, 소프트 스킬을 향상시키기 위해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셋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커뮤니케이션 어떻게 잘할 수 있을까요? 저 역시 후배들에게 ‘커뮤니케이션 중요합니다.’라고 말하지만 명확하게 ‘어떻게 잘 해야 하는지’ 설명하기란 참 어렵더라고요.

A. 저는 커뮤니케이션의 주인공은 상대방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를 중심에 두고 의사소통을 하기보다 상대방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관심 사항은 무엇인지 등 얼마나 고민하고 준비했는지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성과가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려면 다른 사람의 말을 적극적으로 듣고, 왜 그렇게 말하는지 깊게 고민하고, 그에 맞는 긍정적인 반응을 해주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하지 않을까 싶네요.


Q. 다시 2017년으로 돌아와 볼게요. 희철 님은 프리랜서로 전향함과 동시에 미국으로 이주하셨어요. 그 이유도 궁금해지는데요.

A. 처음부터 반드시 미국에서 살아야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해외로 진출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LG CNS에 있을 때도 해외 법인으로 전배하려고 몇 번 시도도 해봤고요.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외국계 회사로 이직을 준비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운 좋게도 와이프의 미국 회사 취업으로 미국으로 갈 수 있는 옵션이 생기면서 이주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Q. 프리랜서로서 일을 발굴하고, 가져오는 방법(과정)이 궁금합니다.

A. 미국에 정착하고 바로 링크드인 프로필과 이력서부터 정비했습니다. 한국어로 작성되어 있던 부분을 모두 영어로 바꾸고, 한국에서의 경력과 프로젝트 이력 등을 업데이트 했죠. 그리고 링크드인에서 보스턴에 있는 리쿠루터와 연락이 닿아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는 업무에서 만난 분들과 지인을 통해 프로젝트 계약을 이어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시청에 사업자 등록을 해서 에이전시(Agency) 웹사이트도 만들고, 미국에 있는 프리랜서 플랫폼인 ‘Upwork’와 ‘Fiverr’에서도 일을 찾아봤지만 단가가 별로 좋지 않아 대부분 인적 네트워킹을 활용해 일을 구해왔습니다.

최희철 개발자의 링크드인 프로필 


시작점만 다를뿐, 언제든 가능한

개발자를 위한 영어 공부


Q. 이 원초적인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어요. 원래 희철 님은 영어에 능숙하셨나요?

A. 전혀 아닙니다. 지금도 능숙하다고 생각하지는 않고요. 그저 일을 하는 데 필요한 만큼의 영어를 할 줄 안다고 생각합니다. 개발 외적인 부분에 대해 영어로 대화하는 것은 아직도 어려운 것 같아요.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영어를 정말 능숙하게 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같은 영어권 국가에서 나고 자라면서 문화적인 부분까지 체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비슷한 결의 질문으로, 현재 초급 영어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지금부터 공부해 희철 님처럼 해외에서 일할 수 있을까요? 성인이 될수록 또 다른 언어를 배우는 일이 매우 어렵다고 하잖아요.

A. 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한국에서 나고 자라서 영어와 크게 인연은 없었거든요. 기초 단어와 문법이 어느정도 정리된 상태에서 꾸준히 영어를 사용해야 하는 환경에 노출된다면, 누구나 충분히 해외에서 일할 수 있을 정도의 영어를 익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확실히 어렸을 때 영어를 배우는 것보다 성인이 되어서 영어를 배우는 것이 더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Q. 이전 희철 님이 쓰셨던 아티클 ‘개발자 영어 공부 방법과 팁’의 확장판이 바로 도서 <개발자가 영어도 잘해야 하나요?>인 것 같습니다. 비전공자인 제 눈에는 목차에서 ‘일반적인 영어와 IT 개발 영어의 차이’라는 챕터가 먼저 들어왔어요. 이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저도 미국으로 건너 오기 전에 영어 학원도 다니고, 여러가지 유튜브 강의나 책으로 영어 공부를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개발 실무에서 사용하는 영어를 이런 일반적인 영어 학습으로는 배울 수 없더라고요. ‘프렌즈’ 같은 미국 드라마를 보고 쉐도잉(Shadowing: 영화, 드라마 등 영상 속 인물의 대사를 듣고 그림자처럼 따라 말하는 스피킹 훈련 방법) 연습을 해도, 정작 내가 작성한 코드 한줄 설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개발자로서 영어 공부를 하고자 한다면 먼저 실제 업무에서 사용하는 영어 단어와 표현에 집중해서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와 같은 의미로 책을 쓰게 되었고요.

최희철 개발자가 집필한 도서 <개발자가 영어도 잘해야 하나요?>


책을 기획, 집필하며 일반적인 영어 공부를 통해 배우기 어려운 개발자 영어를 최대한 담고자 했습니다. 예를 들어, 요구사항 수집, 설계, 개발, 테스트, 배포, 운영 등 각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에서 사용하는 영어 단어 및 문장과 개발자 회의, 이메일, 프레젠테이션 등 실제 업무 상황에서 마주하는 영어 표현을 정리했어요. 그리고 이를 통해 독자가 개발자 영어를 조금 더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했어요.


Q. 희철 님은 다양한 채널에서 글을 써오셨어요. 처음 글을 쓰는 데 부담감은 없으셨나요? 

A. 처음 글을 쓸 때는 ‘혹시 누가 내 글을 비난하면 어떡하지’ 걱정이 있었어요. 그래서 글을 쓸 때 계속 자기 검열을 하게 되고, 한 주제를 쓰는 데 하루 종일 걸리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 부분은 자신이 아는 한도 내에서 최선을 다해 글을 작성하고, 피드백을 겸허히 받아들일 마음가짐이 되어 있다면 해결 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이제 많은 사람이 글을 쓰고 있어요. 자신의 지식을 나누기 위해, 부업으로 수입을 위해 흔쾌히 글을 쓰고 있어요. 그만큼 많은 사람이 내 글을 읽도록 하는 게 점차 어려워지고 있고요. 개발자를 대상으로 글을 기획하고, 쓰는 노하우를 알려주신다면요? 개발자에게 선택받는 개발자 글이란 무엇일까요?

A. 저도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에게 글이 닿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요. 그러면서 SEO(검색 엔진 최적화)도 공부하고 관련해서 여러가지 테크닉도 써봤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독자에게 충분한 가치를 주는 글이 살아 남게 되는 것 같더군요. 여기서 독자에게 줄 수 있는 가치란 잘 정리된 정보가 될 수도 있고, 감동적인 이야기나 어떤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줄 수 있는 내용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 개발자에게 어떤 글이 선택받을까’를 생각해 본다면, 아무래도 잘 정리된 기술 정보나 실제 경험을 담은 개발 팁과 노하우, 그리고 개발자 커리어와 진로에 대한 이야기이지 않을까 합니다.

최희철 개발자가 IT 콘텐츠 플랫폼 ‘요즘 IT’에 기고한 아티클


Q. 희철 님이 최근 주목하는 있는 개발 이슈는 무엇인가요?

A. 저는 그동안 웹과 앱 개발자로 커리어를 쌓아왔지만, 최근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분야의 발전으로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런 고민 끝에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의 컴퓨터공학 석사 과정에 도전하게 되었고, 현재는 일과 병행하면서 (냥냥이들의 방해를 무릅쓰고)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공부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앞으로는 웹과 앱 개발 프로젝트가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과 어떻게 연동되어 갈지, 미래의 웹과 앱 개발 양상은 어떤 모습일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냥냥이들의 귀여운 방해를 무릅쓰고 공부하는 모습


그 영겁의 변화에도

나와 함께할 가족과 시간


Q. 사실 저는 희철 님의 ‘나의 퇴사 이야기’라는 시리즈 글을 읽었어요. 정말 오랜만에 제가 좋아하는 글을 찾은 느낌이었어요. 저는 ‘그럼에도’ 뚜벅뚜벅 살아가는 이야기를 참 좋아하거든요. (엄청난 tmi지만요.) 개발을 시작하시게 된 배경부터 지금의 프리랜서로 있기까지 쉽지만은 않으셨는데요. 그런 힘든 순간이 몰아칠 때마다 어떤 방법으로 마음을 챙기시는지 궁금합니다.

A. 한국에서 회사를 그만두고 그동안 걸어온 길을 한번 정리해 보자라는 생각으로 나의 퇴사 이야기를 제 블로그에 적었습니다. 지금 다시 돌아보면 내가 이런 것까지 적었나 싶지만요.(웃음) 회사를 다니면서 여러 번 슬럼프를 겪고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많았지만, 가족의 생계와 미래를 위해 버텨왔던 것 같아요. 그나마 다행이었던 점은 슬럼프를 겪을 때마다 좋은 인연과 충분한 휴식으로 마음을 리프레쉬할 수 있었어요.

‘나의 퇴사 이야기’ 시리즈


Q. 오늘도 나를 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A. 저는 가족이 제 삶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제 와이프는 한국에서 대학교 다닐 때부터 만나기 시작해서 결혼 후 미국에 정착할 때까지 거의 인생의 절반을 같이 한 제 삶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죠. 그리고 장난꾸러기 첫째 아들과 이제 곧 세상에 나올 둘째 딸이 저를 오늘도 열심히 살게하는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Q. 저를 살게 하는 것은 ‘맛있는 밥’입니다. 결코 한 끼의 밥도 대충 먹는 법이 없죠. 마지막 질문입니다. 희철 님의 오늘 저녁 메뉴는 무엇인가요? 누구와 함께하는지도 궁금해요.

A. 오늘 저녁 메뉴로는 낙곱새 전골을 먹을 예정입니다. 최근 들어 한류 열풍으로 미국 대형마트에서도 다양한 한식 재료를 구할 수 있고, 온라인으로도 여러 한국 음식을 주문할 수 있더라고요. 물론 한국에서 먹는 진짜 한식 맛보다는 못하지만요. 저녁 식사는 항상 가족과 함께 해요. 아무 연고도 없는 미국으로 건너 오면서 그동안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래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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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효린 원티드 콘텐츠 에디터
사진 최희철 (곰씨네 IT) 프리랜서 개발자


발행일 2024.04.03